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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자책
평면표지(2D 앞표지)

태평광기초(太平廣記鈔) 16


  • ISBN-13
    979-11-7307-048-8 (95820)
  • 출판사 / 임프린트
    커뮤니케이션북스㈜ / 지식을만드는지식
  • 정가
    26,24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11-28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
  • 번역
    김장환
  • 메인주제어
    고전소설
  • 추가주제어
    동화 및 민화 , 역사소설 , 인물: 일반 , 문학연구: 소설, 소설가, 산문가
  • 키워드
    #고전소설 #동화 및 민화 #역사소설 #인물: 일반 #문학연구: 소설, 소설가, 산문가 #필기문학 #역사쇄문류 #신선 #노장사상 #도교 #전기 #지인소설 #지괴소설 #태평광기 #인과응보 #소설비평
  • 도서유형
    전자책, EPUB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책소개

《태평광기초(太平廣記鈔)》는 중국 고대 소설집 《태평광기》를 산정(刪定)한 것이다. 《태평광기》는 송나라 이방이 편찬한 설화집으로, 일명 ‘세상의 모든 것을 비춰 보이는 이야기 거울’이라고 한다. 전 500권의 이 방대한 이야기를 명나라 풍몽룡이 중복되는 것은 삭제하고 잘못 배치된 이야기는 정리해 80권으로 엮고 자신의 비평을 첨가한 책이 《태평광기초(太平廣記鈔)》다. 내용이 재미있을 뿐 아니라, 중국 고전 소설 비평사에서도 매우 중요한 작품이다. 중국 필기문학의 전문가인 연세대 김장환 교수가 세계 최초로 번역해 소개한다. 16권에는 요괴 이야기를 모은 권76 〈요괴부(妖怪部)〉부터 그 외 잡다한 이야기를 다룬 권80 〈잡지부(雜志部)〉, 편목·고사명 찾아보기와 해설, 엮은이 소개와 옮긴이 소개를 수록했다. 

목차

권76 요괴부(妖怪部)
요괴(妖怪) 5
76-1(2458) 장빙(張騁) 
76-2(2459) 양문(梁文) 
76-3(2460) 노 종사(盧從事) 
76-4(2461) 이숙견(李叔堅) 
76-5(2462) 호지충(胡志忠) 
76-6(2463) 한생(韓生) 
76-7(2464) 두수기(杜修己) 
76-8(2465) 최일용(崔日用) 
76-9(2466) 이분(李汾) 
76-10(2467) 장연(張鋋) 
76-11(2468) 소지충(蕭志忠) 
76-12(2469) 소태(蕭泰) 
76-13(2470) 계호(稽胡)

 

권77 요괴부(妖怪部)
요괴(妖怪) 6
77-1(2471) 장직방(張直方) 
77-2(2472) 중애(衆愛) 
77-3(2473) 스님 안통(僧晏通) 
77-4(2474) 배 소윤(裴少尹) 
77-5(2475) 이향(李黁) 
77-6(2476) 이 참군(李參軍) 
77-7(2477) 장입본(張立本) 
77-8(2478) 임씨(任氏) 
77-9(2479) 진비(陳斐) 
77-10(2480) 정굉지(鄭宏之) 
77-11(2481) 대안 화상(大安和尙) 
77-12(2482) 견양현령(汧陽令) 
77-13(2483) 강남의 읍재(江外宰) 
77-14(2484) 당 참군(唐參軍) 
77-15(2485) 장근(張謹) 
77-16(2486) 왕생(王生) 
77-17(2487) 이자량(李子良) 
77-18(2488) 요곤(姚坤) 
77-19(2489) 이영서(李令緖) 
77-20(2490) 이철(李哲)

 

권78 요괴부(妖怪部)
요괴(妖怪) 7
78-1(2491) 바닷사람(海上人) 
78-2(2492) 이탕(李湯) 
78-3(2493) 유 아무개(劉甲) 
78-4(2494) 늙은 교룡(老蛟) 
78-5(2495) 흔주자사(忻州刺史) 
78-6(2496) 이황(李黃) 
78-7(2497) 오유(五酉) 
78-8(2498) 왕소(王素) 
78-9(2499) 소담의 세 미녀(昭潭三美女) 
78-10(2500) 수염이 긴 나라(長鬚國) 
78-11(2501) 소등(蕭騰) 
78-12(2502) 이휼(李鷸) 
78-13(2503) 사이(謝二) 
78-14(2504) 스님 법지(僧法志) 
78-15(2505) 송씨(宋氏) 
78-16(2506) 종도(鍾道) 
78-17(2507) 설이낭(薛二娘)

