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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자이나리, 찾지 않는 이름들


  • ISBN-13
    979-11-94891-09-3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안전가옥 / 안전가옥
  • 정가
    16,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6-01-21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전효원
  • 번역
    -
  • 메인주제어
    범죄, 미스터리: 여자탐정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한국소설 # 한국문학 # 추리 # 미스터리 #범죄, 미스터리: 여자탐정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8 * 188 mm, 352 Page

책소개

“당신은 어디에 있나요?”


 

단숨에 우리를 가본 적 없는 세계로

빨려 들어가게 할 생생한 이야기!


 

마장동의 상인이 스마트폰으로 써 내려간,

지독하게 생생한 세계와 기록들

 

소설가 전효원의 첫 장편소설 『니자이나리, 찾지 않는 이름들』이 안전가옥 오리지널 시리즈로 출간되었다. 마장동에서 잘 벼려낸 칼을 쓰는 일을 하고 있는 독특한 전효원의 직업과 틈틈이 스마트폰으로 소설의 초안을 써 내려가는 집필 방식, 거기에 완성도 높은 이야기의 짜임새까지 더해져 단번에 눈길을 끌었다. 황금가지 제3ㆍ4회 테이스티 문학상에 「다이아몬드는 영원히」로 작품 활동을 시작한 그는, 사소한 개인담에서 시작하여 범죄까지 확장되어 가는 과정을 생생하게 담아내며 독자에게 이미지를 각인시켰다.

『니자이나리, 찾지 않는 이름들』은 안전가옥의 여덟 번째 매치업에서 선정된 작품으로, 당시 주제인 ‘인간 증발’과 가장 가까이 맞닿아 있는 이야기였다. 마장동 축산물 시장에서 한 이주 노동자가 실종된 사건은 어쩌면 ‘증발되었다’라고 표현하는 것이 더 적확할 정도로 우리 세계에서 눈에 띄지 않는 부분이다. 삶의 거친 터전이자 날카로운 칼날이 번뜩이는 마장동에서 한 남자를 찾아다니는 두 사람의 과정은 문제를 정면으로 맞닥뜨리고 본질을 향해 달려 나가는 용기로 이어진다. 
전효원은 현실보다 훨씬 더 멀리 있는 존재처럼 그려지는 이들이 사실은 우리와 다르지 않은 모습으로 곁에 있음을 포착하여, 뜨겁고 모험적인 시선으로 세계를 구축해나간다.

목차

니자이나리, 찾지 않는 이름들

 

작가의 말

프로듀서의 말

본문인용

그때 내 행동이 잘못이었을까? 여러 번 생각해도 답은 같았다. 아니, 내 잘못이 아니었어.

-9쪽

 

“동생 고모님께서 체체크를 해고했어. 이직 동의서도 없이 내쳐서 미등록이 되어버렸다고. 흔히들 말하는 불법 체류자! 사람한테 불법이라는 딱지를 붙이다니 정말 너무하지 않아? 인간들이 말이야. 지금 어디서 어떤 험한 일을 겪고 있는지 아무도 몰라.”

-53쪽

 

안에 있던 사람들은 다들 피곤함에 찌든 얼굴로 가볍게 고개만 끄덕이거나 눈으로 흘깃하고는 다시 작업에 몰두했다. 중앙에 통로를 두고 양쪽으로 벽을 보고 선 작업자들이 한쪽에선 검고 넓은 양탄자처럼 생긴 양과 여러 장의 이파리가 묶인 것처럼 생긴 천엽을 세척하고 곱창을 손질했으며, 반대쪽에선 예리한 칼을 든 사람들이 내장에서 지방을 발라내고 있었다. 얼핏 아수라장처럼 보였지만 나름대로 체계적인 분업이 이루어지는 것 같기도 했다.

-103쪽

 

“이래 봬도 평생 칼 다뤄왔거든? 그쪽도 뭐, 낫 같은 건 안 써봤을 텐데?”

그러자 민수 삼촌이 풉, 하고 비웃었다.

