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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즈코 상

그럼에도 엄마를 사랑했다


  • ISBN-13
    978-89-5582-770-5 (03830)
  • 출판사 / 임프린트
    길벗어린이(주) / 아름드리미디어
  • 정가
    16,000 원 확정정가
  • 발행일
    2024-11-25
  • 출간상태
    출간
  • 저자
    사노 요코
  • 번역
    황진희
  • 메인주제어
    에세이, 문학에세이
  • 추가주제어
    -
  • 키워드
    #에세이, 문학에세이 #사노요코 #에세이 #엄마를사랑하지않은딸 #엄마와딸 #황진희 #<100만 번 산 고양이> #<수짱과 고양이> #모녀지간 #모녀갈등 #실버타운 #가족이란 #치매 #죄책감
  • 도서유형
    종이책, 무선제본
  • 대상연령
    모든 연령, 성인 일반 단행본
  • 도서상세정보
    130 * 203 mm, 288 Page

책소개

“낳아 달라고 부탁한 적 없어!” 

엄마를 사랑하지 않은 딸 사노 요코.

엄마와 딸의 오랜 미움과 죄책감, 그리고 용서에 대하여.

 

시크하게 다정한 작가 사노 요코와 치매 걸린 엄마의 극적 화해 드라마 

《시즈코 상: 그럼에도 엄마를 사랑했다》는 그림책 작가이자 에세이스트인 사노 요코가 치매에 걸린 엄마를 실버타운에 모신 뒤 밀려드는 회한과 죄책감, 자신의 전 생애를 관통했던 엄마와의 비뚤어진 관계를 풀어 낸 에세이집이다. 내면에 뿌리 깊이 자리해 있던 엄마를 향한 증오. 그 모질고 거친 감정을 고백하고 그토록 미웠던 엄마를 이윽고 마주하여 용서하기까지의 과정을 낱낱히 밝힌다. 네 살 무렵, 어린 사노 요코의 손길을 엄마 시즈코 상이 매정하게 뿌리쳤던 그 순간부터 이어진 갈등과 반항의 서사가 끈질기게 이어진다. 종전 후 다섯 아이를 안고 중국에서 일본으로 돌아온 엄마, 일곱 아이를 낳았지만 세 아이를 잃은 엄마, 아버지가 돌아가신 후 묵묵히 일하며 아이들 모두를 대학까지 보낸 엄마. 치매에 걸려 실버타운에서 말년을 보낸 엄마. 강인하고, 꿋꿋하고, 치열하게 살아 낸 대단한 사람인 건 알지만 끔찍이도 싫었던 나의 엄마! 딸로서, 여자로서, 한 인간으로서 써 내려간 사노 요코와 시즈코 상의 실타래 같은 관계 속에서 우리는 가족이란 비정한 집단 속에서 살아가는 무수히 많은 엄마와 딸의 얼굴을 발견한다.

목차

추천사: 부모와 자식 사이, 그 아픈 이야기 - 4쪽

시즈코 상 - 13쪽

역자의 말: 듣지 않을 수 없는 모든 딸들의 이야기 – 282쪽

본문인용

 

p. 14-15

네 살 즈음, 엄마의 손을 잡은 적이 있는데 엄마는 그때 “쯧.” 하고 혀를 차면서 내 손을 뿌리쳤다. 그 순간 두 번 다시 엄마 손을 잡지 않겠다고 결심했다. 그때부터 나와 엄마의 힘든 관계가 시작되었다.

이 손이 그토록 매몰하게 나를 뿌리쳤던 그 손이 맞는 걸까? 내 기억 속 엄마 손은 튼튼하고 굵고 도톰하여 나에게는 검붉게 보였던 손이었다. 엄마 손을 만지작거리며 주름투성이인 엄마 몸에서 팽팽한 곳은 손톱이 유일하다고 생각했다.

