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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


  • ISBN-13
    978-89-320-4315-9 (04890)
  • 출판사 / 임프린트
    ㈜문학과지성사 / ㈜문학과지성사
  • 정가
    17,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9-04
  • 출간상태
    출간 예정
  • 저자
    이반 투르게네프
  • 번역
    이항재
  • 메인주제어
    소설: 일반 및 문학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소설: 일반 및 문학 #러시아문학 #러시아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 #외국문학 #외국소설 #러시아작가 #사실주의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0 * 200 mm, 304 Page

책소개

“나는 당신을 사랑해요……

 바로 이게 내게 닥친 불행입니다”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손꼽히는 러시아 사실주의의 거장

‘시인의 마음’ ‘사냥꾼의 눈’을 지닌 투르게네프가 그린 

첫사랑의 빛나는 순간과 치명적인 유혹, 그리고 혼란의 시대 

 

톨스토이, 도스토옙스키와 함께 러시아 사실주의 문학의 3대 거장으로 손꼽히는 이반 투르게네프(1818~1883)의 장편소설 『연기Дым』가 문학과지성사 대산세계문학총서 189번으로 출간되었다.

19세기 독일의 바덴, 수많은 사람들이 사교를 위해 모여들고, 해외에서 활동하던 러시아 지식인들은 농노해방 이후의 진로에 대해 지리멸렬한 논쟁을 이어간다. 바덴에 머물며 약혼자를 기다리던 러시아 청년 리트비노프는 한때 열렬히 사랑했으나 사교계를 향해 떠나가며 자신을 배신했던 첫사랑 이리나를 만나고, 갑작스레 나타난 이리나로 인해 리트비노프의 도덕과 삶의 계획은 한순간에 무너진다. 거부할 수 없는 강렬한 사랑 이야기를 주축으로 러시아 사교계 인사들의 위선과 탐욕, 정치적 진영 간의 싸움을 적나라하게 풍자한 이 작품은 당시 러시아의 핵심 문제들에 대한 ‘사회 ‧ 정치적 연대기’이자 ‘예술적 주석’이다.

 

사냥꾼의 눈, 시인의 마음 

 

나에게 투르게네프는 역사상 가장 위대한 작가다. _어니스트 헤밍웨이

 

투르게네프는 러시아의 아름다운 자연과 러시아인들의 우수 어린 삶을 서정적으로 묘사하는 ‘시인의 마음’과 동시대의 사회 · 정치적 현실을 성실하고 객관적으로 기록하는 ‘사냥꾼의 눈’을 지닌 19세기 러시아의 위대한 사실주의 작가이다. 그는 부유한 지주 귀족의 아들로 태어나 가혹한 농노제도의 현실을 지켜보며 성장했는데, 중부 러시아의 아름다운 자연에 대한 사랑과 농노제도에 대한 증오는 투르게네프 문학의 시원이라고 할 수 있다. 

투르게네프는 6대 장편(『루딘』『귀족의 보금자리』 『전날 밤』『아버지와 아들』『연기』『처녀지』) 에서 1840~70년대 러시아의 중요한 사회 · 정치적 문제와 논쟁을 마치 지진계처럼 민감하고 정확하게 기록한 대표적인 사실주의 작가이자 ‘연대기 작가’로 평가된다. 그의 작품에는 휴머니즘과 진실성, 진 · 선 · 미에 대한 믿음, 사랑과 자기희생, 불멸의 형상들이 가득하고, 낭만주의와 리얼리즘, 섬세한 시정과 현실에 대한 날카로운 인식 및 객관적 묘사가 융합되어 있다. 

또한 러시아 문학이 서구를 향해 말을 걸기 시작하고 세계문학의 중심에 우뚝 서게 된 것은 톨스토이나 도스토옙스키가 아닌 투르게네프의 펜 끝을 통해서였다. 투르게네프는 세계적인 명성과 인정을 받은 최초의 러시아 작가로, 그는 활발한 창작 활동을 했을 뿐만 아니라, 셰익스피어, 괴테, 플로베르 등을 러시아에 번역 · 소개하고,  푸시킨, 고골, 레르몬토프, 톨스토이 등을 유럽에 번역 · 소개하여 그 당시 세계문학의 변방에 위치했던 러시아문학을 세계문학의 중심에 우뚝 서게 했다. 

