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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규홍의 나무

경이로운 생명의 4억 년 빅 히스토리


  • ISBN-13
    978-89-6262-699-5 (93400)
  • 출판사 / 임프린트
    동아시아 / 동아시아
  • 정가
    65,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6-03-30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고규홍
  • 번역
    -
  • 메인주제어
    과학: 일반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과학: 일반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52 * 225 mm, 1300 Page

책소개

자연과 인간이 함께 써 내려간 나무의 대서사시

나무를 통해 만나는 4억 년 공생의 빅 히스토리

생명의 탄생에서 기후 위기까지, 나무가 들려주는 지구의 시간

 

자연과 인간이 함께 써 내려간 나무의 대서사시

나무를 통해 만나는 4억 년 공생의 빅 히스토리

 

“천둥처럼 나무가 내게 왔다.” 지난 30여 년간 전 세계를 누비며 나무를 만나고 기록해 온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은 자신의 삶에 나무가 찾아온 순간을 이렇게 말한다. 오랜 시간 나무를 좇아 살았지만 그에게 나무는 단순한 지적 흥미의 대상이 아닌 살아 있는 생명 그 자체다. 그리고 긴 시간 동안 그 생명의 감각을 책에 담기 위해 노력했다. 4년여의 집필 기간, 600여 건의 참조 문헌 그리고 지난 시간 동안 축적한 나무와 자연에 관한 지적·감각적 총체를 담아 완성한 『고규홍의 나무』는 4억 년 전 나무의 출현을 중심으로 생명의 탄생, 그리고 나무와 관계 맺으며 살아온 인류의 빅 히스토리를 집대성한 책이다.

책은 나무의 역사뿐 아니라 30여 년간 저자가 애틋하게 바라보며 쌓아온 생명의 기록과 경험을 총동원해 가장 낮은 곳에서 자라는 이끼부터 인류가 지켜온 국내외 숲과 생태계, 그 인문학적 의미까지 온전히 담아냈다. 세계 각양각색 나무에 얽힌 진귀한 이야기도 가득하다. 생태와 나무를 이해하려 했던 수많은 과학자들의 이론과 삶에서 시작해 세계에서 가장 큰 나무, 가장 오래된 나무, 꽃과 나무의 놀라운 생존 전략, 씨앗을 지키는 국내외 시드볼트 그리고 세계 각지의 수목원과 식물원, 국내 천연기념물과 지방기념물 나무까지 생태인문학적 지식이 놀랍도록 흥미롭게 펼쳐진다.

방대한 분야와 정보에도 불구하고 『고규홍의 나무』는 쉽고 재미있다. 지난 30여 년간 나무를 찾아 숱한 숲과 길을 지나며 나무와 사람을 두루 만나고 소통해 온 저자의 생동감 넘치는 글쓰기는 읽는 이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나무와 인간의 역사를 집대성한 이 책을 통해 이제 독자들은 저자가 건네는 나무와 자연에 대한 경이의 감각을 전달받고, 지구 4억 년의 빅 히스토리를 낯설고 어려운 과학 지식이 아니라 생명력의 충만으로 생생히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목차

차례 해설 16

 

Prologue : 나무의 역사, 사람의 역사 56

나무와 사람살이 65 • 나무와 언어 81

 

제1부 나무의 탄생

제1장 나무 이전의 세계 92

이 책의 제1장부터 제3장까지에 대하여 92 • 나무의 무엇이, 왜 궁금한가 94 • 칼 세이건의 우주력과 인간 탄생 95 • 우주, 지구 그리고 생명의 탄생 98 • 최초의 생명체, 박테리아 105 • 공생(共生)의 시작 108

 

제2장 나무 이전의 육지 생명체 115

균류란 … 개념 역사 종류 분류 118 • 균류의 역할과 형태 123 • 특이한 균류 130 • 균류와 함께 이야기할 또 하나의 생명체 134 • 지의류의 생태와 모양, 생명력 138 • 지의류의 분포와 종류 142 • 지의류의 활용 147

 

제3장 나무 이전의 식물 150

이끼의 종류와 형태 151 • 이끼의 쓰임새 158 • 이끼보다는 한 뼘 더 높게 … 고사리 162 • 나무고사리와 고대 양치식물인 인목 168 • 양치식물의 쓰임새 171

 

제4장 나무의 탄생 173

리그닌의 발명 175 • 겉씨식물의 출현 177 • 은행나무 번식에 얽힌 비밀 183 • 은행나무에 속한 나무 종류 188 • 사람 없는 산에 홀로 서 있는 '삼척 늑구리 은행나무'의 경우 191 • 도시 가로수로서의 은행나무 195

 

제5장 숲의 형성 202

숲에서 태어나 숲을 파괴한 거인 203 • 문명의 탄생과 숲의 파괴 209 • 수전 시마드와 '우드 와이드 웹' 216 • 끝없이 이어지는 질문 “보존이냐 개발이냐” 220

 

제6장 사람의 마을 227

신화 속 이그드라실과 농경문화에서의 물푸레나무 228 • 최초의 도시, 아테네의 올리브나무 232 • 광합성 미생물의 출현과 산소의 증가 237 • '광합성'이라는 생명의 원리 243 • 나뭇잎 안의 박테리아 249

 

