궤도(과학 크리에이터), 갈로아(동물 웹툰 작가) 강력추천!
세상에서 가장 신기하고 재미있는 동물들만 모아 놓은 기상천외 동물 큐레이션
지구상에 존재하는 생물 종수는 대략 1억 6000만 종으로 추정되고 그중, 생물 온라인 데이터베이스에 등록된 동물 종수는 약 140만 종이다. 그렇다. 이 지구에는 동물이 정말 많다! 한명이라도 더 동물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이 늘어나길 바라는 동물학자 요안나 바그니에프스카는 이 많은 동물 중 오직 신기하고 재미있는 동물들의 이야기만 세상에 전하기로 결심하고 어디서도 본 적 없는 동물 큐레이션을 선보인다.
이 책은 땅, 물, 하늘에 사는 동물 100종을 이야기한다. 무난한 장 구성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전혀 평범하지 않다. 진흙 위를 엉금엉금 기어다니는 말뚝 망둥어가 ‘땅’에 사는 동물들과 함께 나오고, 위협을 받거나 스트레스를 받으면 수면 위 2미터까지 활공이 가능한 오징어가 ‘하늘’ 장에 등장한다. 또한 인간의 얼굴에서 생활하는 ‘모낭충’까지 100마리에 포함되어 당당히 이름을 올린 그야말로 기상천외한 큐레이션이다.
동물 좀 안다고 자부했던 사람들조차 당황하게할 만한 동물들을 쉴 틈 없이 만나다 보면 생물 분류가 얼마나 위대한 일인지, 동물 보존이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 알게 되는 것은 덤이다.
유머넘치는 괴짜 동물학자의 흥미로운 스토리텔링
처음보는 동물도 한눈에 파악할 수 있도록 특징까지 담아낸 삽화
어떤 모임에서든 동물학자가 입을 열기만 하면 분위기가 순식간에 얼어붙는다며 아쉬워하는 저자는 누구나 동물에 푹 빠질 수 있도록 동물들의 재미있는 특징만 가려 뽑아 위트와 스토리텔링을 더해 펼쳐놓는다. 사람의 음경을 쏙 빼닮은 흡충의 이미지가 아무리 궁금해도 절대 회사 사무실에서 검색하지 말라는 엄중 경고까지 놓치지 않는 다정함도 겸비했다. 독자들이 많은 사랑을 보내주기만 한다면 1만 4000권 정도의 속편이 기다린다며, 잊을만 하면 등장하는 저자의 지독한 동물 사랑도 관전 포인트다.
저자의 톡톡 튀는 동물 설명을 받쳐주는 동물 일러스트도 이 책의 핵심이다. 영국예술대학교 출신 과학 전문 일러스트레이터 제니퍼 스미스가 직접 책에 등장하는 모든 동물의 삽화를 그렸다. 그림만 봐도 동물의 이야기가 더욱 궁금해지도록 동물 저마다의 특징까지 표현해낸 그림은 책의 완성도를 더욱 높인다. 자다가도 생각날 저자의 유머와 여러 번 봐도 새롭게 보이는 동물 그림까지 결합하여 그야말로 종합 엔터테인먼트 같은 동물 사전이 탄생했다.
“동물 사전인데 왜 내 얘기가 나올까?” 지구 어딘가에 나의 페르소나 동물이 있다
“다음 생에는 인간으로 태어나지 아야지” 피곤한 세상 속, 동물의 삶이 보여주는 것
이 책의 가장 큰 재미는 인간과 조금도 닮지 않은 100종의 동물 중에 나와 가장 닮은 동물을 찾을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게 귀찮아서 7년 동안 제자리에 앉아 있는 동굴도롱뇽붙이나 다른 새의 언어를 따라하며 사는 꿀빨이새를 보면 나도 모르게 친밀감을 느끼게 될 것이다.
페르소나 동물을 찾으며 책장을 넘기다 보면 새로운 사실을 알게 된다. 바로 100종의 동물은 저마다 다르게 살아가지만 ‘정답’인 동물은 없다는 것이다.
자식을 끔찍하게 사랑하여 결국엔 자식에게 자신의 피부를 내어주는 지렁이가 있는가 하면, 자식 두 마리를 낳아 결국 한 마리가 죽을 때까지 싸우는 것을 지켜만 보는 새가 있다. 짝을 못 찾으면 혼자 짝짓기를 시도하는 편형동물, 수컷 없이 암컷 두 마리가 새끼를 키우는 새도 등장한다.
오롯이 살아가는 것 자체가 목적인 동물들의 태도는 정해진 길 외엔 틀렸다고 학습된 우리에게 세상을 다르게 볼 용기를 준다. 어떤 삶을 살아도 괜찮을 것이라고 위로를 주는 동물들과 여행을 시작해보자. 지구 한 바퀴를 여행한 가치가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