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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진실이라는 거짓을 맹세해


  • ISBN-13
    979-11-7254-024-1 (03850)
  • 출판사 / 임프린트
    (주)도서출판 푸른숲 / 푸른숲
  • 정가
    19,8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9-25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헬레네 플루드
  • 번역
    권도희
  • 메인주제어
    서사 테마: 내면생활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심리스릴러 #범죄, 미스터리소설 #소설: 일반 및 문학 #서사 테마: 내면생활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5 * 210 mm, 528 Page

책소개

출간 전 23개국 판권 계약, 2019년 런던 도서전에서 가장 화제였던 소설 《테라피스트》의 작가 헬레네 플루드가 신작으로 돌아왔다. 4년만에 한국 독자들에게 선보인 《나에게 진실이라는 거짓을 맹세해》에서는 팽팽한 긴장감을 유지하며 독자를 혼돈의 끝까지 몰고 가는 헬레네 플루드 특유의 글맛이 한층 더 섬세하게 다가온다. 그는 이 책에서 심리학 박사로서의 전문 지식을 십분 활용하며 심리 스릴러 장르의 정수를 선보인다. 

여느 때와 똑같은 일요일 저녁, 아파트 위층 이웃인 요르겐이 살해된 채 발견된다. 그와 불륜 관계였던 리케는 그가 죽었다는 사실에 이제 모든 것을 묻어 버릴 수 있다고 내심 안도하지만, 곧 남편 그리고 경찰에게 요르겐과의 관계를 스스로 밝혀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그런 와중 딸의 이유 모를 반항과 고양이 연쇄 살해 사건은 리케를 더욱 혼란스럽게 한다. 의문에 의문만이 꼬리를 무는 상황,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 리케는 점점 불안을 넘어선 광기에 휩싸인다. 그 광기가 무엇을 겨누는지도 모르는 채.

목차

1부 방해하지 않겠다고 약속할게요

 첫 번째 토요일

 첫 번째 일요일

 월요일

 화요일

 화요일 밤

 

2부 인지 부조화

 수요일

 수요일 밤

 첫 번째 목요일

 금요일

 두 번째 금요일 밤

 

3부 안녕, 어둠 

 두 번째 토요일

 두 번째 일요일

 두 번째 목요일

 

4부 그저 가엾은 사람

 마지막 날

 마지막 저녁 

본문인용

역시 이대로 돌아가는 편이 낫겠지. 심지어 그렇게 하는 것이 잘한 일이고, 유혹을 이겨냈다는 느낌까지 든다. 너무 멀리 왔지만, 그 뒤로 충분히 혼자 남겨져 있었다. 하지만 그런 반면… 나는 망설이고 있다. 어느 쪽으로든 갈 준비가 된 채, 그 자리에 서 있다. 나쁜 짓을 하기로 마음먹으면 너무 짜릿하게 느껴진다. 어떤 일이든 일어날 수 있을 것 같은 무중력과 유연한 감각.

_ 42쪽, 〈첫 번째 토요일〉

 

“ … 나는 태도와 행동의 교차점에 관심을 가지고 있어요. 우리는 종종 한 가지를 도덕적으로 옳다고 간주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과는 정반대로 행동하게 돼요. … 수치심과 죄책감은 다른 감정이고, 기능도 다르니까요. 죄책감은 우리가 망가뜨린 것을 고치게끔 동기를 부여하지만, 수치심은 그것을 숨기라고 동기부여 하니까요.”

_ 59-60쪽, 〈첫 번째 토요일〉

 

그의 눈은 홍채 주위의 흰자위까지 보일 정도로 크다. 자밀라가 나를 쳐다본다. 이해하지 못하겠어요? 우리는 이렇게 서로 가까운 곳에 살고 있다는 단순한 사실만으로 이미 연루돼 있다는 것을. 이것은 우리 주변 사람들을 책임지고 서로를 보살피는 일이라는 것을.

