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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커밍 어스

지구는 어떻게 우리가 되었을까


  • ISBN-13
    979-11-93166-72-7 (03400)
  • 출판사 / 임프린트
    (주)상상아카데미 / 생각의힘
  • 정가
    22,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12-12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페리스 제이버
  • 번역
    김승진
  • 메인주제어
    지구과학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지구 #지구시스템 #생명 #자연 #지구과학 #가이아가설
  • 도서유형
    종이책, 반양장/소프트커버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45 * 215 mm, 416 Page

책소개

★★★ 〈네이처〉선정 2024년 ‘최고의 과학책’

★★★  아마존, 반스앤노블 선정 2024년 ‘올해의 책’

★★★ 〈사이언스〉〈가디언〉〈월스트리트 저널〉〈뉴욕타임스 매거진〉〈뉴 사이언티스트〉 추천

★★★ 《천 개의 파랑》천선란, 《이토록 굉장한 세계》에드 용 추천

★★★  영국, 스페인 등 10개국 출간 결정

 

“우리의 인식을 확장하는 살아 있는, 숨 쉬는, 진화하는 기적”_〈가디언〉

‘지구시스템’의 비밀을 밝히는 가이아 가설의 현대판

지구와 나는 어떻게 숨을 섞고 있을까?

황홀과 경이의 세계로 우리를 밀어붙이는 긍정적 매혹

 

아마존 우림에는 매년 2,400밀리미터 가량의 비가 내린다. 일부 지역의 연간 강우량은 4,270밀리미터를 기록한다. 만약 이 비가 ‘지리적 우연’의 결과가 아니라, 아마존 우림이 직접 만들고 있는 것이라면 어떨까. 아마존의 약 4,000억 그루의 나무를 비롯한 각종 동식물과 미생물은 거대한 순환으로 ‘하늘의 강’을 형성해 연간 강우량의 절반을 스스로 생성한다. 아마존 우림에 내리는 비는 대기물리학의 불가피한 결과가 아니라, 생명과 지구가 서로의 씨실과 날실이 되어야만 완성할 수 있는 합작품인 것이다. (17쪽~19쪽) 거대한 ‘지구시스템’ 안에서 생명과 지구는 분리할 수 없다. 지구는 생명이 출현한 무대인 동시에, 40억 년의 긴 시간 동안 지구를 거쳐 간 모든 생명과 함께 자신을 조성했다. 지구는 살아 있다.

그러나 서구 근대과학 이후 인간은 생명으로부터, 생명은 지구로부터 분리되었고, 지구는 자원이자 정복 대상이 되었다. 이러한 태도는 환경 파괴와 기후 위기라는 결과로 돌아와 인류를 조여오고 있다. 지구와 인간의 관계를 다시 써야 할 위기의 시대, 우리의 인식을 확장하는 이 시대의 새로운 고전이 출간되었다. 

 

아마존 우림 꼭대기, 심해, 지하 광산… 

우리 행성 전역에서 펼쳐지는 경이로운 생명의 향연

 

근대과학이 정립된 이후 생명은 특정 환경에 더 적합한 쪽이 생존하는 존재였다. 더 강하든, 더 다정하든, 그저 더 적절한 존재가 남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저 선택되는 것이 생명인가? 영국의 과학자 제임스 러브록은 생명과 지구의 ‘공진화(共進化)’를 화두에 올리며 1970년대 ‘가이아(Gaia) 가설’을 개진했다. 그는 지구가 하나의 거대한 살아 있는 유기체라 주장했다. 생명과 지구는 긴밀한 상호작용을 통해 서로가 서로를 조성하며 함께 진화했으며, 지구는 단순히 기체에 둘러싸인 암석 덩어리가 아닌 생물과 무생물이 상호작용하는 하나의 생명체이자 유기체라는 것이다. 신화 속 여신의 이름으로 조롱받았던 이 가설은 오늘날 대기과학의 토대가 되었고, 이제는 지구시스템과학 등의 이름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뉴욕타임스 매거진〉 객원 기자이자 화이팅 어워드 논픽션 부문을 수상한 과학 저널리스트 페리스 제이버는 지금 미국에서 가장 주목받는 과학 저널리스트 중 한 명이다. 그는 가이아 가설에 매료되어 10년의 열정과 6년의 취재 끝에 “저널리즘의 걸작”이자 “대중과학서 최고의 경지”라 평가받은 이 책 《비커밍 어스》를 썼다. 저자는 가이아 가설에 입각하여 생물학적 요인과 지질학적 요인의 공진화를 추적하기 위해 지구 전역을 누빈다. 과거 폐광이었던 지하 1.5km 깊이의 지하 실험실에서 암석을 분해하는 미생물을 관찰하고(1장), 아마존 우림 가운데 솟은 325m 높이 초고층 관측탑의 꼭대기에서 하늘에 올라 구름의 씨앗이 되는 박테리아를 추적한다(7장). 홍적세(洪積世)를 구현하려는 시베리아의 자연보호 구역에서 풀을 뜯어 기후를 조정하는 들소를 쫓고(2장), 아이슬란드의 지열발전소에서 탄소 포집 스타트업을 취재하고(9장), 거대 켈프[다시마]가 캘리포니아 연안에 이룬 해저 숲을 헤엄친다(5장). 