“미나리 베고 대파나 자르던 칼하고 고기 써는 칼은 다르지. 풀 뜯어 먹는 토끼하고 소 잡아먹는 호랑이하고 같나. 손 다치지 말고 그 칼 내려놔.”

-105쪽

 

김유정이 찬 공기에 빨개진 손으로 입을 틀어막았다. 가득 고인 눈물이 금방이라도 쏟아질 것 같았다. 도대체 왜인지 몰라도 진심이란 건 당사자가 아니라 다른 사람의 입을 통해서 들었을 때 더욱 강하게 마음을 뒤흔든다.

-134쪽

 

문소평 씨, 당신은 어디에 있습니까?

-219쪽

 

부응옥란은 어쩐지 정재훈에 대한 의심이 조금씩 사그라들었다. 그런 일을 겪고도 저런 마음가짐으로 세상을 볼 수 있는 사람이라면 절대로 하지 않을 결정들이 있다.

-243쪽

 

"같은 이주민이라서요? 그럼 저는 같은 지구인이라서라고 해두죠. 억울하게 누명 쓰고 인생의 경로가 틀어져버리는 걸 가만히 두고 볼 수가 있어야죠."

도움을 주는 손길에 감사함 이외에 다른 생각이 든 게 언제부터였을까. 부응옥란은 무안한 마음에 눈을 흘겼다.

-246쪽

 

두 손으로 마이크를 쥔 리본 아줌마, 아니 최순자 여사가 진솔한 목소리로 담담하게 노래를 시작했다.

누구라도 그러하듯이 길을 걸으면 생각이 난다

마주 보며 속삭이던 지난날의 얼굴들이

꽃잎처럼 펼쳐져 간다

소중했던 많은 날들을 빗물처럼 흘려보내고

밀려오는 그리움에 나는 이제 돌아다본다

가득 찬 눈물 너머로

-253쪽

 

“무언 꼰 헌 콩.”

부응옥란의 대답에 김종환이 인상을 구겼다.

“뭐? 뭐라는 거야? 그거 욕이지?”

“베트남 속담이에요. 늦는 것이 하지 않는 것보다 낫다. 늦었더라도 잘못된 일은 바로잡아야죠. 억울한 사람은 없는지, 자기 죄를 남에게 뒤집어씌운 사람은 없는지 확실하게 밝혀서요.”

- 283쪽

 

피해자의 한을 풀고 같은 일이 더는 반복되지 않게 하는 일은 남은 사람의 몫이다. 아무리 사회적으로 힘이 없는 사람이라고 할지라도 박스 테이프, 종이 상자, 냉동창고 정도로는 지워버릴 수 없다는 걸 만천하에 알려야 한다.

  • 309~310쪽

 

말은 그렇게 해도 전복적인 캐릭터가 주는 통쾌함을 원하긴 했나 봅니다. 베트남에서 온 결혼 이주민이 주인공으로 활약하며 사건들을 해결하고, 또 다른 이주민들을 돕는 이야기를 구상한 걸 보면 말이죠. 뭐, 약자라고 피해자 역할만 하란 법은 없잖아요!

-344쪽 작가의 말

서평

“이주 노동자 그리고 이주배경 가족을 연구하고 살피며

‘사라짐’에 대해 자주 생각해왔다. 
주인공 부응옥란의 씩씩하고 용기 있는 선택을 통해

세상 속 잃어버렸던 한 조각을 마음에 품을 수 있을 것이다.”

  • 〈용인시정연구원〉 문화복지연구부장 서종건

 

 

◼︎ 붉은 조명 아래, 낯설고도 치열한 마장동의 민낯

마장동 축산물 시장의 첫인상은 결코 다정하지만은 않을 것이다. 시장 입구에 세워진 거대한 황소와 돼지 조형물은 생명의 죽음과 그 육체가 부위별로 나뉘어 화폐와 교환되는 장소성을 분명히 드러낸다. 붉은 아크릴 천장 아래로 쏟아지는 붉은 조명, 기름 때로 반질반질 미끄러운 검은 아스팔트 바닥 그리고 공기 중에 흐르는 비릿한 기름 냄새는 10년 만에 서울에 올라온 이주 여성 부응옥란에게 서늘한 낯섦으로 다가온다.