제7장 세상에서 가장 오래된 나무 253

나무의 수명 … 우리나라에서 제일 오래된 나무 255 • 7,200년 된 조몬삼나무, 5,000년 된 브리슬콘소나무 261 • 므두셀라 브리슬콘소나무보다 더 오래된 나무 267 • 7백 년 전 고려시대에 맺은 씨앗이 살아나 271 • 씨앗으로 2,000년을 살아온 연꽃의 신비 275 • 2,000년 전 마사다의 기억을 간직한 항아리 속의 씨앗 278 • 3만 년을 버틴 툰드라 지대의 씨앗 283 • 태풍에 쓰러진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향나무 285

 

제8장 꽃의 출현 289

'꽃'의 발명과 속씨식물의 출현 291 • 원시식물의 흔적이 담긴 목련과 수련의 꽃 297 • 미국인들의 목련 그리고 안산 단원고의 잭슨 목련 303 • 우리나라 토종 목련 306

 

제9장 생명의 진화 312

찰스 다윈에게 생명 진화의 원리를 돌아보게 한 꽃 314 • 겨울에 피는 꽃들의 꽃가루받이 매개곤충 320 • 동백나무와 동박새, 팔손이와 파리 322 • 일억 년을 이어온 생명의 약속 326 • 일편단심으로 변함없이 긴 세월 이어가는 항상성 332 • 공존 공생의 평화로운 세상을 위하여 334

 

제2부 나무의 생명력

제10장 큰 나무  342

세상에서 제일 큰 나무 345 • 세상에서 제일 큰 꽃 352 • '시체꽃'과 '안데스의 여왕' 359 • 세상에서 가장 큰 잎 365

 

제11장 사람과 나무 379

도구를 이용하는 사람 앞의 나무 380 • 열매를 맺지 않아 베어내려 했던 최고의 감나무 385 • 신화 속 거인의 도끼질 앞의 큰 나무 389 • '나무'라는 하나의 생명을 만나기 위하여 392 • 나무를 '아는 것'과 '느끼는 것' 394

 

제12장 나무 숭배 407

나무껍질을 벗긴 범인의 배꼽을 나무에 408 • 나무를 위대한 선조와 동일시한 경우 414 • 나무가 잘 살아야 사람살이도 평안해진다 416 • 하늘에 비를 내리게 해달라는 소원을 전달 419 • 신이 머무르는 장소로 여겨진 큰 나무 425 • 대구시의 특별한 나무 보호법 431

 

제13장 나무의 생명력 434

경쟁에서 협동으로 440 • 나뭇가지 사이에서 이루는 '거리두기'의 지혜 450 • 거리두기가 어려울 때에 보여주는 신비로운 현상 454 • 최악의 생육 조건을 이겨내는 방식 460 • 제 몸을 바꾸는 판단력과 기억력 464 • 잎을 꽃잎처럼 바꾸어 '헛꽃'을 만드는 지혜 471 • 우리 사는 세상을 아름답게 하는 생명의 경이로움 479

 

제14장 생명의 느낌 486

“염색체를 보려면 염색체 안으로 들어가야” 489 • 옥수수 연구로 유전자 자리바꿈 현상 발견 494 • 몸은 거추장스러운 형식에 불과 499 • 발밑에서 밟히는 풀들의 아우성 504 • 나무 위에서 이룬 또 하나의 인생 507 • 레이첼 카슨과 해리엇 터브먼으로부터 510 • 나무와 숲의 지구에서 차지하는 의미 513 • 시각장애인과의 나무 관찰 체험 515

 

제15장 씨앗 저장 517

씨앗의 영구 보전을 위한 세계적인 시설 518 • 세계 최초의 시드볼트 … 노르웨이의 스발바르 523 • 씨앗 한 톨을 지키기 위해 목숨을 내놓아 527 • 과학사 최대의 사기 행각, 트로핌 리센코 534 • 미생물 저장고의 절실한 필요성 542 • 민간에서 일어나는 자발적인 씨앗 보존 운동 545

 

제16장 나무 활용 549

백성의 생명을 살리기 위해 551 • 조국을 지키는 무기의 재료로 쓰기 위해 556 • 외적의 침략을 막아내는 성벽으로 쓰기 위해 560 • 의병 전쟁의 도구로 쓰인 나무 568 • 북을 걸어두기 위해 심어 키웠던 또 하나의 나무 571 • 나라의 독립을 이루기 위한 도구로 쓰인 나무 573 • 교수대로 쓰인 나무 579

 

제17장 농경의 시작과 품종 선발 586

불의 사용에서 농경 혁명으로 588 • 생존 전략에서 감성 욕구로의 전환 593 • 세상에서 가장 많은 품종을 가진 나무, 장미 595 • 인류 역사상 최초의 투기 대상이었던 튤립 603 • 현대의 농경과 품종 선발의 그늘 608

 

제3부 나무와 사람

제18장 치유의 나무 618

고흥 소록도 중앙공원 솔송나무 619 •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얻을 수 있는 치유 효과 629 • 장성 축령산 편백 숲 632 • 독림가 임종국의 헌신 638 • 편백과 같은 종류의 우리 나무들 642 • 현대의 치유의 숲 646

 

제19장 도시의 나무 651

서울 도심에서 넉넉한 공간을 차지한 큰 나무 653 • 도시 가로수의 쓰임새 656 • 도시의 나무는 필경 성가신 존재가 되어 661• 출근길에서 나무 헤아리기 665 • 전설이 사라지자 죽음을 향하는 큰 나무 667 • 한 뼘의 땅이 제대로 허용되지 않는 도심의 나무 671 • 건축 디자인을 변경하면서까지 살려낸 나무  675 • 욕망의 집합지 도시에서 나무가 살아남는 법 678 • 지구라는 아름다운 별이 앓는 피부병 684