 

권79 만이부(蠻夷部)
만이(蠻夷)
79-1(2508) 사방의 만이(四方蠻夷) 
79-2(2509) 무계국 사람(無啓民) 
79-3(2510) 노부(盧扶) 
79-4(2511) 백민(白民) 
79-5(2512) 일남(日南) 
79-6(2513) 사아수와 구진제(私阿修·俱振提) 
79-7(2514) 빈사(頻斯) 
79-8(2515) 오명국(吳明國) 
79-9(2516) 부절국(浮折國) 
79-10(2517) 구미국(拘彌國) 
79-11(2518) 구사(歐絲) 
79-12(2519) 대식국(大食國) 
79-13(2520) 돌궐(突厥) 
79-14(2521) 제파(帝羓) 
79-15(2522) 토번(吐蕃) 
79-16(2523) 여만국(女蠻國) 
79-17(2524) 도파(都播) 
79-18(2525) 골리(骨利) 
79-19(2526) 해목국(輆沐國) 
79-20(2527) 신라(新羅) 
79-21(2528) 동녀국(東女國) 
79-22(2529) 늠군(廩君) 
79-23(2530) 목이이(木耳夷) 
79-24(2531) 구자(龜茲) 
79-25(2532) 진랍(眞臘) 
79-26(2533) 기굉(奇肱) 
79-27(2534) 한반타(漢槃陀) 
79-28(2535) 척곽(尺郭) 
79-29(2536) 마류(馬留) 
79-30(2537) 남해 사람(南海人) 
79-31(2538) 독창(毒槊) 
79-32(2539) 비두료(飛頭僚) 
79-33(2540) 요족의 부인(僚婦) 
79-34(2541) 남중의 승려(南中僧) 
79-35(2542) 번우(番禺) 
79-36(2543) 밀즉(蜜喞) 
79-37(2544) 남주(南州) 
79-38(2545) 가국(猳國) 
79-39(2546) 구국 등(狗國等) 
79-40(2547) 학민(鶴民) 
79-41(2548) 초요(僬僥) 
79-42(2549) 서북 황무지의 소인(西北荒小人)

 

권80 잡지부(雜志部)
잡지(雜志)
80-1(2550) 제 지방의 풍속(齊俗) 
80-2(2551) 이의침(李義琛) 
80-3(2552) 우세남(虞世南) 
80-4(2553) 장조(張造) 
80-5(2554) 당구(唐衢) 
80-6(2555) 부인의 화장 비용(脂粉錢) 
80-7(2556) 양희고(楊希古) 
80-8(2557) 위건도(韋乾度) 
80-9(2558) 유우석(劉禹錫) 
80-10(2559) 풍숙(馮宿) 
80-11(2560) 최현(崔鉉) 
80-12(2561) 왕탁(王鐸) 
80-13(2562) 전쟁을 독려하는 특사(催陣使) 
80-14(2563) 왕거(王琚) 
80-15(2564) 설영지(薛令之) 
80-16(2565) 가서한(哥舒翰) 
80-17(2566) 최은보(崔隱甫) 
80-18(2567) 이광안(李光顔) 
80-19(2568) 필함(畢諴) 
80-20(2569) 형군아(邢君牙) 
80-21(2570) 추봉치와 왕원보(鄒鳳熾·王元寶) 
80-22(2571) 위주(韋宙) 
80-23(2572) 왕주호(王酒胡) 
80-24(2573) 묘탐(苗耽) 
80-25(2574) 하후단(夏侯亶) 
80-26(2575) 왕중서(王仲舒) 
80-27(2576) 유 아무개와 노영(劉甲·盧嬰) 
80-28(2577) 곽 사군과 이 복야(郭使君·李僕射) 
80-29(2578) 강 태사(姜太師) 
80-30(2579) 사슴이 낳은 아가씨(鹿娘) 
80-31(2580) 왕범지(王梵志) 
80-32(2581) 이와전(李娃傳) 
80-33(2582) 유씨전(柳氏傳) 
80-34(2583) 앵앵전(鶯鶯傳) 
80-35(2584) 곽소옥전(霍小玉傳)

