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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면표지(2D 앞표지)

날아라 몽상이여


  • ISBN-13
    978-89-5640-941-2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푸른사상사 / 푸른사상사
  • 정가
    10,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12-09-15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이상태
  • 번역
    -
  • 메인주제어
    백과사전, 참고서적
  • 추가주제어
    소설: 일반 및 문학
  • 키워드
    #한국시
  • 도서유형
    종이책, 반양장/소프트커버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0 * 180 mm, 160 Page

책소개

<낙숫물에 그려진 원> <감정이 일렁이는 대로> <도시 속의 슬픈 눈망울> 등의 시집을 펴낸 이상태 시집. 시인은 이 시집을 통해 시적인 것과 소설적인 것의 경계를 허물면서 자연과 인간 그리고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목차

시인의 말

제1부 창세기의 사람
시 사랑
산타바바라 해변의 저녁노을
당신이 있었기에
때가 있다면
창세기의 사람
가을이면 1
가을이면 2
사랑이여
만남
불륜
내가 당신을 사랑함은
댓글

장미의 유혹

"B" 그대여

제2부 우리라는 시인의 시
2호선 막차
쓸쓸한 날의 자유
낙엽
새순
바람의 발톱
어쩌란 말이냐
우리라는 시인의 시
물속의 사막을 걷는
재스민
남남
그 겨울은
구름 위를 날다
침묵 2
그리피스팍 들길
제주 민속박물관
길 위에 사라진
컵 속의 알카사스
애심

제3부 슬픈 노래
신촌 로터리에서
도시에 매달린 슬픈 영혼이여
요세미티에서
동병상련
비의 탱고
7번 국도
자카란다
거리에
비숍의 가을
비가
욕망의 눈
섬으로 간 여류작가
유혹
독백
슬픈 눈망울 묵호항 옛이야기
수목장에 누운 나 이상태
설악산의 가을

제4부 그대에게 내리는 비
메모리얼 묘비 앞에서
날아라, 몽상이여
춘몽
그리움
4월이여
빅베어 겨울 산
그대에게 내리는 비
언어의 숲
어머니의 불
시인의 만남
유리창
함박눈
엄마의 씨앗
석굴암
천마총
경주 박물관
소상

제5부 바퀴벌레처럼 순정적으로
모국이여
핸디맨
옷을 꿰매면서
한여름 LA의 뙤약볕
항구의 꿈
스트레스
바퀴벌레처럼 순정적으로
다시 너에게로
귀뚜라미
잎 진 이방인의 문인이여
귀향
서귀포
장대비
낙숫물에 그려진 원 2
사랑하는 아들, 딸아