 

“그래요, 나는 이상하고 매력적이고 혐오스럽고 소중한 조국 

러시아를 사랑하고 증오합니다”

19세기 러시아의 사회 ‧ 정치적 연대기 혹은 예술적 주석

 

나는 힘과 능력이 있는 한 셰익스피어가 말한 시대의 형상과 중압을, 그리고 무엇보다 나의 주요 관찰 대상인 급변하는 러시아 교양 계층인들의 모습을 적합한 유형 속에 성실하고 객관적으로 묘사하고 구현하고자 했다. -투르게네프,「장편소설에 부친 서언」(1879)에서

     

전제주의, 농노제도, 러시아정교는 19세기 러시아 사회를 강고하게 지탱하는 세 축이었다. 그러나 국내외 상황의 변화로 이 세 축이 흔들리면서 러시아의 사회 · 정치 지형도는 급변하고 러시아의 향후 개혁과 발전 방향에 대해 세대, 정파, 계층 사이 첨예한 갈등과 논쟁이 벌어진다.

『연기』는 독일 바덴을 배경으로, 러시아 농노제 폐지(1861) 이후 당시 해외에서 활동하던 러시아 지식인들 ― 농민사회주의를 표방한 진보 진영과 모든 것을 농노해방 이전으로 되돌려야 한다는 반동적인 진영 ― 을 중심으로 한 사회 · 정치적 테마와 이리나와 리트비노프의 위험한 사랑이 씨줄과 날줄로 얽혀 있다. 실제로 해외에서 활동한 러시아 혁명가들과 투르게네프 사이에 벌어졌던 뜨거운 논쟁의 예술적 반영이자 기록인 이 작품은, 주인공 리트비노프의 시선을 통해 진보 진영의 모호한 입장과 러시아 사교계의 위선과 탐욕, 그리고 보수 진영의 반동성을 적나라하게 희화하고 풍자한다. 

민감한 문제를 다룬 투르게네프의 장편은 언제나 좌우 이념 투쟁의 격전장이 되었지만, 투르게네프는 러시아의 문제들을 회피하지 않고 모국에 대한 애정과 증오를 담아 예술적으로 형상화하며 꾸준히 견해를 피력했다. 다섯번째 장편소설인 『연기』는 개혁기 러시아의 혁명적 사건들에 대한 ‘예술적 주석’이자 ‘사회 · 정치적 연대기’라고 할 수 있다. 

 

‘사랑의 가수’ 투르게네프가 그린 

첫사랑의 빛나는 순간과 치명적인 유혹

 

‘연기다, 연기’ 하고 그는 여러 번 되뇌었다. 갑자기 그에게 모든 것이 연기처럼 보였다. 그 자신의 삶도, 러시아의 삶도, 인간의 모든 것도, 특히 러시아의 모든 것이 연기처럼 보였다.(259쪽)  

 

 서정시와 서사시, 단편에서 확인할 수 있듯이, 거부할 수 없는, 죽음보다 더 강한 사랑과 휴머니즘, 낭만주의적 색체도 투르게네프의 문학에서 빼놓을 수 없다. 주인공 리트비노프는 대학 시절 너무나 강렬했던, “한 생애에서 되풀이될 수 없고, 또 되풀이되어서도 안 되는 수난”과 같은 첫사랑을 했으나 허망하게 배신당했다. 시간이 지나 약혼한 몸으로 자신을 배신했던 이리나를 다시 만나게 되는데, 오랜 시간이 지났음에도 리트비노프는 다시 흔들린다. 이리나 역시 리트비노프를 사랑했으나, 자유, 사교계의 풍요와 환락은 쉽게 저버릴 수 없다. 대책 없어 보이는 리트비노프의 순수함과 대비되어 이리나의 욕망, 이중성, 속물근성이 자연스럽게 폭로된다. 리트비노프와 타냐와 이리나의 삼각관계, 그들의 말과 행동, 미세한 제스처, 눈빛 등을 통한 복잡하고 모순된 감정의 섬세한 심리묘사는 ‘사랑의 가수’인 투르게네프의 기량을 잘 보여준다. 

투르게네프는 사회의 대변혁 속에서 모든 것이 뿌리를 내리지 못하고 형체 없이 떠도는 연기와 같은 시대의 분위기를 이 작품에 담아냈다. 열정적이지만 이기적인 이리나의 사랑, 혼란의 시대에 난무하는 지식인들의 공허한 말들. 투르게네프는 허무함이 연기처럼 맴도는 19세기 러시아를 혼란에 빠진 한 청년의 사랑과 삶을 통해 그려낸다. 

