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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겔과 현대 사회


  • ISBN-13
    979-11-6684-354-9 (93130)
  • 출판사 / 임프린트
    세창출판사 / 세창출판사
  • 정가
    24,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11-25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찰스 테일러
  • 번역
    박찬국
  • 메인주제어
    철학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서양 철학 #철학
  • 도서유형
    종이책, 반양장/소프트커버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52 * 225 mm, 344 Page

책소개

이 책은 현대철학의 최고 거장 가운데 하나인 찰스 테일러의 저작으로 그의 대표적 저작인 『헤겔』의 압축판이라고 할 수 있는 책이다. 다만, 저자에 따르면 책을 쓴 목적이 단지 방대한 분량의 책을 축소하기 위한 것은 아니다. 오히려, 보다 사회와 정치철학에 초점을 맞추기 위한 새로운 목적을 갖는다. 그리고 그 대상은 특별히 현대의 철학자들과 사회학자들을 향해 있다. 전 작품이 헤겔의 다양한 텍스트들을 생산적인 방식으로 새롭게 읽는 전체적인 방향을 제시했다면 이 책은 헤겔 자신의 현대적 시의성을 드러냄으로써 왜 우리가 오늘날 다시 헤겔의 철학에 주목해야 하는지를 밝힌다. 

일각에서는 헤겔을 파시스트의 원조라고 평각하기도 한다. 전체를 위한 개인의 희생을 강조하는 것처럼 보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찰스 테일러는 이 책을 통하여 공동체주의 안에서 헤겔에 대하여 가질 수 있는 회의들을 하나씩 벗겨 나간다. 창조적인 비판을 통해 헤겔에 대한 다각적이고 종합적인 이해를 가져다주는 데 가장 독보적인 역할을 할 것이다. 또한, 이를 넘어 헤겔의 철학이 어떻게 근대 이후에 새로운 국면을 맞게 된 현대의 위기들을 극복할 단서를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해 새로운 통찰을 부여할 것이다.

목차

_차 례

 

 

옮긴이의 말 5

2015년판에 대한 서문 10

편집자의 말 13

저자 서문 18

 

제1장 자유, 이성, 자연 23 

1. 표현과 자유 25 

2. 구체화된 주체 48 

3. 주체로서의 절대자 63 

4. 이성적 필연성 79 

5. 자기를 정립하는 신 91 

6. 갈등과 모순 98 

7. 극복된 대립 110 

8. 변증법적 방법 121 

9. 그릇된 증명 145

 

제2장 정치와 소외 149 

1. 영속적인 갈등 151 

2. 이성의 요구들 158 

3. 인륜적 실체 180

4. 역사의 목표 199 

5. 절대적 자유 209 

6. 근대의 딜레마 227 

7. 미네르바의 올빼미 240 

8. 탈산업화의 ‘인륜성’ 252

 

제3장 자유의 문제 269 

1. 헤겔 철학의 종언 271 

2. 인간에 대한 관심 집중 279 

3. 상황 속에서의 자유 305 

4. 오늘날의 헤겔 326

 

〈부록〉

헤겔의 생애 331

헤겔의 저작들 336

본문인용

칸트는 두 번째 『비판서』인 『실천이성비판(Critique of Practical Reason)』에서 도덕적 자유에 대한 자신의 사상을 전개하고 있다. 도덕성은 행복이라든가 쾌락과 같은 동기로부터 철저하게 분리되어야만 한다. 도덕적 명법은 정언적(categorical)이다. 그것은 우리를 무조건적으로 구속한다. 그러나 우리가 추구하는 행복의 대상은 모두 우연적이다. 따라서 그중의 어느 것도 무조건적인 도덕적 의무의 근거가 될 수 없다. 도덕적 명법은 단지 의지 그 자체 안에서만, 즉 우리의 본성인 이성적인 의지가 우리를 구속하는 것 안에서만 발견될 수 있다.

