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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동의 달


  • ISBN-13
    979-11-89534-52-3 (03810)
  • 출판사 / 임프린트
    이유출판 / 이유출판
  • 정가
    18,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07-16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김정식
  • 번역
    -
  • 메인주제어
    에세이, 문학에세이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한국문학 #에세이 #금호동 #달동네 #1970년대 #서울 #산동네 #에세이, 문학에세이
  • 도서유형
    종이책, 양장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28 * 205 mm, 272 Page

책소개

1970년대 서울의 초상
어린아이의 눈에 비친 금호동 달빛

1970~1980년대 경제개발 시기, 서울 하늘의 달빛을 바라보던 어린아이가 어른이 되어 옛 기억을 모아 에세이를 펴냈다. 외국의 대학에서 심리학과 경영학을 강의하다 현재 광운대 교수로 재직 중인 저자는 금호동 달동네에서 유년기를 보냈다. 가난했지만 이웃 간에 정이 도탑던 시절, 작가는 다리가 불편한 탓에 조금 낮은 높이에서 세상을 바라보던 아이였다. 오랜 타국 생활을 마치고 귀국한 후 어느 날, 작가는 자신의 자아가 이곳에서 비롯되었음을 깨닫고 자신을 키워낸 금호동과 그곳에 살던 사람들의 기억을 되살려 글을 쓰기로 한다. 조각보처럼 기억을 엮은『금호동의 달』에는 고단한 삶 속에서도 유머와 여유를 잃지 않는 이웃들의 모습이 생생히 그려진다. 이 책은 이들에게 바치는 저자의 고백록이자 한편의 팩션 단편집이다.

목차

프롤로그 

1 유년의 기억
새벽 수돗가 
개천 
계수나무집 
금남시장의 진석이 
서울의 달 
용순이 누나의 짐 자전거 
구루마, 휠처, 휠체어 
때로는 빌지 말고 싸워라 
얼빠진 늑대 

2 뜨겁던 청춘
눈물 
동환이의 썬데이 서울 
추석의 차용필 
불판 
순대 
50년 그리고 한 달 
우주의 나비 
허장강 아저씨 
뽀빠이 삼촌 
선학알미늄 

3 그리운 그 집
겨울 아침 배춧국 
구운 김 
김밥 
수두 
새벽, 삼양라면 
수제비 
음석은 쪼매 버리더라도 남는 기 낫데이 
변두리 찬스 
삼류 극장 
‘얼음’이 아니고 ‘어름’ 
이발 학원 
그대 다시는 그 집에 가지 못하리 

에필로그

본문인용

프롤로그

나는 금호동에서 25년을 살았다. 1970년에 서울로 이사 와 다섯 살 때부터 살았던 금호동 산동네와 시장은 내게 세상 전부였다. 대학을 마치고 한동안 외국을 떠돌다 돌아왔지만 내게 한국이란 금호동을 뜻했다. 금호동은 서울에서 유명한 달동네였다. 1960년대 말, 수많은 사람이 서울로 몰려들었다. 이때 고향을 떠난 이주민들과 도시 빈민들이 자리 잡은 대표적인 지역이 금호동이다. 내 아버지도 여섯 식구를 데리고 금호동에 자리를 잡았다. 일흔이 넘은 노모와 소아마비 후유증으로 걷지 못하는 나를 데리고 고향을 떠난 아버지에게 금호동은 조금 더 나은 삶을 꿈꿀 수 있는 몇 개 남지 않은 선택지이기도 했다.

그 시절 금호동에는 상하수도 등 기본적인 생활환경이 말할 수 없이 열악했지만 그래도 사람이 사는 동네였다. 낮에는 쓰레기와 오물이 사방에 널렸지만, 저녁이 오면 어둠이 더러운 것들을 가리고 백열등 불빛이 산동네를 채웠다. 한 지붕 아래 서너 가구가 하나의 화장실과 수도를 나눠 쓰며 살아도, 저녁이면 밥 짓는 냄새가 퍼졌다. 그곳도 누군가는 따뜻하게 쉴 수 있는 집들이 모인 곳이었다.

그동안 15년이 넘게 다른 나라에서 살았지만, 정작 나의 정체성과 자아가 만들어진 곳은 바로 이 동네였다. 금호동에서 자라면서 겪었던 경험이 미국과 홍콩을 떠돌면서 공부하고 대학에서 가르치며 얻었던 것보다 내게 더 생생한 기억으로 남았다. 그런 금호동이 점점 변하고 있다. 도시 재개발이 진행되며 내가 기억하는 금호동은 점점 사라져 갔다. 이제 예전의 모습을 간직한 곳은 얼마 남지 않았다. 나는 나의 자아가 만들어진 이 동네와 여기서 만났던 사람들 얘기를 쓰고 싶었다. 나의 옛날이야기를 품은 이 동네의 기억이 다 사라지기 전에 기록을 남기고 싶었다. 이 책의 글들은 나의 성장기이다. 실제 이야기이면서 허구이기도 하다. 내가 만난 여러 사람의 모습을 한 인물에 담기도 했고, 한 사람의 모습을 여러 인물에 나누어 담기도 했다.

서평

[김미옥의 종횡무진]

어둠 아닌 햇빛을 낚는 김정식의 '금호동의 달'

 

풍경 뒤의 풍경

김정식의 『금호동의 달』을 읽었지만, 독후감을 바로 쓰지 못했다.

