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주와 고령, 그리고 대구는 대구권 강안학의 중요한 지점이다. 특히 대구는 경상도의 중심부에 위치한 지리적 조건과 함께 군사 및 교통의 요충지였다. 임진왜란이 끝난 뒤인 1601년 선조 34에는 경상감영이 자리를 잡으면서 정치와 문화에 이르기까지 대구는 명실상부한 한반도 남부의 수부首府가 되었다. 영남 사림파의 성장, 퇴계학과 남명학을 중심으로 한 영남학파의 이념이 내적으로 작동한 결과였다. 이러한 측면에서도 한강의 학문경향과 한강학파의 활동은 특별히 주목된다.
이 책은 대구권을 중심으로, 도학과 정학의 성리학, 성리학의 유입과 그 특징 등을 두루 살펴 우선 유학사적 맥락을 잡았다. 그리고 임진왜란기의 의병활동과 지역의 재건을 탐구하여 한강학파의 역사적 역할을 밝혔고, 누정제영시를 통해 문학적 상상력을 탐지하였다. 다시 성주지역으로 확장하여 도학의 착근과 한강 학맥, 간행본과 출판문화를 다루어 지역학의 특색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였고, 구체적인 인물로는 등암 배상룡, 여헌 장현광의 삶과 학문이 논의되면서 이 지역 학문 연구의 발판을 마련하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