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네이티브 컴퍼니는 모든 것을 버리고 AI로 새롭게 만드는 회사가 아니다. 기존 조직이 축적해 온 자산과 통제 체계 위에 AI를 연결하여, 일하는 방식을 다시 설계한 회사다.” p.47
회사는 거대한 문서 창고를 만드는 데는 성공했다. 그러나 창고가 커질수록 어떤 문서를 믿어야 하는지는 더욱 불분명해졌다. 문서를 많이 모으면 조직의 지식도 자연스럽게 완성될 것이라는 믿음은 한 가지 사실을 가리고 있었다. 기록이 존재한다는 것과 조직이 그 내용을 공식적인 지식으로 합의했다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라는 점이다. p.66
AI 프로젝트는 첫 90일 안에 실제 변화를 보여주어야 한다. 첫 90일 안에 결과가 나오면 조직에 신뢰가 생기고, 다음 예산과 인력을 확보할 수 있다. 반대로 전략 수립과 환경 구축만 이어지고 실제 사용 사례가 나오지 않으면, 현업의 관심은 빠르게 식고 경영진도 프로젝트의 필요성을 의심하기 시작한다.
여기서 말하는 성과는 보고서나 시연이 아니라, 실제 사용자가 업무에 활용하고, 그 효과를 숫자로 설명할 수 있는 상태다. p.96
에이전트를 만드는 일은 결국 동맹을 만드는 일이었다.
박 상무는 웃으며 말했다.
“기술 프로젝트라고 생각하면 사람을 나중에 만나게 됩니다. 하지만 AI 프로젝트는 사람을 먼저 만나야 기술이 움직입니다.” p.126
마케팅팀의 에이전트화는 이 경계를 분명히 하는 데서 시작해야 했다. 사람이 맡아야 할 것은 브랜드의 방향을 정하고, 시장의 맥락을 읽고, 어떤 메시지를 세상에 내놓을지 선택하는 일이었다. 에이전트가 맡을 수 있는 것은 이미 정해진 방향을 여러 형식으로 펼치고, 흩어진 성과를 모으며, 사람이 더 깊이 판단할 수 있도록 패턴과 근거를 준비하는 일이었다. p.159
하지만 실제 조직을 움직이는 것은 슬로건보다 평가다. 직원들은 회사가 중요하다고 말하는 일을 하는 것이 아니라, 회사가 평가하는 일을 한다. 보고서를 많이 쓰는 사람이 좋은 평가를 받는 조직에서는 보고서가 계속 늘어난다. 회의 참석 횟수를 높게 평가하면 회의는 더 많아진다. 결재 단계를 중요하게 보면 결재 문서는 계속 증가한다. p.223
두 번째는 실현 가치다. 재배치된 시간이 실제로 만들어낸 비용 절감, 비용 회피, 추가 이익, 손실 감소를 측정한다. 결국 사람을 줄이지 않는 AI 프로젝트에서는 시간을 많이 줄이는 것만으로 ROI가 만들어지지 않았다. 결국, 확보한 시간을 얼마나 가치 있는 업무에 재투자했고, 그 시간이 얼마나 큰 성과로 전환되었는지가 중요했다. p.2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