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들이 음식점 키오스크 사용을 어려워하는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중 하나는 집집마다 다른 위계를 이해해야 한다는 점이다. 물론 식당들은 어느 정도 보편적인 위계를 사용하고 있지만 식당마다 메뉴가 다르고 프로모션도 다르기에 위계는 조금씩 다를 수밖에 없다. 그래서 하나의 정보 시스템에 익숙해진다는 것은 그 시스템의 정보 위계를 익힌다는 것과 같은 말이 된다. 위계는 잘 만들기도 어렵고 사용자에게 빨리 전달하기도 어렵다. 더구나 정보가 끊임없이 늘어 가는 상황에선 위계가 제 역할을 하기 어렵다.
-01_“대화형 이전의 인터페이스” 중에서
심리 상담 봇 또한 성공 케이스다. 인지 행동 치료 기술(CBT)를 활용한 상담 봇은 사용자의 부정적인 생각 패턴을 인식하고 수정하는 데 도움을 준다. 이는 우울증, 불안, 스트레스 등의 상태를 관리하는 데 효과적인 방법이다. 일기나 명상 등 자기 관리 도구형 챗봇도 발달하고 있다. 답답할 때 내 이야기를 들어 주는 것만으로도, 또는 복잡한 심경을 말로 풀기만 해도 심리적 효과가 있다고 한다.
-04_“대화형 컴퓨팅: 챗봇” 중에서
만약 사용자가 ‘생수 떨어졌어’라고 표현했을 때 에이전트는 바닥에 떨어진 생수를 줍는(pick up) 게 아니라 생수를 ‘주문(buy)’하는 걸로 이해해야 한다. 위의 두 표현이 같은 의도인지 아는 방법은 두 가지이다. 하나는 언어학적 방법, 즉 문법적 해석에 의한 것이고, 또 하나는 데이터의 훈련을 통해서다. 지금은 발화 데이터를 벡터라이즈해 유사한 그룹을 통해 인텐트를 파악하는 방법이 널리 쓰인다. 2010년대에 버추얼 어시스턴트가 일취월장한 배경에는 머신러닝 기술의 발전으로 자연어 이해가 발전했기 때문이다.
-06_“대화 기술: 자연어 처리” 중에서
추천을 통제하는 유일한 방법은 길들이기(taming)다. 유튜브의 추천 동영상을 내 입맛에 맞추는 방법은 특정 동영상을 선택한 뒤 오래 보고 반응하는 것이다. 혹은 불편한 동영상을 빨리 스킵하거나 비추천 버튼을 누르는 것이다. 암묵적이거나 명시적인 입력은 추천 엔진에 반영된다. 이런 길들이기는 영화, 음악, 식당, 쇼핑 등 다양한 추천 영역에 확산되어 있다. 추천을 통제하는 더 나은 방법들이 연구되고 있지만 길들이기는 추천과 인간이 배경적으로 상호 작용하는 좋은 방법이다.
-09_“기계와 대화 잘하기”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