저자는 이 과정을 통해 생명이 지구라는 무대에 등장한 소극적이고 수동적인 존재가 아니라, 스스로 지구의 환경을 변화시키고 진화에 관여하는 적극적이고 능동적인 존재임을 밝힌다. 또한 하와이의 플라스틱 해변을 걷고(6장), 북미 원주민들의 전통적인 화입(火入)을 지켜보고(8장), 스스로 정원을 가꾸며 한때 주차장이었던 뒷마당에서 자연을 배운다(3장). 놀라운 과학적 사실을 흥미진진하게 풀어내는 그와 함께 살아 있는 지구의 아홉 가지 장소를 찾아가 보자. 

 

“미생물이 구름을 만들 수 있다.

한 대륙의 숲이 다른 대륙에 비를 내릴 수 있다.

숨결이 행성을 흔들 수 있다.”

 

지하의 미생물은 지각을 변모시킨다. 플랑크톤이 없었다면, 바다는 우리가 아는 바다가 아니었을 것이다. 초식동물과 풀의 관계는 식생은 물론 지구 기후에도 영향을 미친다. 토양이나 식물에 사는 박테리아가 하늘에 올라 눈과 비를 만든다. 생명은 대기에 산소를 불어 넣었고, 하늘을 푸르게 물들였으며, 현대의 바다를 만들어냈고, 메마른 지각을 비옥한 토양으로 바꾸었다. 시간이 지나면서 생명은 지구가 기후를 조절하고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었다. 

또한 이 모든 현상을 연구하고 발견해온 것은 인간이다. 함께 연구 기지를 운영하는 세르게이 지모프·니키타 지모프 부자(父子), 북미의 식생에 관한 부족 선조들의 지혜를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프랭크 레이크, 폐슬리퍼를 활용해 고향의 해변을 되살리려는 나타퐁 니티-우타이, 고소공포증을 극복하고 초고층 관측탑에 오르는 키벨리 바르보자 등 각양각색의 과학자들은 본인이 지키는 가치를 위해 도전하고 꿈꾸며, 함께 더 좋은 곳에 갈 수 있다는 희망으로 멀리 바라보는 사람들이다. ‘더 나은 지구’를 위해 헌신하는 강하고 친절하고 똑똑하고 긍정적인 이들과의 만남을 통해 독자는 희망을 발견할 수 있다. 

 

극단적인 낙관과 절망적인 비관 가운데

침착하게 정의하는 기후 위기

 

각 부의 마지막 장은 “인간종이 지구를 얼마나 빠르게 변화시켰는지, 어떻게 하면 우리와 지구의 관계를 최선으로 바꿀 수 있을지” 살핀다. 저자는 기후 위기의 도래는 명백함을 우선 밝힌다. 그리고 인류 전체관점에서 충분할 만큼의 행동을 전혀 하고 있지 않지만 유의미한 진전이 없었다고 말한다면 그것은 사실이 아니며, 세상이 망할 운명이라고 말한다면 그것도 사실이 아니라고 말한다. (350쪽~359쪽) 저자는 인류와 지구는 절멸한다는 ‘숙명주의’적 관점, 지구가 스스로를 돌본다는 ‘판타지론’적 관점, 또 다른 지구를 개발할 수 있다는 ‘미래주의적’ 관점 모두 거부한다. 대신 지구시스템과학을 기반으로 하는 또 다른 관점을 제시한다. 지구의 역사에서 인간 존재란 찰나에 불과하며 지구를 파괴할 만한 요인이 못 되지만, 우리가 살고 있는 ‘버전’을 파괴할 수는 있다는 것이다. 우리가 지구의 거주자도 지배자도 아닌 지구의 일부임을 인식한다면, ‘새로운 지구’를 ‘테라포밍’하겠다는 생각은 “용서되지 않을 어리석음”이며 “지금 이곳에서 일궈야 할 변화”의 가능성이 우리 손에 달려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370쪽~372쪽) 

