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청소년의 내면에서는 가족으로부터 유전된 요소와 개인이 자유롭게 선택할 수 있는 요소가 팽팽한 긴장을 이룬다. 주변 어른들은 그 상태를 못 본 척 눈감으며 어서 이 시기가 지나가기만 바라서는 안 된다. 그것은 수많은 가능성과 경이로 가득 찬 길이기 때문이다. 청소년의 부모, 교사 혹은 친구가 된다는 것은 우리에게 허락된 가장 가치 있는 관계 중 하나다. (...) 파르치팔 전설은 청소년기를 중심으로 아동기에서 성인기에 이르는 과정을 이해하는 데 특히 도움이 된다. 동화나 전설을 읽고 공부할 때 모든 등장인물이 우리 내면의 일부를 대변하는 존재라고 생각하면 동화에서 인생을 만날 수 있다. 파르치팔 전설도 마찬가지다. 이는 단순히 어린 소년이 여러 사람을 만나면서 어른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가 아니라, 남성적 측면과 여성적 측면을 모두 갖춘 인간 영혼의 이야기다. 파르치팔 이야기책을 펼치는 것은 인간 발달의 여정으로 들어가는 문을 여는 것과 같다. 이야기의 길을 따라가면서 우리는 인생 교훈을 배우는 동시에, 온전함을 향한 여정에서 어떻게 해야 우리가 고차 자아 혹은 진정한 ‘나’를 담는 그릇, 즉 성배가 될 수 있는지를 깨달을 수 있다.
5_질풍노도의 청소년기
청소년기는 필수적 능력을 빠르게 습득하면서 나아가야 하는 위험한 여정이다. 초기에서 중기, 후기 사이의 전환기는 청소년기 발달의 징검다리에 해당한다. 유연하게 대응하는 법 배우기, 큰 그림 보는 법 배우기, 가치에 우선순위가 있음을 깨닫기, 그리고 요동치는 시기에 자신들을 이끌어 주고, 본보기가 되어 줄 좋은 어른 만나기, 이 모든 요소가 위험한 여정을 지나는 청소년들에게 큰 도움이 된다.
하지만 이 시기에 일어나는 훨씬 중요한 사건이 있다. 내가 사춘기를 신성한 여정라고 부르는 이유는 정신성에 대한 각성, 거대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자각 때문이다. 이는 청소년들이 인생의 의미를 찾고, 이상에 눈뜨며, 지고한 가치에 귀를 기울이고, 이후 수십 년간 자기 운명을 인도할 결정을 내리는 것으로 드러난다
16_ 모든 인간에게는 남성성과 여성성이 있다
가족을 떠나고(초기 사춘기) 친구들을 거쳐서(중기 사춘기), 고차 자아(후기 사춘기)를 만나는 여정에 나서라는 부름을 들은 청소년이 그 길에서 누구를, 무엇을 만나느냐에 따라 모든 것이 달라진다. 무엇이 물의 시련, 불의 시련, 흙의 시련, 공기의 시련으로 다가올까? 언제가 되었건 여정을 마친 청년이 가족에게 돌아올 때, 그는 다른 사람이 되어 있을 것이다. 어떻게 달라질지는 그동안 겪은 경험의 성격과 습득한 교훈, 인생에 관해 깨달은 바에 달려 있다. 온전함을 향한 이 여정에서 청소년의 영혼과 정신적 ‘나’ 혹은 고자 자아는 세상적 자아를 만난다. 그 만남은 때로 생명을 위협할 정도로 큰 정신적 외상을 남길 수도 있고, 순탄한 과정일 수도 있다. 이후 수십 년의 삶은 이 과정을 어떻게 지냈느냐에 따라 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