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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달장애인의 눈에 비친 세계


  • ISBN-13
    979-11-7217-511-5 (03370)
  • 출판사 / 임프린트
    한국학술정보 / 이담북스
  • 정가
    20,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10-31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이데 마사카즈
  • 번역
    -
  • 메인주제어
    특수교육 교수법
  • 추가주제어
    장애: 사회적 측면 , 교육
  • 키워드
    #특수교육 교수법 #장애: 사회적 측면 #교육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8 * 210 mm, 184 Page

책소개

우리 삶 깊숙이 자리 잡은 ‘자폐 스펙트럼 장애’
하지만 우리는 장애를 잘 모른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어떻게 하면 더불어 살아갈 수 있을까?
그 첫 단추는 아마도 ‘이유’를 아는 것!

보건복지부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등록 장애인 수는 2020년 기준 262만여 명으로 우리나라 인구 전체의 약 5%에 달한다(이 책이 나온 2024년 현재는 그 수는 더 증가했을 것이다). 여러 가지 근거로 장애 판정을 받은 사람이 스무 명 가운데 한 명이라는 말이다. 이는 우리 학급, 직장, 동네 어디에도 장애인은 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수치이다. 이 책을 읽을 독자는 장애인 당사자일 수도 있고, 자신이 장애인지 아닌지 정확히 모르겠는 사람일 수도 있고, 장애인의 가족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으면 아마도 장애인과 일상을 함께 영위하는 주변 사람일 것이다. 이처럼 ‘장애’는 우리 삶 깊숙이 스며 있다. 하지만 우리는 장애를 잘 모르고 산다. 장애를 어떻게 정의해야 하는지, 장애의 특성은 무엇인지, 장애를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는지, 장애와 함께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여전히 어렵기만 하다.

이 책 『발달장애인의 눈에 비친 세계』는 ‘뇌 과학’의 눈으로 발달장애인, 특히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의 삶을 들여다본 책이다. 우리가 일상생활 가운데 직접적으로나 간접적으로나 맞닥뜨릴 만한 ‘자폐 스펙트럼 장애’와 관련한 다양한 사례를 소개하며,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은 왜 그렇게 생각하고 행동할 수밖에 없었는지’, 또 ‘비장애인은 왜 그렇게 대처할 수밖에 없었는지’에 대해 과학적 분석을 근거로 들며 이야기한다. 저자는 ‘이유’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고 책 전반에 걸쳐 누차 말한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각각 자신과 상대방이 보이는 행동의 ‘이유’를 알아가는 것. 이것이 서로를 이해해 가는 첫 단추이기 때문일 테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장애’를 바로 알고, 서로를 공감하고 존중하며 더불어 살아가는 사회를 만들어 가는 데 이 책이 좋은 길잡이가 되리라 기대해 본다. 

목차

들어가며 

 

제1장 발달장애인, 그리고 그 주변 사람들이 곤란해하는 것들

당사자와 주변 사람들이 겪는 어려움

 본인 성격이나 인간성에는 문제가 없다

 그러므로 ‘이유’를 모두가 이해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

 발달장애인 대부분이 겪는 감각 문제

 당사자, 보호자, 학교 및 직장 관계자 각자가 안고 있는 고민

지금까지 내가 연구한 내용

 한 영역에 국한하지 않고 연구를 진행하다

 누구를, 무엇을 위한 연구 결과인가

 

제2장 발달장애란 무엇일까? 

사례1 분위기 파악을 잘 못해 주변 사람들에게 미움을 받는 나 

발달장애의 개요

 아는 줄 알았는데 사실은 모르는 ‘발달장애’ 

 자폐성장애, 학습장애, 주의력 결핍-과잉행동장애 등을 포괄하고 있다

 각 장애의 진단명과 특성

 명확하지 않은 ‘경계선’

 2013년을 기준으로 ‘전반적 발달장애’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로 바뀌었다

 진단 기준에 새로 추가된 ‘감각 과민’, ‘감각 저하’

 ‘감각 과민’이란?

 

제3장 최근 연구로 밝혀진 발달장애인의 눈에 비친 세상

사례2 다른 사람과 느끼는 방식이 다른 것 같은 기분인데, 왜일까?

감각 과민과 감각 저하

 자폐 스펙트럼 장애 아동 대부분이 안고 있는 ‘감각 문제’

 원인은 유전일까? 환경일까?

