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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에게 남은 빛


  • ISBN-13
    979-11-92988-93-1 (03840)
  • 출판사 / 임프린트
    서해문집 / 서해문집
  • 정가
    16,8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11-15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
  • 번역
    김지현
  • 메인주제어
    서사 테마: 환경
  • 추가주제어
    근현대소설 , SF: 가까운 미래 , 서사 테마: 정체성/소속감 , 단편 , 번역소설 , 어린이, 청소년 소설: 사변소설,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 어린이, 청소년 소설: SF , 어린이, 청소년 소설: 자연, 동물이야기 , 어린이/청소년 소설: 번역서
  • 키워드
    #서사 테마: 환경 #근현대소설 #SF: 가까운 미래 #서사 테마: 정체성/소속감 #단편 #번역소설 #어린이, 청소년 소설: 사변소설, 디스토피아, 유토피아 #어린이, 청소년 소설: SF #어린이, 청소년 소설: 자연, 동물이야기 #어린이/청소년 소설: 번역서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8 * 188 mm, 368 Page

책소개

완전히 낯선 세상은 없다,

현실은 꿈꾼 세상으로부터 비롯되기 때문에

 

다양한 장르, 국적, 인종의 작가들

가장 최신의 클라이파이(Cli-fi)

 

 

모든 것이 불탄 세상에서도

 사람들은 어떻게 살아가는가

 

세계 각지가 불타고 있다. 어느 곳은 역사상 유례없는 해수면 상승으로 인해 수몰됐고, 어느 곳은 사상 최악의 가뭄으로 땅이 갈라졌다. 어느 곳은 폭염에, 어느 곳은 한파에 시달렸다. 기후 위기는 비단 근미래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의 소재가 아니라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세상의 중심이 됐다. 이른바 기후 소설(Cli-fi)들은 대체로 재앙이 휩쓸고 지나간 잿빛 세상을 그려왔다. 모든 것이 불탄 세상에서도 사랑은, 우정은, 인간적인 가치들은 여전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던지면서.

‘모든 것이 불탄 세상에서도 인간적인 가치들은 여전할 것인가?’

이는 물론 중요한 질문이지만, 여기에는 한 가지 함정이 숨어 있다. 누가 인간인가 하는 함정이.

기후 재앙이 가장 낮은 곳에 있는 사람들부터 덮친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다. 아직 알려지지 않은 사실은, 재앙이 덮친 뒤에도 무너지지 않은 세상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공존하는가 하는 것이다. 재앙은 결코 미래형이 아니다. 현재진행형이다. 지난여름에 겪었듯이. 지난여름 이전에도 재앙은 언제나 존재하고 있었으나 우리가 직면하기를 잠시 보류했을 뿐이다. 냉난방기가 작동하는 실내에 머물면서.

그렇다, 재앙이 들이닥치고도 세상은 멸망하지 않았다. 장담할 수는 없지만 적어도 한동안은 멸망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재앙과 함께 살아갈 것이다. 따라서 질문은 ‘어떻게’로 방향을 틀어야 한다. 비단 계급적으로 높고 낮은 사람들만이 아니라, 성별이 다른 사람들만이 아니라, 성소수자들은, 장애인들은, 노인들은 재앙의 눈에서 어떻게 살아갈까? 인간 아닌 존재들은?

 

 기후 위기 이후,

디스토피아가 아닌 세상을 상상하는 열두 편의 소설

 

이 책을 엮은 ‘그리스트’는 기후 솔루션을 강조하고 환경 부조리를 폭로하는 데 전념하는 비영리 독립 미디어 조직이다. 이들은 ‘기후’, ‘정의’, ‘대안’을 모토로 기존 언론 매체의 전통적인 ‘보도’가 아닌 다른 전달 방식을 고민하면서 여러 가지 실험을 하고 있다. 그중에서도 스토리텔링의 힘을 사용하여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길을 비추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며, 기후 변화에 대해 행동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임을 보여준다. 2021년에 시작된 ‘기후소설 세계 공모전’ 〈2200년을 상상하라: 미래의 조상을 위한 기후 소설〉도 그런 실험 중 하나였다.

