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막 시작된 AI 아이돌 산업에는 당면한 과제들이 있다. 기술이 발전할수록 인간과 유사성이 높아 인간과 구분이 어려울 수 있다. 더구나 인간으로 구성된 아이돌 그룹도 직접 대면으로 만나기보다는, 매개된 재현이 일상적인 존재이다 보니 ‘인간 아이돌’과 ‘AI 아이돌’의 구분이 모호해질 우려가 있다. 이는 아이돌의 정체성 문제로 연결될 수 있으며, 팬들은 원본과 진본에 대한 구분이 흐릿해질 수 있다. 인터넷 초창기, 현실 부적응을 우려했던 일이 현실로 나타날 가능성도 무시할 수 없어졌다. 실제 인간과의 구별을 위한 표시 의무화 등 윤리적 가이드라인이 요구되는 이유다. 동시에 여전히 기술 발전이 더 필요하기도 하다. 실시간 렌더링이 보다 완벽하고 자연스럽게 상호 작용을 하기 위해서는 여전히 기술적 발전이 필요하다.
-01_“AI 아이돌의 역사 및 현황” 중에서
일례로 한국음악저작권협회는 2022년 가수 홍진영의 ‘사랑은 24시간’ 등 AI 작곡가 이봄의 곡 6곡에 대해 저작권료 지급을 중단했다. 이봄이 AI라는 사실을 인지한 뒤 저작권을 인정할 수 없다고 공표한 셈이다. 현행 저작권법 제2조 1항에 따르면 ‘저작물’은 “인간의 사상 또는 감정을 표현한 창작물을 말한다”고 규정되어 있다(국가법령정보센터). ‘인간’이 아닌 ‘인공지능’을 창작의 주체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니뮤직은 AI 스타트업 주스를 인수한 지 2년 만에 매각했는데, 그 이유로 “AI 음악 관련 저작권법의 미비, AI 음악 시장의 미성숙으로 AI 음악 창작 사업 추진이 어려워져”라고 밝혔다.
-03_“AI 작곡과 아이돌 음악” 중에서
케이팝 기획사들은 AI 알고리즘이 주도하는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이용하고 있다. 먼저, ‘쇼트폼 퍼스트(Short- form First)’ 전략이다. 이용자들의 영상 소비 방식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각 음원마다 쇼트폼을 생성해 내는 데 주력한다. 쇼트폼은 플랫폼 소비자를 음악 소비자로 전환해 충성도 높은 팬을 만들어 낼 수 있는 마중물이 되기 때문이다. 핵심 안무를 15초 분량으로 재편집하여 틱톡에 공개하는 방식은 AI 알고리즘이 선호하는 짧은 분량의 콘텐츠를 통해 바이럴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게 된다. 하이브가 2022년 연차 보고서를 통해 쇼트폼 플랫폼을 활용한 팬 참여형 마케팅을 강화하고 있다고 밝힌 이유다.
-06_“AI 플랫폼과 아이돌 콘텐츠 유통” 중에서
AI 아이돌이 인간이 아니기에 위기에서 자유로워 보이지만, 인간이 아니기 때문에 겪는 위기도 분명히 있다. 그중의 하나가 인간과 시각적 유사성을 무기로 내세울 경우 ‘불쾌한 골짜기’를 마주하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즉, 기존 아이돌과는 다른 형태의 위기가 발생할 수 있다. 실시간 방송 중 시스템 오류나 렌더링 문제 등 기술적 문제가 발생할 수 있고, AI 음성 합성의 오작동이나 부자연스러운 동작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 서버 다운으로 서비스가 아예 중단될 수도 있다. 윤리적인 문제로는 AI의 부적절한 발언이나 행동이 나타날 수 있고, 편향된 데이터를 학습하게 되면 차별적인 말이나 행동을 할 우려가 있다. 또, 실존 인물의 이미지나 음성을 무단으로 활용하는 등의 문제도 나타날 수 있다. 이 밖에도 해킹으로 인한 시스템 조작이나, 딥페이크를 활용한 가짜 콘텐츠 제작 등 보안으로 인해 위기를 맞을 가능성도 크다.
-09_“AI 시대 아이돌의 위기관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