얇아질 대로 얇아진 엄마의 손은 뼈에 살가죽만 달라붙어 있어서, 문지르면 피부가 제멋대로 움직였다. 아니 피부가 움직인다기보다 마치 주름이 제멋대로 움직이는 것 같았다. 다른 표현을 찾아보았지만 딱 맞아떨어지는 것은 떠오르지 않았다. 제법 굵직했던 팔도 이제는 야위어서 막대기에 살갗만 붙은 것 같았다. 이 역시 살갗이라기보다는 주름이라고 하는 편이 옳은 듯했다. 주름 위에는 파란 정맥이 툭 튀어나와 있었다.

가엾은 엄마. 오직 이 손으로 요령 한 번 피우지 않고 굳건히 살아온 거네. 이렇게 될 때까지. 눈물이 흘렀다. 그리고 갑자기 예전 일이 떠올라 더욱 복받쳤다.

 

 

 

p. 71-72

엄마는 초등학교 6학년인 오빠를 아가라고 불렀다. 오빠는 아가라는 불리는 것을 싫어했다. 그리고 엄청난 비가 쏟아지던 6월의 어느 날 죽었다.

오빠가 죽은 뒤로 물 긷기는 온전히 나 혼자의 일이 되어 버렸다.

나는 왔다 갔다 왕복하는 횟수를 줄이고 싶었다. 혼자서 양동이 두 개를 멜대에 매달았다. 처음에는 양쪽 양동이 반 정도까지 물을 채웠다가 매일 조금씩 물의 양을 늘렸다.

허리를 구부려서 물이 출렁이지 않게 하는 요령을 익힌 날, 물을 양동이 가득 채웠다. 열 살의 깡마른 원숭이가 기술 좋게 물을 나르는 것처럼 보였을 것이다.

“어린아이가 대단해.”

요시코의 엄마는 내게 장하다며 칭찬했다. 강물은 요시코네 뜰 앞쪽으로 흐르고 있었다. 주방에 들어가서 수조에 물을 쏟아부을 때마다 엄마는 말없이 눈을 흘겼다. 적어도 열 번은 왕복해야 수조에 물이 가득 찼다. 어느 날 나는 수조를 칠 부 정도만 채우고서 뚜껑을 덮어 버렸다. 엄마를 속일 생각이었는데 엄마가 바로 수조 뚜껑을 열고 확인했다. 엄마는 나를 째려보고는 화를 억누르는 듯한 목소리로 “나를 속이려 들어? 그게 네 맘대로 될 것 같아?” 이렇게 말하고는 양동이와 멜대를 밖으로 내동댕이쳤다.

열 살인 나는 울지 않았다. 실패한 열차 강도처럼 그저 들킨 사실을 부끄럽게 생각할 뿐이었다.

“망했다. 아, 아….”

학교에서 돌아가면 엄마는 늘 나를 노려보았다. 물을 길어 오는 일보다 나를 보는 엄마의 노려보는 눈빛이 더 싫었다. 그 눈빛은 ‘놀고 싶다고? 그럴 수는 없지. 애당초 그런 생각은 하지도 마!’라는 뜻을 담고 있었다. 학교에서 돌아오는 나를 보면 저절로 발사되는 눈빛이었다.

 

 

 

p. 253-254

노래를 부르며 나는 엄마의 하얀 머리를 쓰다듬었다. 왈칵 눈물이 쏟아졌다. 예상치 못한 일이었다. 그리고 생각하지도 않았던 말이 튀어나왔다.

“미안해요. 엄마, 미안해요.”

소리 높여 울어도 괜찮은 순간이었다.

“전 못된 아이였어요. 미안해요.”

엄마는 제정신으로 돌아온 것처럼 말했다.

“나야말로 미안하다. 네가 잘못한 게 아니란다.”

내 안에서 뭔가 폭발했다.

“엄마, 치매에 걸려 줘서 고마워요. 하느님, 엄마를 치매에 걸리게 해 주셔서 고맙습니다.”