특히 그녀가 위장 취업한 '대상축산'은 고기가 아닌 대창이나 천엽 같은 부산물을 취급하는 곳으로, 한층 더 냄새가 짙고 긴장감이 감도는 공간이다. 하지만 소설은 이 비릿한 풍경을 배경적 이미지로만 소비하지 않고, 현현히 살아 숨 쉬는 생태계로 구축해낸다. 겉으로는 으르렁거리던 민수 삼촌은 응옥란의 손이 다칠까 무심하게 날 선 칼을 직접 갈아 내어주고, 국가대표의 꿈은 꺾였으나 시장의 궂은일을 도맡아 할 만큼 성실한 ‘국대 재훈’은 주변 사람들을 살핀다. 소설은 거친 삶의 터전이 사실은 가장 뜨거운 휴머니즘이 살아 숨 쉬는 '사람의 땅'임을 증명해 보이고 있다.

 

◼︎ 영하 20도, 증발된 이름들이 남긴 차가운 비명

그러나 이 시장 속 가장 깊숙한 곳, 냉동창고 안에는 그동안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던 비밀이 숨겨져 있다. 사건은 ‘대상축산’ 사장의 외동딸 김유정의 연인이자, 성실했던 중국 출신 직원 문소평이 갑작스레 실종되면서 벌어진다. 문소평의 증발은 마장동의 일상에 균열을 일으키기 시작한다.

세상은 이주 노동자가 실종되면 '도망' 혹은 '불법 체류'라는 낙인을 찍으며 사건을 손쉽게 지워버리려 한다. 하지만 부응옥란과 김유정은 은폐된 진실을 응시한다. 그 과정에서 발견되는 차가운 진실은 우리 사회가 어떤 존재들을 얼마나 쉽게 처리하고 잊어버렸는지를 폭로하는 비극적인 증거이다. 소설은 이주 노동자를 노동의 보조 역할 정도로 취급하는 우리 사회를 미스터리라는 형식을 빌려 날카롭게 파헤친다.


 

◼︎ 찾지 않는 이들의 이름을 불러주는 세상에서 가장 뜨거운 연대

『니자이나리, 찾지 않는 이름들』은 차별의 시선에 갇혀 존재조차 희미해진 이들의 이름을 다시 불러주는 용기이기도 하다. 한국인보다 한국말 잘하는 '쌈닭' 부응옥란과 온실 속 화초 같았던 유정의 기묘한 공조는 출신과 계급을 넘어선 인간적 선의가 얼마나 강력한지를 보여준다.

"약자라고 피해자 역할만 하란 법은 없다"는 작가의 말처럼, 부응옥란은 스스로 탐정이 되어 억울하게 지워진 존재들의 목소리를 세상 밖으로 끌어올린다. 소설은 우리를 구원하는 것이 거창한 정의가 아닌, 곁에 있는 존재를 잊지 않는 '작은 선의'임을 마장동 상인들의 투박한 손길을 통해 뭉클하게 전할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전효원
잘 벼려낸 칼을 쓰는 직업을 갖고 있으며, 손에 칼이 없을 때는 글을 쓴다. 호러 단편선 『귀신이 오는 낮』, 다섯 편의 미스터리 로맨스 소설을 묶은 ‘이어 쓰기’식 앤솔로지 『경성 환상 극장』, 제7·8회 ZA 문학 공모전 수상 작품집 『좀비 낭군가』, 프롤레타리아 장르 단편선 『어느 노동자의 모험』, 안전가옥 X 왓챠 공모전 앤솔로지 『이중생활자』, 제3·4회 테이스티 문학상 작품집인 『사건은 식후에 벌어진다』 등 다양한 작품 집필에 참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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