 기술 혁신에 힘입어 ‘감각 문제’가 밝혀지다

 자극에 다르게 반응하다 – ‘감각 과민’과 ‘감각 저하’

 감각 과민과 감각 저하 모두를 고민하는 사람이 대다수

 감각이란?

 

사례3 이 아이 눈에는 다르게 보이는 것은 아닐까?

뇌 작용이 핵심이다

 ‘착시’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이 가진 감각을 명확하게 한다

 네커 큐브를 보는 법이 달라지지 않는 이유

 주변 정보에 현혹되지 않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은 원근감을 확인할 수 있는 단서를 잘 이용하지 못한다?

 ‘숲을 보지 않고 나무를 보는’ 경향

 ‘뇌’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세계를 여는 열쇠

 뇌의 어느 영역에서 GABA양이 적을수록

 진동 실험으로 밝혀진 다양한 사실

 

사례4 이렇게나 다른데, 다른 사람은 왜 모를까?

시간 정보 처리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은 시간 정보를 어떻게 처리할까?

 시간 해상도와 감각 과민은 무슨 관계?

 밀리초 단위 시간 해상도와 관련한 청년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의 수수께끼

 ‘억제기’ 없이 활동하는 뇌

 

제4장 발달장애인이 겪는 어려움을 공유하자

사례5 어떻게 해야 이 기분을 알릴 수 있을까?

감각 문제 때문에 느끼는 고통

 ‘감각 문제’를 안고 있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이 보는 세상

 ‘늘 가던 길로 가고 싶다’라는 말에 숨겨진 불안과 공포

 심각한 상처도 느끼지 못하는 감각 저하

 다른 사람과 물리적 거리가 가까워지기 쉽다

 ‘손과 발’, ‘눈과 손’처럼 제각각 움직이는 운동이 서툴다

 갑작스러운 소리에 깜짝 놀라다

 추위나 더위 때문에 느끼는 찌르는 듯한 통증

 

사례6 너무 신경이 쓰여 일이 손에 잡히지를 않는다

불안장애의 고민

 동시에 여러 불안장애로 고민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일상생활에 많은 영향을 미치는 강박장애

 싸우거나, 도망치거나, 그 자리에 멈추거나

 공포 가득한 불안한 표정 때문에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은 불안이 심해진다 

 

사례7 다른 사람들은 무슨 이야기를 할까?

어렵기만 한 의사소통

 대화에 끼기 어렵다

 위장으로 숨기려 한다

 

사례8 다른 사람들은 어떻게 멀티태스킹이 가능할까?

행동에 관한 고민

 그만둘 때를 잡기 어렵고, 행동반경이 좁아지기 쉽다

 ‘행동하는 이유’를 관찰하고 생각해 행동 배경을 추측한다

 

제5장 발달장애인과 함께 더 나은 삶을 살려면

장애? 혹은 개성?

 당사자가 스스로 대처해야 할 일?

 ‘옆 사람과 시선이 다르다’는 감각

 거시적이 아닌 미시적인 관점으로 수용한다

발달장애가 가지는 힘

 지나치게 민감한 감각 때문에 표현할 수 있는 세상의 아름다움

 너무 치켜세우면 새로운 분열을 낳는다

 공감각을 가진 사람

 소리를 ‘보는’ 감각이 만들어 내는 그림

 절대 음감을 소유한 사람

 ‘틀린 그림 찾기’를 잘하는 능력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도’가 아니라,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서’ 과학에 공헌할 수 있다

 발달장애인 주변에 있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

 ‘미래로 이어지는 발달’을 지원하자

 

제6장 발달장애인이 활약할 수 있는 세상으로 

앞으로 이어질 연구와 과제

 감각 저하에 관한 연구가 진전하다

 ‘감각 과민과 감각 저하의 동거’에 관한 해상도가 더욱 선명해지다

 여러 사람과 나누는 대화가 불편한 이유와 대처 방법이 밝혀지다

당사자, 주변 사람들, 사회가 할 수 있는 일

 당사자에게 전하고 싶은 세 가지 당부

 보호자에게 전하고 싶은 두 가지 당부

 기초 연구와 임상과 지원을 연계하다

 

나가며

주요 인용 및 참고 문헌

본문인용

‘우리 아이는 다른 아이들과 다른 것 같다.’ ‘나는 다른 사람과 다른 것 같다.’ 다른 사람과 다르다면, 어쩌면 발달장애일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발달장애란 무엇일까? 발달장애인이라 불리는 사람들은 어떤 특성이 있을까? 또한 발달장애인과 그렇지 않은 사람 사이에 경계선이 있을까? ‘혹시’하는 생각이 들 때 떠오르는 발달장애에 관한 다양한 의문을 지금부터 설명한다.