자기 성찰의 깊이와 넓이 우한용

본문인용

-

서평

시인이 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문학을 하는 사람의 특권이다. 소설가가 소설에 대해 말하는 것 또한 마찬가지이다. 음악가가 음악이란 형식을 통해 나는 음악을 이렇게 본다고 이야기하기는 어렵다. 화가가 그림을 통해 나는 그림을 이렇게 생각한다고 이야기하기 어려운 것도 마찬가지이다. 여기서 ‘이야기한다’는 말은 언어로 대상을 기술한다는 뜻이다. 음악이나 그림은 그 매재(媒材)가 언어가 아니기 때문에, 자체를 언어로 표현하면 이미 음악이, 그림이 아닌 것이 된다. 문학만이 문학 자체에 대해 문학 형식으로 이야기할 수 있다. 언어로 하는 작업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문학으로 문학을 이야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그 자체가 비평의 속성을 지닌다.
훌륭한 시인은 누구나 비평가이기도 하다. 다른 사람의 시를 읽고 논의할 수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자기 스스로 나는 시를 이렇게 생각한다고 선언하고, 자신이 표방하는 시의 속성을 실천하는 이들이기 때문이다. 흔히 시인은 시로 말할 뿐이라면서 시에 대해 다른 언급을 피하는 이들을 본다. 그것은 시를 대하는 시인의 한 가지 태도일 뿐이다.
이상태 시인은 시에 대해 시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내가 당신을 사랑함은」이라는 작품에서 비평가적 태도를 잘 드러내고 있다. 첫 연에서는 “내가 시를 쓰고 사랑함은/삶에 불꽃의 심지를 일으키기 위함이요/가슴을 채워 주는 고운 선율로 울림 주는/기쁜 감동 때문입니다”라고 시를 사랑하는 이유를 천명하고 있다. ‘삶에 불꽃의 심지를 일으키는 일’이 시를 쓰는 이유라고 명시한다. 시를 삶의 원동력으로 파악하는 것이다. 마지막 연에서는 시에 대한 절절한 애정이 나타나 있다. “내가 당신을 연연함은/당신의 아름다운 협주곡으로 나의 마음과 연결될 때/지난날 어지럼증 같은 후회가 지금에/뜨거운 환희가 되기 때문입니다” 시를 버리지 못하고 연연하는 이유는 지난날의 어지러운 ‘후회’가 시를 통해 지금 ‘뜨거운 환희’로 전환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후회를 환희로 전환하는 이 동력은 존재의 변환을 가능하게 하는 근원적인 힘이다. 이러한 근원적인 힘을 발굴하고 그 안에서 자신의 존재를 변환시켜가는 작업이야말로 시의 역능 그 핵심에 해당하는 것이기도 하다.
또 시를 이렇게 규정하기도 한다. “너는 온 세상의 피/가까이 갈수록 저미는 아픔이던가/멀수록 멀어지는 손끝의 안타까움이던가/어느 한 쪽의 사람이 될 수 없는 그대” 시를 ‘온 세상의 피’라고 규정하고 나면 그것은 가까이 또는 멀리 할 수 있는 물리적이고 가시적인 대상에서 벗어난다. 피 없는 생명을 생각할 수 없는 것처럼 전일한 생명체이기 때문이다. 이 시인의 시에는 환희와 고통이 동시에 포착된다. 시의 전일성에 말미암은 까닭이리라. 그런데 시라는 것은 역시 언어의 작업이기 때문에 언어의 영토 혹은 언어의 감옥에 머물 운명을 지닌 것이기도 하다. 그리하여 시인은 “빛깔 영롱한/금빛 언어를 몇 마디 찾아올 기적을 위해/너의 곁을 홀연히 떠나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시인이 시를 쓰는 일은 결국 ‘언어의 숲’ 안에서 이루어지는 작업이다. 같은 제목의 작품 전문은 이렇게 되어 있다.

그대가 사는 언어의 숲
숲의 하늘은 알 길 없고 혼자서 키가 크는
푸른 나뭇가지 위에 아침을 몰고 오는
무수한 빛의 입자는 하늘로 날아올랐네

정오가 던지는 은빛 그늘 안에서
당신의 모습을 정리하려 했을 때
나의 의식은 쉼 없이
자맥질하는 묵시의 강이었네

빛과 시간을 뛰어넘는 사랑을 확인하려
외가닥 바람으로 떠돌아도 그리움의 이슬 끝은 보이지 않고
그대가 밟고 간 나무 그림자만 홀로 모습으로 남아
무겁고 예리한 어둠이 살을 부순다

그대가 사는 언어의 숲 어둠이 드리운 한쪽 끝에
언어의 광주리를 내려놓으며
야한 눈빛으로 자신의 모습을
하나 하나 무너트린다
─ 「언어의 숲」 전문

생명은 일종의 과정으로 존재한다. 삶 또한 마찬가지이다. 창조적인 삶은 반복만 거듭할 수 없다. 반복하되 형성과 파괴를, 생성과 소멸을 거듭하는 반복이다. 생명현상은 일종의 발전적 윤회를 상정하게 된다. 이 작품에서는 제2연을 주목하게 된다. 의식이 가장 명료하게 제 모습을 드러낼 수 있는 시간이 정오다. ‘은빛 그늘’ 안에서 대상을 정리하고 싶은 의욕이 솟을 만하다. 그러한 의욕으로 대상을 포착하려 했을 때, ‘나의 의식은 쉼 없이/자맥질하는 묵시의 강’으로 모양을 달리하여 변신한다. 그러한 강이기 때문에 생성과 소멸을 거듭한다. 그러나 모순이 삶을 이어가는 힘이라면, 그 모순된 언어의 작업을 계속하는 중에 존재의 향상을 기해야 하는 것이 시인의 길일지도 모를 일이다.
그래도 마침내 도달하는 곳이 “비늘처럼 섬세한 당신의 만남은/보슬비로 꽃잎을 적시는/참된 영혼의 만남”(「시인의 만남」)이라면, 거기다가 누가 감히 날선 낫을 걸어 볼 수 있을 것인가. 언어의 세계는 정신의 영토이기 때문에 절대적인 아름다움의 대상이 될 수 있지 않겠는가.

