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40억 배럴의 석유‧가스가 터진다!”
부의 지형도를 통째로 뒤흔드는 석유‧가스 산업의 모든 것
한국 동해에 석유와 가스가 엄청나게 묻혀 있다면?
《처음 공부하는 석유·가스 산업》은 생각만 해도 가슴 두근거릴 장대한 프로젝트, 일명 대왕고래 프로젝트인 동해심해가스전 개발에 대해 우리가 알아야 할 모든 것이 담긴 책이다. 이 책은 한국의 석유·가스 산업이라는 가슴 두근거리는 장대한 역사를 써내려간다.
포항 앞바다에 막대한 양의 석유·가스가 매장되어 있다면, 이제 시추를 시작하는 웨스트 카펠라호가 우리나라의 석유개발을 결국 성공으로 이끈다면, 과연 어떤 결과가 나올까? 가장 먼저 직접적으로 수혜를 입는 기업은 에너지 기업, 정유업, 조선플랜트업, 강관업 등이 될 것이다. 이들 기업 17곳의 상황과 미래 가능성을 분석하고, 석유 및 천연가스 분야에서 전 세계를 이끌고 있는 슈퍼메이저 기업들을 면밀히 살핀다. 또한 해양석유개발이 처음인 한국에서 알아야 할 해양유전에 대한 지식과 순서, 기술과 장비, 시추 시 위험요소와 환경까지 천천히 그리고 빠짐없이 짚어나간다.
◆ 세계를 움직이는 슈퍼메이저 7 소개
국내 최고 에너지 전문가 중 한 명인 오성익 박사는 석유개발 산업의 A부터 Z까지 안내하면서, 전 세계 석유 산업을 좌우하는 초대형 글로벌 기업들을 소개한다. 오랫동안 가장 많은 석유와 부를 움켜쥐고 세계경제에 커다란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엑슨모빌, 쉐브론, 코노코필립스, 쉘, BP, 토탈, 에니 등 이른바 ‘슈퍼메이저 7’을 먼저 분석한다. 그리고 아람코, 가스프롬, 애드녹, 카타르에너지 등 주요 국영석유기업들과 중국의 시노팩이나 일본의 인펙스, 타이완석유 등 아시아 대기업들과 한국석유공사, 한국가스공사 등 국내기업들의 사업성과와 사업분야 등을 분석해 소개해준다. 이러한 국내외 30개 대기업 분석 리포트를 살펴보는 것만으로도 세계 석유산업의 역사와 현재의 시장동향 그리고 미래의 석유 산업 방향성까지 가늠해볼 수 있는 귀중한 가이드가 될 것이다.
◆ 석유를 어떤 방식으로 개발하는가
석유개발의 첫 단계는 광권 확보다. 석유‧가스의 소유자인 산유국 정부와 탐사개발의 주체인 석유개발기업 간 권리의무관계가 형성되고, 이것이 이익분배방식과 직결되는 것이다. 한국의 석유개발은 해저광물자원개발법에 따라 신 조광계약(로열티+세금시스템)으로 운영되고 있다. 즉 국내와 해외 법인 모두 석유개발에 참여할 수 있는데, 걸프 등의 석유메이저 기업들이 1970년대에 참여하던 대륙붕 개발 초기에는 매출(생산량) 12.5%의 로열티와 수익(매출에서 비용 등을 제한 금액)의 50%를 지불하는 계약을 체결했었다. 현재의 로열티 요율은 생산규모에 따라 3~12%까지 차등해 정하고 있다.
석유에서는 자원량과 매장량 개념을 구분할 필요가 있다. 자원량은 기술과 경제성에 대한 고려 없이 석유가 그 자리에 있다고 추정하는 양이고, 매장량은 기술적으로 채굴 가능하고 상업성이 있는 것으로 보는 양을 의미한다. 2024년 6월 4일 정부의 ‘동해심해가스전에 최대 140억 배럴의 매장량이 있다’는 발표는 개념상 탐사자원량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확률 90%의 보수적 예측치는 35억 배럴이고 확률 10%의 낙관적 예측치는 140억 배럴로서, 확률 50%인 실제 채굴 가능한 것으로 기대되는 최적의 양은 ‘74억 배럴’이라고 보름 후에 발표되었다.
계약을 통해 광권을 확보하게 되면 시추탐사를 시작하고, 세계 석유 수요와 공급, 자연재해와 지정학 등의 특수요인, 재고, 파생상품 거래 등 다양한 요인 등을 반영해 유가를 결정한다. 유가는 기준가격에 조정요소를 반영하는 방식으로, 기준가격은 널리 거래되는 특정 석유의 일일 평균 시장 가격을 반영한 것이고, 조정요소는 운임비용과 석유 간 품질 등을 고려한 것이다.
