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파선생문집》은 고려 말의 뛰어난 학자이자 관료였던 국파(菊坡) 전원발의 생애와 업적을 재조명한 귀중한 자료집이다. 전원발은 고려 문과와 원나라 제과에 잇따라 장원급제하고, 원나라에서 병부상서 겸 집현전 태학사라는 높은 관직에 오른 인물이다. 그는 고려와 원나라의 외교적 관계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며, 세공 폐지를 요청해 백성들의 고통을 덜어주는 등의 실질적 업적을 남겼다. 그러나 그의 시문은 두 편만이 전해질 뿐, 그 행적을 기록한 자료 역시 매우 드물다.
이 책은 후손과 학자들이 수세기에 걸쳐 수집한 문헌과 증보된 자료들을 통해 전원발의 삶과 그가 남긴 유산을 복원하고자 한 노력의 결과물이다. 전원발의 시문은 물론, 그와 교유했던 이제현, 김득배 같은 인물들과의 관계, 은둔하며 학문에 매진했던 청원정에서의 기록, 숙종의 명으로 건립된 소천서원 등 그의 삶을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다양한 자료가 포함되어 있다.
특히 《국파선생문집》은 단순히 그의 시문만을 모은 문집이 아니라, 역사적 맥락에서 전원발의 삶을 복원하고 후대의 평가와 사료를 종합한 실기의 형태를 띠고 있다. 그의 시문에는 자연 속에서 안빈낙도를 실천했던 사상과 시적 감각이 담겨 있으며, 후대의 기록을 통해 한 시대를 관통한 그의 사상적 유산과 정치적 공헌을 엿볼 수 있다.
《국파선생문집》은 그 자체로 역사와 문학, 사상과 정치가 어우러진 하나의 복합적인 텍스트로서 가치가 있다. 이 책을 통해 고려 말이라는 격동기를 살았던 한 인물의 삶이 현대 독자들에게 다가올 때, 우리는 그의 사상과 업적을 통해 과거와 현재를 잇는 의미 있는 통찰을 얻을 수 있다. 전원발의 삶과 업적이 단순한 개인사를 넘어 국가적 유산의 일부임을 확인시키는 이 책은, 한국 역사 속 숨겨진 인물을 찾고자 하는 이들에게 반드시 읽혀야 할 귀중한 자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