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포엣 시리즈 40권 김선오 시인의 『싱코페이션』
솟아오르는 성스러운 소음들이, 어찌 기쁘지 않을 수 있을까._송승언(시인)
시집 『나이트 사커』 『세트장』을 통해 감각적이고 아름다운 시 쓰기를 이어온 김선오 시인의 세 번째 시집 『싱코페이션』이 K-포엣 시리즈 40권으로 출간되었다. 시인 노트에 따르면 『싱코페이션』에 수록된 21편의 시는 한 편의 시가 끝난 자리에서 다음 시의 처음을 건져내는 식으로 쓰였다. 앞의 시를 이어 쓰기도 하고 부정하기도 하면서. 이 힌트를 통해 처음부터 다시 시집을 읽으면 또 다른 재미를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 시인 스스로가 부여한 『싱코페이션』에 작동하는 제약은 아이러니하게도 시적인 자유를 가져오기도 한다. 뻔하게 이어지는 리듬 패턴을 깬다는 의미의 음악 용어에서 제목을 가져온 만큼 시집에 수록된 작품을 읽어나가며 뜻밖의 즐거움과 만나게 될 것이다.
김선오가 만들어나가는 새로운 리듬과 에너지
“그 편이 아름다웠기 때문이다.”
새로운 제약 속에 스스로를 가두면서 그 속에서 색다른 즐거움을 발견하기도 하는 김선오 시인에게 시는 약하지만 한없이 아름다워질 수 있는 것이기도 하다. 시인의 눈을 통과하다 보면 아름답다 말할 수 있는 것들을 구분 짓는 경계가 희미해지는 것이 느껴진다. 시인의 세계에 등장하는 모든 것들은 그 형질조차 몸을 바꿀 수 있다는 듯 유연하다. 때문에 한 번 선언된 것이 번복되기도 하고 그 역시도 충분하지 않다는 듯이 부연된다. 그럼에도 무작정 약하지 않고 단단하게 흘러가는 김선오의 시를 사랑하지 않을 수 없다.
이 길에서는 저 길을 보여줄 수 없어요
설명할 수도 없어요.
그냥 따라와요 이렇게.
_「아니에요」 전문
싱코페이션은 기본적인 규칙에서 벗어나 예외적으로 리듬에 변화를 주는 일. 이를 통해 의외성과 활기를 불어넣는 일. 그러므로 시집 바깥에서 본다면 이 시집 자체가 이전과 이후에 놓일 김선오의 시집들 가운데서 ‘싱코페이션’이 될 수도 있겠다. _송승언(시인)
『싱코페이션』은 이유나(Eunice Lee) 번역가의 영역을 통해 영문판 『Syncopation』으로도 출간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