수십 년 동안이나 내 안에서 응어리져 있던 혐오가 빙산에 뜨거운 물을 부은 것처럼 녹아내렸다. 뜨거운 김이 끝도 없이 솟아오르는 듯했다.

엄마는 평생 동안 사용할 고맙습니다와 미안합니다를, 치매에 걸리고 나서야 양동이째 쏟아 비워 내는 것 같았다.

엄마도 원래는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와 함께 태어났던 것일까?

누구든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와 함께 태어나는 것일까? 살아가면서 점점 그렇게 말하지 못하는 사정이나 성질이 만들어지는 것일까?

그날, 5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스스로를 괴롭혀 왔던 자책감에서 해방되었다. 나는 살아 있어서 다행이라고 생각했다. 정말로 살아 있어서 다행이다. 이런 날이 오리라곤 상상도 하지 못했다. 엄마가 치매에 걸리지 않았다면, 예전 그대로 “그렇지 않아.”만 말하던 엄마였다면 나는 엄마에게 마음을 열 수 없었을 것이다.

엄마의 치매가 시작된 지 6년이 흘렀을 때였다. 엄마가 치매에 걸린 후로는 아무리 나라도, 엄마에게 싫은 소리를 하거나 원망을 할 수 없었다. 그럼에도 엄마가 자기 집에서 쫓겨나 떠돌이가 된 것이 자업자득이었다는 생각만은 떨쳐 버릴 수가 없었다. 그런데 그날이 나에게 있어서 일생일대의 대사건이었다.

나는 누군가에게 용서받았다고 느꼈다. 갑자기 온 세상이 다른 모습으로 온화해졌다. 나는 용서받았다. 어떤 인지를 넘어선 큰 힘이 작용한 용서였다. 나는 작아지고 뼈만 남은 엄마와 몇 번이나 서로 껴안고 흐느껴 울었다. 실컷 울고 나니 감기가 나았을 때의 아침 같은 기분이 들었다.

 

 

서평

일본의 국민 작가 사노 요코가 고백하는 오랜 증오와 죄책감

《시즈코 상: 그럼에도 엄마를 사랑했다》는 사노 요코가 2010년 72세의 나이로 세상을 뜨기 전 일본의 한 잡지에 약 1년여 간 연재한 에세이들이다. ‘나는 못된 딸’이라는 자책으로 평생 동안 스스로를 옭아매 온 사노 요코. 그는 이 책에서 엄마 시즈코 상의 생애와 자기 삶을 차례 대로 톺아보며 엄마를 향한 증오심과 죄책감이 어디에서부터 비롯되었고 서로가 서로에게 얼마나 큰 고통과 상처를 주고받았는지 낱낱이 고백한다. 

《수짱과 고양이》, 《100만 번 산 고양이》 을 비롯한 많은 그림책과 《언덕 위의 아줌마》, 《그래도 괜찮아》 등 다양한 수필집이 국내에도 소개되는 등, 사노 요코는 사후에도 일본과 한국에서 큰 사랑을 받고 있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작가로서 큰 성공을 거두었지만 평생 엄마를 사랑하지 않았다는 죄책감에 시달려 온 사노 요코는 말년에 이르러 특유의 시크한 태도, 무관심한 듯하면서도 섬세한 사유, 솔직하고 단단한 문장력을 바탕으로 《시즈코 상: 그럼에도 엄마를 사랑했다》를 발표하여 수많은 독자를 울렸다. 

치매에 걸려 좋았던 기억도 나빴던 기억도 천천히 지워 가는 엄마를 보러 실버타운으로 향하는 길. 그때마다 어린 시절 엄마로부터 받은 폭력과 학대, 오빠와 동생의 죽음, 전후 겪어야 했던 가난 등 아리도록 쓰라린 기억이 면면히 재생하는 가운데 고단했을 엄마 시즈코 상의 삶 또한 교차 편집되어 펼쳐진다. 완전히 늙어 버린, 그래서 내가 알던 엄마가 아닌 뭔가 작고 사랑스러운 존재가 되어 버린 엄마를 마침내 온전히 바라보고 용서하게 되는 순간까지의 모든 이야기가 절절하다. 

