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펭귄의 섬


  • ISBN-13
    979-11-996536-2-7 (03860)
  • 출판사 / 임프린트
    구텐베르크 / 구텐베르크
  • 정가
    22,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6-03-03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아나톨 프랑스
  • 번역
    김태환
  • 메인주제어
    고전소설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고전소설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8 * 210 mm, 454 Page

책소개

노벨문학상 수상자 아나톨 프랑스가 그려낸 인류 문명사의 치밀한 풍자극!
인간이 된 펭귄들이 쌓아 올린 탐욕과 광기의 역사를 목격하라

 

1908년 출간 즉시 유럽을 뒤흔든 문제작이자
100년 후의 미래를 예언한 문명의 묵시록, 『펭귄의 섬』
고전의 향기를 살린 번역과 클래식 삽화로 다시 태어나다

 

문명은 과연 진보하는가, 아니면 끝없이 반복되는 희극인가? 1921년 노벨문학상을 수상하며 당대 최고의 지성으로 추앙받은 아나톨 프랑스는 이 질문에 대한 답을 펭귄들의 우화 속에 숨겨놓았다. 그의 대표작 『펭귄의 섬』(1908)은 성자 마엘의 실수로 세례를 받고 인간이 되어버린 펭귄들이 겪는 가상의 역사를 다룬다. 원시 시대의 어설픈 시작부터 중세의 종교적 광기, 근대의 전쟁, 그리고 거대 자본이 지배하는 미래 도시까지. 작가는 인간이 된 펭귄 문명의 역사를 통해 인류가 쌓아 올린 권위와 신념이 얼마나 허약한 기반 위에 서 있는지 통렬하게 조롱한다.

 

구텐베르크 출판사에서 새롭게 펴낸 『펭귄의 섬』은 아나톨 프랑스 소설 특유의 반어법과 냉소적인 유머를 현대적인 감각으로 되살려냈다. 특히 20세기 문학의 우아한 문체를 사랑하는 역자의 손길을 거쳐, 난해할 수 있는 풍자적 맥락을 명쾌하게 풀어냈다. 또한, 독자의 이해를 돕기 위해 소설 속에 숨겨진 역사적 배경(드레퓌스 사건, 프랑스 혁명 등)을 친절한 주석으로 풀어내어 알레고리가 주는 지적 즐거움을 배가시켰다.

신의 실수로 탄생한 펭귄들은 옷을 입자마자 수치심을 배웠고, 땅에 울타리를 치자마자 전쟁을 시작했다. 이렇게 태초의 순수함이 밀려난 틈을 타, 탐욕과 광기, 위선과 오만이 뒤엉킨 기상천외한 펭귄 문명이 탄생했다. 펭귄의 탈을 쓴 인류의 희극을 통해 독자들은 뼈아픈 웃음을 터뜨리게 될 것이다.

목차

『펭귄의 섬』을 읽기 전
『펭귄의 섬』 문명 연대기

 

제1권 기원
제2권 고대
제3권 중세와 르네상스
제4권 근대: 트린코
제5권 근대: 샤티옹
제6권 근대: 건초 사건
제7권 근대: 세레스 부인
제8권 미래

 

『펭귄의 섬』 해설
 

본문인용

“마엘, 네 실수를 직시하라. 너는 아담의 자손들에게 세례를 베푼다고 믿었으나, 실상 네가 축복한 이들은 날짐승에 불과했느니라. 네 무지한 열정 탓에, 지금 펭귄들이 하느님의 교회에 편입되어야 할 처지에 놓였느니라.”

그 말씀에 노인은 넋을 잃고 망연자실해졌다. 천사가 재차 명했다.

“일어나라, 마엘. 주님의 권능을 힘입어 저 새들에게 명하라. ‘사람이 되어라!’ 라고.”
성 마엘은 참회의 눈물을 흘리며 기도를 올린 뒤, 주님의 이름을 등에 업고 새들을 향해 외쳤다.

“너희는 사람이 되어라!”