《우리에게 남은 빛》은 공모전 1회 수상작들을 엮은 책으로, 공모전 제목대로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미래를 상상하는 열두 편의 소설로 이루어져 있다. 소설들의 면면은 굉장히 다양하다. 온갖 장르와 국가, 인종의 작가들은 그들 자신이 그러하듯이 여러 궤도로 교차하는 정체성(흑인, 선주민, 라틴계, 아시아계, 장애인, 난민, 페미니스트, 퀴어 등)의 목소리를 담고 있다. 이를테면 〈캔버스, 밀랍, 달〉은 임신 중단을 하는 마녀들의 이야기이고, 〈군락에서 떨어져〉는 카리브해 섬을 덮친 폭풍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트랜스 소녀들이 산호 사이에서 수용과 안전을 찾는 근사한 이야기다. 한편 첫 번째 작품으로 실린 〈마지막 그린란드 상어의 비밀〉은 지구에 마지막으로 남은 네 생물―상어, 바라싱가, 독수리, 인간의 시점이 번갈아 등장하는 아름답고도 쓸쓸한(최후의 존재는 고독할 수밖에 없으므로) 이야기다. 〈구름 직공의 노래〉는 가문 곳에서 물을 구하기 위해 거미줄을 짜 이슬을 모으는 이들의 이야기로, 마치 오랜 신화처럼 환상적인 이야기다.

 

다른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것은

 곧 현실을 버텨낼 수 있는 힘이 된다

 

그리고 이 제각기 다른 소설들을 하나로 묶는 가장 큰 특징은 뜻밖에도 ‘끈질긴 희망’이다. 아프로퓨처리즘, 호프펑크, 솔라펑크 등의 흐름에서 영향을 받은 듯한 “이 소설들은 섣부른 절망을 말하지 않는다. 에너지, 기술, 자원 순환, 농업, 사회 정책 등의 측면에서 설득력 있는 대안을 제시하기도 하고, 어려움 속에서도 공동체 유지와 지속 가능한 삶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의 끈기와 용기를 보여주기도 하고, 유토피아라고 생각되는 세계에서 빠지기 쉬운 함정과 디스토피아라고 생각되는 세계에서도 엿보이는 희망을 보여주기도 하고, 인간 너머 다른 생명체들과의 공존을 상상하기도 한다.”(옮긴이의 말)

부족한 자원을 차지하기 위해 싸움을, 전쟁을 벌이는 미래가 아닌 공존하는 미래. 이 소설들이 상상하는 미래는 바로 그런 미래다.

목차

서문

 

마지막 그린란드 상어의 비밀

구름 직공의 노래

우리에게 남은 빛

소식들

현명한 벌레

인류세에서의 교령회

뒤뜰의 나무

수확해야 할 때

군락에서 떨어져

뒤집힌 사건

엘, 플라스토트로프, 그리고 나

캔버스, 밀랍, 달

 

옮긴이의 말

본문인용

나는 그의 안에 있었다. 끔찍한, 굶주린 장소였지만, 그 안에 있는 내 친구들―독수리와 바라싱가가 느껴졌다. 그리고 나, 그들의 인간. 우리 친구는 더 이상 최후의 그린란드 상어가 아니었다. 그 이전에 죽은 모아와 마찬가지로, 그는 마지막 순간에 자기 종의 개체를 낳았다. 정확히는 세 개체였다. 독수리의 영혼, 바라싱가의 영혼, 나의 영혼, 이렇게 세 영혼을 가진 상어들. 상어가 우리를 연결 지었던 힘에, 그 영혼에 무슨 속임수라도 쓴 걸까, 아니면 처음부터 이럴 줄 알고 있었던 걸까?

- 43쪽, 〈마지막 그린란드 상어의 비밀〉

 

남은 하늘을 날고 있다. 동시에 배 안에 누워 있다. 동시에 전 세계에 흩어진 300여 개의 전기 맥동과 연결되어 있다. 어쩌면 이것이야말로 신화적으로 느껴지는 일일지 모른다. 옛 플라스틱의 시대처럼, 가스를 펑펑 쓰던 비행기와 바다를 횡단하던 화물선의 시대처럼. 그러나 오히려 이것은 진실되게만 느껴진다.

- 122쪽, 〈소식들〉

 

소녀들은 아가미, 모공, 폴립이 자라나며 부드러워졌다. 다른 방식으로 자랐더라도 그랬을 것처럼. 그 작은 약은 그들이 살아남은 열쇠 중 하나였다. 물속에서 숨을 쉴 수 있었다. 물 밖에서처럼, 물속에서도. 그들은 필요로 하는 방식들을 바꾸었다. 바다, 플라스틱으로 넘쳐나는 바다 역시 그가 바꾸었다. 유독한 미세 플라스틱 조각들. 호르몬 플랑크톤. 과도기에 있는 물. 그것이 가진 모든 것이 변했다. 그래서 그는 공기가 희박해지기 시작하자마자 자신이 들이쉴 수 있는 최대한의 숨을 들이쉬었다. 산소 부족, 에스트로겐 준비. 다른 종류의 소녀를 위한, 다른 종류의 삶을 위한, 다른 종류의 숨. 바다와 그는, 그 둘은 서로의 안에 들어 있었다.