 

편목·고사명 찾아보기

 


해설 
엮은이에 대해 
옮긴이에 대해 

본문인용

76-4(2461) 이숙견(李叔堅)
한(漢)나라 때 여남(汝南) 사람 이숙견의 집에서 기르던 개가 갑자기 사람처럼 서서 걸었다. 집안사람들이 모두 그 개를 죽이라고 청하자 이숙견이 말했다.
“개와 말은 군자에 비유되는데, 사람이 걷는 것을 보고 흉내 낸 것이니 무슨 해가 되겠는가?”
후에 이숙견이 갓을 벗어 평상 위에 놓았더니 개가 그것을 쓰고 달려 다니자, 집안사람들이 크게 놀랐지만 이숙견은 또한 괴이하게 여기지 않았다. 얼마 뒤에 개가 또 부뚜막 앞에서 불을 지피자 집안사람들이 더욱 경악했는데 이숙견이 말했다. 
“노복들이 모두 밭에서 일하고 있는 참에 개가 불을 지피는 것을 도와주어 다행히 마을 사람을 번거롭게 하지 않았으니 또한 무엇을 꺼린단 말인가?”
열흘이 지나서 개는 저절로 죽었고 결국 털끝만큼의 재앙도 일어나지 않았으며, 이숙견은 끝까지 높은 지위를 누렸다.
평 : 《광이기(廣異記)》에 이런 고사가 있다. [당나라의] 위원충(魏元忠)은 미천했을 때 집이 가난했다. 한 여종이 물을 길러 나갔다가 돌아와서 보았더니, 한 늙은 원숭이가 불을 지켜보고 있었다. 여종이 놀라 그 일을 아뢰자 위원충이 천천히 말하길, “원숭이가 나에게 일꾼이 없음을 딱하게 여겨 나를 위해 불을 지켜 주었으니 매우 좋은 일이로다!”라고 했다. 또 한번은 위원충이 하인을 불렀는데, 하인이 미처 대답하기 전에 개가 대신 하인을 부르자 위원충이 또 말하길, “이 착한 개가 나를 대신해 수고하는구나”라고 했다. 또 위원충이 혼자 앉아 있을 때 쥐 떼가 손을 모으고 그의 앞에 서 있자 그가 또 말하길, “쥐가 배고파서 나에게 먹을 것을 달라는구나”라고 했다. 그러고는 먹을 것을 가져다주게 했다. 한밤중에 올빼미가 지붕 끝에서 울자 집안사람들이 탄궁(彈弓)으로 쏘려 했더니 위원충이 또 말리면서 말하길, “올빼미는 낮에는 사물을 보지 못해서 밤에만 날아다닌다. 이것은 천지가 길러 주는 것이니 남쪽 월(越) 땅이나 북쪽 오랑캐 땅으로 가지 못하게 한다면 장차 어디로 간단 말이냐?”라고 했다. 그 후로 마침내 괴이한 일이 일어나지 않았다.


