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법의학교실 유성호 교수 추천! ★★★
유영철 연쇄살인사건, 무학산 살인사건 등 무수한 미제사건을 해결하고
범죄자 DNA 데이터베이스를 정착시킨 주역
이승환 박사의 법과학 이야기
혈흔, 지문, 유리조각, 체액, 그리고 DNA
모든 범죄는 흔적을 남긴다
끝까지 추적하는 과학수사의 치열한 현장 속으로!
영구 미제사건으로 남을 뻔했던 ‘화성연쇄살인사건’은 범죄자 DNA 데이터베이스로 32년 만에 진범을 찾아 ‘이춘재 연쇄살인사건’으로 사건명이 변경되었고, 수사 인력만 8천여 명이 투입된 ‘무학산 살인사건’도 살해 현장에 남겨진 DNA를 분석해 범인을 검거할 수 있었다. 이렇게 CCTV나 다른 증거가 없어도 범죄 현장의 ‘보이지 않는 목격자’를 통해 사건의 진실을 밝혀내는 것이 바로 법과학의 힘이다.
30년 동안 대검찰청 과학수사부에서 근무하며 수많은 사건을 겪어온 베테랑 법과학자 이승환 박사의 《보이지 않는 목격자》가 출간되었다. DNA 감정의 기초 개념과 적용부터 법정에서 허용되는 과학적 증거의 범위,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사건들의 알려지지 않은 진실까지, 이 책에는 법과학의 다양한 수사 기법과 핵심적 지식들이 생생한 사건 현장을 따라 펼쳐진다. 이승환 박사가 들려주는 법과학 이야기를 따라가노라면 법과학은 단순한 수사기법이 아니라 사회 정의를 실현하는 강력한 도구임을 깨닫게 된다.
불길 속에 감추어진 아동학대 사건의 진실부터 마약왕을 잡기 위한 분석화학과 DNA 감정의 환상적인 협업, 지문 분석의 오류로 엉뚱한 사람을 용의자로 지목한 FBI의 흑역사, DNA 재분석으로 17년 6개월의 억울한 옥살이에서 풀려난 일본의 스가야 도시카즈 이야기, 각종 법과학 증거들을 모아 범행을 입증한 ‘농약 사이다 사건’ 등 끝까지 추적해 스모킹건을 찾아내는 치열한 법과학의 세계로 독자들을 초대한다.
대한민국 DNA 감정의 문을 연
베테랑 법과학자가 들려주는 법과학의 세계
대한민국 법과학의 역사는 그리 길지 않지만, 단기간에 세계적으로도 인정받는 체제를 구축할 수 있었다. 실제로 미국이나 유럽의 법과학자들은 빠르면서도 정확한 한국의 법과학 감정 능력에 놀라기도 한다. 그 눈부신 발전 뒤에는 대한민국 법과학의 역사를 개척해온 1세대 법과학자 이승환 박사가 있다. 그는 ‘유전자 감식’이라는 말조차 생경하던 시대에 법과학의 틀을 세운 입지전적 인물이다. 또한 대검찰청 DNA 감식실장과 법과학연구소장으로 지내며 유영철 연쇄살인사건, 주한미군 윤금이 씨 살해사건, 무학산 살인사건 등 무수한 사건을 해결하고, ‘범죄자 DNA 데이터 베이스’를 정착시킨 주역이기도 하다. 이것은 숫자로 표기된 DNA 프로필을 데이터베이스로 만들어 관리하다가 미제사건 또는 미궁에 빠진 사건의 증거물에서 채취한 DNA와 비교해 일치하는 사람을 찾는 시스템이다. 기본권 침해 등을 우려하는 반대 여론에 따라 도입이 지연되었기도 했으나, 제도가 오용 또는 남용될 여지를 차단하는 한편 이 제도의 필요성을 설득하는 저자의 치열한 노력 끝에 2010년 ‘디엔에이신원확인정보의 이용 및 보호에 관한 법률’이 제정되었으며, 이 데이터베이스는 현재 미제사건의 강력한 해결 도구로 사용되고 있다. 또한 코로나 팬데믹으로 우리에게 익숙해진 PCR 기술과 지금까지도 DNA 분석의 핵심인 STR 분석법을 국내 최초로 수사에 적용해 대한민국 법과학 기법의 발전을 이끌었다.
30년 동안 법과학이라는 한 우물을 파온 이승환 박사는 그간의 경험을 총동원해 법과학 드라마를 생생하게 들려준다. 부록에는 저자의 소회를 담아 법과학과 함께한 시간을 기록했는데, 예를 들어 삼풍백화점 붕괴 사고, 대구 지하철 화재참사, 세월호 사건 등 대형 참사의 DNA 신원 확인 임무를 맡으며 겪은 당시의 절박했던 상황과 법과학자로서 사건을 대하는 마음이 오롯이 담겨 있다. 결정적 증거물을 끝끝내 찾아내고야 마는 과학수사의 박진한 과정뿐만 아니라 묵묵히 이 분야의 발전에 힘써온 저자의 사명감을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DNA 분석의 기초 개념과 적용
법정에서 허용되는 과학적 증거의 범위
여러 사건들의 알려지지 않은 진실
〈시그널〉 〈라이프 온 마스〉 같은 드라마뿐만 아니라 〈알쓸범잡〉 〈용감한 형사들〉 〈과학수사대 스모킹 건〉 등 여러 예능 방송의 소재로 쓰이며, 법과학은 이제 우리에게 친숙한 분야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콘텐츠 대부분이 범죄 스토리텔링에만 초점이 맞춰져 있어 정작 법과학이 무엇인지, 특정 사건에 법과학이라는 도구가 어떻게 활용되는지는 잘 알려져 있지 않다. 저자는 독자들이 과학수사에 대해 가지고 있는 막연하고 단순한 흥미를 넘어 전문적 지식을 쉽고 정확하게 알게 하고자 이 책을 집필했다.
