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슬픈 카페의 노래


  • ISBN-13
    979-11-7040-287-9 (04800)
  • 출판사 / 임프린트
    도서출판열림원 / 도서출판열림원
  • 정가
    14,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9-3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카슨 매컬러스
  • 번역
    -
  • 메인주제어
    소설: 일반 및 문학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소설: 일반 및 문학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5 * 189 mm, 156 Page

책소개

“사랑이 신비로운 이유는, 그것이 서로 주고받는 상호적 경험이 아니라, 혼자만의 것이기 때문이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사람은 본능적으로 알고 있다. 자신의 사랑이 고독한 것임을. 자기 속에 강렬하고 이상야릇하면서도 완벽한 색다른 세상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을…….” 

열림원 세계문학 시리즈 여섯 번째 작품인 카슨 매컬러스의 『슬픈 카페의 노래』는 이렇게 사랑의 본질을 읊조리면서 삶의 깊이를 신비롭게 꿰뚫고 있는 매혹적인 명작이다.

미국 남부의 황량한 시골 마을을 배경으로 6척 장신에 힘이 세고 인색하며 때때로 야비하기도 한 여자 어밀리어, 그리고 어밀리어가 혼신을 다해 사랑한 꼽추 라이먼, 반대로 그녀에게 버림받은 전남편 메이시와의 얽히고설킨 삼각관계가 어밀리어의 카페를 중심으로 때로는 따뜻하게, 때로는 기이하게 펼쳐진다.

미국 남부에서 태어나 뇌출혈로 사망할 때까지 온갖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왕성한 창작 활동을 해온 카슨 매컬러스는 이처럼 일반적인지 않은 신체나 독특한 성격을 가진 소외된 이들을 작품의 주요 인물로 무대에 세웠다. 범상치 않은 열망을 가진 이 인물들은 작품 속에서 ‘비정상적인 광기’의 캐릭터로 읽히기보다 우리 자신의 분신처럼 다가온다. 매컬러스는 그들의 사랑을 조금도 ‘이상하지’ 않게 그려내며 인간의 열망과 고독을 이야기한다. ‘아픈 자’가 ‘아픈 자’들의 드라마를 형상화함으로써 우리 모두가 ‘아픈 자’임을 환기시킨다.

한바탕의 열병과도 같이 아름다운 이 작품을 한국의 대표 수필가이자 번역가인 故장영희 교수의 번역으로 만난다. 매컬러스가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열정적으로 글쓰기를 이어갔던 것과 마찬가지로, 투병 중에도 작업에 대한 의지를 불살라 많은 이들에게 감동을 안겨주었던 장영희 교수는 매컬러스의 독창적인 시적 감성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옮겼다.

목차

슬픈 카페의 노래

 

옮긴이의 말

작가 연보

본문인용

이 마을에도 한때는 카페가 하나 있었다. 지금 판자로 막아놓은 이 건물은 그때만 해도 인근에서 좀처럼 볼 수 없는 카페였다. 식탁보와 종이 냅킨이 놓인 테이블이 있었고, 선풍기에는 색색의 종이 리본이 휘날렸으며, 토요일 밤에는 늘 손님들로 북적거렸다. 

_11쪽

 

어밀리어는 인간의 손으로 만들 수 있는 것은 모조리 다 만들어 팔아서 재산을 불려갔다. 이웃 마을에 곱창과 소시지를 만들어 팔았고, 청명한 가을날에는 사탕수수를 갈아서 시럽을 만들었는데, 그녀가 만든 사탕수수 당밀은 짙은 황금색을 띠면서 아주 섬세한 맛을 냈다. 그녀는 목수 일에도 능해서 아무런 도움 없이 혼자서 불과 이 주일 만에 가게 뒤에 벽돌로 된 옥외 변소를 짓기도 했다. 

_12~13쪽

 

매일 밤 꼽추는 오만하고도 당당한 자세로 계단을 내려왔다. 그에게서는 언제나 풋풋한 무청 냄새가 났다. 미스 어밀리어가 그의 체력을 키워주기 위해 아침저녁으로 술로 몸을 문질러주었기 때문이다. 그녀는 상상을 초월할 만큼 헌신적으로 그를 위해 봉사했고, 그래서 꼽추는 날이 갈수록 더 의기양양해졌다. 

_47~48쪽

 

미스 어밀리어가 한 번 결혼한 적이 있다고 이미 언급한 바 있다. 이 기이한 이야기를 이 시점에서 말해두는 게 좋을 것 같다.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그것은 아주 오래전의 일이었고, 꼽추가 그녀에게 와서 이 사랑이라는 현상을 불러일으키기 전에 그녀가 가졌던 유일한 개인적 접촉이었다는 점이다. 