 

엄마와 딸, 그 사이에 흐르는 복잡하고 모순에 찬 사랑

딸 사노 요코와 엄마 시즈코 상. 그들의 갈등은 어디에서부터 비롯된 걸까. 사노 요코는 생애 첫 기억일지도 모를 그 기원에 대해 아주 정확히 기억한다. 제2차 세계대전 중 태어난 사노 요코는 중국 베이징에서 부유한 유년기를 보내지만, 네 살 즈음 엄마와의 힘든 관계가 시작되었다고 고백한다. 한번은 엄마의 손을 잡았는데 시즈코 상이 “쯧.” 하면서 딸의 작은 손을 뿌리쳤던 것. 그렇게 사노 요코는 두 번 다시 엄마의 손을 잡지 않겠노라고 결심한다. 인생의 파노라마를 되감아 마주한 첫 장면에서 매몰차게 자신을 거절하는 엄마를 발견한다면, 그 딸은 어떤 마음으로 엄마를 대할 수 있을까. 사노 요코는 유년의 결심대로 엄마를 부정하고, 엄마에게 반항하며, 언제나 엄마와 맹렬히 싸우는 딸로 평생을 살게 된다. 

종전 후 사노 요코의 일가족은 일본으로 돌아오지만 장남(사노 요코의 오빠)을 비롯하여 칠 남매 중 세 아이가 죽고 사 남매만 남는 비운을 겪는다. 첫째 아들을 잃은 엄마는 말 그대로 광란 상태에 빠졌고, 그때부터 사노 요코를 향한 가혹한 학대가 시작된다. ‘학대’라는 말이 무엇인지조차 모르던 어린 사노 요코는 속수무책으로 폭력을 견뎌야 했지만 훗날 시간이 흘러 어른이 된 사노 요코는 자식을 잃은 고통이 엄마를 그토록 폭력적으로 만든 게 아니었을까 추측해 본다. 전쟁과 연이은 죽음, 상실과 지독한 가난. 격변하는 시대의 혼란과 아픔이 한 가정사에 고스란히 반영되는 모습을 우리는 사노 요코의 작품을 통해 여실히 확인할 수 있다. 

모던 걸이었던 엄마. 아버지를 만나 결혼 후 전쟁과 가난 속에서도 칠 남매를 낳은 엄마. 자식 셋을 잃고 나머지 사 남매를 지키기 위해 독하디 독하게 굴 수밖에 없던 엄마. 아버지를 여의고 사 남매를 대학까지 교육시키키 위해 최선을 다해 일한 엄마. 또한, 일찍 세상을 떠난 장남 대신 집안의 장녀가 된 나. 입을 꾹 다물고 엄마의 학대를 견디면서도 절대로 고분고분하지 않던 나. 청치마 한 장으로 사계절을 나고 라면 한 그릇을 친구들과 나눠 먹어야 했지만 가난에 굴하지 않고 삼수 끝에 미대생의 꿈을 이룬 나. 단 한 번도 엄마의 인정을 받은 적 없지만 일러스트레이터로서 작가로서 충실히 살아낸 나. 엄마 시즈코 상의 생과, 나 사노 요코의 생. 다단하게 얽히고설킨 날실과 씨실을 사노 요코는 가닥가닥 천천히 풀어내 보인다. 딸에게 조금도 다정할 수가 없던 엄마의 인생과 그런 엄마를 증오할 수밖에 없었던 딸의 이야기가 구구절절 와닿는다. 