_31쪽

 

 

헤겔은 기독교의 모든 교리를 받아들이는 것처럼 창조의 교리도 받아들이지만, 그것을 재해석하여 창조를 필연적인 것이라고 말한다. 세계가 신에 의해 창조되었다고 말하는 것은 세계는 〈정신〉이 존재할 수 있기 위해 필연적으로 존재해야 한다고 말하는 것과 동일하다. 그것은 〈정신〉이 세계를 정립한다는 것과 동일한 의미이며, 과연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가를 우리는 아래에서 명확히 할 것이다. 그러나 이것은, 정통 유신론이 주장하는 것처럼 신은 세계를 창조할 필요를 느끼지 않으면서도 자유롭게 창조했다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니다. 그것이 의미하는 바는, 그가 종교철학에 대한 강의록에서 말하고 있는 것처럼 “세계가 없다면 신은 신이 아니다”(BRel, 148)라는 것이다. 

_92쪽

 

 

역사 전개의 주요한 드라마는 헤겔의 정치철학의 중대한 문제를 해결해 나가는 방향으로 전개되는 드라마이다. 그러한 문제는 자기 자신을 보편적 이성으로 인식하는 개인의 자유를 어떻게 회복된 인륜성과 화해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그런데 역사의 거대한 드라마는 그리스 세계에 나타났던 인륜성의 완전한 통일의 붕괴, 즉 보편적인 의식을 갖는 개인의 탄생에 의해서 개시된다. 그 후 다음 수 세기에 걸쳐서 인륜성을 구체화하는 개인(그의 도야)과 제도들의 점진적인 발전이 이루어져 결국 양자는 이성적 국가에서 서로 결합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_209쪽

 

 

변혁의 주체는 개인이 아니라 ‘종적 존재’, 즉 자연적 모체 속에 자리 잡은 인간 사회이기 때문에, 서로 분열된 인간은 적합한 표현을 이룰 수 없다. 따라서 계급 사회에서 사람들은 자기 자신의 표현물을 통제할 수 없다. 그것은 그들로부터 분리되어 그 자체의 동력을 갖게 된다. 그들은 자신의 삶에서 소외를 경험한다. 그리고 이러한 소외는 그들이 소외된 세계를 부르주아적인 고전 경제학의 철의 법칙으로 받아들이는 소외된 의식에 의하여 뒷받침된다. 불행한 의식의 시기에서의 헤겔의 〈정신〉과 마찬가지로, 유적 인간은 자기 자신의 표현물에서 자기 자신을 인식할 수 없다.

그러나 만약 계급 분열이 궁극적으로 궁핍에 의해서 강제되는 것일 경우, 사람들이 일단 자연을 충분히 지배하게 되면 이러한 분열은 극복될 수 있다. 자기 자신의 구체화에서 자기 자신으로 복귀하는 유적 인간은, 독자적인 객체로 분리되지 않고 사회 전체에 속하는 완벽한 표현이 이루어지는 자유의 왕국에 들어갈 것이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인간들은 서로 화해하게 될 것이다. 공산주의는 “인간의 자기 소외를 폐지하게 될 것이며, 인간을 통한 그리고 인간을 위한 인간 본성의 현실적 획득이 될 것이다. 따라서 그것은 인간의, 사회적인, 즉 참으로 인간적인 존재로서의 자기 자신에로의 복귀이며, 이전의 발전 과정에서 형성되어 왔던 모든 부를 자기의 것으로 하는 완전하고 의식적인 복귀이다.