◆ 한국이 산유국이 된다면
오성익 박사는 ‘한국이 산유국이 된다’는 꿈은 “대왕고래 프로젝트나 7광구 등 해양석유가스개발을 통해 실현될 가능성이 높다”고 단언한다. ‘석유‧가스’라는 한국 경제의 새로운 모멘텀이 발생하고, 남동해안 벨트의 지역경제가 활성화될 것이며, 그야말로 대한민국의 산업 지형도가 통째로 뒤흔들릴 수 있는 커다란 일이 생기는 것이다. 그런데 아직은 대형 석유개발 사업을 실행해본 적이 없는 우리나라와 기업들은 해양유전개발을 시작하기 전에 공부해둬야 할 것들이 많다.
해양유전개발은 육상유전개발에 비해 많은 비용이 든다. 하지만 일단 발견된 해양유전은 매우 높은 생산성을 보이는 경향이 있다. 더불어 최근 기술의 발전으로 인해 심해시추의 중요성이 커졌으며 동시에 심해지역 공당 시추비용이 줄어들었고, 해양유전의 탐사성공률이 보다 높아졌다. 심해와 초심해에서 발견된 석유가스가 경제성 있는 것으로 판단되는 비율이 45, 55%이며 유정 1개당 초심해 유정은 얕은 바다보다 4배, 육상유전보다 6배의 매장량이 발견되는 추세다.
하지만 그만큼 단점도 존재하는데, 석유가스라는 인화성 물질을 통제하는 데 실패한다면 유출, 폭발 등에 따른 인명피해와 대규모 해양오염을 피할 수 없다. 게다가 육지에서 멀리 떨어진 해상이라는 제한된 공간이라는 특성 또한 리스크 증폭 요인이다. 따라서 해양유전개발에는 더 많은 주의와 관리, 철저한 사전대응 등이 필요하다. 또한 각 국가 간 해양경계획정이라는 문제도 자연스럽게 부상한다.
◆ 웨스트 카펠라가 온다
이 책은 산유국의 꿈을 이뤄줄 위풍당당한 배, 한국 동해심해가스전 시추를 위한 시추선 ‘웨스트 카펠라(West Capella)’호에 대해서도 상세히 알려준다. 웨스트 카펠라는 동시에 두 개의 시추작업이 가능한 듀얼 드릴링(dual activity drillimg) 설비가 탑재된 초심해 시추선이다. 삼성중공업(SHI)이 설계와 건조, 인도까지 맡았으며 총 톤 수는 5만 9,626톤, 배수량은 8만 7,700톤 그리고 최대 시추 깊이는 37,500ft(11,430m)다. 길이 748.07ft(228m), 너비 137.8ft(42m), 높이(선체 아래부터 갑판까지 상하 폭) 62.34ft(19m)의 규모로, 흘수(배에서 물에 잠기는 부분의 높이)는 필요에 따라 달라질 수 있는데, 항해 중에는 약 8.5m이며 밸러스트를 채우고 다이나믹 포지셔닝으로 드릴링할 때 12m이다. 최대 3만 8,000배럴의 연료유를 저장할 수 있고 적재량은 2만 40톤으로 많은 양의 소모품을 운반할 수 있다. 이 덕분에 시추해역에서의 가동 시간이 증가하고 선박이 항구를 자주 방문해야 하는 횟수가 줄어든다.
심해시추를 위한 드릴십으로서 웨스트 카펠라는 특별한 구조를 지니고 있는데, 바로 배 위에 설치되어 있는 데릭(derrick)과 배 밑에 달린 6개의 추진기 등 위치유지장치다. 배 중앙부의 탑 모양으로 있는 데릭에는 시추를 하기 위한 각종 장비들이 있다. 또한 통상 1개의 추진기로 운항하는 다른 배들과 달리, 웨스트 카펠라에는 6개의 추진기가 있다. 웨스트 카펠라 앞쪽과 뒤쪽의 바닥에 각각 3개씩 총 6개의 아지무스 쓰러스트(Azimuth thruster)라는 추진기가 달려 있어, 각자 360도 회전하면서 작동해 해저하층토를 시추하는 동안 한 위치에 계속 머무를 수 있게 한다.
웨스트 카펠라의 시추는 한국 동해유전개발의 이정표가 될 것이다. 탐사 결과, 충분한 매장량을 확인하기만 한다면 동해유전의 잠재력이 현실화되는 것이다. 그간 여러 가지 이유로 위축됐던 대륙붕 석유개발의 새로운 모멘텀과 산유국 대한민국의 밝은 미래를 기대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