나는 풍경 뒤의 풍경이 쓸쓸해서 많이 머뭇거렸다.

이 책은 저자가 살았던 1970년대 금호동의 추억이자 성장기록이다.

내가 본 것은 소아마비로 걸을 수 없는 한 아이의 눈동자였다.

어른이든 어린이든 고립된 사람은 눈이 깊다.

나아갈 수도, 물러설 수도 없으면 깊게 파고 드는 수밖에 없다.

 

혼자 방안에서 오래 앓아 본 사람은 알 것이다.

벽지의 사방연속무늬 속에 숨은 사람의 얼굴이 있다는 것을.

내가 저자에게서 읽은 것은 결핍의 선물 같은 깊은 관찰력이었다.

장애로 걷지 못하는 아이에게 모든 풍경은 각인된다.

 

나는 그가 자신이 살았던 금호동 계수나무 집의 묘사에 끌렸다.

“나는 집과 대화를 많이 했다. 모로 누워서 마룻바닥에 귀를 대면 상쾌하고 차가운 감촉이 올라온다. 오래된 마룻장은 귀퉁이가 반들반들했다. 반들반들하면서도 서늘한 감촉의 마룻장은 본 적도 없는 할아버지의 손바닥처럼 느껴졌다. 마루가 하는 얘기를 듣다가 똑바로 드러누워 창을 보았다. 창에는 수세미가 드리워져 자랐다. 늙은 수세미, 오래된 마룻장, 본 적 없는 할아버지”

 

어린 날의 그는 식구들이 모두 나간 늦은 아침에 눈을 뜨고 혼자 놀았다.

초등학생 때는 엄마의 등에 업혀 학교를 다녔다.

그가 휠체어를 가질 수 있었던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였다.

고교 졸업 후 수술을 한 덕분에 목발을 짚고 걸을 수 있게 되었다.

 

그는 영화 〈언브레이커블〉의 주인공 같았다.

허벅지 뼈가 부러지고 자주 골절상을 입었다.

기억의 순화를 거친 것인지 모르지만 그의 추억은 따뜻하다.

마치 눈이 먼 자가 민감한 청각을 가지듯 그의 장애는 인간의 밝은 면을 찾아낸다.

 

글 속에 등장하는 금호동 인간 군상은 저마다 결핍을 갖고 있다.

가난, 불우한 환경, 불량배, 낙오자, 그러나 그의 시선은 어둠이 아니라 햇빛을 낚는다.

누구에게나 한가지씩 있는 장점을 기막히게 찾아낸다.

심지어 깡패에게서 생의 철학을 발견하는 장면은 낄낄 웃게 만든다.

 

그는 25년을 금호동에서 살았다.

산등성이 불빛이 별처럼 깜박거리던 금호동에서 당시 대학 진학자는 많지 않았을 것이다.

그는 대학에서 심리학을 전공하고 미국에서 박사학위를 받았다.

해외에서 15년간 머물다 돌아왔지만, 그의 가슴 속에 늘 ‘금호동의 달’이 떠 있었다.

그 달은 가난하지만 인정 많았던 금호동 사람들을 비추고 있었다.

아무리 아름다운 풍경의 건축물일지라도 인간이 있어야 완성된다.

그가 계수나무 집을 그리워하는 것은 어린 날의 고독과 더불어 인간에 대한 안도였을 것이다.

중학생인 그가 휠체어를 타고 친구와 언덕에서 봅슬레이로 질주하던 풍경은 내게 정지화면이 되었다. 공중으로 붕 날아올라 그도 친구도 휠체어도 허공에 멈췄다.

그리고 바닥에 뒹군 사춘기 소년들의 웃음소리가 사탕을 깨물 듯 부서졌다.

 

그는 세상에 대한 원망이 없다.

장애인에게 열악한 대한민국의 모든 시스템에 왜 원망이 없었겠는가.

친구나 이웃들이 장애를 가진 그에게 항상 다정하기만 했겠는가.

그는 인간에게서 어둠이 아니라 한줄기 빛을 발견하는 사람이다.

어린 날의 소외가 깊은 관찰력으로 생의 무기가 된 드문 이다.

 

김정식의 『금호동의 달』은 장애를 가진 소년의 섬세하고 따뜻한 성장기록이다.

오랜만에 풍경 뒤의 풍경이 보이는 수필집 한 권을 읽었다.

풍경에 투사되는 것은 인간 김정식의 심성이다.

-김미옥(서평가, 작가)

https://www.munhaknews.com/news/articleView.html?idxno=76438

저자소개

저자 : 김정식
고려대학교 심리학과를 졸업하고 하와이 주립대학교에서 문화심리학으로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현재는 광운대학교 경영학과 교수이다. 미국 웨스턴워싱턴대학교와 홍콩시립대학교의 교수로 심리학과 경영학의 경계를 넘나들며 강의했다. 전공과 관련된 일만 하는 게 지루해서 어느 날 밤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다. 15년 넘게 외국에서 살면서 만난 사람들에 관한 이야기를 썼으며, 지금은 자전적 소설을 쓰는 중이다. 저서로는 『쓰러지지 않는 기업의 조직 탄력성』, 『조직의 직무동기』, 『조직행동』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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