_286-287쪽

 

 

상황 속에 존재하는 주체성에 대한 이러한 추구가 철학적 형태를 취하는 한, 헤겔의 사상은 그것이 반드시 참조해야 할 것 중의 하나일 것이다. 비록 그의 존재론이 우리의 것은 아닐지라도 ―그것은 사실상 우리가 오늘날 이해하고 있는 문제 자체를 부정하는 것처럼 보인다― 헤겔의 저작들은 구체화된 주체성이란 이상을, 즉 생명의 흐름으로부터 나타나 사회적 존재의 여러 형태 속에서 표현을 발견하고 자신을 자연과 역사와의 관계 안에서 발견하는 사유와 자유라는 이상을 완성하려고 하는 가장 심원하고 원대한 기도 중의 하나를 제공하기 때문이다. 만약 자유를 상황 속에 존재하는 것으로 보려는 철학적 기도가 자유로운 행위를 본래적인 우리에 대한 응답 ― 또는 자연으로부터만 또는 자연을 넘어서 있는 신으로부터 유래하는(이 문제에 관한 논쟁은 끝나지 않을 것이다) 소명에 대한 응답 ― 으로 보는 인간관을 획득하려는 시도라면, 그것은 헤겔의 결론은 뒤에 남겨 두면서 구체화된 〈정신〉에 대한 그의 집요하고도 투철한 반성으로 되돌아갈 것이다.

_329쪽

서평

근대 사회가 헤겔 철학에 고한 섣부른 종언에 대한 성찰

헤겔 철학으로 다시 보는 현대의 소외와 왜곡의 문제들

 

두 차례의 세계대전에서 대표적으로 드러났던 사상적 양상은 ‘전체주의’ 혹은 ‘민족주의’에 기인한 파시즘이다. 철학자들과 윤리학자들은 2차 세계대전을 거치고 나서야 낙관적이기만 했던, 그리고 번영을 가져다줄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던 유럽의 형이상학에 대하여 비로소 회의하거나 비판하기 시작했다. 많은 학자가 이러한 전체주의의 사장적 배경으로 헤겔의 철학을 꼽곤 한다. 그도 그럴 것이 헤겔의 철학적 특성은 변증법적 지양의 단계를 거쳐 조금 더 상위의 단계로의 고양을 전제하는데, 그 고양은 즉 진보를 염두에 두어 해석할 만하다. 역사의 낙관론을 제시할 뿐 아니라 한편으로는 국가를 위해 개인의 이익을 희생하는 것이 진정한 자유라고 봄으로써 전체주의를 옹호했던 대표적인 파시스트라고 해석할 여지가 다분하다. 이러한 해석은 헤겔 철학에 대한 하나의 관념을 형성했고, 헤겔 철학에 대한 거부라는 결과를 낳았다. 그러나 아이러니한 것은 전후 유럽 사회가 헤겔의 철학은 저버렸을지언정 전체주의의 어두운 뿌리는 거두어 내지 못했다는 것이다.

찰스 테일러의 분석에 의하면 산업 사회로 대변되는 근대 문명은 계몽주의적 인간관을 확장시킨다. 다시 말해서, 과학에 토대한 합리성을 추구하고자 한다. 따라서 효용성과 생산성이 가장 중요한 가치로 떠오르게 된다. 효용성과 생산성은 필연적으로 조직 구성원의 잡음이 없어야 하며 동질화를 전제로 한 참여가 수반된다. 여기서 근대 사회의 문제가 발생한다. 더 큰 집단에 대한 소수 집단의 동질화는 소수 집단의 자율성과 일체성을 상실한다는 희생을 거치지만 그렇다고 소수 집단과 다수 집단의 차이가 온전히 해결되지는 않는다. 가령 인디언에 대한 미국 사회의 동질화가 미국 내에서의 인디언 차별 문제를 저절로 해결해 주지는 않는다. 

테일러에 따르면 헤겔의 철학에 대한 오해는 헤겔의 종합이 파시즘이나 마르크스-레닌주의와 같이 힘에 의한 통합을 추구하고 있다는 점이다. 오히려 헤겔의 국가관은 소수 집단들의 공동체성을 유의미한 것으로 보고 그들의 유의미한 분석을 용인한다. 따라서 헤겔의 통합은 급진적인 힘에 의한 것이 아니라 화해에 의한 것이다. 이것이 헤겔이 계몽주의와 낭만주의의 유산을 종합한 헤겔의 독자적인 유산이라고 말한다. 이는 근대적 합리성을 토대로 강제된 사회인 ‘무리’와는 다른 시민 사회라고 할 만하다. 따라서 테일러는 다음과 같이 말한다.