세계는 첨예하게 분열되고 있다. 팽배한 환원론적 세계관은 ‘더 큰 진리’를 잊게 만든다. 단절과 고독을 앓고 있는 현대인에게 이 책은, 감히 해체할 수 없는 거대한 연결 속에 모든 생명이 함께 있음을, 세계를 이루는 거대한 질서 속에 내가 있음을 느끼게 한다. 45억 년 지구의 역사는 당신에게 속삭일 것이다. 당신은 더 큰 존재라고. 상상 못 할 거대한 흐름이 당신 안에 있다고. 살아 있는 지구에 대한 위대한 목격은 우리가 오래 잊고 있던 경외를 일으킬 것이다. 살아나자. 지구의 DNA가 당신을 구성하고 있다. 사랑하자. 우리는 모두 지구의 자손이다. 

목차

서문

 

1부 암석

1장 지하의 존재들 – 지하의 미생물은 어떻게 지구의 껍질을 변모시키는가

2장 매머드 대초원과 코끼리 발자국 – 동물은 어떻게 지구의 땅을 재구성하는가

3장 우주 속의 정원 – 어떻게 지구의 토양에 다시 생명을 불러올 수 있을까

 

2부 물

4장 바다의 세포들 – 플랑크톤은 어떻게 현대 해양의 조성을 만들고 있는가

5장 이 위대한 해양의 숲들 – 해양 식생은 어떻게 지구를 더 거주 가능한 곳으로 만드는가

6장 플라스틱 행성 – 해양 생태계를 왜곡하는 플라스틱 쓰레기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

 

3부 대기

7장 숨의 기포 – 미생물은 어떻게 날씨에 영향을 미치고 숨 쉴 수 있는 대기를 만드는가

8장 불의 뿌리 – 불과 생명은 어떻게 공진화하며 지구를 변모시키는가

9장 변화의 바람 – 어떻게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고 생명이 살아갈 수 있는 세계를 보존할 것인가

 

에필로그

감사의 글

참고문헌

찾아보기

본문인용

브라질 아마존의 나무 한 그루가 캐나다 매니토바주의 날씨를 바꿀 수 있다. 

_19쪽, 서문

 

살아 있는 생명은 그들이 서식하는 특정한 환경에서 작용한 가차 없는 진화 과정의 결과물이기만 한 것이 아니다. 생명은 자신의 환경을 조율하면서 자기 자신의 진화에 관여하는 행위자다. 우리를 비롯한 생명체들은 단순히 지구 위에 살고 있는 거주자가 아니다. 우리 자체가 지구다. 우리 자체가 지구의 물리적 구조에서 뻗어 나온 산물이고, 지구의 순환을 추동하는 하나의 엔진이다. 지구와 지구에 사는 생명체는 너무나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어서 전체를 하나의 실체로 간주할 수 있다.

_21쪽, 서문

 

이 책은 생명이 지구를 어떻게 변모시키는지에 대한 탐구이자 지구 자체가 살아 있는 생명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인지에 대한 숙고이며 우리의 세상을 지탱해 주는 놀라운 생태계에 대한 예찬이다. 이 책은 지구가 어떻게 해서 우리가 아는 지구가 되었는지, 우리가 아는 지구가 어떻게 해서 매우 빠르게 다른 세상이 되고 있는지, 지구 역사의 이 결정적인 순간에 살고 있는 우리는 앞으로 수천수만 년간 후손이 물려받을 지구에 어떻게 영향을 미치게 될지를 고찰한다. 

_33~34쪽, 서문

지하 미생물은 더 고대의 생명이고, 더 느리며, 재생산을 덜 자주 하고 어쩌면 수백만 년을 산다. 에너지도 종종 일반적이지 않은 방법으로 얻는다. 말하자면, 산소가 아니라 암석을 호흡한다. (…) 하지만 대양과 대기에 사는 미생물처럼 지각 내부에 사는 미생물도 단순히 그 환경에 거주만 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을 변모시킨다. 지하의 미생물은 거대한 동굴을 파고 막대한 양의 광물과 귀금속을 집적시키며 지구의 탄소와 양분 순환을 조절한다. 어쩌면 미생물이 대륙의 형성에도 일조했을지 모른다. 미생물이 말 그대로 지상의 다른 모든 생명을 위한 ‘토대’를 놓은 것이다. 

