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 좀 맞으면 어때 햇볕에 옷 말리면 되지
길 가다 넘어지면 좀 어때 다시 일어나 걸어가면 되지”
마음을 어루만지는 치유의 언어
시인 양광모가 전하는, 우리 삶의 따뜻한 순간들!
일상의 언어로 삶을 그려 내는 시인 양광모의 시선집 『눈물 흘려도 돼』가 푸른길에서 출간되었다. 시인은 이번 시집을 엮으면서, 각자의 삶을 살아가며 크고 작은 어려움을 마주하는 사람들에게 시가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랐다. 그런 때가 있다. 문득 사는 게 힘에 부친다고 느끼는 때가. 우산도 없이 비를 맞거나, 길을 가다가 넘어졌을 때.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 사이를 정신없이 오가느라, 정작 나를 돌보거나 다독이지 못했다는 것을 깨닫는 때. 나도 모르게 눈물이 터져 나올 때가. 그럴 때 시인은 섣부른 위로 대신 그저 “눈물 흘려도 된다”라고 이야기한다. “살아가는 일이 슬프면 좀 어때/ 눈물 좀 흘리면 되지// 눈물 좀 흘리면 어때/ 어차피 울며 태어났잖아”(「눈물 흘려도 돼」) 언뜻 투박하게 들리는 말이지만, 행간마다 슬픔을 긍정하고 마음을 다독이고자 하는 온기가 느껴진다.
대부분의 동물이 감정을 표현하기 위해 소리 내거나 울부짖을 때, 사람만이 눈물을 흘리는 게 신기하다. 눈물을 흘릴 때 우리는 얼마나 연약해지던가. 눈물을 흘리는 동안은 눈앞이 뿌예져 앞을 볼 수가 없고, 숨이 턱까지 차올라서 말도 제대로 할 수 없으니까. 약하게 보이고 싶지 않아 눈물을 참는 일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때때로 눈물은 마음을 어루만지고 치유하는 방식이 되기도 한다. 시인은 “푸른 하늘 흰 구름이/ 그냥 살라 하네/ 기쁘면 웃음짓고/ 슬프면 눈물짓고/ 감당치 못할 큰 의미일랑 두지 말고”(「그냥 살라 하네」) 살아보자고 이야기한다. 사랑하는 순간이든 작별하는 순간이든 상관없이, 모든 순간을 소중하게 여기자고. 그런 점에서 눈물은 마음속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는 행위처럼 느껴지기도 한다. 어떻게 하면 지친 마음을 잘 돌보고 다독일 수 있을까. 그러한 고민의 흔적들이 고스란히 묻어난 시편들을 이번 시집에서 만나 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