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이기 때문에 표현의 자유가 보장되어 있다. 서구 민주주의 발전의 기본 골격이자 현대 민주주의의 존립과 발전에 필수 불가결한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는, 정부를 포함해 그 누구의 제한도 받지 않고 자유롭게 생각하고 의견을 말하며, 쓰고 인쇄하고 공표할 수 있는 자유이자 권리를 뜻한다.
이와 같은 표현의 자유를 주창하고 정당화하는 이론을 세운 선구자는 영국의 공리주의 사상가 존 스튜어트 밀(John Stuart Mill)이다. 밀은 『자유론』에서 표현의 자유가 개인의 다양성을 존중하는 행복한 삶의 토대이기에 그 자체로 중요하다고 웅변하지만, 한편으론 세상 사람 최대 다수의 최대 행복을 위해 필요하며 아무리 소수의견이라도 침묵을 강요해선 안 된다고 논변한다. 그 이유로는 첫째, 침묵을 강요당하는 의견이 진리일 가능성을 부정할 수 없기 때문이다. 둘째, 설령 그 의견이 틀렸다 해도 일부 진리를 담고 있을 수 있기 때문이다. 셋째, 다수 통설이 전적으로 옳다 해도 반대 의견으로 검증하지 않으면 제대로 이해하지도 못한 채 편견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넷째, 다수 통설이 독단적 구호로 전락해 이성과 경험에 의한 진심 어린 확신을 가질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와 같은 자유가 주어졌음에도 표현을 어려워하며 잘 못하는 사람들이 있다. 그들의 어려움도 다양한 원인 때문에 발생한 것일 텐데, 그 결과 특히 다른 사람들과의 상호작용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라면 이는 큰 문제라고 할 수 있다. 따라서 개선이 필요하다고 느꼈을 테고, 어쩌면 표현을 잘하기 위한 많은 노력도 기울였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사람들에게 일률적으로 수용되는 표현 방법이 없기 때문에 상태를 개선하기가 쉽지 않았을 것이다.
이 책은 ‘애도’, ‘우울’, ‘관계’, ‘자살’, ‘중독’, ‘불안’, ‘결정’, ‘적응’으로 이어진 ‘주제별 독서치료 시리즈’ 아홉 번째 권으로 ‘표현’을 주제로 하고 있다. 여전히 많은 주제가 있음에도 아홉 번째 책의 주제를 ‘표현’으로 정한 이유는, 그것의 필요성 및 중요성을 다시 상기시키기 위함이다. 나아가 표현 훈련이 필요한 분들에게 독서치료를 통해 실질적인 도움을 드리기 위해서이다.
독서치료는 문학작품을 치료약으로 활용한다. 문학작품 중에서는 인쇄자료, 즉 도서를 주로 활용한다. 그중에서도 그림책은 그림과 글로, 동화나 소설 등은 주로 글로 표현되어 있기 때문에, 이와 같은 표현 방식을 좋아하고 제대로 이해할 수 있는 사람들이 참여를 해야 도움 받을 확률이 높다. 이미 작가들에 의해 다양하게 표현되어 독서치료 장면에서 내담자 및 참여자들과의 상호작용을 돕는 문학작품들이, 그들의 삶을 재현하고 긍정적으로 표현할 수 있는 밑거름이 되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