_44쪽, 1장 지하의 존재들

 

보스턴은 발목을 접질렀다. 깊이 갈라진 틈에 정강이를 세게 부딪쳐 다리와 발이 퉁퉁 부어오르기도 했다. 그래도 계속 가야 했다. 동굴을 나오기 얼마 전에는 천장이 낮은 어느 구역에서 녹슨 듯한 색의, 흥미로워 보이는 보풀이 눈에 들어왔다. 보풀 일부를 긁어 채취용 봉투에 담으려는 순간 일부가 눈에 들어갔고 금세 눈이 감염된 것처럼 부어올라 떠지지 않았다. 보스턴은 그 갈색 솜털이 미생물의 작품일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쩌면 그것 자체가 미생물인지도 몰랐다. 이후의 실험실 연구에서 보스턴의 생각이 맞았음이 확인되었다. 즉 이 동굴에는 바위를 갉아먹는 미생물이 아주 많았다. 이들은 바위를 갉아먹고, 철과 망간에서 에너지를 얻은 뒤, 부드러운 광물 잔해를 배설했다. 지하 300미터도 넘는 깊이에서 미생물들이 바위를 흙으로 바꾸고 있었다. 

_58~59쪽, 1장 지하의 존재들

 

생명이 진화하지 않았을 경우 대륙의 확장은 훨씬 느렸을 것이고 아마도 우리 행성은 약간의 섬이 있는 물의 세계였을 것이다. 지구는 지(地) 없는 구(球)였을 것이다.

_64~65쪽, 1장 지하의 존재들

 

어떤 동물은 단지 걸어서 발자국을 남기는 것만으로도 지구를 재구성하고 뒤에 새로운 세계를 남겨놓을 수 있다.

_99쪽, 2장 매머드 대초원과 코끼리 발자국

 

“어떤 사람들은 이 공원이 실제로 가능하다고 믿지 않습니다. 너무 큰 노력이 든다, 기후변화는 이미 도래했다, 시간 안에 실현하지 못할 것이다, 말하면서요. 그 사람들 말이 맞을지도 모르죠. 하지만 중요한 것은,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기록만 하고 있거나 ‘이러다 우리 다 죽어’ 소리만 지르고 있을 게 아니라 현실에서 실제로 무언가를 하지 않는다면,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습니다.”

_102쪽, 2장 매머드 대초원과 코끼리 발자국

 

우리는 대기의 막으로 감싸인 채 가늠할 수 없는 속도로 우주의 공허를 날아가는 살아 있는 암석의 표면을 기어다니는 수많은 유기체 중 하나에 불과하다. 우주는 우리에게 관심이 없으며, 살아 있는 행성도, 또 그 안의 어떤 생명체도 유지되지 못할 최대의 엔트로피를 향해 가차 없이 움직인다. 지구는 아름다운 저항이고 위험한 기적이다. 지구는 우주의 공허 속에 존재하는 정원이다.

_143쪽, 3장 우주 속의 정원

한편, 플랑크톤이 죽고 분해되면서 생성되는 황 에어로졸(위의 가설에서 구름을 만드는 응결핵과 동일한 것이다)은 바다 공기에 삶은 사탕무를 연상시키는 특유의 냄새를 일으킨다. 그 향이 바다 벌레와 조류가 만든 염분기 있는 브로모페놀과 특정한 해초의 성페로몬에서 나오는 강한 ‘바다 냄새’와 합쳐진다. 비옥하지 않은 행성의 해변에서는 바다 냄새가 나지 않을 것이다. 적어도 우리가 아는 바다 냄새는 아닐 것이고, 아무 냄새도 나지 않을지 모른다. 당신이 바다 공기를 마실 때, 당신은 말 그대로 바다 생물을 들이쉬는 것이다. 