그 즉시, 펭귄들에게 경이로운 형질 변경이 일어났다. 좁았던 이마가 넓어지더니, 두개골은 로마의 성 마리아 로톤다 돔처럼 둥글게 부풀어 올랐다. 타원형이었던 눈은 하늘을 향해 더 크게 뜨였고, 콧구멍만 있던 자리에는 살집 두툼한 코가 솟아났다. 부리는 입술로 변모했고, 그 입에서 ‘언어’가 터져 나왔다. 목은 짧고 굵어졌으며, 날개는 팔이 되고 발톱은 다리가 되었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그들 각각의 가슴에 ‘불안한 영혼’이 깃들었다는 점이다.
--- 「제1권 기원」 중에서
 


“저기 보게! 어떤 미친놈이 쓰러진 상대의 코를 물어뜯고 있어! 저쪽 놈은 여자의 머리를 돌덩이로 내리찍고 있잖나!”
“보입니다.” 불로크가 말했다.

“지금 저들은 법을 제정하는 중입니다. 소유권을 확립하고, 문명의 원칙을 세우며, 사회의 기반과 국가의 초석을 다지는 숭고한 과정이라고요.”

“그게 무슨 해괴한 소리냐?”

늙은 마엘이 경악하며 되물었다.

“제 땅에 경계를 긋고 있는 것입니다. 저것이야말로 모든 정부의 기원입니다. 저 펭귄들은 지금 가장 숭고한 과업을 수행하고 있는 셈입니다. 먼 훗날, 법학자들이 저들의 피비린내 나는 소행을 신성한 권리로 옹호해 줄 것이며, 재판관들이 그 소유권을 법적으로 확고히 해 줄 것입니다.”
--- 「제2권 고대」 중에서
 


불운한 왕 ‘보스코 9세’ 치하에서, 왕국은 멸망의 벼랑 끝까지 몰렸다. 600척의 대형 선박으로 구성된 돌고래족의 함대가 알카 앞바다에 출몰했다는 비보에, 주교는 엄숙한 행렬을 명했다. 성당 참사회, 선출된 판사들이 대성당에 집결하여 성녀 오르베로즈의 유해함을 메고 시가행진을 벌였으며, 전 국민이 찬송가를 부르며 그 뒤를 따랐다.

과연 펭귄니아의 수호성인은 헛되이 불리지 않았다. 그토록 간절히 기도한 보람이 있었는지 돌고래 군대는 수륙양면으로 도시를 포위하고 총공격을 감행하여 펭귄니아를 함락시켰고, 3일 밤낮으로 마치 습관처럼, 그리고 무심하게 펭귄들을 죽이고, 약탈하고, 겁탈하고, 불질렀다.
이 무쇠 같은 시대에, 펭귄들 사이에서 기독교 신앙이 터럭 하나 다치지 않고 온전히 보존되었다는 사실은 아무리 경탄해도 부족함이 없다.
--- 「제3권 중세와 르네상스」 중에서

거대한 전쟁을 수행해야 했던 공화국은 군대를 창설했는데, 이 군대는 공화국을 구원할 운명이자 동시에 파괴할 운명이었다. 입법자들은 처벌에 대한 두려움으로 장군들을 통제할 수 있다고 믿었다. 하지만 운 없는 장군들의 목을 칠 수는 있었지만, 공화국의 존립 자체를 구해낸 운 좋은 군인들에게는 감히 손을 댈 수 없었다. 승리의 열기에 취한 펭귄들은 이솝 우화 속 개구리들이 황새에게 잡아먹히듯, 자신들을 14년 동안 만족을 모르는 부리로 쪼아먹을 용에게 스스로를 바쳤다. 그 용은 전설 속의 용보다 훨씬 끔찍했다.
--- 「제4권 근대: 트린코」 중에서

“사람들을 우리 편으로 만들려면, 우리가 공화국을 전복하려는 게 아니라 오히려 공화국을 ‘복원’하고, ‘정화’하고, 더 ‘아름답게’ 만들려 한다고 믿게 해야 합니다. 그러니 우리 손에 피를 묻혀선 안 됩니다. 우리는 ‘공화국의 친구’, 아니 ‘공화국의 수호자’를 대리인으로 내세워야 합니다. 후보는 많습니다. 그중 가장 인기 있고, 감히 말하건대 가장 공화주의적인 인물을 골라야 합니다. 아부와 선물, 그리고 무엇보다 ‘약속’으로 그를 포섭하면 됩니다. 약속은 돈도 안 들고 효과는 더 좋으니까요. 우리가 고를 놈은 똑똑할 필요 없습니다. 아니, 지능이 좀 모자란 친구일수록 더 좋습니다. 멍청한 자가 저지르는 악행에는, 똑똑한 자는 흉내 낼 수 없는 일종의 순진무구함이 서려 있거든요. 제 말을 들으십시오. ‘공화주의자’를 앞세워 공화국을 무너뜨리는 겁니다.”
--- 「제5권 근대: 샤티옹」 중에서

