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구의 기후 위기 대처 방법을 우주 정거장에서 찾는다면?
2024년 5월에는 강원도에 대설이 내려서 본 적 없는 ‘화이트 스승의 날’이 되었다. 이렇게 봄에는 눈이 내리더니 여름에는 연일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졌다. 9월에는 일 최고 기온을 경신하며 역대 가장 무더운 추석을 맞았다. 이러한 기후 변화로 동해의 특산물이었던 오징어와 대게의 생산량은 급감하고, 경상북도의 명산물이었던 사과는 이제 강원도에서도 나고 있다. 이처럼 지구는 ‘온난화’를 넘어 ‘가열화’로 가고 있는 중이다. 스크린 속 재난 영화보다 더 지독한 현실이 아닐 수 없다.
위기감이 목 끝까지 차오른 사람들은 플라스틱 사용을 줄이고, 채식을 시작하고, 업사이클링을 하면서 기후 변화를 늦추기 위해 애쓰고 있다. 하지만 이런 방법만으로는 분명히 한계가 있다. 자, 이쯤에서 자원을 아끼고 재활용하는 데 선수라는 우주 비행사들에게서 아이디어를 얻어 보는 건 어떨까?
《지구 행성 생존 수업》은 바로 그 우주 비행사들의 자원 아끼기와 재활용에 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 미국 항공 우주국 소속으로 우주 탐사를 두 번이나 다녀온 우주 비행사 데이브 월리엄스 박사가 쓴 책으로, 우주 공간에서 물을 재생하고 공기를 소생하고 에너지를 만드는 등 한정된 자원을 아껴 쓰는 방법을 다양하게 소개한다. 여기서 그치지 않고 태양광 에너지 정수장, 수경 재배 농장, 바이오 가스 설비, 스마트 시티 등 실제로 지구에 그 기술을 접목한 사례를 상세하게 알려 준다.
이제부터 위기에 처한 지구 행성을 우주선 지구호라고 생각해 보자. 그리고 우주 비행사들이 우주 정거장의 자원을 아끼고 재활용하는 방식을 지구에 적용해 보는 거다!
지구를 기후 위기에서 구할 생존 수업!
앞에서 말한 대로 《지구 행성 생존 수업》은 지구가 처한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방법을 우주에서 찾는다는 콘셉트를 전면에 내세우고 있다. 지구라는 행성에서 생존 수업을 받는다는 구성을 띠고 있으며, 학교 수업처럼 시간 단위로 나누어 체계적으로 짜여 있다. 즉 1~3교시에는 지구의 현실을 살피고 우주의 기술을 소개한 다음 적용 방법을 알아본다. 마지막 4교시 체험 활동에서는 독자가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을 제시한다.
풀어서 얘기하면 1교시에서는 물 부족, 공기 오염, 식량 위기, 쓰레기 문제, 에너지 위기 등 지구가 처한 위기를 자세하게 파악한다. 2교시에는 축구장 한 개 크기의 국제 우주 정거장에서 몇 달을 살아가는 우주 비행사들에게서 물을 아끼고, 공기를 재생하며, 음식을 생산하는 노하우를 배운다. 3교시에선 우주 비행사의 아이디어를 지구에 접목한 구체적인 사례를 알아본다. 물 없는 변기, 100미터 높이의 공기 정화 타워, 흙 없이 기르는 농작물. 이 모든 게 우주에서 시작되어 지구에서 발전한 놀라운 기술이다.
마지막으로 체험 활동에서는 우주 비행사처럼 생각하며 지구를 구할 실천 방법들을 다룬다. 여기에 데이브 박사의 생생한 우주 생활 이야기와 직접 해 볼 수 있는 실험 교실이 함께 실려 있다.
이 책을 덮을 때는 분명히 말할 수 있을 것이다. 지구 행성을 지킬 놀랍고도 혁신적인 아이디어가 은하수의 별만큼 끝없이 펼쳐져 있다고 말이다!
우리가 다 같이 만드는 지속 가능한 미래
국제 우주 정거장의 다양한 아이디어들은 벌써 현실에서 실현되고 있다. 한정된 물을 90퍼센트나 재활용하는 우주 비행사를 따라 빌 게이츠는 물 없이 작동하고 독성 부산물을 제거하는 변기를 개발하고 있다(1. 지구가 점점 메말라 가고 있다고?).
공기를 재생하는 기술은 중국 시안에 100미터 높이 공기 정화 타워로 탄생했고(2. 공기 오염이 지구를 병들게 해), 흙이 없는 우주에서 식물을 기르는 기술은 척박한 토양에서도 거뜬히 식물을 기르는 수경 재배법으로 변모했다(3. 늘어나는 인구, 줄어드는 식량).
쓰레기를 물과 기체로 탈바꿈 시키는 신기술은 소똥을 천연가스 에너지로 바꿔 부엌 연료로 쓸 수 있게 만들었다(4. 인류가 만든 쓰레기 섬). 그렇다면 재생 에너지는? 태양 에너지를 100퍼센트 활용하는 우주의 기술은 싱가포르에서 에너지 효율성을 극대화한 스마트 시티의 탄생을 가속화했다(5. 기후 위기의 주범, 화석 연료).
이처럼 시야를 넓혀 우주에서 지구를 바라보는 색다른 관점은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새로운 방법을 제시해 주고 지속 가능한 미래를 가능케 한다. 자, 이제 우리가 우주 비행사의 시선으로 우주선 지구호를 구할 차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