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 말리게 귀여운 고민러가 나타났다!
평범한 식빵이의 평범한 고민
다른 사람보다 특별한 재능도, 눈에 띄는 개성도 없어 속상한 평범이들이 있습니다. 사실 주목받는 몇몇을 제외한다면 우리 대다수가 그런 셈이죠. 그런 평범이들을 위로해 주고, 평범함의 소중한 가치를 발견하게 해 주는 그림책이 나왔습니다. 종종 작가의 첫 그림책 《평범한 식빵》은 저마다 다른 개성과 특성을 다양한 빵에 비유하고, 모양도 맛도 아무런 특색이 없는 평범한 빵, 식빵을 주인공으로 삼았습니다. 울퉁불퉁 근육을 자랑하는 크루아상, 겉이 매끈하고 속은 꽉 찬 단팥빵 등 글과 그림의 표현이 신인 작가답지 않게 기발하고 짜임새가 있습니다. 평범함에 대한 해석도 명쾌하면서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무엇보다, 누구나 좋아하는 빵에 빗대어 이야기해서 쉽고 재미있다는 것도 장점입니다.
평범해서 특별한 나다움의 발견
세상에서 가장 속상한 식빵이의 표정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식빵이는 크루아상의 울퉁불퉁한 근육과 도넛의 화려한 장식이 부러웠죠. 속이 꽉 찬 크림빵과 단팥빵도 부러워합니다. 거기에는 볼품없고, 밋밋하고, 겉도 속도 별거 없는 자신에 대한 푸념도 함께였죠.
그때 식탁 건너편 화려한 샌드위치가 식빵이의 눈에 띕니다. 식빵이는 물었죠. 어떻게 그런 멋진 빵이 되었냐고요. 그런데 생각지도 못했던 답이 돌아옵니다. 샌드위치도 한때는 평범한 식빵이었다는 평범한 진리를 알려주며 샌드위치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식빵이들은 모두 평범하게 태어나며 누구를 만나는지에 따라 각양각색의 빵이 될 수 있다는 놀라운 이야기였지요. 그러니까 식빵이는 사랑스러운 딸기잼 빵이 될 수도, 배부른 토스트가 될 수도, 맛 좋은 연어 샌드위치가 될 수도 있다는 거였어요. 이야기는 거기서 끝이 아니었습니다. 식빵이의 최대 고민인 ‘평범함’이 바로 식빵이의 가장 특별한 점이라는 거죠. 식빵은 다른 재료와 만났을 때 누구보다 자연스럽게 어우러질 수 있고, 때로는 그 재료를 더욱 돋보이게 만들어 주거든요. 이런 특별한 점 때문에 세상은 식빵을 필요로 하는지도 몰라요. 식빵이의 얼굴이 활짝 펴졌습니다. 누구를 만나서 어떤 빵이 될지, 생각만 해도 들떴거든요. 식빵이의 미래는 무궁무진한 가능성을 가졌습니다.
각양각색 빵들의 세상에서 배우는 인생의 지혜
세상은 주목을 받고 눈길을 끄는 주인공들을 중심으로 돌아가지만, 그들을 둘러싼 대다수는 평범한 엑스트라일 수밖에 없습니다. 그 역할은 때로 바뀌기도 하지만, 언제고 누군가는 엑스트라를 맡아야 합니다. 크루아상과 단팥빵이 인기를 끄는 빵집에도 식빵은 언제나 필요한 것처럼요. 《평범한 식빵》은 누구에게나 친근한 빵을 등장인물로 내세워, 인생의 지혜로운 조언을 들려주는 그림책입니다. 인생의 지혜를 배우는 재미도, 다양한 개성을 지닌 여러 가지 빵을 눈으로 즐기는 재미는 덤입니다.
영상 디자인 분야에서 경력을 쌓아온 지은이 종종은 첫 작품 《평범한 식빵》에서 흥미로운 화면 구성과 표현력을 유감없이 선보였습니다. ‘지은이의 말’에 밝힌 것처럼, 자꾸 다른 사람과 비교하고 신경 쓰는 스스로를 위로하기 위해 만든 이야기라고 합니다. 가능성이 무궁무진한 미래도 멋지지만, 한편으로는 ‘그냥 식빵’으로 남아도 괜찮겠다고 여운을 남겼습니다. 그림책 작가로 첫발을 내디딘 지은이는 앞으로도 상상력이 돋보이는 개성 있는 이야기로 독자들을 만날 예정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