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 상담의 즐거움을 발견하는 특별한 안내서. 학교 상담의 깊이 있는 경험과 실질적인 조언이 담긴 이 책은,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하고 지지하고자 하는 모든 이들에게 추천할 만합니다. 특히, 학생들의 마음에 더 깊이 다가가고자 하는 일반 교사들이라면 이 책을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저자들이 전해주는 다정한 시선은 학생상담과 생활 지도의 가시밭길을 꽃길로 바꾸어주는 힘이 되어 줄 것입니다. 5쪽
이 책은 이제 막 교직 생활을 시작하는 새내기 선생님들에게, 혹은 마음의 상처로 말을 건네기 무서운 선생님들에게도, 보호자와 원활하게 이야기를 나누고 싶은 선생님 모두에게 필요한 책입니다. 학생들을 마음으로 마주하며 진심을 전달하고 싶은 모든 선생님에게 추천해 드립니다. 8쪽
학교에서 벌어지는 일들이 심각하고 복잡할수록 학생의 안전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더 긴장하고 예민해지는 것은 당연합니다. 그래서 선생님들은 여기저기로 다니며 안전하고 즐거운 학교를 만들기 위해 두 배, 세 배 노력하고 있습니다. 선생님들이 들이는 노력만큼 학교가 안전하고 즐겁다면 좋겠지만 걱정스러운 것은 학생들의 정서적 안녕감이 점점 나빠지고 있다는 것입니다. 15쪽
학생들의 마음을 도통 모르겠는 일들이 참 많이 늘어났습니다. 그렇지만 '아무 일도 없는 학교'는 없습니다. 성장을 위해서는 시행착오와 실패도 필연적입니다. 문제는 학생들이 불편한 마음을 진정하는데 너무 많은 에너지를 쓰다 보면 새로운 일을 시도하는 데에 필요한 에너지가 부족해진다는 점입니다. 우리도 학생들이 마음 편히 다닐만한 학교를 만드는 방법은 무엇인지 많은 관심과 노력을 쏟고 고민해야 합니다. 하루에도 몇 번씩 오르락내리락하는 학생의 마음을 우리가 어떻게 지킬 수 있는지, 이제 그 방법을 찾아 보려고 합니다. 23쪽
이런 상황에서 학교 안의 코끼리는 무엇일까요? 학교 안의 코끼리는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고, 어쩌면 우리가 각기 다르게 보고 있을지 모르는 학생들의 다양한 정서적 위기일지도 모릅니다. 그중에서도 학생의 '자살 시도'와 같은 고위기 상황은 더 많은 긴장을 불러일으킵니다. 학생의 위기 수준이 심각해질수록 선생님들의 의견은 다양해지고, 위기를 해결하기 위한 회의가 시작됩니다. 하지만 회의에서 나오는 다양한 의견이 문제해결로 이어지지 않으면, 상황이 계속 변하고 예상치 못한 문제들이 더 커지기도 합니다. 32쪽
돋보기로 비추는 부분은 크고 세밀하게 보이기 때문에 비록 작은 부분이라도 그 안에 담긴 세세한 요소들을 볼 수 있게 됩니다. 보다 보면 무엇이 전체를 채우고 있는지, 그리고 무엇이 빠져 있는지도 잘 보입니다. 돋보기처럼 우리가 학생들의 마음을 자세히 살피고 새롭게 바라보면 그 안에서 우리가 쉽게 지나쳤거나 몰랐던 부분들을 발견하게 됩니다. 학생의 마음에서 빠진 부분을 찾아 채우고, 몰랐던 부분을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을 때, 우리는 학생들이 학교생활을 더 즐겁게 할 수 있는 방법을 찾을 수 있습니다. 37쪽
먼저, 돋보기로 보고 싶은 부분에 초점을 맞추면 그 부분이 또렷하게 보이는 것처럼, 마음돋보기로 학생의 '진짜 속마음'을 보려고 초점을 맞춰야 합니다. 즉, 우리가 학생과 대화를 나누는 순간이나 학생이 지금 경험하고 있는 감정을 알아차릴 수 있어야 합니다. 감정은 말로 표현되기도 하지만 목소리의 톤, 눈빛, 자세, 표정, 호흡 같은 순간적인 반응이나 행동으로도 드러납니다. 그래서 돋보기로 사물을 관찰하듯, 학생의 마음이 드러난 부분을 집중해서 관찰해야 합니다. 다음으로 우리는 마음돋보기를 꺼내 '진짜 속마음이 하고 싶게 만드는 행동이나 생각은 무엇일까?'하고 생각해야 합니다. 39쪽
우리가 궁금해했던 학생의 '진짜 속마음'은 무엇일까요? '진짜 속마음'은 학생이 학교에서 느끼는 화, 슬픔, 긴장과 같은 감정들입니다. 마음돋보기를 꺼내서 속마음을 살핀다는 것은, '문제'와 연결된 학생의 감정에 초점을 두고 바라본다는 뜻입니다. 앞으로는 학생의 경험들이 어떻게 '진짜 속마음'인 감정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리고 감정은 어떻게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지, 그 감정이 학생의 대인 관계에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 살펴보려 합니다. 즉, 마음돋보기란 학생이 느끼는 감정을 이해하고 이를 중심으로 학생을 바라보는 과정입니다. 42쪽
유미는 중학교 3학년 여학생입니다. 중학교 1, 2학년 때까지는 상담을 요청한 적이 없기 때문에 유미를 따로 만난 적은 없었습니다. 중학교 3학년이 된 후 10월에 유미는 긴장이 돼서 교실에 들어갈 수 없었습니다. 교실 문 앞에 서면 심장이 뛰고 땀이 나서 잠깐 서 있다가 집으로 돌아가는 날이 늘어났습니다. 담임선생님의 요청으로 유미를 처음 만났을 때 유미는 이미 땀을 흠뻑 흘리고 난 후였습니다. 유미에게 물 한 잔을 건넸습니다. 47쪽