 

도무지 듣지 않을 수 없는, 이 세상 모든 딸들의 목소리

얼마나 엄마가 미웠는지 말하는 사노 요코의 목소리엔 꾸밈이나 과장됨이 전혀 없다. 당신은 정말 지독하게 나쁜 엄마였고 나는 맹수처럼 격렬히 반항하는 못된 딸이었다고 그저 툭툭 내뱉는 문장 문장마다 진심 담겨 있어 깊은 울림을 준다. 이를 두고 정혜윤 작가는 추천사에서, 엄마를 향한 딸의 ‘복잡하고도 모순에 찬 사랑’이라고 말한다. 

‘엄마는 대체 내게 왜 그랬을까?’라는 질문의 답을 찾는 과정은 곧 ‘나는 누구인가, 나란 사람은 어떤 사람인가?’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기도 했다. 지극히 보통의 ‘선량한 시민’이자 ‘일반 대중’으로서의 엄마 시즈코 상은 정말 반짝거렸지만, 딸 사노 요코에게만큼은 폭력적이고 매정했다. 그럼에도 시즈코 상은 가장 마음이 맞지 않던 딸 사노 요코를 가장 신뢰했다. 이 아이러니한 모녀 관계를 보며 끈질기게 떠오르는 물음들이 있다. “엄마란, 자식이란, 가족이란 무엇인가?” 하는, 단순하지만 그 답을 쉽게 말할 수가 없는 물음이다. “엄마란 당연히 자식들에게 한없이 다정한 존재이지, 딸이라면 응당 고분고분 제 도리를 다 해야지.” 하는 세상의 흔한 통념은 이 책 앞에서 얼마나 덧없고 그릇된 답인가. 따뜻하고, 안정적이고, 세상 무엇보다 고귀한 혈연이란 말로는 가족이란 집단을 표현할 수 없다고, 사노 요코는 말한다. 세상에는 이런 딸도, 이런 엄마도 있다. 너무 일찍 세상을 떠나 버린 아버지와 형제들, 그리고 남은 가족의 관계를 모두 짚어 보는 사노 요코의 담담한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보면 이 세상 무수히 많은 딸들이 저마다 쏟아 내는 가족 이야기가 동시에 들리는 듯하다. 덕분에 가족이라는 독특하고도 끈질긴 관계에 대하여 다시금 생각해 보게 된다. 

사노 요코를 사노 요코로 만들어 주고 살게 해 준 엄마 시즈코 상. 사노 요코를 끝까지 살게 한 엄마 시즈코 상. 그런 엄마에게 마지막으로 전한 사노 요코의 진심은 “고마워요, 고마워요! 엄마, 곧 갈게요.”라는 한 문장 속에 고스란히 담겼다. 말년에 이르러서야 전하게 된 사노 요코의 본심을 읽는 순간, 독자는 눈물은 흐를지언정 저마다의 크고 작은 내면의 상처가 치유되는 놀라운 경험을 하게 될 것이다.

 

저자소개

저자 : 사노 요코
일본의 그림책 작가이자 에세이스트입니다. 독특한 발상을 대로 깊은 심리를 잘 묘사하고 유머 가득한 그림과 리듬 있는 글이 조화를 이루는 작품을 많이 발표했습니다. 그림책 《수짱과 고양이》, 《100만 번 산 고양이》 등이 큰 사랑을 받고 있으며 수필집은 《언덕 위의 아줌마》, 《그래도 괜찮아》 등이 있습니다.
번역 : 황진희
잠시만 보이지 않아도 ‘엄마’를 불러 대던 딸이 엄마가 된 지 30년이 되어 갑니다. 나의 엄마와 아이의 엄마 사이에서 살고 있습니다. 어느 날 훌쩍 떠나 버린 엄마를 그리워하며 《시즈코 상: 그럼에도 엄마를 사랑했다》를 우리말로 옮겼습니다. 엄마의 작은 당부가 제 몸 여기저기에 남아 있다는 걸 느끼면서요. 그때는 몰랐어요. 그것이 얼마나 귀한 것인지요. 요코처럼 한 이불 속에 들어간 기억이 없어 슬프지만 엄마가 남겨 주신 기억으로 오늘을 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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