78-17(2507) 설이낭(薛二娘)
당(唐)나라 초주(楚州) 백전현(白田縣)에 설이낭이라는 무당이 있었는데, 스스로 금천대왕(金天大王 : 화악신)을 섬기며 요괴를 쫓아내 없앨 수 있다고 말하자 현읍 사람들이 그녀를 받들었다. 마을 주민 심(沈) 아무개의 딸이 요괴에게 홀려 실성했는데, 간혹 몸을 자해하기도 하고 불 위를 걷거나 물속으로 들어가기도 했으며, 나중에는 배가 점점 커져 마치 임신한 사람 같았다. 부모는 이를 걱정해 무당 설이낭을 모셔 왔다. 설이낭은 도착한 뒤 방에 제단을 만들고 병자를 그 위에 눕혔으며, 옆에 커다란 화덕을 놓고 무쇠 솥을 벌겋게 달궜다. 설이낭은 마침내 옷을 차려입고 음악을 연주하면서 춤을 추며 신을 청했다. 잠시 후 신이 내려오자 구경하던 사람들이 재배했다. 설이낭은 술을 올리면서 빌었다. 
“속히 요괴를 불러오십시오!”
설이낭은 말을 마치고 화덕 안으로 들어가 앉았는데, 안색이 태연자약했다. 한참 뒤에 설이낭은 옷을 털고 일어나서 달궈진 솥을 머리에 뒤집어쓴 채 춤을 추었다. 곡이 끝나자 설이낭은 솥을 치우고 걸상에 걸터앉더니 병자를 꾸짖으며 스스로 포박하라고 했는데, 병자는 마치 묶인 것처럼 손을 뒤로 했다. 이어서 그녀에게 스스로 해명하라고 했더니, 병자가 처음에는 울면서 말하지 않자 설이낭이 크게 화를 내면서 칼을 들고 그녀를 베었는데, 휙! 하고 칼날이 지나갔지만 몸은 그대로였다. 그러자 병자가 비로소 말했다. 
“항복합니다!”
그러고는 스스로 말했다. 
“저는 회수(淮水)에 사는 늙은 수달로 그녀가 빨래하는 것을 보고 반했습니다. 뜻밖에도 성사(聖師)를 만나게 되었으니, 부디 저를 살려 주신다면 이후로는 자취를 감추겠습니다. 다만 그녀의 배 속에 있는 새끼를 아직 낳지 못했으니, 만약 낳은 뒤에 죽이지 않고 저에게 돌려주신다면 바라는 것 이상의 기쁨이 될 것입니다.”
말을 마치고 오열하자 사람들이 모두 불쌍하게 여겼다. 병자는 마침내 붓을 잡고 작별의 시를 지었다. 
“조수가 밀려올 때 조수 따라왔다가, 조수가 빠져나가니 빈 모래밭만 남았네. 올 때가 있으면 결국 떠날 때가 있으니, 정은 쉽게 생기지만 다시 그 정을 떼기란 어렵네. 배 속의 새끼 때문에 창자가 끊어지는데, 밝은 달 비치는 가을 강은 차갑기만 하네.”
병자는 본래 글을 몰랐는데, 이때에 붓으로 쓴 시구는 모두 아름다웠다. 잠시 후에 병자는 혼수상태에 빠졌다가 다음 날에야 깨어나서 비로소 말했다. 
“처음에 빨래하고 있을 때 멋진 젊은이가 유혹해 왕래했는데, 어떻게 된 일인지 스스로 알지 못했습니다.”
한 달 후에 심씨의 딸은 수달 새끼 세 마리를 낳았는데, 그 새끼를 죽이려 하자 어떤 사람이 말했다. 
“그 요괴는 약속을 지켰는데, 우리 인간이 거짓말을 해서야 되겠습니까? 놓아주는 것만 못합니다.”
그 사람이 수달 새끼들을 호수로 보내 주자, 커다란 수달이 뛰어올라 맞이하더니 등에 태우고 물속으로 사라졌다.


79-19(2526) 해목국(輆沐國)
월(越)나라의 동쪽에 해목국이 있다. 미 : 해(輆)는 음이 선(善)과 애(愛)의 반절(反切)이다. 그 나라에서는 장자가 태어나면 몸을 갈라 먹는데, 그것을 “의제(宜弟)”라고 부른다. 또 아버지가 죽으면 어머니를 업고 가서 버리면서 귀신의 아내와 함께 살 수 없다고 말한다. 초(楚)나라 남쪽에는 염인국(炎人國)이 있다. 그 나라에서는 부모가 죽으면 그 살을 발라내 버린 뒤에 그 뼈를 묻는데, 그래야만 효자가 된다고 한다. 진(秦)나라 서쪽에는 의거국(義渠國)이 있다. 그 나라에서는 부모가 죽으면 땔감을 쌓아 시체를 불태워 위로 올라오는 연기를 쐬게 하는데, 이것을 “등연하(登烟霞)”라고 부르며, 그런 연후에야 효자가 된다고 한다. 
 

서평

《태평광기초(太平廣記鈔)》는 중국 명나라 문학자 풍몽룡(馮夢龍)이 북송 초에 이방(李昉) 등이 편찬한 고대 소설 모음집인 《태평광기》를 산정(刪定)한 것이다. 원전이 되는 《태평광기》는 송나라 이방이 한대(漢代)부터 북송 초에 이르는 소설 · 필기 · 야사 등의 전적에 수록되어 있는 이야기들을 광범위하게 채록해, 총 500권에 6965조로 정리한 것으로 ‘세상의 모든 것을 비춰 보이는 이야기 거울’이라는 부제가 말해 주는 것처럼 세상의 온갖 이야기를 다 담고 있다. 이 때문에 《태평광기》는 이후 역사서에 인용되기도 하고 후대의 문학 작품에도 영향을 주어 많은 파생 작품들이 탄생했다.

