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신라와 백제의 분을 만드는 기술은 매우 뛰어났어요. 692년에는 신라의 한 승려가 일본에서 연분을 만들어 상을 받았고, 일본이 백제로부터 화장품 제조 기술과 화장 방법을 배워 갔다는 기록이 남아 있거든요. 7세기에 연분을 만들었다는 것은 세계적으로 찾아볼 수 없는 대발명으로 평가된대요! 2024년 전 세계로 퍼져 나간 K-뷰티! 그 뿌리는 삼국 시대에서 찾을 수 있지 않을까요? _ p.38 예뻐지고 싶은 건 삼국 시대 사람들도 마찬가지 (문화 파트)
▶’백제 문화는 검이불루 화이불치’ 좀 이상해 보이는 이 말이 무슨 말인지 짐작할 수 있겠어요? 무슨 암호 같기도 하고 마법 주문 같아 보이지만 그런 건 아니에요. 이 말은요, ‘백제 문화는 검소하지만 누추하지 않고, 화려하지만 사치스럽지 않다’라는 뜻이랍니다. 요즘 유행하는 ‘꾸안꾸’, 꾸민 듯 안 꾸민 듯 자연스럽다는 말이 어쩐지 떠오르는데요, 섬세하고도 단아한 아름다움을 보여 주는 백제 문화! 어떤 모습일까요? _p.41 1,500년 전 백제 문화, ‘꾸안꾸’ 매력 (문화 파트)
▶백제 사람들은 목간에 이름, 신분, 세금, 구구단, 논어, 의료, 대출과 이자, 손 편지, 글씨 연습 등의 흔적을 남겼어요. 목간에는 나라에서 춘궁기에 가난한 사람들에게 곡식을 꿔 준 내용, 불교 행사 일에 절에서 소금을 나눠 준 일, 아플 때 의사에게 처방받거나 일자리를 부탁하는 사람들의 삶의 이야기가 생생하게 쓰여 있었어요. 백제의 한 관리에게 쌀을 지급했다는 내용, 약재를 기르고 캐는 사람에게 하루치 보수로 쌀을 준 내용도 상세히 적혀 있었어요. 이를 통해 당시에 어떤 관직이 있었는지, 보수를 어떻게, 얼마나 지급했는지도 알 수 있었지요. _p.76 백제 사람들도 SNS를 했을까? (사회 파트)
▶2024년, 한국의 아이돌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어요. 한국의 아이돌들은 2000년대에만 있었을까요? 지금의 아이돌처럼 멋진 외모와 뛰어난 춤과 노래, 거기에 글도 잘 쓰고 싸움까지 잘하는 사람들이 신라 시대에 있었다는데, 그들은 누구였을까요? _P.86 신라 사회를 휩쓴 아이돌의 정체 (사회 파트)
▶재미있는 사실이 있어요. 지금의 우리는 구구단을 외울 때 2×1=2, 2×2=4처럼 2단부터 시작하잖아요? 그런데 백제의 구구단은 9단을 가장 위에 썼고 아래로 갈수록 작은 숫자 단을 썼어요. 9단 다음에 8단, 8단 다음에 7단, 이런 식으로 2단까지 이어 써 놓았어요. 각 단 사이는 가로선을 그어 구분했고요. 쓴 방식도 독특해요. 같은 숫자가 반복되면 반복 부호(:)를 썼어요. 이를테면 9×9는 ‘9:’, 8×8은 ‘8:’ 등으로 표현한 것이죠. 또 9단 아래에 8단을 시작할 때 8×9=72라고 쓰지 않고 8×8=64로 시작했어요. 8×9=72는 9단의 9×8=72에서 이미 한 번 쓰였으므로 중복된 내용은 생략해 효율성을 높였어요. _p.118 똑똑한 백제 사람이라면 구구단 정도는 외워야지 (경제 파트)
▶그렇다면 삼국 시대에 세금은 얼마나 많이 냈을까요? 먼저 고구려는 집 크기를 세 가지로 나누어 세금을 내게 했어요. 큰 집은 1가마, 중간 집은 7말, 작은 집은 5말, 이렇게요. 백제와 신라의 세금 제도도 고구려와 거의 비슷했어요. 《삼국사기》에 따르면 “가뭄으로 흉년이 들어 1년간 조세와 진상품을 면제해 줬다”와 같은 내용이 쓰여 있어요. 이처럼 삼국 시대에는 빈부에 따라, 백성들의 상황에 따라 세금을 달리 부과했답니다. _p.120 가난하면 세금은 조금만 대도 돼요 (경제 파트)
▶된장은 삼국 시대 이전부터 먹었던 것으로 추정돼요. 다만 삼국 시대 이전에는 된장과 간장이 섞여 물기가 많은 채로 먹었다면, 삼국 시대에 와서는 간장과 된장을 분리해 먹은 것으로 보여요. 또 결혼할 때 된장을 혼수품으로 보내기도 했어요. 《삼국사기》에는 신문왕 3년(683년)에 왕비를 맞을 때 혼수품으로 쌀, 술, 기름과 함께 간장과 된장을 함께 보냈다는 기록이 있답니다. _p. 158 삼국 시대 결혼 선물로는 된장이 최고지 (과학 파트)
▶지금으로부터 1,300여 년 전에 사용한 것으로 보이는 화장실과 대형 배수 시설이 2017년, 경주에서 발견됐어요. 너도 나도 다 쓰는 공중화장실이었냐고요? 아니요, 이때 발견된 화장실은 통일 신라의 왕족과 귀족들이 사용한 것으로 추정되는 궁궐의 고급 화장실과 대형 배수 시설이었어요. 발견된 변기가 고급스러운 돌로 만들어졌다는 점과 변기 아래쪽 부분과 바닥을 장식해 놓은 흔적을 통해 당시 최상위 계층이 쓴 고급 수세식 화장실이었을 것으로 추정했지요. _p.176 베르사유 궁전에도 없던 화장실이 통일 신라에는 있었다는 사실을 아십니까? (과학 파트)
▶여러분은 어떤 친구와 친해요? 친했다가 멀어진 친구도 있어요? 나라 간에도 더 친하게 지내는 나라, 서로 돕는 동맹 관계의 나라가 있는데요, 이들은 어떨 땐 가까웠다가 또 어떨 땐 사이가 멀어지기도 해요. 삼국 시대 고구려와 백제, 신라가 딱 그랬어요. 이들 사이엔 숨 막히는 복수와 배신이 끝없이 이어졌거든요. _p.199 복수와 배신의 드라마, 한강 앞에 영원한 친구는 없다 (정치 파트)
▶한국 고대사에서 이 남자만큼 엇갈리는 평가를 받는 인물이 있을까요? 왕을 죽이고 쿠데타를 일으킨 천하의 나쁜 독재자 대 당나라에 맞서 고구려를 강한 나라로 만든 영웅이라는 극과 극의 평가를 받는 인물, 그는 바로 연개소문이에요. _p. 225 고구려 마지막 지도자, 그는 악인인가? 영웅인가? (정치 파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