이때 마음돋보기를 통해 유미의 '진짜 속마음'을 이해하려고 하면 우리는 유미의 어떤 마음을 발견할 수 있을까요? 마음돋보기로 유미를 바라보면 단순히 교실에 들어가지 못 하는 행동만을 문제로 보지 않게 됩니다. 대신 유미의 행동 속에 있는 보호자의 부재로 인한 불안감과 고등학교 입학을 앞둔 두려움을 발견하게 됩니다. 49쪽
유미의 진짜 속마음을 생각하니 마음이 아프고 속상한 마음이 가득 차기 시작했습니다. 유미한테 '괜찮다. 잘 될 거다.'하고 말하고 싶다는 충동이 턱 끝까지 밀려오는 것 같았습니다. 또다시 마음돋보기를 꺼내 보았습니다. 괜찮다는 말은 사실 유미에게 잠깐의 위로가 될지는 몰라도, 유미와 함께 문제를 해결하고 싶다면 유미의 진짜 속마음을 살피고 바라보는 게 더 중요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유미와 이야기하는 동안 유미의 외로움과 불안, 걱정, 슬픔이 느껴졌다고 말했습니다. 54쪽
우리가 다음과 같은 질문들로 학생이 바라는 모습에 대한 단서를 얻을 수 있다면, 학생의 문제를 함께 해 나가는데 더 큰 동기와 도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또한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정상'이 어디인지 기억하고 혼란스럽거나 헤매지 않고 계속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학생이 바라는 것은 무엇일까? 무엇을 해결하고 싶어 할까? 문제가 해결되면 상황이 어떻게 달라질까? 58쪽
우리가 학생의 감정조절을 돕는 과정도 이와 같습니다. 감정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알고 있다면, 학생이 스스로 감정을 인식하고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도록 다양한 방법으로 도울 수 있습니다. 71쪽
학교에서 학생들이 감정적으로 어려워할 때, 우리는 어떤 전략을 사용할 수 있을까요? 감정조절을 '전략'처럼 생각하기란 쉽지 않습니다. 우리도 감정에 대해서 차근차근 생각해 볼 기회가 많지 않고, 그러다 보니 우리도 성장 과정에서 우리가 경험했던 방식으로 학생들을 대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때로는 마음을 힘들게 하는 문제의 해결을 원할 때, 우리는 다양한 지식을 바탕으로 문제해결을 돕는 전문가로서 역할을 해야 합니다. 그러려면 문제를 푸는 학생을 지도하듯이, 문제와 그간 해결을 위해 시도했던 방법들을 다양하게 살피고 탐색하는 단계가 필요합니다. 77쪽
감정이란 마음의 날씨. 길을 걷다가 갑자기 큰 비를 만나면 놀라면서 걱정이 되고, 맑은 날 상쾌한 바람이 불면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우리는 매일 크고 작은 사건에 반응하도록 프로그램되어 있기 때문입니다. 매일의 크고 작은 사건에 대한 이러한 반응을 감정이라고 부릅니다. 우리는 누구나 감정을 느끼고, 하루를 보내는 동안 크고 작은 일에 반응합니다. 그때마다 마치 날씨처럼 우리의 감정도 마음속에서 바뀝니다. 85쪽
학생들의 감정이 너무 강렬하고 빠르게 행동으로 이어진다면 그 학생에게 필요한 것은 '감정 아지트'가 아닐까요? 감정 아지트란 조절하기 어려운 감정이 생겼을 때, 최악의 결과로 이어지기 전에 경험하고 있는 그 감정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대피할 수 있는 장소를 의미합니다. 마치 불이 난 마음을 진정시키기 위해 불씨가 잦아드는 방법을 배우는 동안에도 여러 번 불이 날 수 있기 때문에, 불길이 더 번지지 않도록 먼저 안전한 장소를 마련해 두는 것과 같습니다. 아지트는 많을수록 좋습니다. 93쪽
학생들의 마음이 아프다거나 고민을 듣게 될 때 많은 선생님들이 '마음을 쓰게 된다.'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그 많은 학생들에게 온통 마음을 쓰게 되면 그 마음이 쉽게 지치고 사라질 수 있습니다. 이제는 학생들과 상담할 때 '학생에게 마음을 쓰는 일'이 아니라, 마음 돋보기로 '학생을 바라보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좋겠습니다. 그러면 선생님의 마음도 지키면서 학생들의 마음도 더 잘 보일 테니까요. 294쪽
학생들과 상담을 하려고 마주 앉아 첫 마디를 꺼낼 때 '무슨 말부터 하지?'라며 고민되거나 망설여지는 순간도 있을 겁니다. 또 학생의 이야기를 듣다 보면 '어떻게 다가가야 할까?'하는 생각이 들 때도 있습니다. 그럴 때마다 '마음돋보기'를 꺼내 들고, 그 마음을 속에 무엇이 있는지 들여다보시기 바랍니다. 비록 학생들이 우리에게 말로 다 표현하지 못하더라도, 진짜 마음을 발견할 수 있을 것입니다. 294쪽
학생이 어려움을 겪을 때도, 기쁨을 표현할 때도, 우리가 학생의 '진짜 마음'을 더 잘 이해하고 공감하는데 '마음돋보기'가 유용하고 든든한 학교 상담의 또 다른 방법이 되기를 바랍니다. 학생들과 함께 만들어갈 우리의 새로운 이야기, 다시 즐거워질 학교 상담을 응원합니다. 295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