- 33쪽

 

‘스펙트럼’이라는 말에는 그 특성이 나타나는 강도에 개인차가 크다는 의미도 포함돼 있기 때문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과 관련이 있는 특징은, 진단받지 않은 사람(비장애인)도 가지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경향이 약한 비장애인부터 그 경향이 강한 비장애인 가운데, 경향이 강한 쪽은 다양한 이유를 근거로 들어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기도 한다. 즉 특성은 정도가 확실하게 나뉘어 있는 것이 아니라 짙고 연한 그러데이션처럼 퍼져 있다.

- 43쪽

 

감각 과민으로 고민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은 자신을 힘들게 하는 자극을 피하고자 한다. 전문 용어로 ‘감각 회피’라고 한다. 햇빛에 눈이 부셔 어두운 곳에 있거나, 맛이나 냄새가 역한 요리를 먹으면 헛구역질하는 행동 모두 여기에 해당한다.

다음은 감각 저하이다. 언뜻 보기에 감각 과민과 정반대인 상황, 즉 자극에 둔감한 상황을 가리킨다. 상처가 나도 통증을 잘 못 느끼기 때문에 상처를 그대로 방치하거나, 온도 변화에 둔감해 겨울에도 반소매 반바지 차림으로 지내기도 한다.

  1. 57쪽

 

‘나무를 보고 있으므로 숲은 보지 않는다’는 새로운 인식 방법으로 발전했다. 즉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은 숲을 볼 수 없는 것이 아니라 나무를 보는 능력이 뛰어나므로 나무를 보고 있을 뿐, 마음만 먹으면 숲도 얼마든지 볼 수 있다고 인식하는 방법이다. 

- 78쪽

 

‘30cm 자’를 예로 들어 보자. 비장애인이 가진 자는 ‘눈금이 1mm 단위로 촘촘하고’, 운동이 서툰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이 가진 자는 ‘눈금이 1cm 단위로 듬성듬성하다’라고 볼 수 있다. 서로 눈금이 다른 자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비장애인이 2mm 정도 몸을 움직이라고 하면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이 이해할 수 있을까? 아무리 mm 단위로 이야기한들 cm 단위인 자를 가진 사람은 그 차이를 이해하지 못해 몸을 조정하기 어렵다 

- 108쪽

 

특히 이른바 스몰토크가 어려웠다고 한다. 업무처럼 구체적인 내용을 이야기할 때는 전혀 긴장하지 않았지만, 목적이 없는 가벼운 대화를 할 때는 매우 불안했다. 가령 나이가 비슷한 사람과 식사할 때는 대화에 끼고 싶은 듯한 느낌을 줘야 하고, 이야기할 때는 눈을 마주쳐야 하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 불안을 안고 있었다. 스몰토크를 할 때 자신은 비장애인이 무엇을 기대하는지 속으로 짐작했다고 한다. 그리고 비장애인이 기대하는 바를 자신이 반응할 수 있을지 신경이 쓰였는데, 흡사 외나무다리에서 떨어지지 않으려고 균형을 잡는 심정이었다고 이야기했다.

- 118쪽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이 어떤 상황에 불안이 커지는지를 알아보자. 우선 불안하거나 공포에 찬 표정을 보았을 때다. 공포에 찬 표정이 찍힌 사진을 본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은 다양한 변화(줄무늬 대비에 관한 감도가 올라가거나 조금만 각도가 어긋나도 바로 알아차린다)를 보였다. 이때 fMRI로 뇌 활동을 측정하면, 공포나 불안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에 깊이 관여하는 뇌 편도체의 신경 활동이 활발해진다고 한다. 내가 속한 연구진은 연구를 통해 시각 자극에 관한 시간 해상도도 올라간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즉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은 불안하거나 공포에 찬 표정을 보면 자극에 더욱 민감해지는 것이다.