 

제20장 숲 지키기 687

어린아이들의 푼돈을 모아 지켜낸 숲 688 • 국가적으로 보호림을 지정해 지킨 숲 693 • 가난한 마을의 재산으로 지켜온 큰 숲 698 • 고기잡이 어부들이 살림살이를 위해 지킨 숲 705 • 풍수지리의 시절, 땅의 기운을 더하려 지킨 숲 710 • 큰물로부터 마을을 지키기 위한 말뚝 구실로 지킨 숲 713

 

제21장 나무 지키기 717

738일 동안 나무 위에서 벌인 벌목 반대 시위 718 • 숲을 지키기 위해 나무를 베어낸 경우 722 • 법적으로 나무를 보호하는 방법 729 • 민간에서 스스로 돈을 모아 지켜낸 나무 731 • 이순신 장군의 목숨을 지켜낸 나무 737 • 나무를 지키는 것이 곧 세상의 평화를 지키는 것 742 • 국가 예산을 쏟아부어 지켜낸 한 그루 은행나무 745 • 슬기로운 전설을 통해 지켜낸 우리의 소나무 758 • 재미가 보태진 나무 지키기 이야기 '성 전환' 761 • 지금 이 순간에도 이어지는 '나무 지키기' 운동 768

 

제22장 종교와 나무 711

그리스도교에서 성탄절 장식으로 쓰는 나무 722 • 교회의 중요한 시기에 맞추어 피어나는 꽃 775 • 예수의 수난을 상징하는 나무와 꽃 779 • 꽃의 생김새에 절묘하게 맞춘 예수의 생애 781 • 창세기의 아담과 이브에 얽힌 전설의 꽃 784 • 선교사들의 고행의 길을 지켜준 나무 786 • 석가모니 부처가 성불한 자리에 그늘을 드리운 나무 788 • 종교의 제례에 활용하는 도구의 재료 791 • 유교의 경우 794 • 유교 건축물에서 어김없이 만나게 되는 나무 799 • 공자의 후손이 심고 그 후학들이 키운 나무 804 • 행단의 '행'은 은행나무인가 살구나무인가 807 • 토착 신앙 혹은 전통문화와의 조화 808

 

제23장 문화와 나무 813

'선비문화'의 상징 회화나무 815 • 선비의 서재 앞마당에 서 있는 회화나무 817 • 기묘사화에 얽힌 선비의 집 대문 앞 큰 나무 823 • 나무 감상법의 차이 825 • 같은 꽃을 대하는 문화의 차이 829 • 나라꽃 무궁화 835 • 우리 문화는 소나무 문화 845 • 정이품송의 유전자를 잇기 위한 혼례 프로젝트 850 • 중국과 문화 교류의 결과로 남은 나무 860 • 당산나무로 상징할 수 있는 '민중 문화' 867 • 살아 움직이는 흰 그늘, 검은 그늘의 정자나무 873 • 아예 '정자'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느티나무 877 • 옛 마을에 옛 모습 그대로 남은 당산나무 880

 

제24장 나무 심기 885

마을의 정자나무로 심은 기록이 전하는 나무 890 • 처음 식재부터 키운 내력까지 자세히 기록에 남겨 894 • 민족 해방의 기록으로 남긴 향나무 한 그루 899 • 입에서 입으로 전해온 '삽목 설화' 906 • 스님들의 지팡이가 자라난 나무 910 • 불가의 가르침 '아상소멸'을 보여주는 자장의 지팡이 916 • 천하를 호령한 옛 장수의 기백이 담긴 지팡이 922 • 임금이 손수 골라 하사한 특별한 소나무 925 • 백성의 용맹함을 기리기 위해 현감이 심은 나무 927 • 기묘사화의 피바람을 피한 선비들의 상징 929 • 오래오래 지켜야 할 개인적인 책임도 보태질 뽕나무 933 • 뜻과 사람이 살아 있는 인문학적 대상으로의 나무 937

 

제4부 공생의 생태계

제25장 인공의 숲 942

수목원과 식물원은 어떻게 다른가 945 • 세계 수목원 1 영국 - 큐왕립식물원과 위슬리가든 949 • 세계 수목원 2 일본 - 도쿄대수목원과 진다이수목원 956 • 세계 수목원 3 미국 - 뉴욕식물원 롱우드가든 960 • 우리나라 수목원 1 천리포수목원 963 • 우리나라 수목원 2 세조의 광릉 숲과 국립수목원 968 • 한국수목원정원관리원의 설립과 국립수목원 971 • 수목원과 정원의 공통점 및 차이점 975

 

제26장 생로병사 980

나무에게 가장 치명적인 위협 요인, 태풍 982 • '용송'으로 불리던 '괴산 삼송리 소나무' 985 • 인문 생물학적 가치가 높았던 '합천 해인사 학사대 전나무' 989 • 채 알려지기 전에 쓰러진 '여수 율림리 동백나무' 995 • 꿈결에서라도 다시 보고 싶은 '포항 보경사 탱자나무' 999 • 관리 소홀로 사라져간 '청송 부곡동 왕버들' 1002 • 쓰러질 뻔한 나무를 사람들이 살려낸 백송 1005 • 왕가의 기품을 잃고 스러져 간 특별한 소나무 1007 • 홀로 서 있는 나무에게 태풍만큼 위험한 벼락 1011 • 유난히 곰솔에 집중되었던 벼락 피해 1014 • 사람과 더불어 살아야 하는 나무의 슬픈 운명 1017 • 사람들의 지나친 사랑이 결국은 죽음으로 귀결된 나무 1019 • 한 송이 꽃처럼 서 있던 '보은 어암리 백송' 1022 • 나무에 대한 잘못된 사랑법 1025 • 세월의 풍진을 이겨낼 생명은 없어 1029 • 죽음의 원인은 바깥이 아니라 안에서 나오는 것 1035 • 지자체 상징목이었던 나무에게 닥친 세월의 무게 1041 • 나무의 생명을 위협하는 산불과 홍수 1046