  

목차

■ 차례

 

연기  

 

옮긴이 해설 · ‘연기’ 속 새 길 찾기 혹은 비극적 러브스토리  

작가 연보

기획의 말

본문인용

■ 책 속으로

 

이제 그는 자기 자신과 자신의 미래를 믿었고, 자신이 고향 사람들과 심지어 지역 전체에 이익을 가져다줄 수 있다는 확신에 차서 고향으로 돌아갈 채비를 하고 있었다. 한편 농노해방, 농지의 분할, 농노해방 후 농민이 토지 대금으로 지불하는 연부금 계약 등, 한마디로 새로운 질서 때문에 머리가 완전히 혼란해진 고향의 아버지는 편지를 쓸 때마다 필사적으로 간청하고 애원하면서 아들의 귀향을 재촉했다…… (15쪽) 

 

러시아인이 열 명 모이면—오늘 당신이 확실히 보았듯이—즉시 러시아의 의미와 미래에 대해 논하기 시작합니다. 게다가 처음부터 개괄적으로, 증거도 결론도 없이 장황하게 얘기하죠. 그들은 즙도 맛도 없는 고무 조각을 씹는 아이들처럼 이 한심한 문제를 잘근잘근 씹어대는 겁니다. (42~43쪽)

 

“나는 러시아를 열렬히 사랑하면서 열렬히 증오합니다.” (52쪽)

 

환희와 두려움에 가까운, 심장이 멎을 것 같은 기분을 느끼면서 그는 뜻밖의 행복이 어떻게 움터서 자라나고, 그 앞의 모든 것을 덮쳐서 마침내 가슴에 밀려드는지 분명히 보았다. 첫사랑의 빛나는 순간이 시작되었다. 그것은 한 생애에서 되풀이될 수 없고, 또 되풀이되어서도 안 되는 수난이었다. (66쪽)

 

 “연기다, 연기.” 그는 여러 번 되뇌었다. 갑자기 그에게 모든 것이 연기처럼 보였다. 그 자신의 삶도, 러시아의 삶도, 인간의 모든 것도, 특히 러시아의 모든 것이 연기처럼 보였다. [……] 모든 것이 급히 어딘가로 서둘러 가고 있지만, 모든 것은 아무것도 얻지 못하고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 최근 몇 년 동안 자기 눈앞에서 시끄럽고 떠들썩하게 일어났던 많은 일들이 떠올랐다…… “연기다.” 그는 속삭였다. (259쪽)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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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이반 투르게네프
러시아 중부 오룔의 부유한 지주 귀족 집안에서 태어나 모스크바 대학교를 거쳐 페테르부르크 대학교를 졸업하고 베를린 대학교에서 유학했으며, 바쿠닌 등 진보적인 러시아 지식인들과 친교를 맺었다. 1841년 러시아로 돌아온 뒤 서사시 「파라샤」(1843)를 발표하여 비평가 벨린스키의 호평을 받았고, 내무성의 관료로 일했으나 약 2년 만에 그만두고 창작에 열중했다.
1852년에 쓴 고골 추도문이 문제가 되어 체포되었다가 연금 생활을 했으며, 1861년 이후 생애의 대부분을 외국에서 보냈다. 유럽에서 활발한 작품 활동을 하며 플로베르, 모파상, 헨리 제임스 등과 교유했고, 직접 번역하여 세계 문학을 러시아에, 러시아 문학을 세계에 소개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사회 문제들을 고발한 장편 『루딘』 『귀족의 보금자리』 『전날 밤』 『아버지와 아들』 『연기』 『처녀지』와 「첫사랑」 등의 아름다운 중단편으로 세계 문학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했다.
러시아의 아름다운 자연과 우수 어린 삶을 서정적으로 묘사하는 '시인의 마음'과 사회 · 정치적 현실을 기록하는 '사냥꾼의 눈'을 지닌 위대한 사실주의 작가로, 도스토옙스키 ‧ 톨스토이와 함께 러시아 3대 문호로 손꼽힌다. 1879년 옥스퍼드 대학교에서 명예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1883년 프랑스에서 사망했다. 친구이자 스승인 벨린스키 곁에 묻어달라는 유언에 따라 페테르부르크에 안장되었다.
번역 : 이항재
고려대학교 노어노문학과를 졸업하고 같은 대학원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고리키세계문학연구소 연구교수와 한국러시아문학회 회장을 지냈고, 단국대학교 러시아어과 교수로 재직했다. 지은 책으로 『소설의 정치학—투르게네프 소설 연구』 『러시아 문학의 이해』(공저)가 있고, 옮긴 책으로 『첫사랑』 『아버지와 아들』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러시아 문학사』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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