- 121쪽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이 시도하는 위장은 대화뿐 아니라 일상 속 다양한 행동에서 나타난다. 예를 들어 어린이집이나 유치원에 다니는 아이 가운데에는 사실 ‘영웅놀이’를 싫어하는데 손가락질을 받기 싫으니 참으며 놀이를 한다거나, 찰흙 냄새가 역겹지만 다들 재미있어하니 차마 혼자만 찰흙을 만지기 싫다고는 말하지 못하는 아이가 있을지도 모른다. 또, 아침에 친구들이 선생님께 인사하는 소리가 너무 커서 짜증이 나지만 인사하지 말라고 할 수는 없어 참거나, 다른 아이가 가지고 놀던 장난감은 만지기 싫다고 말하면 응석 부리지 말라며 혼날 것 같으니 꾹 참는 아이도 있겠다.

  1. 132쪽

 

“I believe that they contribute to science because of their autism not in spite of it.” (그들이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도’가 아니라 자폐 스펙트럼 장애‘라서’ 과학에 공헌할 수 있다고 믿는다.)

- 160쪽

서평

장애인 당사자도, 장애인 가족들도, 학교와 직장 동료들도

일상생활에서 마주하면서도 다 알 수 없어 답답했던 ‘장애’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은 어떤 눈과 마음으로 세상을 바라보는지’

우리 함께 뇌 과학의 눈으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를 들여다본다. 

 

저마다 다르게 세계를 보는 우리, 더불어 살 수 있을까?

 

우리는 세계를 바라볼 때, 각자 나름의 방식을 가진다. 그 방식은 대개 자신에게 익숙한 것이어서, 주로 자신이 경험하고 아는 범위 안에서 세계를 바라본다. 그러나 내가 잘 모르는, 경험해 보지 않은, 익숙하지 않은 세계를 만나면 이내 불편하고 당황스러워진다. 마주한 사람이 나와 결이 다를 때, 그가 뜻밖의 행동을 하면 나는 몹시 당황스러워하며 머릿속으로 ‘저 사람 왜 그러지?’하고 그 ‘이유’를 되묻게 된다. 내가 세계를 바라보는 방식으로는 당최 상대방을 이해할 수가 없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불편한 마음으로 상대방을 벗어나고는 한다.

 

세상에 나와 똑같은 사람은 없다. 저마다 다르게 태어나고, 각자 살아온 삶의 궤적이 다르다. 나와 다른 사람을 마주하기가 불편하다고 해서 그렇다고 세상을 혼자 살 수는 없다. 나와 다른 사람과도 때로는 더불어 살아가야 하는 것이 세상이다. 더불어 살아가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우선 ‘내가 상대방을 어떻게 바라보고 있는지’ 나를 곰곰이 돌이켜 보자. 또 ‘상대방이 왜 저렇게 말하고 행동하는지’ 상대방을 천천히 관찰해보자. 

나와 타인을 알아가는 것이 결코 쉬운 일은 아니지만, 그 생각과 행동의 ‘이유’를 알고자 한번 애를 써 보면, 상대방을 이해하고 공감하고 더 나아가 서로가 소통하는 데 한결 도움이 된다. 저자는 각자 나름의 방식대로 살아가는 발달장애인, 특히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의 삶을 조명한다. 이 책도 큰 틀에서 보면 ‘나’와 ‘타인’이 어떻게 하면 장애와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을지에 관한 이야기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 우리 모두의 이야기

 

나는 발달장애인인가? 발달장애인이 아닌가? 발달장애인인지 아닌지 구분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저자는 장애와 장애 사이에도, 장애와 비장애 사이에도 ‘경계선’이 명확하지 않다고 말한다. ‘스펙트럼’이라는 말에 담긴 뜻을 새기며, 장애라는 개념에 쉽게 그어 왔던 ‘경계선’을 조심스레 거둔다. 이 책은 발달장애인, 특히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을 예로 들며, 우리가 쉽게 단정 지어 왔던 장애라는 개념을 어떻게 다시 정의해야 할지를 고민하게 한다.