 

제27장 기후 변화 1052

모든 기후 뉴스에 따라붙는 '사상 최초'라는 수식어 1054 • 태풍 못지않게 위협 요인이 된 큰비 1059 • 태풍의 바람이 아니라 폭우에 쓰러진 나무 1066 • 기후 변화의 시그널, 초록 낙엽 1070 • 예측하기 어려워진 꽃 피는 시기 1080 • 근심을 불러오는 중부지방의 배롱나무꽃 1084 • 의미가 없어진 나무의 '북방 한계선' 1088 • “더 이상 실패할 겨를이 없다” 1090

 

제28장 멸종 1092

하나의 사건으로 시작된 하나의 연결망 1093 • 기후 변화로 멸종 위기에 몰린 구상나무 1100 • 사람에 의한 멸종 위기를 맞은 매화마름 1110 • 가시로 무장하고도 살아남지 못한 가시연꽃 1114 • 사람의 건강을 위해 희생된 삼백초 1117 • 멸종위기에서 해제된 우리나라 고유의 특산 식물 1120 • 선모시대와 현지 외 보전기관의 의미 1125 • 사람의 무관심에 의해 맞이한 멸종의 위기 1128 • 멸종 위기를 지정하는 기준 1131

 

제29장 포스트팬데믹 1135

끝나지 않은 팬데믹 사태  1137 • 바이러스 감염 도시의 나무를 둘러싼 생태계 변화 1141 • 바이러스라는 존재에 대한 궁금증 1148 • '위드 코로나' 혹은 '위드 바이러스' 1152 • “자연은 자신이 돌보는 생명의 이익을 찾는다” 1156 • 도시에서 나무와 더불어 사는 방법 1159 • 이제 파기해야 할 '포스트팬데믹'이라는 용어 1163

 

보태어 채움 : 식물 분류  1166

이름을 안다는 것과 생명을 느낀다는 것의 거리 1167 • white pine은 백송(白松)이 아니다 1174 • 린나이우스 전에도 나무 이름은 있었다 1177 • 기억하기 어려울 만큼 길고 복잡해지는 식물 이름 1184 • 칼 린나이우스의 등장 1189 • 식물 이름 짓기의 원칙이 된 린나이우스의 이명법 1193 • 그의 이름을 부른다는 것 1198

 

Epilogue : “나무는 살아 있다” 1206

 

사진 출처 1226

참고문헌 1232

찾아보기 1282

본문인용

호모 사피엔스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그가 처음 나타난 배경인 나무와 숲을 이해하는 데에서 시작해야 한다. 세이건이 『코스모스』에서 강조했던 것처럼 호모 사피엔스는 분명히 나무 아래에서 태어났다. 다른 배경도 있었을 텐데, 하필이면 나무 아래에서 태어난 까닭은 무엇인가. 나무는 무엇이기에 호모 사피엔스가 태어날 배경이 될 수 있었는가. 그 모든 질문은 바로 '나는 누구인가', '인간은 누구인가'에 대한 관심의 확장이다.

-제1장 「나무 이전의 세계」, 99쪽

 

세상을 연 나무가 이 땅에 태어나게 된 가장 결정적인 계기는 '리그닌'의 발명이었다. 리그닌lignin이라는 질긴 중합체의 발명은 생명 세계에서 놀라운 혁신이었다. 리그닌은 땅바닥에 퍼진 생명체가 하늘 향해 곧추설 수 있게 했으며, 나무 끝자락의 나뭇잎까지 물을 끌어 올릴 수 있는 도관導管의 재료가 됐다. 비로소 나무가 출현했다. 나무는 솟아올라 햇빛에 가까이 다가가 광합성 효율을 높였고, 곁의 나무들과 나뭇가지를 이어가며 임관林冠, 즉 숲을 이뤘다. 고대 식물로 이루어진 최초의 숲은 그렇게 형성됐다. 3억 8,500만 년 전의 일이다.

-제4장 「나무의 탄생」, 175쪽

 

와중에 꽃이 나타났다. 속씨식물이 꽃을 피운 건 앞에서 이야기한 대로 씨앗을 보호하는 강력한 보호막을 이중, 삼중으로 갖추었다는 특장점도 있지만, 번식 과정에서도 에너지 낭비를 효율적으로 막는 기가 막힌 장치였다. 수배우체의 가루를 정확하게 목적지인 암배우체로 옮겨 가는 방법을 발명한 것이다. 바람으로서는 그렇게 할 수 없었다. 속씨식물이 노린 건 꽃이 나타날 즈음에 지구상에 번성한 곤충들이었다.

-제8장 「꽃의 출현」, 293쪽

 

카슨 할머니는 손주인 로저와 숲을 거닐면서 나무 이름, 풀 이름을 가르쳐 주지 않았다. 눈앞의 자연을 가만히 바라보았고, 다가오는 자연에 스며들어 자연과 함께 '노는 데'에 열중했다. 어린 시절에 자연에 대해 어떤 느낌을 갖느냐 하는 것은 평생을 더불어 살아갈 자연에 대한 감성을 결정하는 기초가 된다는 생각에서였다. 그는 “자연을 '아는 것'은 자연을 '느끼는 것'의 절반만큼도 중요하지 않다”라고 단언했다.