_ 53쪽

 

이렇게 마빈 메이시는 교도소에서 돌아왔다. 온 마을을 통틀어 그를 반길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심지어 착하기 그지없고 사랑과 관심으로 그를 키운 메리 헤일 부인마저도 그를 보자 들고 있던 프라이팬을 떨어뜨리고는 울음을 터뜨렸다. 그러나 마빈 메이시는 눈 하나 깜짝하지 않았다. 

_98쪽

 

이 무렵 꼽추는 조막만 한 얼굴을 만족감으로 잔뜩 일그러뜨린 채 거들먹대며 돌아다녔다. 그는 온갖 미묘하고 교활한 방법으로 미스 어밀리어와 마빈 메이시 사이에 마찰을 일으켰다. 그는 마빈 메이시의 주의를 끌기 위해 걸핏하면 그의 바짓가랑이를 잡아당겼다. 요새도 때때로 미스 어밀리어의 뒤를 쫓아다녔지만, 그것은 단지 그녀가 긴 다리로 우스꽝스럽게 걷는 걸음걸이를 흉내 내기 위해서였다. 

_118쪽

 

미스 어밀리어는 머리가 제멋대로 자라도록 내버려두었고 머리털은 희끗희끗해져 갔다. 그녀의 얼굴은 수척해졌으며 단단했던 온몸의 근육들은 쪼그라들어 노처녀가 히스테리를 부릴 때처럼 날이 갈수록 여위어갔다. 그리고 회색 눈동자는 나날이 조금씩 더 심하게 가운데로 모여서 마치 슬픔과 고독의 눈빛을 나누기 위해 서로를 간절히 찾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_133~134쪽

서평

“카슨 매컬러스는 미국 문단의 기적이다.” —앙드레 지드

 

사랑할 수 없는 여자, 사랑받을 수 없는 남자

그들이 부르는 비가(悲歌), 『슬픈 카페의 노래』

 

열림원 세계문학 여섯 번째 권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슬픈 카페의 노래』는 미국 문단의 대표 작가 카슨 매컬러스의 최고 걸작으로, 사랑과 고독의 내적 드라마이자, 제목 그대로 외로운 사람들이 부르는 사랑의 노래이다. 수필가이자 번역가인 장영희 교수가 카슨 매컬러스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담아내면서도 아름다운 문장의 우리말로 옮겼다. 황량하고 쓸쓸한 조지아주 작은 마을의 카페를 배경으로, 결혼에 실패하고 외롭게 살아가는 어밀리어와 갑자기 나타나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꼽추 라이먼, 그리고 돌아온 전남편 마빈 메이시가 이루는 기묘한 삼각관계를 통해 사랑의 본질을 탐색하는 이야기이다.

작가는 독특한 세 인물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연가를 통해, 애착을 쏟을 대상으로부터 삶의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려는 쓸쓸한 현대인의 단면을 명징하게 그려낸다. 끊임없이 삶의 허무로부터 도망치려 하는 우리의 사랑은 결국 외로운 ‘혼자만의 사랑’이지만, 그럼에도 그 간절한 내면의 힘은 우리를 살게 하고, 삶의 희망을 꿈꾸게 한다.

 

 

“아주 이상하고 기이한 사람도 

누군가의 마음에 사랑을 불 지를 수 있다. 

의미 없는 말만 지껄이는 미치광이도 

누군가의 영혼 속에 부드럽고 순수한 목가를 깨울지도 모른다.“

 

치열하고 고통스러우나 환희에 가득 찬 어밀리어의 사랑, 

그녀의 사랑은 신 외에는 누구도 감히 판단할 수 없다

 

미국 조지아주의 어느 작고 쓸쓸한 마을에, 아버지의 사료 가게를 물려받아 운영하는 미스 어밀리어 에번스가 있다. 어밀리어는 사팔뜨기이며 180센티미터 장신으로 체격이 건장하고, 웬만한 남자 이상으로 힘이 세다. 그녀는 모두에게 인색하며, 그녀가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는 순간은 오로지 “그들을 이용해서 돈을 벌 때”뿐이다. 어밀리어를 아는 그 누구도 그녀가 사랑을 알게 될 줄 몰랐다. 어밀리어는 일생에 단 한 번, 그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꾸었던 괴물 같은 남자 ‘마빈 메이시’와 결혼을 한 적이 있었지만, 그를 사랑하지 않았기에 결혼생활은 일주일 만에 끝이 나고 말았다. 그 후 마빈 메이시는 어밀리어를 향해 복수의 칼을 갈며 사라진다.