“우리 동네에 뭔가 사악한 것이 살고 있어요. 리케,

_ 124쪽, 〈월요일〉

 

스베인의 말이 사실인지 믿기도 힘들다. 저 독사보다 오스먼드를 훨씬 믿는다. 그렇지만 내게 불안의 기미가 남아 있다는 사실을 이미 느끼고 있다. 스베인의 말이 맞는 것은 아닐까? 심지어 화자의 입맛에 맞게 휘고 뒤틀어버린 이야기조차 일말의 진실은 담고 있기 마련이다.

_ 177-178쪽, 〈화요일〉

 

당신은 이웃을 위해주는 역할을 연기한다. 그것이 당신이 하는 일이다. 사랑이 가득한 부부, 행복한 배우자. 인내심 많은 부모. 그들이 커튼 뒤에서 몰래 훔쳐보는 것을 막기 위해 당신은 무슨 일이든 한다. 왜냐하면 그들은 완전한 타인이라고 할 수는 없어도, 친구는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 모두는 아주 친밀하다. 우리 모두에게 최선은 서로의 겉모습이 완전하고 진실하다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_ 184쪽, 〈화요일〉

 

나는 정말로 죽은 고양이들 때문에 다들 유난을 떤다고 말했었다. 하지만 우편함 옆에 목이 부러진 채 매달려 있는 작은 고양이 사체를 본 순간 뭔가 변했다. 축 늘어진 작은 다리. 귀에 칩을 넣은 작은 흔적으로 보아 그 고양이에게는 주인이 있었다. 먹을 것과 잘 곳을 내어주고, 이름을 지어준 가족이 있다는 뜻이다. 그 고양이를 잃어버린 가족이.

_ 212쪽, 〈수요일〉

TV에 나오는 우리 집은 깜짝 놀랄 정도로 작다. 처음 이 집을 봤을 때 느꼈던, 지나치게 화려하지 않으면서도 아늑하고 가격이 비싸며 유지가 잘된 것 같은 고급스러움이 드러나지 않는다. 화면상으로는 절벽 위 에 서 있는 초라한 작은 집처럼 보인다. 아마 카메라 필터 탓이겠지.

바로 그때 오스먼드의 얼굴이 화면에 나온다. TV에 나온 그의 모습 역시 평소와 달라 보인다. 작아 보이는 것은 아니지만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어쩐지 잘난 척하는 모습이다. 인터뷰를 하는 자세가 내가 모르는 사람인 것 같다.

_ 261쪽, 〈수요일〉

 

우리는 자신의 믿음과 행동 사이에 차이가 생길 때 불편함을 느끼게 돼. 그럴 수밖에 없지. 사람들은 스스로를 도덕적이고 이성적이라고 여길 뿐만 아니라, 일관된 것이 좋다고 생각하니까. 그래서 우리는 이런 부조화를 개선하려고 노력하고 있어. 가급적 상황을 그럴 듯하게 얼버무려 변화할 필요가 없게 말이야. 사실을 조금만 고쳐 쓰면 그 즉시 모순된 조건들 또한 진실이 될 수 있다니 정말 놀라운 일이잖아.

_ 270쪽, 〈수요일〉

 

우리가 관계를 시작하고 얼마 되지 않았을 때 이탈리아 레스토랑에서 그는 말했다. 사랑하는 사람, 나도 그런 사람이 되고 싶어. 하지만 그 말이 거짓이었다는 것을 이제 안다. 그가 어떤 사람인지 모르겠고, 그가 행동하는 방식에서도 사랑의 의도는 보이지 않는다. 나만이 아니라, 어느 누구한테도. 가장 상처가 되는 것은 그 모든 일이 우스울 정도로 간단하는 사실이다.