 

그러나 이 방대한 분량은 몇 가지 문제를 낳았다. 분량이 너무 많다 보니 인쇄도 쉽지 않고, 교정도 쉽지 않아 판본에 많은 오류가 발생했다. 더해서 독자들이 읽기에도 부담스러웠다. 풍몽룡은 《태평광기초》의 머리말인 〈소인(小引)〉에서 “옛사람은 고사를 인용할 때 출처를 기록하지 않았는데, 출처를 묻는 사람이 있으면 곧장 큰 소리로 ‘《태평광기》에 나온다’라고 말했다. 그 권질이 방대해서 사람들이 열람하지 못할 것이라고 생각해 이렇게 사람들을 속였던 것이다”라고 할 정도였다. 풍몽룡은 당시 부실한 《태평광기》 출판 상황을 개탄하면서 이대로 방치할 경우 독자들의 외면을 받아 결국 폐기될 것을 우려해, 보다 체계적이고 엄정하게 편집한 《태평광기》 선본을 간행하고자 했다. 이에 500권 92류(類)에 총 6965조의 고사가 수록되어 있던 《태평광기》 중 번잡하고 중복 수록된 고사를 삭제하고, 배치가 잘못된 것들을 정리해 전체 80권 82부(部)에 총 2584조의 고사로 편찬했다. 《태평광기》에 분리되어 수록되었던 고사를 《태평광기초》에서 병합한 고사가 400여 조이므로 실제로는 약 3000여 조의 고사가 수록되어 있는 셈이다.

 

《태평광기초》의 가장 큰 특징은 비주(批注)와 평어(評語)다. 비주는 지면의 상단 여백에 기록하는 미비(眉批), 고사의 원문 사이에 기록하는 협비(夾批)와 협주(夾注)가 있는데, 《태평광기초》에 기록된 미비는 1842개이고 협비와 협주는 269개다. 평어는 고사의 중간이나 말미에 해당 고사에 대한 풍몽룡 자신의 견해를 기록하거나 해당 고사와 관련된 다른 고사를 인용해 논평한 것으로 218개에 달한다. 미비는 특정한 대목에 풍몽룡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경우가 대부분이며, 그 밖에 부류를 설명하거나 어려운 글자에 대한 독음과 뜻을 설명한 경우도 있다. 협비와 협주는 고사의 중간중간에 풍몽룡의 즉흥적인 느낌을 기록한 경우가 가장 많으며, 그 밖에 특정한 인물·명물·사건에 대해 설명한 경우도 있다. 평어는 풍몽룡의 이성적 사고, 도덕적 가치관, 역사 인식, 인정세태에 대한 감회 등이 잘 드러나 있다. 이러한 비주와 평어는 풍몽룡의 사상과 가치관 등을 살펴볼 수 있는 귀중한 자료일 뿐만 아니라, 해당 고사를 읽는 독자들의 보다 흥미로운 감상과 보다 정확한 이해를 돕는 아주 유용한 장치라고 하겠다.


이렇듯 《태평광기초》는 문학적으로는 물론이고 역사, 민속학적으로도 문헌적 가치가 무척 높은 필기 문헌이나, 국내는 물론이고 중국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아직 번역 성과가 없는 형편이다. 필기 문헌 전문 연구가인 연세대 김장환 교수는 세계 최초로 《태평광기초》를 번역, 교감, 주석해 완역 출간한다. 《태평광기초》의 원전 텍스트에 대한 보다 쉽고 정확한 이해를 토대로 삼아 이후 더욱 활발한 연구 성과가 나타나기를 기대한다.

