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천 년은 그만 두고 만년을 지낸다 할지라도 짐승인 것은 틀림이 없지않습니까.
그러니 제의 소원은 다른 것이 아니라 그 나이가 천 년이 되는 중 남에게 빠질 것이 없는 재주가 있으니
한번 인간으로 변하야 다만 하루 동안이라도 만물의 영장 노릇을 하다가 죽는 것이
만 년 동안 짐승 노릇만 하는 것보담은 영광이 될 줄로 생각한 것입니다.
- 금꽃 여덟 송이-
그 아이가 노끈을 타고 하늘로 올나갈새
여러 사람들은 퍽이나 신기한 생각으로써 고개를 뒤로 제치고
까맣게 공중으로 올라가는 그 아이의 모양을 정신없이 처다 보았다.
그 아이는 주춤주춤 올라 가다가 얼마 뒤에는 구름이 가리어 그 몸이 보이지 아니했다.
-시체 없는 죽엄-
이와 같이 강화에는 오래 전부터 여러 도 사람이 몰려 들어가 그 종족의 갈래가 어지럽게 나누어진 까닭이
다름 아니라 모두 어지러운 세상을 당하여 목숨을 도모 하려고 피해 들어간 까닭이었다.
대저 그와 같이 큰 죄인으로 생각하는 사람이면 반드시 이 섬으로 보내고
또 세상이 크게 어지러운 때이면 반드시 이 섬으로 피란을 하였음은 그것이 모름지기 무슨 까닭이었을까?
- 사도강화의 목룡 -
우리가 먼저 꾸짖고 때린 것은 그대의 정성을 알고자 한 것이어늘
과연 그대는 아들을 살리려는 애자지정이 지극하여 천지 신명이 감동되지 아니할 수 없으므로 십년 명한을 더 얻게 하노라.
-선사한 십년 수명-
여러 구경꾼의 신경이 그 숯불로 하여금 한참 긴장한 이때에
고옥이 별안간에 주인의 아들을 번쩍 안아 목궤 속에 집어넣고
뚜껑을 빨리 닫은 뒤에 궤를 얼른 들어 그 숯불 속에다 들어뜨리었다.
-모진 귀신과 투쟁-
심의겸의 이 한 마디 말이 큰 불똥이 되어가지고 티각태각하기 시작한 것이
필경은 동인(東人)이니 서인(西人)이니 하여 동서로 갈라지게 되었다.
-당쟁이 크게 유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