-제11장 「사람과 나무」, 398쪽

 

광합성의 계절이 지나면 나뭇잎에는 초록빛이 사라지고 울긋불긋한 빛깔이 드러난다. 겨울이 다가오는 기미다. 단풍은 겨울을 채비하는 나무의 생존 전략이다. 겨울이 온다는 건 기온이 섭씨 0도 이하로 떨어져 물이 언다는 이야기다. 나무는 광합성에 필요한 물을 뿌리로부터 나뭇잎까지 끌어 올린다. 얄궂은 건 아무리 굵은 줄기를 가진 나무도 물을 끌어 올리는 물관이 줄기의 바깥쪽, 즉 바깥 기온에 민감한 부분에 있다는 사실이다. 물을 끌어 올리는 통로인 물관은 나무줄기의 바깥 조직인 변재에 있다. 나무에게는 변재의 물관을 따뜻하게 보온할 도리가 없다. 빙점 이하의 기온에서 물관 속에 든 물은 얼 수밖에 없고, 물관 속에 담긴 물은 얼음이 되어 부피가 팽창하며 물관을 터뜨리게 된다. 겨울에 수도관이 파열되는 것과 똑같은 이치다. 물관이 터지는 건 나무에게 치명적이다. 동물로 치면 혈관이 터지는 것과 같은 치명상이다. 다가오는 겨울에도 무사히 살아남으려면 더 추워지기 전에 물을 덜어 내야 한다.

-제13장 「나무의 생명력」, 480쪽

 

이 숲을 지켜낸 건 어린아이들이었다. 1990년 4월의 일이다. 그때 도쿄에는 주택 단지 개발 계획이 나왔다. 개발 계획에 들어 있는 토지에 토토로가 살던 숲이 포함됐다. 그러자 〈이웃집 토토로〉에 감동했던 아이들은 화가 났다. 숲에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면 토토로는 대관절 어디로 가야 한단 말인가. 아이들은 가만히 보고만 있지 않았다. 어리석지만 위대한 생각이 일어났다. 누군가가 먼저 '숲을 사자'고 했고, 이 터무니없는 생각에 많은 아이들이 용돈을 모으기 시작했다. 숙제 공책을 찢어 동전 몇 푼을 고이 싸서 모금 단체에 보냈다. 물론 토토로가 살던 숲 전체를 살 수 있는 돈이 모두 모이리라 생각하기엔 터무니없이 적었지만, 아이들의 모금은 곰비임비 쌓였다. 아이들의 성원에 힘입어 '토토로의 고향 기금위원회'가 결성됐다. 일본 전국적으로 숲을 지키자는 운동으로 확산된 것이다.

-제20장 「숲 지키기」, 690-691쪽

 

선비들의 회화나무 사랑은 남달랐다. 예컨대 우리의 옛 선비들은 번거로움에도 불구하고 이삿짐 목록에서 회화나무를 빠뜨리지 않았다 한다. 실제로 이삿짐으로 옮겨 갔는지는 알 수 없지만 그런 말이 지금까지 전해올 만큼 아껴온 나무인 것은 분명한 사실이다. 또한 옛날에 우리 선조들은 집 앞마당에 풀꽃조차 심지 않고 화단도 가꾸지 않는 걸 전통 조경의 원칙으로 삼았다. 앞마당은 뙤약볕을 가리지 않고 뜨겁게 하고, 대청 마루 건너편의 뒤란을 대숲으로 어둡게 하여 차갑게 하면 대청을 흐르는 공기의 대류가 빨라지면서 대청 마루의 공기를 시원하게 한다는 생각이었다. 하지만 잠깐의 시원함을 포기할 수 있을 만큼 귀한 나무, 즉 앞마당 한가운데에 심어 키워도 좋은 나무로 여겨온 단 한 종류의 나무가 회화나무다. 전통조경의 예외에 해당하는 게 회화나무였다. 선비의 상징이었던 회화나무를 집 안에서 정성 들여 키운다는 건 그 집안이 선비의 가문이라는 상징일 수 있었던 때문이다.

-제23장 「문화와 나무」, 817쪽

 

천리포수목원은 2025년 겨울 현재 무려 1만 7,000종류의 식물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사설 수목원이다. 하나의 수목원에서 수집한 식물 종류로는 우리나라 최대인데 이는 앞에서 이야기한 세계 수목원의 예를 보아도 결코 적지 않은 규모다. 5만여 종류의 식물을 수집 전시한 영국의 큐왕립식물원을 빼면 미국과 일본의 어느 수목원과 비교해도 결코 뒤지지 않을 만큼 세계적인 수집 규모를 자랑한다. 천리포수목원의 식물 수집 규모는 가히 세계적이라 해도 과장이 아니다. 특히 목련속 식물의 경우, 전 세계에 존재하는 1,000분류군의 대부분인 930여 분류군을 수집해 세계 목련 연구자들에게 경이로운 연구 대상지라는 건 천리포수목원의 대표적인 자랑거리다.

