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개굴, 안녕?”
“응. 도롱이구나. 어디 가니?”
“내 고향, 환선굴.”
겨울잠에서 깨어난 도롱이는 배고픔을 달래기 위해 계곡으로 내려옵니다.
맑은 물속 작은 곤충들을 먹으며 힘을 되찾은 도롱이는 고향 동굴로 향하죠.
그러나 여정은 쉽지 않습니다. 폭포 절벽을 넘어 거북 바위를 지나던 중,
쇠살모사의 공격을 받아 생사의 갈림길에 놓입니다.
다행히 황조롱이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도롱이는 빗속을 뚫고 힘겹게 길을 이어갑니다.
생태계 안의 먹이사슬을 통해 여러 생물이 생명을 이어가는 모습이 그림책의 초반 흥미롭게 그려집니다.
자연 속 작은 생명도 위태로운 여정을 겪으며 삶을 이어갑니다.
봄이 깨어나듯, 도롱이도 삶의 의지를 다지며 여정을 시작합니다
‘세상에 태어나 이렇게 산다는 건 정말 소중한 거야.’
생명의 연속성과 자연 속의 질서
동굴에 들어간 도롱이는 다른 친구들이 부럽습니다.
다른 친구들은 벌써 바위에 주렁주렁 매달린 알주머니를 지키고 있었으니까요.
도롱이는 아롱이를 만나, 아빠가 될 준비를 합니다.
불룩한 배의 아롱이를 돕기 위해 도롱이는 자신의 온 힘을 다해 알주머니를 돌보고,
열두 개의 알을 품어냅니다. 생명을 잇는 과정은 도롱이에게 벅찬 감동을 안깁니다.
동굴 속 생명들, 박쥐, 나방, 굴새우 등 모두 각자의 질서 속에서 삶을 이어가며 조화를 이룹니다.
도롱이는 자신의 알을 낳고 보호하며 성장해 나갑니다.
아빠가 된 도롱이는 생각합니다.
‘세상에 태어나 이렇게 산다는 건 정말 소중한 거야.’
긴 겨울도 지나고 다시 봄이 왔어.
강원도 덕항산과 환선굴, 살아 숨 쉬는 자연의 무대
이야기의 무대는 한국의 대표적인 석회암 동굴인 삼척 환선굴과 덕항산 계곡입니다.
환선굴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신비로운 동굴로
다양한 생물들이 서식하며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보호 지역입니다.
이곳에서 꼬리치레도롱뇽은 계곡의 차가운 물과 동굴의 어둠 속에서 한 해를 보내며,
짝을 찾고 생명을 잇는 여정을 이어갑니다.
그림책은 이들의 자연 서식지와 계절에 따른 환경 변화를 세밀히 그려내며,
독자들에게 마치 자연 다큐멘터리를 보는 듯한 몰입감을 제공합니다.
봄이 찾아와 얼음이 녹고 계곡의 물소리가 커지는 순간부터, 여름의 폭우 속 알을 품고 지키는 도롱이의 헌신, 그리고 다시 겨울이 찾아오기까지의 자연의 순환을 담고 있습니다.
그림책은 단순히 한 생물의 생애만을 그리지 않습니다.
독자들은 자연 속에서 살아가는 수많은 생명이 서로의 연결 고리를 통해,
공존하는 생태계를 바라보게 합니다.
그리고 그들의 삶과 우리의 삶과의 조화로움도 고민하게 합니다.
도롱이와 친구들이 살아가고 있는 이 이야기의 공간은 이미 관광지로 개발되어
많은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는 동굴입니다.
그 동굴 속에서 벌어지고 있는 삶의 이야기는,
우리가 함께 사랑하며, 보존해 나가야 할 가치의 이야기입니다.
세밀화로 빚어낸 생태계의 섬세한 세계
이 그림책의 가장 큰 매력은 꼬리치레도롱뇽을 중심으로 한 동굴 생태계와 그 주변 환경을 세밀하게 묘사한 그림들입니다. 옆새우, 강도래붙이, 관박쥐, 김띠노래기 같은 생물들은 물론, 계절에 따라 변화하는 덕항산의 풍경과 동굴 내부의 신비로운 모습까지 세밀하게 표현되어 있습니다.
그림을 통해 독자들은 생태계 속 다양한 생명체의 생김새와 움직임을 생생히 느낄 수 있으며, 덕항산과 동굴이 품은 자연의 아름다움과 조화로움에 매료될 것입니다.독자들은 책장을 넘기며 자연이 품고 있는 경이로운 이야기를 생생하게 체험할 수 있습니다.
추천사
동물의 눈망울을 바라보고, 그들과 교감할 수 있음은 사람이 받은 축복이기도 합니다. 이 책은 저자가 수십년 동안의 야외 조사를 통해 교감한 꼬리치레도롱뇽들이 사계절을 살아가는 비밀스럽고도 찬란한 모습을 상세히 담고 있습니다. 꼬리치레도롱뇽의 사랑스러운 눈망울과 함께 행복한 시간 맞으시기 바랍니다. -박대식(양서파충류학전공 강원대학교 교수)
30년의 호기심과 사랑이 여기 담겨 있습니다.
꼬리치레도롱뇽의 발걸음을 따라 계곡과 동굴의 놀라운 생태계를 만나보세요.
맑고 깊고 독특한 생명의 합창이 들리고, 꼬리치레도롱뇽의 눈망울에 비친 지구의 자화상이 수채화처럼 그려집니다. 생생하고 입체적인 동화같은 다큐멘터리 세상으로 함께 여행을 떠나요.
-이광록(KBS 자연환경팀 PD)
자연을 사랑하는 어린이들에게.
한국꼬리치레도롱뇽을 오랫동안 연구한 염노섭선생님의 〈꼬리치레도롱이의 봄봄〉은 기후위기와 서식지 파괴로 위기에 처해있는 양서류에 대한 귀중한 내용을 정리한 생태교과서입니다.
도롱이의 이야기를 읽으며 우리 어린이들도 사라져가는 야생동식물들에 대해서 관심을 갖는데 좋은 생태교과서가 되리라 생각하며 적극 추천합니다. -오창길(사단법인 자연의벗 이사장)
30여년간 도롱뇽을 관찰해온 작가가 자연의 섭리 그대로 묘사한 수컷 꼬리치레도롱뇽의 사랑과 희생에 대한 짧은 이야기를 통해 자녀에게는 아버지에 대한 무한 신뢰를, 아버지에게는 자녀를 지극히 사랑하고 보호하는 수고가 주는 큰 기쁨을 일깨워주는 책입니다.
- 최성완(두란노아버지학교 이사장)
쿵쿵쿵 가슴 뛰는 호기심 가득한 책이 세상에 나왔다. 긴 세월 동안 관찰했던 작가의 노력이 여기 저기서 반짝인다. 한국꼬리치레도롱뇽 생태를 정확하게 표현한 사실적 그림들이 놀랍다. 그림은 살아서 꿈틀되고, 글은 한국꼬리치레도롱뇽의 생태를 섬세하게 묘사하고 있다. 호기심은 전염병이다. 책에 담긴 따뜻하고 맑은 호기심들이 읽은 이와 보는 이의 가슴을 뛰게 한다. 초롱초롱한 호기심이 곱고도 달다. -변영호(경남양서류네트워크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