1부에서는 심리생리검사, 화재감식, 지문 분석, 음성 분석 등 법과학의 다양한 분석법과 이론적인 지식을 소개하고, 이 기술들이 실제 어떻게 적용되었는지를 주요 범죄 사건을 들어 구체적으로 풀어낸다. 2부와 3부에서는 과학수사의 핵심인 ‘DNA 감정’이 무엇인지, 어떤 원리와 방식으로 이루어지는지를 쉽게 설명한다. 성폭행 용의자를 확인하는 Y염색체 분석(152쪽), DNA 유전자 정보를 활용해 범인의 피부, 머리카락, 눈동자 색을 추정하는 DNA 몽타주 기술(174쪽), 후천적으로 나타나는 DNA 변화 중 하나인 메틸레이션을 이용하는 메틸레이션 분석(180쪽) 등 최신의 DNA 감정 기법이 소개된다. 저자는 이 다양한 기법과 함께 ‘잠자는 흉악범 미국 연쇄살인사건’, ‘하일브론의 유령 사건’, ‘가짜 백수오 사건’, ‘서래마을 영아살해사건’, ‘아시카가 사건’ 등 국내외의 범죄 사례도 소개하는데, 법과학자의 시선으로 살펴보는 이런 구체적인 사건들에 얽힌 이야기는 이 책에서만 볼 수 있는 흥미로운 요소다. 또한 법과학은 ‘법정에서 쓰이는 과학’이라는 점에서 수사 이후 기소와 재판에서도 중요하게 다뤄진다. 아무리 첨단 과학기술로 범죄 사실을 밝힌다고 해도 증거능력과 증명력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4부에서는 법과학을 통해 얻은 과학적 증거가 법정에서 어떻게 받아들여지는지에 대해 법과학자의 입장에서 살핀다.
흔적을 쫓는 끝없는 사투
완전 범죄는 없다! 보이지 않는 목격자 DNA
법과학이란 수사와 재판에서 범죄 사실을 입증하기 위해 여러 과학 분야를 활용하는 것으로, 과학적 범죄수사 방법을 의미한다. ‘과학수사’ 또는 ‘포렌식 사이언스’라고도 한다. 범죄 해결을 위해 물리학, 생물학, 법의학 등 자연과학 지식뿐만 아니라 범죄학, 심리학, 사회학 등 사회과학적 지식의 원리를 총동원한다. 따라서 법과학의 분야도 매우 다양하며, 한 사건이 발생하면 여러 분야의 수사기법이 사용된다. 예를 들어 1부에서 다루는 ‘마약왕’ 사건에서는 압수한 마약에 화학 분석을, 마약을 담은 비닐봉지에 DNA 감정을 진행했고, 마약 표면에 묻은 범인의 DNA를 검출하는 데 성공해 국내 마약조직을 일망타진할 수 있었다(42쪽). 또한 2016년에 일어난 한 아동학대 사건에서도 아이와 친부의 옷에 남은 미세한 흔적에 루미놀을 분무해 그것이 혈액임을 확인했으며, 옷 곳곳에서 DNA를 검출한 결과 친부의 아동학대 범행을 입증할 수 있었다(75~76쪽).
이처럼 DNA 감정은 완전 범죄를 막는 데 큰 역할을 한다. 모든 사람의 DNA는 다르고, 수십 년이 지나도 DNA 감정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DNA 감정은 증거물에서 생체 흔적을 찾아내는 것부터 시작한다. 그 흔적에서 DNA를 추출하고, 추출된 DNA를 PCR 기술을 이용해 증폭시켜 분석하는 것이다. 이 기법은 증거물이 누구 것인지 밝혀내는 식별뿐만 아니라 의약품 조사나 식품의 원산지를 밝혀내는 데도 적용되고 있으며, 현재는 20여 개의 세포만 있다면 분석이 가능한 수준까지 기술이 발전했다.
32년 만에 범인이 밝혀진 화성연쇄살인사건의 진범 이춘재는 “DNA를 채취한다고 했을 때 언젠가 이런 날이 올 줄 알았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저자는 혈흔이나 정액흔 외에도 모근, 손톱에 붙은 미세한 피부조각에서도 DNA 추출이 가능하다며, 사건 현장에는 DNA 분석의 대상이 되는 증거들이 널려 있다고 말한다. 뛰는 놈 위에 나는 놈이 있다고, 범죄자들이 아무리 잔머리를 굴려도 발전해가는 법과학을 감당할 수는 없을 것이다. “사건 현장을 목격한 사람이 한 명도 없더라도 그곳에는 목격자가 있습니다. 그것은 보이지 않는 목격자 DNA입니다.”
이 책을 통해 과학수사 전문가를 꿈꾸는 청소년이라면 막연한 동경을 넘어선 동기부여를 얻을 수 있을 것이고, 각종 범죄물 콘텐츠를 즐기는 사람이라면 전문적이고 정확한 시선으로 범죄 사건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