-제25장 「인공의 숲」, 964-965쪽

 

문제는 나무를 지나치게 사랑하는 데에서 치명적인 피해가 나타난다는 아이러니다.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나무를 너무 사랑한 나머지 조금이라도 더 잘 보호하기 위해 애쓰다가 뜻밖에도 나무를 죽음으로 몰아가는 경우다. 대표적인 경우가 '복토'다. 대개의 경우 사람들이 지나다니며 나무뿌리를 짓밟게 되는 상황을 막기 위해 나무뿌리 부분에 흙을 높이 덮어 쌓는 경우다. 분명 복토의 의도는 나무를 보호하기 위한 것이었다. 그러나 복토는 나무에게 치명적이다. 나무뿌리는 숨을 쉬어야 한다. 그러려면 일정한 두께 이상의 흙이 덮어씌워져서는 안 된다.

-제26장 「생로병사」, 1018쪽

 

기후 변화 그 자체는 결코 위협이 아니다. 위협은 그 변화의 속도에 있다. 지구를 하나의 생명체로 보는 '가이아 이론'을 제창한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James Ephraim Lovelock, 1919~2022)은 지구가 지금 겪고 있는 변화는 지구 스스로 견뎌낼 힘, 즉 치유력이 있다고 했다. 그러나 문제는 작금의 변화 속도가 지구 생태계의 수용 한계를 넘어선다는 사실이다. 지난 45억 년 동안 느린 속도로 변화한 지구가 지금 펼쳐지는 급격한 변화 속도를 감당하기 어렵다는 이야기다. 러브록은 지구에서의 살림살이를 건강하게 이어가기 위해서 의지를 발동할 주체는 인지 능력을 가진 인간밖에 없다고 했다.

-제27장 「기후 변화」, 1090쪽

 

스러질 리 없을 정도로 강인한 생명력을 갖춘 매화마름이건만 언제부터인가 우리의 논에서 매화마름을 찾아보기가 어려워졌다. 심지어 환경부 지정 멸종위기 식물로까지 됐다. 매화마름이 우리 곁에서 사라져 가는 치명적인 이유는 농약이다. 산산이 부서진 줄기 조각에서도 뿌리를 내리고 새 생명을 키워나가는 강인한 생명의 매화마름이건만 사람만큼은 이겨내지 못했다.

매화마름이 멸종한다는 건 단순히 예쁜 꽃 한 종류만 사라진 것이 아니다. 매화마름이 완전히 사라진 결과는 아무도 예측하지 못한다. 결과는 참혹하게 이어질 수 있다. 매화마름을 먹이로 살아가던 다른 어떤 생물은 먹이를 찾지 못해 굶어 죽어야 할 것이고, 그 생물은 먹이사슬을 이루는 또 다른 생명의 멸종을 낳을 수 있다. 작디작은 생명 하나의 소멸은 생태계가 어이없이 무너지는 현상으로 이어진다.

-제28장 「멸종」, 1112쪽

 

긴 시간의 나무 답사와 공부를 통해 결국 이야기하고 싶었던 것은 인생의 마지막이자 영원한 화두로 남을 '나무와 더불어 산다는 것'의 의미였다. 나무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해 먼저 알아야 할 것은 사람의 삶이 있기 전부터 사람의 삶을 가능하게 이 땅을 일군 나무의 역사, 그 안에 담긴 경이로움이었다. 지구 탄생, 그리고 나무 이전의 생명체인 이끼와 고사리 종류, 그리고 지의류까지 함께 지루하게 짚어봐야 했다. 그 모든 뜻을 한마디로 이야기하자면 '나무는 살아 있다'는 것이다. 바라보는 사람이 없어도, 말 없이 홀로 자기의 나무살이를 이어가는 장하고 경이로운 생명의 나무를 분명하게 살아 있는 하나의 생명체로 느낄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하자는 것이다. '나무는 살아 있다'는 너무나도 당연한 사실을 우리는 얼마나 체감하고 있는지 돌이켜 보고 싶었다. 한 그루의 나무가 지금 우리 곁에 살아남기 위해서 말없이 진력해 온 경이로운 안간힘의 역사를 짚어보면서 나무와 숲은 단순한 배경이 아니라 분명하게 살아 있는 하나의 생명체라는 사실을 함께 느끼고 싶었다. 나무 이야기를 이처럼 길게 이어온 단 하나의 목적이었다.

- 「Epilogue」, 1211쪽

서평

“천둥처럼 나무가 내게 왔다”

생명 그대로를 바라보기

 

30여 년간 우리나라 곳곳의 나무와 그 숨결을 만나고 기록한 나무 인문학자 고규홍이 『고규홍의 나무』로 돌아왔다. 4년여의 집필 기간, 600여 건의 참조 문헌을 통해 완성한 책은 4억 년 전 나무의 출현을 중심으로 생명의 탄생 그리고 나무와 관계 맺으며 살아온 인류의 빅 히스토리를 집대성했다. 나무와 인간의 역사뿐 아니라 30여 년간 저자가 애틋하게 바라보며 쌓아온 생명의 기록과 지식을 총동원해 가장 낮은 곳에서 자라는 이끼부터 인류가 지켜온 국내외 숲과 생태계, 그 인문학적 의미까지 온전히 담아냈다.

