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국 같은 동물원, ‘에덴 호텔’의 이상한 규칙!
에덴 호텔은 모든 서비스를 무료로 제공합니다.
단, 에덴 호텔에서는 두 발로 걸어 주세요!
미어캣은 나른한 오후가 되면 텔레비전에서 〈동물의 왕국〉을 봐요. 화면 속 얼룩말이 사자에게 붙잡히는 것처럼 포식자들에게 먹힐까 두려워하던 날들도 있었지만, 더 이상은 걱정하지 않아요. 천국 같은 에덴 호텔에서 살고 있으니까요. 이곳에서는 사자, 늑대, 코끼리, 오리너구리, 앵무새 등 다양한 동물들이 함께 공존하며 살고 있어요. 배가 고프면 뷔페에 가고, 일광욕을 즐기고, 우아하게 티타임도 가질 수 있어요. 오로지 지켜야 할 규칙은 ‘두 발’로 걷는 것뿐이었죠. 또 불편한 점이 한 가지 있다면, 사람들이 몰려와서 동물들의 일상을 구경한다는 것이었어요. 미어캣은 요즘 마음 한편이 빈 것처럼 느껴져요. 대접 받으면서 잘 살고 있지만, 야생에서 가족들과 함께 살던 때가 계속 떠올랐거든요. 어느 날, 앵무새가 에덴 호텔에 아주 특별한 신입이 들어왔다는 소식을 전해 주었어요. 바로 악어의 알이었어요. 동물들은 모두 놀랐지요. 무서운 악어가 호텔에 들어왔다니, 악어만큼은 이 호텔에 사는 것이 말도 안 된다며, 모두들 한목소리로 떠들어 댔죠. 그러고는 곧 자신들은 어떤지 생각하기 시작했어요. 오리너구리는 바깥세상을 한 번도 보지 못한 새끼 악어를 위해, 알을 강에 가져다 놓고 호텔로 돌아오자고 제안했어요. 동물들은 악어 알과 함께 호텔을 잠깐 탈출하기로 했지요. 미어캣은 아주 오랜만에 망을 보았고, 얌전하던 사자는 “으르렁!” 하고 크게 포효하며 호텔을 벗어났어요. 두 발로 걷던 동물들은 어느 순간, 네발을 땅에 단단하게 디디고 강 냄새를 쫓아 뚜벅뚜벅 걸었어요. 마침내 강에 도달한 동물들은 과연 어떤 선택을 할까요?
이제 《에덴 호텔에서는 두 발로 걸어 주세요》에서 더없이 소중한 ‘나’를 잃지 않기 위해 당당하게 길을 나서는 동물들의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평화로운 공존? 품위 있는 삶?
자신의 진짜 삶을 찾아 떠나는 동물들
에덴 호텔은 동물들이 위험을 감수하면서까지 야생에서 살아야 할 필요가 없으며, 이제는 보다 행복하게 사람처럼 살 권리가 있다고 주장합니다. 그리고 모든 동물들의 평화로운 공존과 품위 있는 삶을 가치로 내세우지요. 그 말처럼 에덴 호텔에서 머무는 동물들은 맛있는 밥과 폭신한 잠자리, 그리고 다양한 편의 시설을 누리며 살게 됩니다. 하지만 화려하고 아름다운 에덴 호텔은 동물이 아닌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만들어진 ‘동물원’의 다른 이름이었어요. 이곳에 ‘사람처럼’ 행동하는 동물들을 모아 두고, 사람들에게는 새로운 구경거리를 제공한 것이지요. 에덴 호텔에 아주 특별한 신입인 악어 알이 들어오면서, 동물들은 드디어 자신들이 처한 문제점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곧 태어날 새끼 악어를 위해 에덴 호텔을 탈출하며 모험을 시작하지요. 사자의 커다란 울음소리로 시작된 모험은 이후 흙바닥을 네발로 딛고, 아름다운 강줄기를 바라보면서, 그동안 잊어 왔던 자연에서의 삶을 떠올리고 동물성을 되찾게 합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동물들은 에덴 호텔을 나온 것이 자신의 진짜 삶을 찾아 떠나는 진정한 모험이었음을 깨닫게 되지요.
《에덴 호텔에서는 두 발로 걸어 주세요》를 보며 안락함을 주던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에덴 호텔을 탈출해 자신다운 삶을 찾아 자연으로 돌아가는 동물들의 여정을 다 함께 응원해 주세요!
작가 나현정의 깊이 있는 철학을
환상적이고 아름다운 그림 속에 담다!
나현정 작가는 첫 그림책 《너의 정원》이 화이트 레이븐스에 선정된 이후 작품을 통해 만남, 갈등, 환대를 꾸준히 이야기했고, 《비밀 : 코끼리와 코요테》에서는 삶과 죽음에 관한 깊이 있는 사유를 보여 주었습니다.
《에덴 호텔에서는 두 발로 걸어 주세요》에서는 에덴 호텔에 머무는 동물들의 모습으로 동물답게 사는 권리가 무엇인지에 대한 묵직한 질문을 독자들에게 던집니다.
또 이번 그림책에서는 수채과슈 물감으로 색을 겹겹이 올리는 기법을 사용해, 화려하고 아름다운 에덴 호텔을 표현했습니다. 분홍색과 보라색을 포인트 컬러로 사용하면서, 동물들이 정말로 멋진 곳에서 대접 받고 살고 있는 것처럼 느끼게 보여 주지요. 하지만 빛이 있으면 어둠이 있는 것처럼, 에덴 호텔과 호텔에서의 일상이 화려하고 편안할수록 동물들은 각자의 정체성과 자유를 빼앗깁니다. 게다가 자신들이 무엇을 빼앗기는지도 모르는 채 말이지요. 작가는 핑크빛 화려한 에덴 호텔과는 상대적으로 어둡고 짙은 배경의 그림들로 극적인 대비를 더했습니다. 어두운 호텔 안에서 무섭게 포효하는 사자, 길이 없는 숲에서 네발로 걷는 동물들, 그리고 노란 보름달을 보며 마음껏 울부짖는 늑대를 담은 장면들은 동물들이 잊었던 본성을 되찾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에덴 호텔에서는 두 발로 걸어 주세요》를 읽고 아름다운 그림 뒤로 감춰진 동물들의 이야기를 만나 보세요. 네발로 한 발씩 앞으로 나아가는 동물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에게 무엇이 진짜 삶이고 자유인지 생각해 볼 수 있게 해 주는 멋진 철학 그림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