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에 나가 보면 학창 시절에 공부를 잘하던 사람이 반드시 성공적인 삶을 사는 것은 아니란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명문대를 졸업했지만 직장에서 사소한 문제도 해결하지 못하고 회피하는 사람도 종종 눈에 띕니다. 또 공부는 잘했을지 몰라도 사람들과 좋은 인간관계를 맺지 못해, 중요한 프로젝트는 맡기지 못하는 경우도 봅니다. 지능과 건강이 관계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즉 행복한 삶을 사는 데, 지능만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는 의미입니다. 〈6쪽, 아이가 잘 사는 어른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면〉
위태로운 모습을 보이는 십 대 아이들을 자연스러운 현상이니까 그냥 놔둬도 될까요? 아닙니다. 아이들의 정서적 특징에 대응하고 나아가 행복한 삶, 성공하는 삶으로 이끌기 위해 이 시기에는 부모가 인지 능력보다 급격히 변화하는 비인지 능력을 관리하고 키워주어야 합니다. 뇌가 새롭게 개편되고 있기 때문입니다. 〈25쪽, 인생에서 가장 큰 변혁의 시기〉
국제기관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제안하는 비인지 능력은 세 가지입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 ‘자신과 마주하는 능력’,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입니다. 이 세 가지 능력은 앞에서 언급한 십 대의 특징과 관련이 있습니다. 목표를 달성하는 능력과 자신과 마주하는 능력은 충동적이고 자신의 정체성에 대해 고민하는 사춘기 아이들의 특징과 관련이 깊습니다. 다른 사람이 보이는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는 특징은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능력과 관련 있습니다. 〈31쪽, 비인지 능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
2000년 노벨경제학상을 수상한 시카고대학교 제임스 헤크먼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비인지 능력을 계발하는 교육을 받은 아이들은 수십 년 후 학업 성취, 소득, 사회적 성공 면에서 크게 우수한 결과를 보여줬습니다. 다른 많은 연구에서도 비인지 능력이 학습 능력 이상으로 아이의 성장과 행복을 좌우한다는 사실이 밝혀졌습니다. 〈32쪽, 성공을 좌우하는 비인지 능력 3가지〉
사실 십 대 아이들이 목표를 달성하는 데는 여러 가지 어려움이 따릅니다. 그중 충동적으로 행동하는 특성이 한몫합니다. 세운 목표를 향해 나아가다 조금만 어려움을 느껴도 쉽게 포기하곤 합니다. 이때 어려움을 극복하고 다시 목표를 향해 달려가려면 몇 가지 능력이 필요합니다. 바로 실행 기능(자제력), 지구력, 의욕 등입니다. 〈34쪽, 성공을 좌우하는 비인지 능력 3가지〉
연구자들이 주목하는 또 다른 이유는 비인지 능력이 교육이나 지원을 통해 충분히 바뀔 수 있는 능력이기 때문입니다. 인지 능력, 즉 지능은 변화의 범위가 경직되어 있는 편입니다. 어릴 때 지능이 높은 사람은 어른이 되어서도 지능이 높을 가능성이 큽니다. 전 세계적으로 아이들의 지능을 개발하기 위한 다양한 프로젝트가 진행됐는데, 타고난 지능을 변화시키는 건 극히 어렵다는 결과가 우세했습니다. 반면 비인지 능력은 교육과 개발 지원, 수많은 경험을 통해 바뀔 수 있습니다. 〈44쪽, 왜 지금 비인지 능력인가〉
특히 학업 능력 중에서는 수학 성적과 관련이 있습니다. 수학 문제를 풀려면 이미 알고 있는 개념과 연관된 공식을 빠르게 머릿속으로 불러내 문제에 맞게 변형시켜 사용해야 합니다. 도형 문제를 풀 땐 불필요한 정보들은 무시하고 필요한 정보만 선별해 집중해야 합니다. 도형 문제에서 함수 문제로 넘어갈 때는 생각의 전환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59쪽, 수학 실력, 사고의 실행 기능에 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