“국방부가 납품받지도 않은 건초 8만 묶음을 피로가 훔쳤을 리 만무하다. 왜냐하면 모벡이 돈만 챙기고 건초를 인도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이토록 명쾌한 논증이 담긴 성명서를 인쇄하여 알카 거리에 배포했다. 하지만 사람들은 읽기를 거부하고 분노하며 종이를 찢어발겼다. 상점 주인들은 배포원들에게 주먹질을 해댔고, 빗자루를 든 여인들이 쫓아내자 배포원들은 줄행랑을 쳤다. 광기는 하루 종일 지속되었다. 저녁이 되자 거칠고 누더기를 걸친 무리가 콜롱방을 죽이라고 울부짖으며 거리를 누볐다. 애국자들은 신문팔이 소년들에게서 성명서 뭉치를 빼앗아 광장 한복판에서 불태웠다. 그들은 치마를 허리까지 걷어 올린 여인들과 함께 불타오르는 종이 더미 주위를 돌며 광란의 춤을 추었다.

--- 「제6권 근대: 건초사건」 중에서

서평

“루소가 던진 불평등의 화두를, 볼테르의 웃음으로 풀어낸 프랑스 문학의 정점.”

루소의 통찰과 볼테르의 풍자가 만났다
인류 문명의 모순을 꿰뚫는 아나톨 프랑스의 날카로운 지성

장 자크 루소는 『인간 불평등 기원론』에서 이렇게 말했다. "땅에 울타리를 치고 ‘이것은 내 것이다’라고 말한 최초의 인간이야말로 시민 사회의 창시자다. 그 말뚝을 뽑아버리고 '저 사기꾼의 말을 듣지 마라'고 외친 사람이 있었다면, 인류는 얼마나 많은 전쟁과 비참함을 면했겠는가."

1921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아나톨 프랑스의 걸작 『펭귄의 섬』은 루소가 제기한 소유와 불평등의 문제의식을 날카로운 풍자로 되비춘 작품이다. 소설 속에서 펭귄들은 한 수도사의 착각으로 인간이 된 후, 옷을 입게 되고 곧이어 폭력의 도구인 몽둥이와 함께 문명의 첫발을 뗀다. 옷은 정숙함을 세우기보다 욕망을 부추겼고, 폭력은 소유권의 근거로 정당화된다. 힘센 펭귄이 약한 펭귄을 때려눕히고 땅을 차지하자, 동행한 수도사 불로크는 이를 두고 “비로소 신성한 소유권이 확립되었으니 법과 질서가 생겨날 것”이라며 찬양한다. 작가는 이 기막힌 아이러니를 통해, 우리가 신성하다고 믿어온 국가, 법, 종교의 기원이 사실은 폭력과 기만에 불과함을 폭로한다.

진보라는 환상에 대한 우아한 회의주의
“역사는 정말로 발전하는가?”

아나톨 프랑스는 19세기 프랑스 지성계에 만연했던 진보에 대한 낙관적 신념을 거부했다. 그는 드레퓌스 사건의 한복판에 적극적으로 가담하며, 문명이 발달하고 제도가 정교해져도 인간의 본성인 탐욕과 광기는 결코 사라지지 않음을 꿰뚫어 보았다. 『펭귄의 섬』은 이러한 작가의 회의주의적 역사관이 집대성된 결과물이다.

소설 속 펭귄들의 국가 펭귄니아는 중세의 미신을 넘어 근대의 이성으로, 그리고 거대 자본이 지배하는 미래의 문명으로 숨 가쁘게 달려간다. 하지만 그 안을 들여다보면, 형태만 바뀌었을 뿐 펭귄들은 여전히 서로를 착취하고, 진영을 나누어 물어뜯으며, 보이지 않는 증거를 핑계로 마녀사냥을 일삼는다. 작가는 묻는다. 우리는 원시의 펭귄보다 정말로 도덕적인가? 우리가 자랑하는 이 문명과 시스템은 우리를 더 행복하게 만들었는가?