이제 우리는 기후 변화의 시대를 넘어 기후 붕괴의 시대를 살아가고 있다. 하지만 인류는 여전히 나무를 철저히 필요를 위한 대상으로만 상정하고 있는지 모른다. 미세 먼지를 제거하기 위해, 도시를 아름답게 꾸미기 위해, 그리고 단지 기후 재앙을 피하기 위해 우리는 나무를 동원해야 할 대상으로만 여기고 있는 건 아닐까? 저자 고규홍은 12년간 몸담았던 국내 주요 일간지에서의 생활을 정리하고 나무에 관심을 갖게 된 계기를 “천둥처럼 나무가 내게 왔다”라고 밝힌 바 있다. 불현듯 마음에 다가온 나무는 그에게 단순히 지적 욕망을 자극하는 대상이 아니라 살아 있는 생명이었다. 그리고 지난 시간 나무를 좇아 활동하며 그는 우리 인류가 이제 생명을 바라보는 방식에 있어 근원적 인식의 전환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닫는다. 지구의 탄생부터 나무와 인간의 역사를 좇는 『고규홍의 나무』를 쓴 이유 역시 나무를 단순한 도구가 아닌 장구한 시간 속에서 인류와 공생해 온 하나의 독립된 생명체로 바라보게 하기 위함이다. 책은 호모 사피엔스가 45억 년에 걸친 지구의 “헤아릴 수 없이 다양한 생명체가 상호작용해 이루어진 생명 역사의 결과”이며 “사실상 지구 생태계에 지금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의 막내에 불과”하다는 점을 역설한다. 그리고 생명의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우리의 위치와 나무의 관계를 진정으로 되짚어 보기를 권한다. 나무 그대로의 나무를 조명하는 『고규홍의 나무』를 통해 우리는 저자 고규홍이 수십 년간 나무와 함께하며 깨달은 '생명 그대로를 바라보는 인식의 전환'을 깊이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경이로운 생명, 나무와 인류의 빅 히스토리

생동감 넘치는 이야기로 경험하는 나무에 얽힌 과학

 

나무는 언제 어떻게 탄생했을까? 나무 이전에는 무엇이 있었을까? 꽃의 출현은 세상을 어떻게 바꾸었을까? 광합성과 낙엽 활동의 과학적 원리는 무엇일까? 『고규홍의 나무』는 그간 과학책에서 볼 수 없었던 전혀 새로운 빅 히스토리를 전개한다. 바로 나무의 출현을 중심에 두고 생명의 탄생, 그리고 인류의 흔적을 좇는 과학적 여정이다. 책은 지구 탄생 과정에서 시작해, 열수분출공 주변에서 생겨난 박테리아와 광합성으로 에너지를 얻는 시아노박테리아, 그리고 이들이 엽록체로 이어지는 과정 등 나무 탄생의 배경을 쉽고 재미있게 풀어낸다. 미생물은 물 밖으로 나와 지의류와 이끼가 되고 포자로 번식하는 양치식물로 진화하며, 마침내 단단한 외피가 되는 리그닌을 통해 하늘로 솟아오르며 나무가 된다. 저자의 이야기는 세상을 총천연색으로 물들인 꽃의 출현과 공진화, 숲의 탄생으로 단숨에 뻗어나가 독창적인 전개를 펼치며 독자를 사로잡는다.

생명 역사의 과정 속에 소개되는 다양한 과학의 발견과 과학자 이야기도 이 책의 큰 묘미다. 앙그레쿰 세스퀴피달레와 매개곤충의 공진화 과정을 밝힌 찰스 다윈의 유명 일화부터, 진핵세포의 진화를 '박테리아의 공생 통합의 결과'로 본 공생 이론을 제안한 학자 린 마굴리스, 치밀한 관찰로 이끼 이야기를 풀어낸 로빈 월 키머러, 은행나무에서 정충을 발견한 히라세 사쿠고로, 숲의 나무들이 균근과 균사로 소통하며 거대한 네트워크를 이룬다는 사실을 밝혀낸 수전 시마드, 광합성의 화학반응식을 완성한 장바티스트 부생고까지, 나무와 자연을 둘러싼 수많은 과학 이론과 과학자 이야기가 흥미진진하게 펼쳐진다. 지난 30여 년간 나무를 찾아 숱한 숲과 길을 지나며 나무와 사람을 두루 만나고 소통해 온 저자의 생동감 넘치는 글쓰기는 읽는 이가 책에서 눈을 떼지 못하게 만든다. 무엇보다 책은 자연에 대한 경이의 감각을 그대로 전달해 나무의 역사를 단순한 과학 지식이 아닌 생명력의 충만으로 경험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

 

나무와 인간이 함께 지은 인문학

흥미롭고 진귀한 세계의 각양각색 나무 이야기

 

나무를 인간과 공생해 온 독립 생명체로 바라봐야 한다는 말은 무엇을 의미할까? 저자는 우리나라 최초의 호두나무인 '천안 광덕사 호두나무'에 얽힌 역사를 되짚어 보며 생명 인식의 폭넓은 관점을 강조한다. 어렵사리 찾아낸 자료를 통해 과거를 밝힌 우리나라의 호두나무는 단지 호두나무가 아니라 고려와 원나라의 정치적 갈등 사이 한 간신배의 영욕을 담고 있는 역사적 상징이기도 했다. 즉 “나무는 단지 생물학적 가치만 가지는 게 아니며”, “숱하게 많은 사람살이를 고스란히 간직하고 살아가는” 존재인 것이다. 『고규홍의 나무』에서 나무가 빅 히스토리가 될 수 있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책은 나무를 식물학적으로만 다루지 않고 기나긴 역사 속에서 인간과 다양한 관계를 맺으며 살아온 인문학적 주체로 삼아 수많은 이야기를 기록하고 소개한다. 북유럽 신화의 물푸레나무, 그리스로마 신화의 올리브나무에서 시작해 제임스 조지 프레이저의 책 『황금가지』에 등장하는 나무 숭배의 역사를 거쳐 우리나라 당산나무의 실제 사례들까지, 문화와 종교 그리고 인간의 삶 속에 깊숙이 들어와 인류 정신과 문명을 일군 나무의 면면을 살펴본다. 특히 우리나라 신화와 선조들의 삶을 다룬 나무 일화들은 저자가 실제로 마주한 나무와 관련된 사건들과 엮여 더욱 생생하게 다가온다.