_168~169쪽, 4장 바다의 세포들

 

플랑크톤이 바다와 공기에 산소를 불어 넣고 대양의 화학조성을 조율하지 않았다면, 그리고 전 지구적 기후의 핵심적인 조절자가 되지 않았다면, 숲도, 초원도, 야생화도, 공룡도, 매머드도, 고래도 없었을 것이다. (…) 수많은 바이러스, 박테리아, 단세포 생물이 없었다면, 아직 분류되지 않은 채 우리가 플랑크톤이라고 통칭해 부르는 신비로운 존재들이 없었다면, 대양은 우리가 전혀 알아볼 수 없는 무언가가 되었을 것이다. 지금처럼 헤아릴 길 없는 경이로움으로 가득한, 아직 발견되지 않은 수많은 종과 아직 탐험되지 않은 수많은 서식지가 있는 방대한 생태계가 아니었을 것이다. 생명이 탄생한 곳도, 생물권의 토대도 아니었을 것이다. 대양은 그저 고요함만이 가득한 방대하고 외로운 물이었을 것이다. 

_173~174쪽, 4장 바다의 세포들

 

“지구온난화를 막는 것에는 값을 매길 수 없습니다. 인류에게 닥친 존재론적 위협이니까요. 실제로 해초 양식을 통한 탄소 격리를 대규모로 진행하는 데 성공할 수 있다는 보장은 없습니다. 하지만 세상은 우리가 뭐라도 하는 것을 필요로 합니다. 아닌가요?”

_193쪽, 5장 이 위대한 해양의 숲들

 

대부분의 플라스틱은 화석연료로 만드는데, 화석연료는 플랑크톤과 여타 해양 생명체의 잔해다. 그러니, 미세 플라스틱은 저주의 주문이다. 오래전에 죽은 플랑크톤이 되살아나 착취를 당하고 예전의 집에서 버려진 뒤 결국에는 생태적 사기꾼이 되어 살아 있는 후손을 괴롭히고 지구의 생명 리듬을 교란할 운명이 될 저주를 받은 것이다.

_223쪽, 6장 플라스틱 행성

 

어린 지구가 표면에 물을 계속 붙잡아두지 못했다면 우리가 아는 대로의 생명은 존재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런데 역으로, 생명이 없었더라면 지구에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지 못했으리라는 것 또한 사실이다. 

_266쪽, 7장 숨의 기포

 

생명과 환경은 피드백 고리를 통해 반복적으로 서로를 변화시킨다. 생물은 행동과 부산물을 통해 주변 환경에 지속적인 변모를 일으키며 이는 자기 종의 후손 및 여타 종들의 운명에 중대한 영향을 미친다. 미생물이 구름을 만들 수 있다. 한 대륙의 숲이 다른 대륙에 비를 내릴 수 있다. 숨결이 행성을 흔들 수 있다.

_287쪽, 7장 숨의 기포

 

우리는 너무 자주 보고 많이 보아서 구름이 얼마나 놀랍고 경이로운지를 잘 잊는다. 구름은 천상의 존재이지만 놀랍도록 무겁다. 공중 부양된 호수처럼, 일반적으로 대왕고래 여러 마리만큼의 무게가 나간다. 구름은 공기 중의 연금술이다. 동시에 액체이자 기체이자 고체다. 신비로운 수수께끼이지만 대기물리학의 명백한 인과관계에서 나오는 결과이기도 하다. 그리고 이제 나는 구름이 생물학적이기도 하다는 사실을 안다. 구름에는 고대 생명체의 날숨에서 형성된 미생물, 포자, 생명체의 잔해가 가득하다. 구름은 자신의 숨을 바라보는 지구다. 

_288쪽, 7장 숨의 기포

 

지구가 새나 박테리아와 같은 방식으로 존재하는 하나의 유기 생명체라거나 개미 군락과 비슷한 방식으로 존재하는 슈퍼 유기체라는 말은 아니다. 그보다, 지구는 다른 모든 생태계의 합류점으로서 유기체적인 구조와 리듬과 자기조절 과정을 가지고 있는, 우리가 아는 가장 큰 살아 있는 시스템으로 볼 수 있다는 뜻이다. 생명은 모든 스케일로 존재한다. 

