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I 구루인 박태웅 의장은 생성 AI에 대해 “초급 개발자들은 20% 효율이 올라갔다고 하는 반면, 최고급 개발자들은 20명과 함께 일하는 것 같다고 한다”라는 인터뷰를 공유하기도 했다. 물론 새로운 도구의 등장에는 저항과 우려도 따른다. 기계가 창의성까지 대체할 것인가라는 질문도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의 관찰로는 AI는 창의적 결과물을 내지만, 그 창의성의 방향과 맥락을 부여하는 것은 여전히 인간의 몫이다. AI가 제안한 여러 초안 중 무엇을 선택하고 어떻게 조합해 새로운 아이디어로 발전시킬지 결정하는 것은 인간이다. 생산성 혁명은 인간의 창의성을 무력화하는 대신, 반복 업무의 짐을 덜어 창의성에 더 집중하게 하는 방향으로 전개되고 있다. 모내기는 이앙기에 맡기고, 새로운 농업 전략을 짤 수 있게 되었다.
-01_“생산성 AI 혁명” 중에서
사용자 경험(UX) 측면에서 보면, AI 덕분에 더 개인화되고 자연스러운 경험이 가능해졌다. 예전에는 모든 사용자에게 동일하게 보였던 앱 인터페이스가 이제는 AI에 의해 개인 취향에 맞춰 동적으로 변형될 수 있다. 어떤 사용자에게는 메뉴를 단순하게 보여 주고, 어떤 사용자에게는 상세 정보를 더 노출하는 식이다. 또한 사용자가 요구하기 전에 AI가 선제적으로 필요한 정보를 제시해 주는 예측 UX도 확산하고 있다. 이메일을 열기도 전에 “이 메일은 중요한 약속 변경에 관한 내용입니다”라고 요약을 띄워 주거나, 달력을 열면 “다음 주 이틀간 비어 있는 오후 시간에 회의를 잡을까요?”라고 제안해 주는 식이다. 이러한 경험들은 모두 단말기 속 AI 에이전트가 사용자 데이터를 학습하고 맥락을 이해해서 가능한 일이다.
-03_“AI 롱테일 2.0 경제와 미디어” 중에서
롱테일 2.0의 특징이 초개인화라면, 이를 잘 구현하는 기업이 성공할 것이다. 넷플릭스나 아마존도 개인화 추천을 이미 하고 있지만, 생성 AI로 한 단계 업그레이드된 개인화 서비스를 내놓는 신생 기업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런웨이(Runway)나 미드저니(Midjourney) 같은 AI 크리에이티브 툴 스타트업은 디자이너나 마케터 개개인의 취향과 요구에 맞게 이미지를 생성해 준다. 듀오링고(Duolingo)와 같은 교육 서비스는 AI 튜터를 붙여 학습자마다 다른 내용과 속도로 수업을 진행한다. 리플릿(Replit)이나 깃허브 코파일럿(GitHub Copilot) 같은 AI 코딩 도구는 개발자별로 코딩 스타일을 학습해 최적의 보조를 한다. 이렇듯 각 개인에게 특화된 가치를 제공하는 서비스들은 기존의 천편일률적 서비스와 차별화되어 고객 충성도를 얻고 있다. 롱테일 2.0의 소비자는 “나만을 위한 무언가”를 원하고, 그 기대를 충족하는 기업이 승자가 될 것이다.
-06_“롱테일 1.0 VS 롱테일 2.0” 중에서
다양성은 롱테일 경제의 핵심 미덕이다. 대중은 천편일률적인 선택지 대신 무지갯빛 옵션을 갖게 된다. 취향의 존중, 소수자의 목소리, 지역적 특색 등이 경제 곳곳에서 빛을 낸다. 예를 들어 과거 대형 출판사들이 외면했던 매니악한 주제의 책들도 이제는 전자출판이나 자비 출판으로 나와서 소수 독자를 만난다. 생성 AI는 이런 책을 쓰고 편집하는 데도 도움을 주니, 더욱 많은 이야기가 세상에 나올 수 있다. 음악도 마찬가지다. 메인스트림 K팝이 아니어도, 10대들이 AI로 만든 실험적 음악이 전 세계 팬덤을 모을 수 있다. 실제로 AI로 목소리를 변조한 버추얼 가수들이 활약하고, 팬들은 다양한 장르의 UGC 음악을 소비하는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이는 문화의 롱테일이 풍성해지는 사례다.
-09_“AI 디바이드와 롱테일 경제의 명암”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