세계 각양각색 나무에 얽힌 진귀한 이야기도 가득하다. 세상에서 가장 큰 버섯으로 그 크기가 300만 평에 달하는 미국 멀루어 국립공원의 잣뽕나무버섯, 5,000년을 살아남은 브리슬콘소나무, 3만 년 만에 꽃을 피워낸 실레네 스테노필라 씨앗, 현존하는 세상에서 가장 큰 나무 제너럴 셔먼 트리, 시취를 뿜어내며 3.7미터 높이의 거대한 꽃을 피우는 타이탄 아룸, 꽃과 나무의 놀라운 생존 전략과 협업, 씨앗의 영구 보전 시설인 국내외 시드볼트, 우리나라와 세계의 유명한 수목원과 식물원에 대한 기록, 그 외 저자가 직접 만난 국내 천연기념물, 지방기념물, 보호수 등 나무와 관련한 흥미로운 이야기들이 빠짐없이 들어가 있다. 이처럼 『고규홍의 나무』는 저자가 일생을 바쳐 축적한 지적 총체가 낱낱이 기록된 나무 백과이자 자연과 생태를 다채롭게 느낄 수 있게 하는 감각적 경험담이기도 하다. 나무를 알고 인간과 자연의 감각을 배우려는 이들에게 책은 필독서 목록에 오르기에 충분할 것이다.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

기후 위기 앞 호모 사피엔스의 책임을 말하다

 

이 책에서 또 하나 주목할 부분은 기후 변화에 관한 이야기다. 최근 기후는 '사상 최고 폭설', '사상 최장 열대야' 같은 표현이 낯설지 않을 만큼 극단화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숱한 이상 현상이 나타나고 오랜 시간 버텨온 나무들도 위협받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변화가 비단 나무의 생존만이 아니라 이 땅의 모든 생명의 생존이 걸린 문제라고 경고하며 지금 우리나라에서 일어나고 있는 위기의 신호들을 훑어본다. 단풍이 채 들지 않은 채 낙엽이 떨어지는 '초록 낙엽' 현상, 바람이 아닌 폭우에 쓰러진 나무들, 종 잡을 수 없는 개화 시기와 식생 변화, 뜻밖에 멸종 위기에 처한 여러 식물들의 현황을 차례로 살핀다. 이러한 변화의 모습은 지금 우리가 처한 위기의 실상을 정확히 알 수 있게 한다. 하지만 저자는 “더 이상 머뭇거릴 여유가 없다”라고 호소하면서도 절망에만 머물 수 없는 우리의 절박한 마음도 함께 돌아본다. 그리고 주변 나무를 돌보고 살릴 수 있는 실천적 방법들도 제시한다. 저자가 오랜 시간 나무와 함께하고 글을 쓴 이유도 결국 모든 생명의 숨결을 이으려는 마음에서 비롯된 것이다. 그래서 책은 어쩌면 너무 오래 반복되어 빛이 바랠 정도로 중요한 우리의 책임을 다음과 같이 거듭 밝히고 있다. “아직 늦지 않았다. 이 지구를 생명이 살 수 있는 아름다운 별로 만들 수 있는 건, 지금의 황폐한 환경을 지어 낸 호모 사피엔스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저자소개

저자 : 고규홍
이 땅의 나무들이 품고 있는 삶과 역사의 이야기를 찾아 기록하고 전하는 나무 칼럼니스트이자 나무 인문학자다.
인천에서 태어나 송도고등학교와 서강대학교를 졸업했다. 중앙일보에서 12년 동안 기자 생활을 했고, 1999년에 나무를 찾아 떠났다. 방방곡곡 누비며, 사람들의 곁을 묵묵히 지켜온 노거수와 특별한 나무들의 생애와 그 안에 깃든 인문학적 가치를 기록해 왔다.
고규홍의 나무 이야기는 식물학적 정보를 넘어, 나무를 심은 사람들의 뜻과 나무와 함께 살아온 이웃들의 이야기를 깊이 있게 담아낸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가 발굴하고 세상에 알린 의령 백곡리 감나무, 정선 봉양리 뽕나무, 영양 송하리 졸참나무와 당숲 등 여러 노거수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되기도 했다.
『이 땅의 큰 나무』(2003)를 시작으로 『나무가 말하였네』(1, 2권), 『고규홍의 한국의 나무 특강』, 『천리포수목원의 사계』(봄·여름편, 가을·겨울편), 『도시의 나무 산책기』, 『슈베르트와 나무』, 『나무를 심은 사람들』, 『나무 사진집 '동행'』 등 모두 37권의 책을 펴냈고, 한 해 동안 '나무'를 주제로 하여 100회 정도의 대중 강연 활동을 이어간다.
2000년 봄부터 '솔숲의 나무 편지'라는 사진 칼럼을 홈페이지 솔숲닷컴(www.solsup.com)을 통해 나무를 사랑하는 사람들과 나눈다. 천리포수목원 이사, 한림대학교 미디어스쿨 겸임교수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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