 

“근대적 민주 정체가 크게 필요로 하는 것 중의 하나는 유의미한 분화를 다시 회복하고, 그 결과로서 그 정체의 여러 부분적 공동체로 하여금 ─지역적인 것이든, 문화적인 것이든, 직업적인 것이든 간에─ 사회 구성원들을 전체에 결합시키는 방식으로 존재하면서 그 구성원들의 활동과 관심의 중요한 중심이 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본문 239쪽 인용

 

이러한 분석은 찰스 테일러가 얼마나 현실의 문제가 갖는 괴리들과 정치 문제에 현실적인 이해를 가지고 접근했는가를 잘 보여 주는 단적인 하나의 예이기도 하다. 동시에 이는 테일러가 말하는 정치철학에서의 헤겔 철학의 재고의 필요성에 대한 매우 간단한 요약에 불과하다. 그는 이 책을 통해 근대 사회 안에서의 자유의 문제, 마르크스-레닌주의가 극복했다고 섣불리 판단한 헤겔 철학의 불가피한 왜곡, 칸트 이후로 분석철학계에 대한 영향력을 상실한 대륙철학에 대한 새로운 대륙철학의 전개 등 헤겔 철학을 새롭게 재고해야 할 많은 필요를 설파한다. 테일러가 이 책을 썼을 시절보다 더욱 분화되고 복잡 다양화되어 가는 오늘날 여러 전통은 더욱 파괴되어 가고, 조직 속의 개인은 더욱 원자화되며 소외되어 가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원서의 2015년판 서문을 작성한 컬럼비아대학의 프레데릭 뉴하우저의 말처럼 이 책은 헤겔이 현대적 시의성을 갖는다고 생각했던 테일러의 근거가 오늘날에도 여전히 타당하다는 것을 알 수 있게 해 준다. 

저자소개

저자 : 찰스 테일러
찰스 테일러(Charles Taylor)
헤겔 연구가, 정치철학자, 공동체주의의 대표자로 유명한 철 학자다. 1931년 캐나다의 몬트리올에서 태어났다. 1952년 캐 나다 맥길대학교에서 역사학 학사학위를 받은 후, 1955년 영 국 옥스퍼드대학교 발리올 칼리지에서 정치·철학·경제학 학 사학위를 받았다. 1961년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 를 받았고, 맥길대학교에서 교수, 옥스퍼드대학교에서 석좌교 수를 지냈으며, 현재는 맥길대학교 철학과 명예교수다. 형이 상학, 윤리학, 인간학, 언어철학, 정치철학, 현대종교 등과 관 련된 논문과 저서를 다수 발표했다. 국내에 번역 소개된 주요 저술로는 『헤겔(Hegel)』, 『자아의 원천들(Sources of the Self: The Making of the Modern Identity)』, 『불안한 현대사회(The Ethics of Authenticity)』, 『근대의 사회적 상상(Modern social imaginaries)』 등 이 있다.
번역 : 박찬국
박찬국(朴贊國)
서울대학교 철학과를 졸업하고 동 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독 일 뷔르츠부르크대학교에서 철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니체와 하이데거의 철학을 비롯한 실존철학이 주요 연구 분야이며 최 근에는 불교와 서양철학 비교를 중요한 연구과제 중 하나로 삼고 있다. 『원효와 하이데거의 비교연구』, 『니체와 불교』, 『에 리히 프롬과 불교』, 『내재적 목적론』, 『하이데거의 《존재와 시간》 강독』, 『니체와 하이데거』 등이 있고, 주요 역서로는 『니체 I, II』, 『아침놀』, 『비극의 탄생』, 『안티크리스트』, 『우상의 황혼』, 『선악의 저편』, 『도덕의 계보』, 『이 사람을 보라』, 『상징형식의 철학 I, II, III』 등 다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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