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픽업트럭에 타고 있던 두 남자가 차에서 내려 검은색 기관단총을 들고 링컨을 향해 총을 쏘기 시작했다. 귀가 먹먹할 정도로 큰 소리가 났고, 아스팔트 위로 탄피들이 쏟아져 내리는 것이 보였다. 두 남자는 링컨의 문을 열어젖혔다. 그중 한 명이 뒷좌석으로 몸을 기울여 청년을 끌어냈다. 다른 한 명은 여전히 앞쪽을 향해 총을 쏘고 있었다. 그러다가 왼손을 주머니에 넣어 수류탄 같은 것을 꺼냈다. 그걸 링컨 차 안에 던져 넣고 문을 세게 닫은 다음 동료와 청년의 어깨를 붙잡고 뒤로 돌려서 웅크린 자세로 끌어내렸다. 링컨 안에서 커다란 폭발음와 함께 섬광이 번쩍였다. 창문 여섯 개가 모두 박살 났다. 20미터 이상 떨어져 있었는데도 모든 충격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사방으로 날아간 유리 조각이 햇빛을 받아 무지개를 만들었다. 수류탄을 던진 남자가 몸을 일으켜 픽업트럭 조수석 쪽으로 달려갔고, 뒤이어 동료가 청년을 픽업 안에 집어넣고 자신도 운전석에 올라탔다. 문이 쾅 닫혔고 나는 가운데 좌석에 갇힌 청년을 보았다. 얼굴에 공포가 가득했다. 충격으로 얼굴이 하얗게 질렸고 더러운 유리창 너머로 소리 없는 비명을 지르는 것이 보였다. 운전자가 기어를 조작했다. 엔진 굉음과 타이어 마찰음을 내며 픽업이 내 쪽을 향해 정면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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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전화하지 않았다. 대신 나를 팔아넘겼다. 상황을 고려하면 누구라도 그랬을 거라고 생각한다. 둘째 날은 일요일이었고 나는 일찍 일어났다.
룸서비스로 아침식사를 해결한 뒤 그의 전화를 기다리고 있었다. 전화 대신 문을 두드리는 소리가 났다. 10시가 막 지난 시각이었다. 핍홀에 눈을 대자 렌즈에 잘 보이도록 두 사람이 가까이 서 있는 것이 보였다. 남자 한 명과 여자 한 명. 검은색 재킷을 입었고 코트는 안 입었다. 남자는 서류 가방을 들고 있었다. 둘 다 공식 신분증을 복도 조명에 잘 보이도록 기울여 높이 들고 있었다.
“연방 요원입니다!” 남자가 문 너머로 들리도록 큰 소리로 외쳤다.
그런 상황에서 없는 척하는 것은 통하지 않는다. 나도 복도에 많이 서 있어 본 사람이다. 한 명은 거기 그대로 있고 다른 한 명이 마스터 키를 가진 매니저를 데리러 내려가면 그만이다. 그래서 나는 그냥 문을 열고 그들이 들어올 수 있도록 뒤로 물러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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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벤치프레스, 180킬로 가능?” 그가 물었다. 숨을 조금 가쁘게 쉬고 있었다.
“해본 적 없는데.”
“지금 해보면 되겠네.”
“됐어.”
“당신 같은 약골도 운동하면 몸 만들 수 있어.”
“난 장교 계급이라 몸 만들 필요가 없어. 180킬로짜리 벤치프레스를 해야 하면, 그냥 덩치 크고 멍청한 원숭이 한 마리를 찾아서 시키면 되거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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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H&K를 단발 사격 모드로 전환했고, 듀크는 슈타이어의 잠금장치를 오른쪽으로 클릭했다. 내가 고개를 끄덕이자 그도 고개를 끄덕이며 바깥쪽 문을 발로 찼다. 나는 그의 어깨 바로 옆으로 그를 지나치며 보폭을 흐트러트리지 않고 안쪽 문을 차고 들어갔다. 그는 나를 지나쳐서 왼쪽으로 뛰어 들어갔고 나는 그를 따라 오른쪽으로 갔다. 그는 아주 능숙했다.
우리는 꽤 좋은 팀이었다. 부서진 문이 경첩에서 흔들리는 것을 멈추기도 전에 우리는 완벽한 자세로 웅크리고 있었다. 듀크는 앞쪽의 방 입구를 정면으로 응시하고 있었다. 고정 양손 그립으로 슈타이어를 잡고 팔을 쭉 뻗은 채 눈을 크게 뜨고 있었다. 그는 가쁜 숨을 쉬고 있었다. 거의 헐떡이고 있었다. 자기 나름대로는 최선의 방법으로 긴 위험의 순간에 잘 대처해나가고 있었다. 나는 주머니에서 돌의 PSM을 꺼냈다. 왼손에 들고 안전장치를 슬쩍 푼 다음 바닥을 기어가서 그의 귀에 쑤셔 넣었다.
“꼼짝 말고 조용히 해.” 나는 그에게 말했다. “그리고 선택해. 내가 딱 한 가지 질문을 할 거야. 거짓말을 하거나 답을 거부하면 네 머리에 총알이 박힐 거고. 알아들었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