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 제주에서 지금의 일을 찾았나요?
고민하는 와중에, 여기서 뭘 할지는 모르겠지만 뭘 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은 분명했어요. 예를 들어, ‘직장 생활은 안 한다.’ 직장 생활을 할 거면 임금 수준이 좋고 다니던 회사가 있는 서울에 가서 사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일 테니까요. 직장 생활이 아니라면, 남은 건 사업이죠. 그중 펜션, 카페, 귤은 하지 않겠다고 생각했어요. 제주에 온 게 경쟁을 하고 그 속에서 성장하려고 한 게 아니거든요. 그럴 거였으면 쭉 서울에서 살면 됐겠죠. 펜션, 카페, 귤은 이미 제주에서 너무나 경쟁적인 품목이에요. 누군가 ‘제주에서 펜션이나 카페 하고 살면 참 편하겠다.’고 한다면 그건 정말 안이한 생각이고요, 실제론 엄청난 경쟁을 이겨 가며 하는 일이에요. 이런 식으로 하지 않을 것을 지우니 할 수 있는 게 정말 없어 보이죠? 그래서 언젠가는 하고 싶었던 관심 분야(임업)와 닮은 농업 쪽으로 좀 더 관심을 가지게 됐어요.
- 〈올리브스탠다드 | 이정석, 22p〉
하고 싶은 일이 있어도 못하는 상황에 있는 사람도 많아요. 그런 분께 어떤 말을 해 주고 싶으세요?
불안한 시기는 누구에게나 있어요. 그러면서도 확신이 없는 길을 계속 걸어가려면, ‘나 자신을 믿는 것’이 유일한 방법이에요. 나를 믿고 묵묵히 당장의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들에 최선을 다하다 보면, 다만 ‘놓지만 않으면’, 본인 마음속에서 바라는 방향으로 가게 되는 것 같아요. 저는 특별한 재능이나 든든한 지원이 없더라도 순간순간 최선을 다했기에 지금의 행복한 길에 와 있다고 생각해요. 그러니 당장 부족 함이 있다고 해도, 너무 먼 미래까지 보지 않더라도, 당장 지금 닥쳐서 해결해야 하는 그 일을 하면서 하나씩 해결해 보세요. 거창한 목표가 없어도, 어렴풋이라도 내가 가고 싶은 길을 그려 두면, 그 길로 가게 될 거예요. 제가 그랬으니까요.
- 〈오마이코티지&오마이살롱 | 손주희, 56p〉
제주에서 두 분의 삶, 행복하고 재미있게 느껴져요. 도시에서의 삶과 무엇이 다른가요?
제주에서의 삶, 너무 행복해요. 자본이 모든 것인 세상에서 벗어나 더 멋있는 세상에서 살아 보고 싶었어요. 사실 도시에선 돈으로 모든 게 해결돼요. 하지만 여기에서는 돈을 벌기 위해 다른 걸 희생하기보다, 적은 돈으로도 더 아름답고 행복하게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어요. 실제로 해 보니 만족도가 정말 높아요. 지금 하는 일이, 사업적으로 되게 하려고 이슈나 트렌드에 맞춰서 짜깁기하듯 시작한 게 아니거든요. 우리가 정말 원하는 게 뭔지를 찾아서 만든 거예요. 그러니 우리가 하는 일과 삶 사이에 불협화음이 없어요.
- 〈랄라밀랍초&랄라몽 | 랄라&룰루, 80p〉
자신의 브랜드를 만들고 운영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무엇인가요?
나 자신이 주체가 되는 것이요. 하고자 하는 것들이 결국 다 저로부터 나오니까요. 계속해서 제가 하고 싶은 것, 보여 주고 싶은 게 무엇인지를 고민하고 활동한 것이 다양한 방식으로 연결되어 브랜드가 확장됐어요. 꼭 ‘브랜드로서 이런 걸 보여 줄 거야, 이런 걸 이룰 거야.’ 하는 것보다 제가 하는 걸 꾸준히 하고 있으면 연결되어 다양한 일들이 생기고, 그렇게 해 나갈 수 있게 되는 것 같아요. 누구나 들으면 알만한 유명한 브랜드들과 협업을 꽤 해 오고 있는 편인데, 제가 목표를 ‘유명 브랜드들과 협업할 거야.’라고 했으면 그리됐을까요? 저는 제 일을 하고 있었는데 그걸 알아봐 준 분들과 자연스레 연결된 거죠.
- 〈주주스튜디오 | 전현주, 101p〉
책방 ‘어나더페이지’는 어떤 가치를 지향하고 있나요? 책방의 시작이 ‘이야기를 나누는 공간’에서 출발했기에 어떤 이야기를 하고 싶었던 건지 궁금합니다.
책방 준비하며 자기 검열에 들어갔을 때 ‘내가 가장 잘할 수 있는 이야기’를 해 보자고 생각했어요. 제주에서 자라면서 가치적으로 보호해야 하는 문화에 대한 관심이 많았기에 ‘환경’과 ‘로컬’, 그리고 개발 협력 분야에서 경험하며 만난 다양한 세계와의 연결성을 알려 줄 수 있는 ‘다양성’. 이 세 가지 키워드를 잡았어요. ‘환경, 로컬, 다양성’을 추구해서 그에 맞는 책들을 큐레이션(추천)하고, 키워드에 맞는 프로그램들을 진행하고요.
- 〈어나더페이지 | 신의주, 119p〉
제주에서 외지인이, 여행업과 관련된 경력도 없는 사람이 일을 시작할 때 겪은 어려움이 있었을 것 같아요.
제가 개인 사업을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다 보니 처음에 사업자 등록 같은 개념도 모르고, 가진 차 한 대로 시작했어요. 그런데 시작하자마자, 누군가가 민원을 넣었어요. 그래서 시작하고 한 달 뒤에서야 사업자 등록이라는 걸 알고 하게 됐죠. 워낙 전단을 뿌리고 다니니까 눈에 띄었나 봐요. 그때, 이왕 하는 거 하나하나 갖춰 가면서 제대로 해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죠.
- 〈찰쓰투어 | 양성철, 148p〉
제주에서의 장기적인 삶을 위해서는 일이 받침이 되어야 하죠. 제주에 이주해 살아 보고 싶은 분들께 어떤 걸 준비하라고 말해 주고 싶어요?
제주에 대해 자세히 알아봐야 한다고요. 제주의 특성과 제주가 가진 자원, 거기에 본인이 가진 장점이 결합하여 돈벌이, 즉 사업화가 되는지 생각해 보고 그게 되는 분들이 오면 좋을 것 같아요. 그렇지 않으면 제주에 대한 안 좋은 감정이나 상처, 금전적인 손실을 보고 돌아갈 수밖에 없으니까요. 그런 점에서 신중하게 고민해야 하죠. 제주에서 이미 포화 상태인 업들이 있어요. 그런 건 피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제주의 폐쇄성이나 지역성에 대해서는 밖에서 들어오는 이주민의 입장에서 우리가 바꿀 수 없는 것들이 있으니, 견디거나 나만의 방식으로 해결할 방법을 찾으며 해 나가야 할 거예요.
- 〈제이지스타 제주 | 주동희, 180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