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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제된 천재의 질문

AI시대, 한국 근대문학이 우리에게 묻다


  • ISBN-13
    979-11-7022-329-0 (03800)
  • 출판사 / 임프린트
    처음북스 / 처음북스
  • 정가
    18,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6-07-06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처음북스 편집부
  • 번역
    -
  • 메인주제어
    시: 근현대 (1900년 이후)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시: 근현대 (1900년 이후) #한국근대문학 #필사집 #이상 #윤동주 #김소월 #김유정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8 * 210 mm, 240 Page

책소개

정답이 흔해진 시대에, 보다 소중한 것은

스스로 질문과 마주하여 길을 찾아가는 과정입니다.

 

『박제된 천재의 질문』은 한국 근대문학을 대표하는 작가들의 작품을 손으로 따라 쓰는 필사집입니다. 이상, 윤동주, 정지용, 김영랑, 한용운, 김소월, 채만식, 이육사를 비롯한 열아홉 작가의 시와 소설, 수필 예순여 편을 가려 담았습니다. 책은 다섯 장으로 짜여, 나를 들여다보는 일에서 시작해 자연과 타인을 향한 시선, 내가 설 자리, 그리고 함께 짊어질 몫으로 천천히 넓어집니다. 각 작품 끝에는 함께 생각해볼 질문이 놓여 있어, 작품을 한 문장씩 옮겨 적은 뒤 그 대답을 찾기 위해 고민할 수 있도록 구성했습니다.

 

답을 구하기는 그 어느 때보다 쉬워졌습니다. 무엇이든 물으면 잘 정리된 답이 곧바로 돌아옵니다. 그러나 답이 흔해질수록, 정작 '무엇을 물어야 하는가'를 스스로 떠올리는 일은 드물어집니다. 이 책이 건네려는 것은 정돈된 답이 아니라, 오래 곁에 두고 곱씹을 좋은 질문입니다. 쉽게 주어진 답은 쉽게 잊히지만, 스스로 찾아낸 답은 오래 남아 우리를 만들어가기 때문입니다.

 

‘박제된 천재의 질문’이라는 제목에서 엿볼 수 있듯이, 책의 문을 여는 이상의 「날개」는 이 메시지를 가장 선명하게 보여줍니다. 햇볕도 들지 않는 방에서 아내가 던져 주는 동전을 받으며 무력하게 지내던 주인공은, 자기 의지로는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점점 작아집니다. 그러던 그가 정오의 거리 한복판에서 문득 겨드랑이의 가려움을, 한때 날개가 돋았던 자리를 떠올리며 외칩니다. "날자, 날자, 한 번만 더 날자꾸나." 익숙한 무력감에 길들기를 멈추고 스스로 묻기 시작하는 그 순간이, 이 책이 독자에게 건네고 싶은 장면입니다.

 

이 작가들은 마음껏 말할 수 없던 시대를 살았습니다. 검열과 억압 속에서도 그들은 인간과 세계를 향한 물음을 멈추지 않았고, 그것들은 한 세기를 건너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반대로 무엇이든 손쉽게 물을 수 있게 된 지금은, 우리는 오히려 스스로 생각하는 수고를 점점 덜어내고 있습니다. 『박제된 천재의 질문』은 그 수고를 다시 우리 손에 돌려놓으려는 책입니다. 빠르게 읽고 넘기는 대신 한 글자씩 옮겨 적고, 주어진 것을 타성적으로 받아들이는 대신 스스로 답을 쓰면서, 박제되어 있던 질문들은 비로소 우리 안에서 다시 깨어납니다.

 

답은 어디에나 있지만, 좋은 질문은 스스로 길어 올려야 합니다. 백 년 전 천재들이 남긴 문장을 한 자 한 자 옮겨 적는 사이, 잊고 있던 물음들이 천천히 내 안에서 깨어납니다. 당신만의 시선으로 그 질문에 답을 써내려가 보세요.

목차

1장 우물 속을 들여다보며

날개 · 이상

권태 · 이상

자화상 · 윤동주

발가락이 닮았다 · 김동인

참회록 · 윤동주

도정 · 지하련

구두 · 계용묵

또 다른 고향 · 윤동주

쉽게 쓰여진 시 · 윤동주

병풍에 그린 닭이 · 계용묵

경희 · 나혜석

빈처 · 현진건

서시 · 윤동주

 

2장 세계가 내게 인사할 때

바다2 · 정지용

청명 · 김영랑

돌담에 속삭이는 햇발 · 김영랑

춘설 · 정지용

모란이 피기까지는 · 김영랑

장수산2 · 정지용

산 · 이효석

인동차 · 정지용

메밀꽃 필 무렵 · 이효석

젊은이의 시절 · 나도향

유리창 · 정지용

황혼 · 이육사

 

제3장 너에게 가닿는 일

내 마음을 아실 이 · 김영랑

북 · 김영랑

동백꽃 · 김유정

광나루 · 지하련

봄봄 · 김유정

배따라기 · 김동인

B사감과 러브레터 · 현진건

결별 · 지하련

벙어리 삼룡이 · 나도향

백치 아다다 · 계용묵

나룻배와 행인 · 한용운

님의 침묵 · 한용운

진달래꽃 · 김소월

 