_ 296-297쪽, 〈목요일〉

 

“사람들은 누구는 벌레 한 마리 못 죽인다고 말을 하죠. 그럼 나는 말합니다. 기회와 강력한 동기만 있으면 우리는 누구나 살인자가 될 수 있다고요. 만일 누군가 자기 아이의 생명을 위협한다면 그들을 죽이지 않을까요? …”

_ 433쪽, 〈두 번째 토요일〉

서평

조용한 동네를 뒤흔든 살인 사건, 범인이 누구인지는 상관없다

내 죄를 들키지 않을 수만 있다면

 

아파트 이웃 중 한 사람이 살해당했다. 경찰은 이웃 중 범인이 있다고 단언한다. 나머지 이웃 모두가 그 사건의 용의자로 의심받는 상황이라면 과연 누구를, 무엇을 믿어야 할까. 불륜 상대인 요르겐이 죽은 후 주인공 리케에게 끝없는 난관이 이어진다. 사건을 수사하는 경찰의 포위망은 점점 좁혀지고, 결백을 입증하기 위해서는 진실을 털어놓아야 한다. 과연언제, 어디까지 진실을 말해야 할까.

자상하고 헌신적인 남편 오스먼드에게 요르겐과 바람피웠다는 사실을 어떻게 말해야 할까? 이웃과 딸에게는? 말하지 않을 수 있는 더 좋은 방법은 없나? 이 사건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어떻게 진술해야 경찰이 가족들을 용의선상에서 배제할까? 그리고 요르겐이 죽어 있던 그날, 리케가 여분의 열쇠를 사용해 몰래 그 집에 들어갔다는 사실을 누군가 알고 있다면? 평소 얕게 잠드는 편이었는데도 사건이 일어났던 밤에는 어떻게 그렇게 깊게 잠들었을까? 이웃 중 대체 누가 요르겐을 죽였을까? 여러 의문과 갈등만이 이어지는 가운데, 리케는 결국 진범의 정체를 알아낸다. 그렇지만 진실은 절대 그 선에서 끝나지 않는다.

자신의 불륜 사실을 공개할 것인지, 남편이 살인 사건 용의자로 지목되도록 둘 것인지. 어느 쪽을 선택하든 완벽하고 단란한 가정을 지켜낼 수는 없다. 이러한 극도의 불안 속에서 리케는 범인을 찾아 위협에서 벗어나기 위해 강박적으로 이웃들을 의심한다. 사실 리케에게 이웃 중 누가 범인인지, 왜 요르겐을 죽였는지는 중요하지 않다. 중요한 것은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이 어떻게 진실이 되느냐, 그것뿐이다. 

“가급적 상황을 그럴 듯하게 얼버무”리고 “사실을 조금만 고쳐 쓰”면 “그 즉시 모순된 조건들 또한 진실이 될 수 있다”는 리케의 말은 진실과 거짓이 교차하며 만들어 내는, 진실조차 거짓이 되어버리는 지점 그리고 아무것도 믿을 수 없는 혼란으로 독자들을 이끈다.

 

진실과 거짓의 경계를 뒤흔드는,

당신이 진실이라 믿는 모든 것을 의심하게 만드는 이야기

 

작가는 한 인터뷰에서 “가장 위협적인 일 중 하나는 사랑하는 사람과 함께 있고, 그가 내게 안전한 인물이라고 느끼는 와중에 내가 알던 그 사람이 사라지는 것”이라며, “어쩌면 그는 당신이 생각했던 사람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당신은 당신이 가장 사랑하는 사람에 대해 얼마나 알고 있는가?”라는 물음을 던진다. 이 소설은 그 물음에 대한 이야기다. 당신이 믿는 진실은 단편적인 정보에 불과하지 않을까? 그리고 어느 시점에서는, 그 진실이 거짓이 되어 당신을 혼란에 빠트리는 순간이 분명히 찾아온다. 그렇다면 그때, 당신은 어떻게 할 것인가?

심리학 박사라는 작가의 이력답게 《나에게 진실이라는 거짓을 맹세해》는 진실에 관한 모순을 날카롭게 찌르는 심리 스릴러 소설이다. 죄책감과 수치심에 대한 설명은 독자가 인물들의 모순된 태도에 몰입하고 스스로를 대입하게 이끈다. 또한 독자들에게 두 감정이 인간의 태도와 행동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간접적으로 경험하도록 하며 등장인물들의 내면과 숨겨진 동기를 들춰보게 만든다. 불안감과 긴장감이 옥죄는 가운데 숨겨진 진실에 한 발 더 가까이 다가갈수록 묘한 쾌감이 밀려온다.

