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슨 매컬러스는 미국 문단의 기적이다.” —앙드레 지드
사랑할 수 없는 여자, 사랑받을 수 없는 남자
그들이 부르는 비가(悲歌), 『슬픈 카페의 노래』
열림원 세계문학 여섯 번째 권으로 새롭게 선보이는 『슬픈 카페의 노래』는 미국 문단의 대표 작가 카슨 매컬러스의 최고 걸작으로, 사랑과 고독의 내적 드라마이자, 제목 그대로 외로운 사람들이 부르는 사랑의 노래이다. 수필가이자 번역가인 장영희 교수가 카슨 매컬러스의 목소리를 고스란히 담아내면서도 아름다운 문장의 우리말로 옮겼다. 황량하고 쓸쓸한 조지아주 작은 마을의 카페를 배경으로, 결혼에 실패하고 외롭게 살아가는 어밀리어와 갑자기 나타나 그녀의 마음을 사로잡은 꼽추 라이먼, 그리고 돌아온 전남편 마빈 메이시가 이루는 기묘한 삼각관계를 통해 사랑의 본질을 탐색하는 이야기이다.
작가는 독특한 세 인물의 슬프고도 아름다운 연가를 통해, 애착을 쏟을 대상으로부터 삶의 의미와 목적을 발견하려는 쓸쓸한 현대인의 단면을 명징하게 그려낸다. 끊임없이 삶의 허무로부터 도망치려 하는 우리의 사랑은 결국 외로운 ‘혼자만의 사랑’이지만, 그럼에도 그 간절한 내면의 힘은 우리를 살게 하고, 삶의 희망을 꿈꾸게 한다.
“아주 이상하고 기이한 사람도
누군가의 마음에 사랑을 불 지를 수 있다.
의미 없는 말만 지껄이는 미치광이도
누군가의 영혼 속에 부드럽고 순수한 목가를 깨울지도 모른다.“
치열하고 고통스러우나 환희에 가득 찬 어밀리어의 사랑,
그녀의 사랑은 신 외에는 누구도 감히 판단할 수 없다
미국 조지아주의 어느 작고 쓸쓸한 마을에, 아버지의 사료 가게를 물려받아 운영하는 미스 어밀리어 에번스가 있다. 어밀리어는 사팔뜨기이며 180센티미터 장신으로 체격이 건장하고, 웬만한 남자 이상으로 힘이 세다. 그녀는 모두에게 인색하며, 그녀가 타인에게 관심을 가지는 순간은 오로지 “그들을 이용해서 돈을 벌 때”뿐이다. 어밀리어를 아는 그 누구도 그녀가 사랑을 알게 될 줄 몰랐다. 어밀리어는 일생에 단 한 번, 그녀를 위해 자신의 모든 것을 바꾸었던 괴물 같은 남자 ‘마빈 메이시’와 결혼을 한 적이 있었지만, 그를 사랑하지 않았기에 결혼생활은 일주일 만에 끝이 나고 말았다. 그 후 마빈 메이시는 어밀리어를 향해 복수의 칼을 갈며 사라진다.
그러던 어느 날 어밀리어는 그녀 앞에 우연히 나타난 꼽추 라이먼을 사랑하게 된다. 생전 처음으로 느껴보는 사랑의 감정 앞에 그녀는 모든 것을 헌신한다. 사람들을 좋아하는 라이먼을 위해 카페를 열고, 사랑을 알게 된 어밀리어와 ‘카페’를 중심으로, 생기 없던 마을도 어밀리어도 ‘사람다운 냄새’를 풍기며 변하기 시작한다. 그렇게 행복할 것 같았던 그들 앞에 마빈 메이시가 나타나는데…….
사람을 좋아하는 라이먼은 ‘베일에 싸인 남자 마빈 메이시’에게 집착하기 시작하고, 마빈 메이시가 라이먼과 자신을 갈라놓을까 봐 두려워진 어밀리어는 마빈 메이시를 경계한다. 삼각관계로 뒤엉켜 자신만의 사랑을 격렬하고 처절하게 갈구하는 이 사랑의 끝은 과연 어떤 모습일까.
“쓴다는 것은, 내게 있어 신을 찾는 일이다.” -카슨 매컬러스
미국 문단의 기적 카슨 매컬러스의 최고 걸작을
장영희가 재탄생시키다
이 책을 옮긴 장영희 교수는 한국의 대표 수필가이자 번역가, 영문학자로서, 『내 생애 단 한 번』 『문학의 숲을 거닐다』 『살아온 기적 살아갈 기적』 등을 펴내며 독자들의 큰 사랑을 받았다. 고통스러운 장애와 세 차례의 암투병 속에서도 희망을 잃지 않는 삶을 실천하여 많은 이들의 귀감이 되기도 했다. 매컬러스가 병마에 시달리면서도 열정적으로 글쓰기를 이어갔던 것과 마찬가지로, 투병 중에도 작업에 대한 의지를 불살라 큰 감동을 안겨주었던 장영희 교수는 매컬러스의 독창적인 시적 감성을 아름다운 우리말로 옮겼다.
장영희 교수는 결국 이 작품의 이야기가 전하는 축약된 의미는 “이 황량한 마을에도 무언가 극적인 일이 한 번 있었다. 돈이 아니라 사랑이, 그런 삶을 갖고 왔었다”는 것이라고 말한다. 마술 같은 사랑의 힘은 의미 없고 구원 없는 삶에 생기를 불어넣고, 본능과 폭력만이 존재하는 세계에 변화와 기쁨을 가져다준다. “『슬픈 카페의 노래』는 사랑과 고독의 내적 드라마이자, 제목 그대로 외로운 사람들이 부르는 사랑의 노래이다. 그것은 인간 속에 내재해 있는 힘, 기적 같은 사랑의 힘에 부치는 찬송이요, 허무하게 가버린 사랑에 대한 비가(悲歌)이다. 기괴하고 이상한 인물들이 부르는 슬프고도 아름다운 이 연가는 모든 군더더기를 벗어버리고 발가벗은 상태로서의 사랑과 맞닥뜨리고자 하는 시도이다.”(「옮긴이의 말」에서)
매컬러스가 사랑의 정의에 대해 말하듯이 “신 외에는 누구도 두 사람 사이의 사랑을 감히 판단할 수 없고, 아무도 그 어떤 사랑의 마지막 판관이 될 수 없기” 때문이다. 매컬러스가 “쓴다는 것은, 내게 있어 신을 찾는 길”이라고 말한 것처럼, 『슬픈 카페의 노래』는 거의 종교와 같은 사랑을 통한 치열한 자기 탐색의 산물이라고 할 수 있다.
시공간을 교차해 지금 우리에게 당도한
열림원 세계문학
1 데미안 헤르만 헤세 김연신 옮김
2 위대한 개츠비 F. 스콧 피츠제럴드 김석희 옮김
3 인간 실격 다자이 오사무 이호철 옮김
4 싯다르타 헤르만 헤세 김길웅 옮김
5 그림자를 판 사나이 아델베르트 폰 샤미소 최문규 옮김
6 슬픈 카페의 노래 카슨 매컬러스 장영희 옮김
⁂ 열림원 세계문학은 계속 출간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