제4장 내 자리를 찾아가며

길 · 김소월

고향 · 현진건

규원 · 나혜석

산유화 · 김소월

금잔디 · 김소월

향수 · 정지용

무정 · 이광수

술 권하는 사회 · 현진건

엄마야 누나야 · 김소월

이혼 고백장 · 나혜석

개척자 · 이광수

 

제5장 내 몫의 짐을 안고

레디메이드 인생 · 채만식

치숙 · 채만식

태평천하 · 채만식

미스터 방 · 채만식

돈 · 이효석

원고료 이백원 · 강경애

민족의 죄인 · 채만식

꽃 · 이육사

별 헤는 밤 · 윤동주

절정 · 이육사

청포도 · 이육사

광야 · 이육사

십자가 · 윤동주

본문인용

「박제가 되어 버린 천재」를 아시오? 나는 유쾌하오. 이런 때 연애까지가 유쾌하오.

 육신이 흐느적흐느적하도록 피로했을 때만 정신이 은화처럼 맑소. 니코틴이 내 횟배 앓는 뱃속으로 스미면 머릿속에 으레 백지가 준비되는 법이오. 그 위에다 나는 위트와 파라독스를 바둑 포석처럼 늘어 놓소. 가공할 상식의 병이오. p.8

 

창밖에 밤비가 속살거려

육첩방은 남의 나라,

 

시인이란 슬픈 천명인줄 알면서도

한 줄 시를 적어 볼가, p.36

 

내 마음을 아실 이

내 혼자 마음 날 같이 아실 이

그래도 어데나 계실 것이면

 

내 마음에 때때로 어리우는 티끌과

속임없는 눈물의 간곡한 방울방울

푸른 밤 고이 맺는 이슬 같은 보람을

보밴 듯 감추었다 내어드리지.  p.96

 

『틀렸소, 잘못 알았소. 화증이 술을 권하는 것도 아니고, 하이칼라가 술을 권하는 것도 아니요. 나에게 술을 권하는 것은 따로 있어. 마누라가, 내가 어떤 하이칼라한테나 홀려 다니거나, 그 하이칼라가 늘 내게 술을 권하거니 하고 근심을 했으면 그것은 헛걱정이지. 나에게 하이칼라는 아무 소용도 없소. 나의 소용은 술뿐이요. 술이 창자를 휘돌아, 이것저것을 잊게 맨드는 것을 나는 취할 뿐이요.』  p.174

 

인테리……인테리 중에도 아무런 손끝의 기술이 없이 대학이나 전문학교의 졸업증서 한장을 또는 조그마한 보통 상식을 가진 직업 없는 인테리……해마다 천여명씩 늘어가는 인테리…… 뱀을 본 것은 이들 인테리다.  p.190

 

미스터 방이 그 걸쭉한 양칫물을 노대 아래로 아낌없이 좍 배앝는 바로 그 순간이었다. 그 순간이 공교롭게도, 마침 그를 찾으러 온 S소위가 현관으로 일단 들어서려다 말고(미스터 방이 노대로 나오는 기척이 들렸기 때문에) 뒤로 서너 걸음 도로 물러나,

『헬로.』

부르면서 웃는 얼굴을 쳐드는 순간과 그만 일치가 되었었다.

『에구머니!』  p.202

 

『앗!』

날카로운 소리에 번쩍 정신이 깨었다.

찬바람이 휙 앞을 스치고 불시에 일신이 딴 세상에 뜬 것 같았다. 눈 보이지 않고, 귀 들리지 않고, 잠시간 전신이 죽고, 감각이 없어졌다. 캄캄하던 눈앞이 차차 밝아지며 거물거물 움직이는 것이 보이고 귀가 뚫리며 요란한 음향이 전신을 쓸어 없앨 듯이 우렁차게 들렸다. 우뢰소리가…… 바다 소리가…… 바퀴 소리가…… 별안간 눈앞이 환해지더니 열차의 마지막 바퀴가 쏜살같이 눈 앞을 달아났다. p.206, 208

 

동방은 하늘도 다 끝나고

비 한방울 나리잖는 그때에도

오히려 꽃은 빨갛게 피지 않는가

내 목숨을 꾸며 쉬임 없는 날이여

 

북쪽 「쓴드라」에도 찬 새벽은

눈 속 깊이 꽃 맹아리가 옴자거려

제비떼 까맣게 날라오길 기다리나니

마침내 저바리지 못할 약속이며! p.218

 

괴로왔든 사나이.

행복한 예수·그리스도에게

처럼

십자가가 허락된다면

 

목아지를 드리우고

꽃처럼 피여나는 피를

어두어가는 하늘 밑에

조용히 흘리겠습니다. p.236, 238 

서평

-

저자소개

저자 : 처음북스 편집부
한국 근대문학 필사집『박제된 천재의 질문』을 엮었다.
처음북스는 (주)처음네트웍스의 임프린트 브랜드로서 2000년 3월 15일에 설립된 종합서적출판 기업입니다. 대표적인 출판물로는 <대전환>, <예술가가 되는 법>, <상대성 이론이란 무엇인가>, <양자역학이란 무엇인가>, <청소년을 위한 돈이 되는 경제 교과서>, <초등학교 입학 준비 100일+>, <슬기로운 검사 생활>, <중국의 선택>, <악당은 아니지만 지구 정복>등이 있습니다. 처음 처럼 늘 좋은 책을 세상에 펴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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