- 256쪽, 〈군락에서 떨어져〉

 

다른 미래를 상상할 수 있는 것은 곧 현실을 버텨낼 수 있는 힘이 된다. (…) 이 소설들에는 소수 민족, 유색 인종, 토착민, 노인, 트랜스젠더, 장애인, 난민, 동성애자 등의 소수자들이 등장해 자연스럽고도 생동감 넘치는 활약상을 보여주며, 식민화와 제국주의의 물결 속에 잊혀가는 전통과 문화를 복구한다. 문학이 소수자들과 자연을 타자화하지 않고자 노력하면 문학의 형식과 내용 측면에서도 참신하고 도전적인 지평을 열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품집이었다.

- 366쪽, 〈옮긴이의 말〉

서평

세계를 구성하는 우리의 관념에 의문을 던지는 동시에 책에 대한 우리의 관념에도 도전하는 멋진 책이다. 우리, 지구인으로서 우리는 이 책을 통과함으로써 지구에 더 나은 존재가 될 수 있다. 이건 과장이 아니다.

- 키에스 레이먼(소설가)

 

인간이 만들 수 있는 급진적으로 다른 미래에 대한 희망을 품고서 기후 변화에 접근하는 책이다.

-《뉴욕타임스》 리뷰

 

스토리텔링은 기억과 상상만이 아니라 희망과 믿음이 실린 행위다. 이 생생하고 도발적인 이야기들은 인류가 건강과 번영을 이루기 위해 스스로 모여 자원과 지혜를 공유하는 세상을, 미래 세계의 집단적 비전을, 꿈을 펼쳐낸다. 이렇게 용감한 작업에 참여하는 것은 단순히 몇 페이지로 남는 작은 업적이 아니다. 《우리에게 남은 빛》은 우리에게 어렴풋한 가능성과 어려운 선택, 그리고 아직 알려지지 않았지만 절실히 필요한 세상의 빛을 보여준다.

- 시리 르네 토머스(소설가)

저자소개

엮음/냄 : 그리스트
기후 솔루션을 강조하고 환경 부조리를 폭로하는 데 전념하는 비영리 독립 미디어 조직이다. 그리스트는 스토리텔링의 힘을 사용하여 더 나은 세상을 향한 길을 비추고, 수많은 사람들에게 영감을 주며, 기후 변화에 대해 행동해야 할 때가 바로 지금임을 보여준다. 1999년 블로그를 기반으로 시작해 꾸준히 성장하고 있다. 2021년 전 세계 언론사를 대상으로 하는 ‘온라인 저널리즘 어워즈’에서 탐사 데이터 저널리즘(소형/중형 언론), 토픽 리포팅(기후 위기) 부문을 비롯해 대상(소형 언론)을 받았다.
한편 그리스트는 언론 매체의 전통적인 ‘보도’가 아닌 다른 전달 방식을 고민하면서 기후 위기 해결책을 찾기 위한 실험실 ‘픽스Fix’를 운영하고 있다. 2021년에 시작된 단편소설 공모전 ‘2200년을 상상하라: 미래의 조상을 위한 기후 소설’도 하나의 실험이었다. 이 책 《우리에게 남은 빛》은 ‘2200년을 상상하라: 미래의 조상을 위한 기후 소설’ 공모전 1회 수상작들을 묶은 것이다.
번역 : 김지현
소설가이자 번역가, 에세이스트. ‘아밀’이라는 필명으로 소설을 발표하고, ‘김지현’이라는 본명으로 영미문학 번역가로 활동하고 있다. 단편소설 〈반드시 만화가만을 원해라〉로 대산청소년문학상 동상을 수상했으며, 단편소설 〈로드킬〉로 2018 SF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우수상을, 중편소설 〈라비〉로 2020 SF어워드 중·단편소설 부문 대상을 수상했다. 소설집 《로드킬》, 장편소설 《너라는 이름의 숲》, 산문집 《사랑, 편지》와 《생강빵과 진저브레드》 등을 썼으며, 《조반니의 방》, 《프랭키스슈타인》, 《인센디어리스》, 《그날 저녁의 불편함》, 《끝내주는 괴물들》 등을 우리말로 옮겼다.
고전에 사진과 그림이 없다고?
그랬습니다. 2000년 무렵, 고전들은 한결같이 원문이 들어가고, 주가 들어가는, 말 그대로 고전이었습니다. 그때 “어떻게 하면 독자들이 읽기 쉬우면서도 제대로 이해하는 고전을 만들까?” 고민하고 또 고민한 끝에 그림과 사진, 지도가 들어가는 최초의 고전 번역서를 출간했습니다. 그 결과물이 〈오래된 책방〉 시리즈입니다. 서해문집은 독자 여러분을 위해 헌신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문명의 보존과 미래를 위해 출판사의 역량을 투입하는 출판사. 서해문집은 그런 출판사가 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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