이외에도 작가는 리케의 내면과 행동을 집착적일 정도로 세밀하게 묘사하며, 헬레네 플루드 특유의 고요한 불안감을 이야기 끝까지 유지한다. 이러한 사실적인 인물 묘사로 인해, 독자는 작품 내의 등장하는 모든 것을 의심하게 된다. 심지어는 서술자이자 주인공인 리케까지도. 혼란에 사로잡힌 리케가 인지하고 있는 것들이 과연 사실일까? 편견이라는 프리즘을 통해 바라본 사실도 진실이 될 수 있을까? 이 작품은 이렇게 그 자체로 하나의 거대한 질문이자 답변이 된다. 

 

당신은 진실을 바라보고 있지만

결국, 절대로 진실을 볼 수 없을 것이다

 

‘열 길 물속은 알아도 한 길 사람 속은 모른다’는 속담이 있다. 혼란을 겪으며 점점 무너지는 리케의 모습은 이 책을 읽는 우리에게 끊임없이 질문을 던진다. 당신은 연인에게서 무슨 모습을 보는지, 그것이 정말 그의 진실된 모습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지. 그리고 이에 오스먼드가 우리에게 제시하는 답은 이렇다. 당신은 절대로 모든 진실을 볼 수 없을 것이다. 당신이 볼 수 있는 진실은, 상대가 드러내기로 결정한 진실뿐이니까. 결국 “우리 모두에게 최선은 서로의 겉모습이 완전하고 진실하다고 받아들이는 것”이다. 

이 질문은 단순히 연인 간의 관계에 그치지 않고 더 넓은 의미로 확장된다. 당신은 주위 모든 것을 이미 잘 안다고 생각하지는 않는가? 우리는 종종 내가 아는 것이 진실이며, 나는 모든 진실을 간파하고 있다고 여긴다. 그 사실을 의심조차 하지 않는다. 그러나 모든 것을 알고 있다는 자만은 때로 독이 된다. 진실은 늘 내가 의심하지 않는 것 속에, 내가 인지하지 않기로 결심한 것 속에 숨어 있기 때문이다. 무언가를 안다는 것은 곧, 그 반대편에는 무엇이 있는지 모른다는 뜻이다. 이렇게 작가는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어온 것의 서늘한 이면을 고발한다. 이 책을 덮고 나면, 독자들은 비로소 “진실이라는 거짓”이 뜻하는 공포를 알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헬레네 플루드
1982년생. 심리학자이자 소설가다. 2016년에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전문 분야는 폭력성, 재피해자화, 트라우마와 연관된 수치심과 죄의식이다. 사람의 내면을 치밀하고 정교하게 묘사한 데뷔작 《테라피스트》는 2019년 런던 도서전에서 가장 화제가 된 작품 중 하나로, 스티그 라르손을 발굴해 영미권에 소개한 크리스토퍼 매클호스를 비롯한 각국 관계자들의 찬사를 받고 출간 전 23개국, 총 30개국 판권이 계약되며 스릴러 장르의 세대교체를 알렸다. 요 네스뵈 담당 편집자가 ‘수많은 원고 더미에서 만난 선물 같은 원고’라고 극찬하는 등, 헬레네 플루드는 이 책으로 ‘신선함과 재미를 가져다준 강렬한 목소리’라는 평가를 받으며 다음 작품에 대한 기대를 높였다. 《나에게 진실이라는 거짓을 맹세해》는 그 후 2년 만에 출간된, 그의 두 번째 소설이다.
번역 : 권도희
번역가. 옮긴 책으로는 애거서 크리스티의 《비뚤어진 집》, 아서 코난 도일의 《공포의 계곡》, 존 카첸바크의 《하트의 전쟁》, 조지핀 테이의 《시간의 딸》, 타나 프렌치의 《페이스풀 플레이스》, 리비 페이지 《잠들지 않는 카페》, 로렌스 더럴의 《알렉산드리아 사중주》, 크리스티아나 브랜드의 《초대받지 않은 손님들을 위한 뷔페》, 스테이시 에리브럼스의 《정의가 잠든 사이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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