구텐베르크 에디션으로 만나는 가장 완벽한 『펭귄의 섬』
고전의 무게를 덜고 풍자의 날을 세우다

구텐베르크 출판사가 선보이는 『펭귄의 섬』은 고전 문학이 지닌 진입 장벽을 낮추는 데 주력했다. 영문학을 전공하고 오랜 기간 문학 작품을 다뤄온 역자 김태환은 고전 문학 특유의 난해한 수사학 대신, 19세기 풍자 문학의 명징하고 세련된 결을 살려 원작의 메시지를 선명하게 전달하는 데 성공했다. 낡은 번역투나 과도한 의역을 배제하고, 현대의 독자들이 아나톨 프랑스의 지적 유희를 온전히 즐길 수 있도록 세심하게 다듬었다.

이 작품은 우화의 외피를 두르고 있으나, 그 내면은 인간 사회의 부조리를 해부하는 리얼리즘으로 가득 차 있다. ‘옷 입은 펭귄’으로 대변되는 인간의 기원과 현재, 그리고 나아갈 미래에 대한 근원적인 질문이다. 탐욕과 위선, 그리고 발전이라는 이름의 광기로 쌓아 올린 이 문명은 과연 어디를 향해 가고 있는가. 이제 이 냉소적인 연대기를 마주할 시간이다. 그곳에서 당신은 발가벗겨진 인간 군상의 민낯을 확인하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아나톨 프랑스
1873년 『황금시집』으로 문단에 데뷔해 1921년 소설 『펭귄의 섬』으로 노벨문학상을 수상한 아나톨 프랑스는 모국 프랑스의 대 격변기를 겪은 소설가이자 비평가다. 그가 사망하자 프랑스는 국장으로 경의를 표했다. 18세기 말 프랑스 혁명 이후 제정, 왕정복고, 공화국 체계를 겪었고, 식민제국으로서의 프랑스가 가장 팽창한 시기를 살았으며, 그의 활동 기간은 현대 프랑스의 가장 중요한 가치 중 하나인 정교분리(laicite, 라이시테)의 원칙이 확립되어가는 시기와 맞물린다. 그는 또한 고대 그리스 로마의 고전이나 프랑스 문학과 철학사의 고전에 정통한 고전주의자요, 아카데미 프랑세즈 회원이기도 했다.

아나톨 프랑스는 서적상의 아들로 태어나 일생을 책과 더불어 보냈다. 프랑스는 인간에 대한 경멸과 풍자를 중심으로 한 지적회의주의자로서 인상비평가, 자전적 작가로 알려져 있다. 그의 초기시들은 고전주의 전통의 고답파적 부흥에 영향을 받았으며, 관념적 회의주의가 초기 소설들에 나타나 있다. 풍자적이고 회의적이며 세련된 비평으로 당대 프랑스의 이상적인 문인이라는 평을 받았다.

그는 1877년 마리 발레리 게랭 드 소빌과 결혼하고 1893년 이혼했으며 1888년에 아르망 드 카야베를 만났다. 『르탕』지에 문예평론을 연재하기도 했다. 저서로는 『내 존재의 아픈 얼굴』, 『실베스트르 보나르의 죄』, 『페도크 여왕의 불고기집』, 『제롬 쿠아냐르의 견해』, 『타이스』, 『붉은 백합』, 『코린트의 결혼』, 『에피퀴르의 정원』, 『펭귄의 섬』, 『꽃다운 인생』, 『드 뤼지 부인』 등이 있다.
번역 : 김태환
대학에서 영문학을 전공했다. 단어와 문법, 문장 이면에 담긴 사회적 맥락과 저자의 숨결을 옮기는 일에 매료되었다. 졸업 후 10여 년간 출판 기획자와 전문 에디터로 활동하며 텍스트를 다루는 감각을 익혔고, 정확한 번역만큼이나 중요한 것은 독자에게 스며드는 문장임을 절감했다. 오랫동안 출판사에서 외서 검토와 윤문 작업을 전담해오다, 늦깎이로 전문 번역의 길에 나섰다. 원작의 고유한 결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우리말의 맛을 살리는 유려한 번역을 지향한다. 현재는 번역 에이전시와 프리랜서로 활동하며 인문, 에세이 분야의 다양한 외서를 국내에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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