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에서 어떠셨어요?
버티고 또 버티고, 살고 또 살았죠.
한국어 교수의 좌충우돌 대만살이!
가이드북보다 실속 있고 여행서보다 현장감 있는
어느 한국어 교수의 대만상륙기
한국, 미국, 캐나다, 대만의 여러 대학에서 이십 년 넘게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쳐온 조영미 교수의 에세이,『살아보니, 대만』이 출간되었다. 책은 저자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대만에서 생활한 경험을 바탕으로, 대만의 한 대학교에서 한국어와 한국문화를 가르친 이야기, 그리고 대만인들과 함께했던 일상을 담고 있다.
총 4장으로 구성되어 있는 책은 부산외국어대학교 한국어문화학부 송향근 교수와 국립지아이대학교 사범대학 황월순 원장이 추천사로 걸음을 함께해 기대를 돋구며 시작된다. 1장과 2장에서 각각 대만살이의 시작과 전반적인 일상, 대만인에 대한 습성과 문화를 마주한 경험을 보여준다. 3장은 한국어를 가르치는 동안 저자가 겪었던 여러 에피소드가 펼쳐지고 4장에선 낯선 나라에서 ‘살아남’느라 애쓴 저자가 스스로 어떤 마음가짐으로 타국에서 중심을 잡을 수 있었는지, 그 생생한 경험담을 풀어준다.
또 저자는 챕터마다 ‘대만살이 팁’을 삽입하였는데, 이로 말미암아 대만에서 살아보고자 하거나, 대만과의 교류를 준비하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하는 저자의 뜻을 느껴볼 수 있을 것이다. 대만에서 살게 된 한 한국인이 대만과 친해져 가는 모습을 솔직하게 보여주고, 살아있는 대만과 대만인의 현재 모습을 함께 전달하는 『살아보니, 대만』. 경험으로 전하는 생생하고 선명한 대만살이 이야기가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대만과 대만인, 낯선 문화에 대한 작가의 유쾌한 고찰
자, 저자가 살았던 시선을 따라가 보자. 1장은 2015년, 그가 낯선 타국 땅을 밟은 첫날부터 시작된다. 그는 처음 접하는 대만의 문화를 특유의 발랄하고 담백한 문체로 설명하는데, 대만 식당이나 가게에서는 어떻게 계산을 하고 교통은 어떻고 하는 의식주에 관한 이야기부터 교통사고가 나면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 등, 정말 살기 위해 꼭 필요하지만 어디에서도, 어디가서도 얻을 수 없는 ‘대만살이 꿀팁’을 알려준다.
또 2장을 통해 대만인과 어울려 지냈던 경험을 경쾌하게 풀어내며 우리에게 생경할 타국인에 대한 자신의 고찰을 보탠다. 한국인과 닮은 듯하지만 미묘하게 혹은 확연히 다른 그들의 습성을 저자의 경험을 바탕으로 설명해주며, 이때 저자가 겪었던 풍부하고 유쾌한, 그러나 결코 가볍지 않은 에피소드들을 만날 수 있다.
한국어를 한국어로 가르치는 전문가입니다만…
앞서 설명했듯 저자는 이십여 년의 두터운 경력을 자랑하는 한국어 교수다. 한국어 교원 1급 자격증을 갖고 있으며 외국인들을 상대로 ‘한국어’를 ‘한국어’로 가르치는 전문가! 한국어 교육자가 되기 위해서는 어떤 노력이 필요할까. 외국의 한국어 교실에서는 어떻게 수업을 진행하고, 한국어 교육의 현장은 또 어떨까. 듣고 싶어도 쉽게 들을 수 없고 알고 싶어도 쉽게 알 수 없는 이야기를 『살아보니, 대만』에서 들을 수 있다.
또한 K-열풍으로 해외시장에서도 한국에 대한 관심이 부쩍 치솟고 있는 요즘, 대만도 다르지 않음을 여러 예시로 설명하며 그들이 어떤 방식으로 한국과 한국어에 관심을 기울이고 한국어를 배우기 시작했는지부터 한국어를 배운 제자들이 사회로 나가 어떤 역할을 하고 있는지까지 엿볼 수 있다. 거기에 대만인들이 느끼는 한국은 어떨지 알아가게 되는 것도 덤일 테다.
대만에서 몸과 정신 건강하게 살아남기!
이것은 단지 단기 체류자의 밋밋한 해외살이가 아니다. 저자가 큰 외로움을 감내하고 일어서기를 연습하며 어쩌면 눈물을 훔쳤을, 감동 실화 적응기다. 자신의 일과 삶을 타국에 녹이면서 적응하지 못하고 아파하기보다 어떻게 하면 건강하게 살아나갈 수 있는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고뇌한 흔적이 가득하다.
문화적 차이에서 오는 괴리감을 극복하고, 그 과정을 솔직하고 풍부하게 써내려간 저자는 타국을 여러 번 더 겪어보았던 사람으로서 대만에 대한 고찰과 자기 성장을 멈추지 않는다. 중국어를 못 했던 때도 큰 용기를 가지고 도서관 강단에 서고, 성취 목록을 작성하여 자존감이 사라지지 않도록 노력하며 하나씩 차근히 주어진 일을 해결해 나간 저자. 그의 능동적인 모습이 우리에게 즐거운 일대기를 선사한다. 이 책과 자신의 이야기로 말미암아 조영미 교수는 이렇게 말하는 듯하다. ‘타국에 대한 환상은 접어두시라. 그러나 사람과 함께 살아가는 곳, 따스함은 충만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