_289쪽, 7장 숨의 기포

 

지난 두 세기 동안 과학의 지배적인 패러다임은 생명의 출현을 지구 안이나 위에서 벌어진 현상으로 여겼다. 그 안에서 기적이 일어나는 구유처럼, 지구를 단지 엄청난 현상의 배경이 되는 장소로만 여긴 것이다. 하지만 지구와 생명은 그런 식으로 분리될 수 없다. 생명이 곧 지구다. 우리의 살아 있는 지구가 곧 기적이다. 생명은 지구에서 생겨나고, 지구의 물질에서 만들어지고, 지구로 돌아온다. 우리는 혈액에 바다를 담고 있으며 암석의 골격을 키운다. 생명의 기원은 자신을 발견하는 지구, 자신을 조직하는 지구, 그리고 변화의 새로운 방식을 터득해 가는 지구다. 생명이 등장한 이래, 우리가 생명이라고 부르는 존재와 지구라고 부르는 존재는 내내 하나의 총체로서 지속적으로 서로를 소비하고 재생해 왔다. 지구는 끓어오르고 솟아오르고 꽃을 피우는 암석이다. 숨의 기포 속에 정지되어 반쯤 봉인된 베수비오 화산의, 꽃을 피우는 굳은살이다. 지구는 헤아릴 수 없는 우주의 공허 속을 맥동하고 숨 쉬고 진화하면서 날아가는, 별빛을 먹고 노래를 발산하는 암석이다. 그리고 우리 모두와 마찬가지로 지구는 죽을 수도 있다.

_289~290쪽, 7장 숨의 기포

 

비옥한 토양, 무성한 숲, 풍부한 대양, 파란 하늘, 숨 쉴 수 있는 공기는 우리의 비인간 선조들이 우리의 인간 조상에게 물려준 선물이었다.

_327쪽, 9장 변화의 바람

 

화석연료는 편리하게 농축된 에너지 형태일 뿐 아니라 터무니없이 낭비적인 에너지 형태이기도 하다. 본질적으로 화석연료는 유골 항아리 속에 든 생태계다.

_331쪽, 9장 변화의 바람

 

우리 종이 충분히 오래 살아남는다면, 몇백 년이나 몇천 년이 아니라 생각할 수 없는 먼 미래까지 살아남는다면, 언젠가 다른 행성을 변모시켜 그곳에서 거주할 수 있는 방법을 터득하게 될지도 모른다. 그렇게 된다면, 지구는 재생산에 성공한 매우 희귀한 행성이 될 것이다. 하지만 앞으로 어떤 미래가 가능할지는 바로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고향 행성에 대해 어떠한 결정을 하느냐에 달려 있다. 지구는 우리에게 공동체, 다양성, 호혜성의 힘을 알려주었다. 존재하는 모든 생명체 중에서 우리만이 살아 있는 지구의 숭고한 구조를 의식적으로 흉내내고 유지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고 있다. 우리는 지구의 암도 아니고 지구의 치유제도 아니다. 우리는 지구의 자손이고 지구의 노래이며 지구의 거울이다.

_374쪽, 에필로그

 

나는 숨을 크게 내쉬고서 내 입김의 유령이 만드는 형체를 보았다. 물, 기체, 세포의 구름이 잠깐 생겨나 모양이 달라지다가 흩어졌다. 빌려온 원소들이 원천으로 돌아갔다. 이것은 내가 지구와 함께 연주하는 개인적인 듀엣에서 또 하나의 음표였다. 나는 숨을 내쉬었고 지구는 숨을 들이쉬었다. 

_375쪽, 에필로그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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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소개

저자 : 페리스 제이버
〈뉴욕타임스 매거진〉객원 기자. 〈뉴요커〉〈하퍼스〉〈애틀랜틱〉〈내셔널 지오그래픽〉〈사이언티픽 아메리칸〉등 다수의 매체에 글을 쓰고 있다. 뉴욕 대학교에서 저널리즘 석사학위를 받았고, 터프츠 대학교에서 이학 학사학위를 받았다. 화이팅 어워드 논픽션 부문을 수상하고, 캘리포니아 주립 대학교 버클리 캠퍼스와 MIT의 펠로십을 받았으며, 그의 글 ‘Brain Wave’는 ‘베스트 아메리칸 시리즈’의《과학 및 자연 저술 선집》에도 수록되었다. 남편 라이언, 강아지 잭, 그리고 셀 수 없이 많은 식물과 함께 오리건주 포틀랜드에 거주하고 있다.
번역 : 김승진
〈동아일보〉경제부와 국제부 기자로 일했으며, 미국 시카고 대학교에서 사회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옮긴 책으로《권력과 진보》《세상이라는 나의 고향》《커리어 그리고 가정》《돈을 찍어내는 제왕, 연준》《격차》《사고는 없다》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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