그러던 어느 날 어밀리어는 그녀 앞에 우연히 나타난 꼽추 라이먼을 사랑하게 된다. 생전 처음으로 느껴보는 사랑의 감정 앞에 그녀는 모든 것을 헌신한다. 사람들을 좋아하는 라이먼을 위해 카페를 열고, 사랑을 알게 된 어밀리어와 ‘카페’를 중심으로, 생기 없던 마을도 어밀리어도 ‘사람다운 냄새’를 풍기며 변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행복할 것 같았던 그들 앞에 마빈 메이시가 나타나는데……. 

사람을 좋아하는 라이먼은 ‘베일에 싸인 남자 마빈 메이시’에게 집착하기 시작하고, 마빈 메이시가 라이먼과 자신을 갈라놓을까 봐 두려워진 어밀리어는 마빈 메이시를 경계한다. 삼각관계로 뒤엉켜 자신만의 사랑을 격렬하고 처절하게 갈구하는 이 사랑의 끝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쓴다는 것은, 내게 있어 신을 찾는 일이다.” -카슨 매컬러스

 

미국 문단의 기적 카슨 매컬러스의 최고 걸작을

장영희가 재탄생시키다

 

이 책을 옮긴 장영희 교수는 한국의 대표 수필가이자 번역가, 영문학자로서, 『내 생애 단 한 번』 『문학의 숲을 거닐다』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등을 펴내며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고통스러운 장애와 세 차례의 암투병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삶을 실천하여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매컬러스가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열정적으로 글쓰기를 이어갔던 것과 마찬가지로, 투병 중에도 작업에 대한 의지를 불살라 큰 감동을 안겨주었던 장영희 교수는 매컬러스의 독창적인 시적 감성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옮겼다.

장영희 교수는 결국 이 작품의 이야기가 전하는 축약된 의미는 “이 황량한 마을에도 무언가 극적인 일이 한 번 있었다. 돈이 아니라 사랑이, 그런 삶을 갖고 왔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마술 같은 사랑의 힘은 의미 없고 구원 없는 삶에 생기를 불어넣고, 본능과 폭력만이 존재하는 세계에 변화와 기쁨을 가져다준다. “『슬픈 카페의 노래』는 사랑과 고독의 내적 드라마이자, 제목 그대로 외로운 사람들이 부르는 사랑의 노래이다. 그것은 인간 속에 내재해 있는 힘, 기적 같은 사랑의 힘에 부치는 찬송이요, 허무하게 가버린 사랑에 대한 비가(悲歌)이다. 기괴하고 이상한 인물들이 부르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 연가는 모든 군더더기를 벗어버리고 발가벗은 상태로서의 사랑과 맞닥뜨리고자 하는 시도이다.”(「옮긴이의 말」에서)

매컬러스가 사랑의 정의에 대해 말하듯이 “신 외에는 누구도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을 감히 판단할 수 없고, 아무도 그 어떤 사랑의 마지막 판관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매컬러스가 “쓴다는 것은, 내게 있어 신을 찾는 길”이라고 말한 것처럼, 『슬픈 카페의 노래』는 거의 종교와 같은 사랑을 통한 치열한 자기 탐색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시공간을 교차해 지금 우리에게 당도한

열림원 세계문학

 

데미안   헤르만 헤세 김연신 옮김

2 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김석희 옮김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이호철 옮김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김길웅 옮김

그림자를 판 사나이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 최문규 옮김

슬픈 카페의 노래 카슨 매컬러스 장영희 옮김

 

⁂ 열림원 세계문학은 계속 출간됩니다

저자소개

저자 : 카슨 매컬러스
윌리엄 포크너와 함께 미국 남부를 대표하는 작가 카슨 매컬러스는 조지아주에서 태어나 열다섯 살 때 열병을 앓고 몇 번의 뇌졸중을 거쳐 서른 살 초기부터는 이미 걷는 것조차 힘겨울 정도였다. 그러나 마치 육체의 고통을 정신의 힘으로 극복하려는 듯, 1967년에 뇌출혈로 죽을 때까지 왕성한 작품 활동을 펼쳤다. 그녀는 주로 미국 남부를 무대로 삼아, 평범한 세계관에 순응하기 힘든 소외된 영혼의 열망과 고독을 주제로 탁월한 작품들을 발표했다. 천재 작가라는 칭호를 받으며 주관적 주석을 배제한 담담한 문장으로 인간의 감수성을 파고든 그녀의 작품들은 미국 여성 문학의 또 다른 역사를 보여준다. 첫 장편소설 『마음은 외로운 사냥꾼』을 발표하여 유럽 각지에서 사랑받은 이후로 『황금 눈에 비친 모습』 『결혼식 하객』 『바늘 없는 시계』 등을 썼으며, 많은 작품들이 세계 각국에서 연극이나 영화로 각색되어 큰 성공을 거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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