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헤아릴 수 있는 삶이 넓어질수록 우리는 이전까진 알지 못했던 문제에 다가갈 수 있게 됩니다. 이 사람은 왜 저렇게 화를 내는지, 저 사람은 왜 그렇게 슬퍼하는지 점차 이해할 수 있게 될 테고요. 서로 다른 우리가 함께 살아가며 생기는 여러 갈등을 해결할 씨앗도 바로 이런 공감에서 나온다고 생각해요.
-p.15
내가 누구인지를 말해 주는 건 나의 위치나 능력만이 아닙니다. 내가 사랑하는 것, 내가 슬퍼하는 것, 내가 소중히 여기는 것과 지키고자 하는 것……. 그 모든 것이 나를 나답게, 우리를 우리답게 만들어 준다고 믿어요. 모아나는 대지의 심장을 돌려놓는 여정을 통해 진정 자신다운 게 무엇인지 깨달아 갑니다.
-p.37
우리의 일상도 신념을 지키는 사람들에 의해 안전하게 지켜집니다. 매일 수많은 승객을 실어 나르는 마을버스 운전기사, 낯선 사람들에게 밥을 지어 먹이는 식당 요리사, 112를 누르면 응답하는 경찰과 119를 누르면 달려오는 소방관……. 사명감이라는 단어로 부르기가 멋쩍을 만큼 일상적인 일들이지만,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 몫의 책임을 정직하게 수행할 것이라는 믿음이 깔린 세상에 저는 살고 있습니다.
-p.53
제 몸은 그리고 여러분의 몸은, 다른 누군가에게 보이고 평가받는 무언가가 아니에요. 한때 예능 프로그램에서 몸매를 날씬하게 가꾸는 것이 ‘자기 관리’라는 이름으로 불리곤 했지요. 상대적으로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은 게으르고 둔한 것처럼, 다시 말해 열등하고 무능한 것처럼 여겨졌어요. 이런 인식은 우리에게 ‘마른 체형을 가져야 한다.’는 압력으로 작용합니다.
-p.77
거창한 이야기가 아니어도 좋아요. 아주 일상적이고 너무 사소해서 문자로 기록하거나 입 밖으로 꺼내기 민망한 이야기라도, 그것이 여러분 자신에게 주는 힘이 있으리라고 저는 믿어요. 그러니 여러분의 이야기를 들려주세요. 그게 무엇이든지 말이에요. 그리고 서로의 이야기를 더 많이 들어 주었으면 좋겠어요. 우리는 그렇게 서로를 더 깊게 이해하며 자신의 세계를 넓힐 수 있을 거예요.
-p.112
여러분께 어떤 문제라도 해결하는 만능 비법을 전수해 줄 수 있으면 좋으련만, 저 역시 모르겠다는 말을 달고 사는 한 사람일 뿐이라 그럴 수가 없어요. 다만 저는 잊지 않으려고 해요. 지금 내가 하는 고민들이 나를 만든다는 것을, 나는 그렇게 계속 내 이야기를 써 나가리라는 것을. 우리가 이 책에서 나눈 이야기들이 여러분에게 작게나마 실마리가 되어 줄 수 있었으면 해요.
-p.1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