사람은 누구나 자폐 스펙트럼 장애 경향을 띨 수 있으며, 누구는 그 경향이 약하고 누구는 강한 가운데, 경향이 강한 쪽은 다양한 이유를 근거로 자폐 스펙트럼 장애 진단을 받기도 한다. 장애 특성은 그 정도가 확실하게 나뉘어 있는 게 아니라 무지개처럼 짙고 연한 그러데이션처럼 퍼져 있고, 사람은 누구나 그 그러데이션 위 어딘가에 존재하는 것이다. 이 책이 다루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에 관한 이야기는 어느 특정한 사람들만의 이야기가 아니다. 그러데이션 위에 나란히 선 우리 모두의 이야기이다.

 

감각 문제’를 통해 들여다보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의 삶

 

저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이 일상생활 가운데 쉽게 마주할 만한 다양한 사례를 들며, 특히 ‘감각 문제’에 주목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 대부분은 감각이 민감해서 여러 가지 불편을 겪는다.

햇살에 눈이 부셔 눈을 뜰 수 없거나(시각), 음식에 싫어하는 재료가 조금이라도 들어가면 음식을 먹지 못하거나(미각), 핸드크림 촉감이 기분 나빠 손에 바르지 못하기도 한다(촉각).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들이 특정 감각이 너무 민감하게 느껴져 감각을 회피해 버리는 상황이 얼마나 많은지, 책을 읽다 보면 그들의 고통을 조금이라도 인식할 수 있다.

이 책은 ‘감각 과민’ 뿐만 아니라 어디서도 잘 다루어지지 않는 문제인 ‘감각 저하’에 관해서도 깊이 있게 다루고 있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의 삶 전반에 걸쳐 일어나는 ‘감각 문제’를 알게 되면, 더 이상 그들의 행동을 단지 유난스럽게만 볼 수는 없을 것이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이 겪는 감각 문제의 불편함을 해소해 줄 실질적인 방법을 이 책과 읽으며 함께 고민해 보자.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이 가진 ‘장점’에 주목한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은 종종 남들과 달리 보고 달리 듣고 달리 말하는 듯하다. 가끔 알아듣지 못할 말을 하기도 하고, 도무지 이해하기 어려운 행동을 하기도 한다. 또 그들이 어떤 일에 깊이 빠져들 때면, 그 모습이 고집스럽게 느껴지기도 한다. 저자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이 세상을 경험하는 방식, 그리고 그 방식을 통해 자연스럽게 표출되는 행동을 꼭 부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오히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만이 가진 ‘장점’을 끌어내며 그들이 보이는 모습을 긍정적으로 바라본다. 자폐 스펙트럼 장애인이 세상을 남들과 다르게 바라보는 이유를, ‘나무를 보고 숲은 보지 않는다’는 관점을 넘어 ‘나무를 보고 있으므로 숲은 보지 않는다’라는 관점에 빗대어 이 책에서 자세히 설명하는데, 꽤 신선하게 들린다. 왜 숲을 보지 않느냐고 비난하기보다는, 주변에 현혹되지 않은 채 세상 누구보다 우직하게 나무를 꼼꼼히 들여다보는 그들의 주특기를 주목하는 저자의 태도를 이 책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사람은 누구나 장단점이 있기 마련이다. 서로의 단점에만 치중하며 살아가는 건 얼마나 불행하고 외로운 일인가. 사회 구성원 모두가 각자의 장점을 살려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며 더불어 사는 삶. 우리가 조금씩 만들어 갈 수 있지 않을까.

저자소개

저자 : 이데 마사카즈
릿쿄대학원 현대 심리 연구와 후기 박사과정을 수료해 심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실험 심리학, 인지 신경 과학을 전공한 뒤 자폐 스펙트럼 장애 환자의 지각 연구를 시작했다.
일본학술진흥회 특별 연구원 등을 거쳐 현재 일본 국립 장애인 재활 센터 연구소 뇌 기능계 장애 연구부 연구원으로 일한다. MRI를 활용한 비침습적 뇌 기능 측정 기법을 도입해 감각 과민과 감각 저하가 일어나는 메커니즘을 해명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웃리치outreach 활동, 집필을 통해 자폐 스펙트럼 장애 환자의 감각 문제에 대한 과학적 이해의 촉구에 힘쓰고 있다. 저서로는 『科学から理解する自閉スペクトラム症の感覚世界과학으로 이해하는 자폐 스펙트럼 장애의 감각 세계<金子書房>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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