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교와 도서관 등에서 많은 그림책 관련 수업을 진행해보니 수강생의 나이와 관심사, 그림 그리기의 능숙도 등에서 그 폭이 굉장히 넓었습니다. 그러나 수강생이 얼마나 준비되었는지와는 상관없이 교육자가 도와줄 수 있는 부분이 분명히 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지요. 그림책 제작에 의지와 열정이 있다면 이미지 표현의 능숙도나 경력과는 무관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의 내용이 분명해지고 이야기 씨앗이 제대로 싹틀 수 있도록 환경적 토대를 만들어줄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필요한 지식과 절차를 알려주고, 함께 단계를 밟아가는 것이죠.
- 7쪽, 「들어가며」
다른 사람들이 멋지고 훌륭하다고 칭송하는 작품, 비평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을 수 있는 그럴싸한 작품을 만들고 싶은 욕망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어쩌면 한 권 정도는 그런 작품을 만들 수 있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오랫동안 그림책 작가로 활동하고 싶다면 꾸며낸 모습은 버리는 게 좋습니다. 그런 겉치레로는 작가로서의 생명력을 길게 유지하기 어렵습니다. 나는 어떤 콘텐츠를 즐겨 보는지, 무엇에 대해 생각할 때 기분이 좋아지고 몰입이 되는지, 창작을 하면서 꼭 해보고 싶은 버킷 리스트는 무엇인지 나에게 초점을 맞춰 스스로를 먼저 찾아야 합니다.
- 16쪽, 「Week 01 그림책은 과연 무엇일까?」
내가 만들고 싶은 그림책의 종류를 정했다면, 이번에는 어떤 흐름으로 소재와 주제를 전개하여 독자에게 이야기할지 정해야 합니다. 그림책의 내러티브는 진행 구조에 따라 직선형(Linear) 구조, 순환형(Circular) 구조, 병렬형(Omnibus) 구조, 동시 진행형(Polyphony) 구조로 나눌 수 있습니다. 각 유형은 독특한 특징을 가지고 있기에, 이야기의 주제와 목적에 따라 적절한 유형을 선택하면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습니다.
- 28쪽, 「Week 03 내러티브 구조의 네 가지 유형」
그림책의 그림은 단순히 잘 그리거나 보기 좋은 이미지 이상을 의미합니다. 무조건 모든 페이지를 빽빽하게 채운다고 좋은 그림책이 되는 것도 아닙니다. 그림책의 그림은 흐름과 맥락을 고려하여 메시지를 잘 전달해야 합니다. 그림책 내용을 시각화할 때는 접근, 화면 구성, 스타일 세 가지 요소를 고려해야 합니다.
- 69쪽, 「Week 06 장면을 어떻게 구성하고 연출할 것인가」
자신이 좋아하는 소설을 따라 써보는 것처럼, 그림책 또한 필사해보는 경험이 도움이 됩니다. 해외 수상작, 국내 여러 기관 선정작 등 좋은 평가를 받은 작품들이나 자신이 좋아하는 그림책을 필사하다보면 좀 더 섬세하게 작가의 의도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독자로서 여러 번 읽은 책이라도 눈으로만 훑어보지 않고 직접 손으로 옮겨 그리다보면, 그림을 더 자세히 들여다보게 되고 그동안 알아차리지 못했던 연출을 곳곳에서 발견할 수 있습니다.
- 83쪽, 「Week 07 워밍업 2: 분석하며 읽기」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 때, 그 상황에 어떻게 대응하는지에 따라 그 캐릭터의 개성이 드러납니다. 따라서 스토리를 짜기에 앞서 캐릭터의 바탕이 되는 내면 부분을 명확히 설정해놓으면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벌어지는 상황마다 각 캐릭터의 행동 방향을 설정하는 기준이 됩니다.
- 140쪽, 「Week 12 캐릭터 개발하기」
작가가 작품의 핵심을 잘 잡고 있으면 작업을 진행하면서 개선해야 할 점을 발견했을 때 미세한 방향 조정을 통해 최선의 장면 구성과 흐름을 찾아 완성해 나가면서 작품의 밀도를 높일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서는 무엇보다 그림책의 핵심 메시지를 작가 스스로 명확히 인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메시지는 변하지 않아야 할 중심축이기 때문입니다. 큰 지도 없이 감각에 의존해 지엽적인 조정을 하다 보면 결국 그림책 메시지가 흐려질 수 있습니다. 모든 장면이 핵심 메시지를 위해 긴밀하게 서로 연결되며 주제를 뒷받침하는지 반드시 점검해야 합니다.
- 171쪽, 「Week 15 3차 장면 계획: 메시지 전달 점검」
더미북은 그림책의 실제 크기와 형태를 갖춘 간이 그림책입니다. 작품에 대한 아이디어를 실제 책의 형태로 구현해 보는 중요한 단계이죠. 썸네일이나 장면 구성 계획에서 아이디어를 평면에 펼쳐놓고 흐름을 확인했다면, 더미북 단계에서는 물리적인 페이지를 넘기며 흐름을 확인할 차례입니다.
- 185쪽, 「Week 16 더미북 만들기」
무작정 많은 출판사와 접촉한다고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성공'이나 '행복'에 대한 정의가 사람마다 다른 것처럼, 각 출판사마다 '좋은 그림책'에 대한 서로 다른 지향점이 있습니다. 자신의 작품과 결이 맞는 출판사를 찾는 데 충분히 공을 들인 후 문을 두드린다면, 험난한 여정을 불필요하게 돌아가는 일을 피할 수 있습니다.
- 218쪽, 「Week 19 출판하기」
무언가를 '창작'하려면 독립된 주체로서 하나의 시각을 가지고 구축한 세계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이는 최소한 작가 자신에게는 '진실'인 것을 토대로 해야 가능합니다. 진실을 관철시키려면 용기가 필요한데, 이것만큼 강력한 창작의 연료가 또 있을까 싶습니다. 내가 진실이라고 믿는 이야기를 할 때, 우리는 더없이 즐겁고 신이 납니다. 여러분만이 만들 수 있는 작품의 탄생을 응원합니다.
- 225쪽, 「Week 20 작가로 살아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