저자소개

엮음/냄 : 풍몽룡
풍몽룡(馮夢龍, 1574∼1646)
《태평광기초》를 평찬(評纂)한 풍몽룡(1574∼1646)은 중국 명나라 말의 문학자로, 자(字)는 유룡(猶龍)·공어(公魚)·자유(子猶)·이유(耳猶) 등이고, 호(號)는 향월거고곡산인(香月居顧曲散人)·고소사노(姑蘇詞奴)·오하사노(吳下詞奴)·전전거사(箋箋居士)·묵감재주인(墨憨齋主人)·전주주사(前周柱史)·녹천관주인(綠天官主人)·무원외사(茂苑外史)·평평각주인(平平閣主人) 등이다. 남직례(南直隸) 소주부(蘇州府) 장주현(長洲縣, 지금의 장쑤성 쑤저우시] 사람이다. 사대부 집안 출신으로 형 풍몽계(馮夢桂)와 동생 풍몽웅(馮夢熊)과 함께 “오하삼풍(吳下三馮)”으로 불렸다. 숭정(崇禎) 7년(1634)에 복건성(福建省) 수녕지현(壽寧知縣)을 지냈으며, 나중에 고향으로 돌아와 저술에 종사했다. 만년에는 반청(反淸) 운동에 가담했으나 뜻을 이루지 못하자 근심과 울분 속에서 죽었다.
그는 명나라 최고의 통속 문학자로, 소설로는 가장 유명한 의화본 소설(擬話本小說)인 삼언(三言), 즉 《유세명언(喻世明言)》·《경세통언(警世通言)》·《성세항언(醒世恒言)》을 비롯해 《태평광기초》·《평요전(平妖傳)》·《열국지(列國志)》·《정사유략(情史類略)》 등을 편찬했고, 희곡으로는 《묵감재정본전기(墨憨齋定本傳奇)》, 민가집으로는 《산가(山歌)》·《괘지아(掛枝兒)》, 산곡(散曲)으로는 《태하신주(太霞新奏)》, 소화집(笑話集)으로는 《소부(笑府)》, 필기로는 《고금담개(古今譚槪)》·《지낭(智囊)》 등을 편찬했다. 그의 저작은 대부분 민간 문학에 집중되어 있어서 통속 문학자로서의 면모를 여실히 보여 주고 있다.
번역 : 김장환
김장환(金長煥)은 연세대학교 중어중문학과 교수로 재직 중이다. 연세대학교 중문과를 졸업한 뒤 서울대학교에서 〈세설신어연구(世說新語硏究)〉로 석사 학위를 받았고, 연세대학교에서 〈위진남북조지인소설연구(魏晉南北朝志人小說硏究)〉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강원대학교 중문과 교수, 미국 하버드 대학교 옌칭 연구소(Harvard-Yenching Institute) 객원교수(2004∼2005), 같은 대학교 페어뱅크 센터(Fairbank Center for Chinese Studies) 객원교수(2011∼2012)를 지냈다. 전공 분야는 중국 문언 소설과 필기 문헌이다.
그동안 쓴 책으로 《중국 문학의 흐름》, 《중국 문학의 향기》, 《중국 문학의 향연》, 《중국 문언 단편 소설선》, 《유의경(劉義慶)과 세설신어(世說新語)》, 《위진세어 집석 연구(魏晉世語輯釋硏究)》, 《동아시아 이야기 보고의 탄생−태평광기》 등이 있고, 옮긴 책으로는 《중국 연극사》, 《중국 유서 개설(中國類書槪說)》, 《중국 역대 필기(中國歷代筆記)》, 《세상의 참신한 이야기−세설신어》(전 3권), 《세설신어보(世說新語補)》(전 4권), 《세설신어 성휘운분(世說新語姓彙韻分)》(전 3권), 《태평광기(太平廣記)》(전 21권), 《태평광기상절(太平廣記詳節)》(전 8권), 《봉신연의(封神演義)》(전 9권), 《당척언(唐摭言)》(전 2권), 《열선전(列仙傳)》, 《서경잡기(西京雜記)》, 《고사전(高士傳)》, 《어림(語林)》, 《곽자(郭子)》, 《속설(俗說)》, 《담수(談藪)》, 《소설(小說)》, 《계안록(啓顔錄)》, 《신선전(神仙傳)》, 《옥호빙(玉壺氷)》, 《열이전(列異傳)》, 《제해기(齊諧記)·속제해기(續齊諧記)》, 《선험기(宣驗記)》, 《술이기(述異記)》, 《소림(笑林)·투기(妬記)》, 《고금주(古今注)》, 《중화고금주(中華古今注)》, 《원혼지(寃魂志)》, 《이원(異苑)》, 《원화기(原化記)》, 《위진세어(魏晉世語)》, 《조야첨재(朝野僉載)》(전 2권), 《개원천보유사(開元天寶遺事)》, 《소씨문견록(邵氏聞見錄)》(전 2권) 등이 있으며, 중국 문언 소설과 필기 문헌에 관한 여러 편의 연구 논문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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