통념의 떨켜를 벗겨내는 데서 문학은 비롯된다. 그래서 문학은 자유를 궁극적 목적으로 한다. 우리들의 감각, 사고, 가치, 판단 등의 영토에 덕지덕지 들러붙은 통념의 각질을 벗겨내고 인간을 새롭게 하는 데 문학의 가치가 있다. 그런 뜻에서 이 시인의 작품 「재스민」을 주목하게 된다.

어둠의 침묵을 틈타
베이지색 향기를 이는 꽃송이
들키면 큰일 나는 금서를 읽고 있다
조심스럽게

어둠속의 도드라진 건반을 두드리는 손가락은
폭풍의 거품을 일으키는
하얀 기류를 타고 있었지
가녀린 잎사귀에 수맥을 여는

폭풍의 절벽 아래
하얀 속치마를 뒤집어쓰고 신음을 문 여자가
추락하고 있었다
늑골 속으로 침투한 조여드는 넋으로

바로 여기에 폭풍처럼 일어나는 무혈혁명
거칠 것 없이 내달린다
끈에 매달린 자유 못 이룰 사랑이어도
향기롭고 고요해야 한다
─ 「재스민」 전문

이 작품을 읽으면서 재스민 혁명을 떠올리지는 말기를 바란다. 그 혁명에는 피바람이 지나갔다. 시인이 도모하는 자신의 혁명은 희망의 혁명이라야 하고, 무혈이라야 한다. ‘향기롭고 고요한’ 혁명을 지속하는 가운데, 자아를 초월하는 웅혼한 시 세계를 구축하기를 진심으로 빈다.

저자소개

저자 : 이상태
강원도 동해시 출생. 한양공대 건축공학과 졸업. 『순수문학』으로 시, 수필 등단. 미주한국문인협회, 한국문인협회, 국제펜클럽 회원. 영랑문학상 우수상, 제14회 순수문학상 본상 수상. 한양대미주동문회 부이사장. 주정부인가 핸디맨 기술학교 설립 원장. 『미주한겨레신문』에 칼럼 「삶이 있는 풍경」 연재. 시집 『낙숫물에 그려진 원』 『감정이 일렁이는 대로』 『도시 속의 슬픈 눈망울』
푸른사상은 2000년 출판사를 연 이후 “사람은 책을 만들고, 책은 사람을 만든다”는 생각으로 좋은 책을 만들기에 노력하며 1,000여 종의 책을 출간해왔다. 경제적 이익보다는 인문학의 발전을 꾀하는 책, 문학사적으로 의미 있고 가치 있는, 사람 냄새가 나는 책을 만들기 위해 창의성 있는 기획으로 힘차게 도약하고 있다. 인문학의 위기가 거론되고 있는 이 시기에 인문학 전문 출판사가 해야 할 역할을 진지하게 고민하며, 오히려 인문학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더욱 양질의 도서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며 출판영역의 다변화를 도모하고 있다. 해마다 문학의 현주소를 모색하는 <올해의 문제소설> <오늘의 좋은 시>를 비롯한 현대소설과 현대시, 잊혀져가고 있는 고전문학의 복원, 한류의 열풍과 함께 더욱 박차를 가하고 있는 국어학과 언어학, 한국의 역사, 가깝지만 먼 나라 일본과 중국의 문학과 문화, 그리고 근대기의 영향에서 빼놓을 수 없는 서양사, 서양문학, 서양문화 등 인문학 연구서뿐만 아니라, 종교, 철학, 문화, 여성학, 사회학, 콘텐츠 등 푸른사상의 영역은 갈수록 확장, 심화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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