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년이 넘는 시간 동안 사랑 받은 유쾌한 성장 일기
-아이와 어른이 함께하는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키다리 아저씨』
오랜 세월이 흘러도 고전이 우리 곁에 여전히 남아 있는 까닭은 무엇일까? 세상이 아무리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 삶의 원형과 본질이 고스란히 담겨 있기 때문일 것이다. 우리 부모 세대의 필독서였고, 그 이전부터 끊임없이 읽혀온 고전들과 더불어 세계 각국의 숨겨진 보물 같은 명작들을 하나하나 찾아내어 독자들에게 소개하는 〈보물창고 세계명작전집〉 시리즈 27번째 책으로 『키다리 아저씨』가 출간되었다.
『키다리 아저씨』는 고아원에서 자란 열일곱 소녀 제루샤 애벗(주디)이 이름 모를 후원자의 도움으로 대학에 입학하며, 꿈과 사랑을 찾아 가는 이야기이다. 오직 주디가 후원자에게 보내는 편지로 이루어진 이 이야기는 독자에게 상상의 여지를 주는 절묘한 여백을 가지고 있어 더욱 흥미진진하다.
얼굴도 나이도 모르는 후원자의 뒷모습만을 눈에 담은 주디는 그에게 ‘키다리 아저씨’라는 별명을 붙여 부른다. 답장 없이 일방적으로 전하는 편지글에서도 주디의 거침없는 말투와 시원시원한 성격이 느껴진다. 편지 곳곳에 그린 엉성한 그림들은 독자를 절로 웃음 짓게 한다.
『키다리 아저씨』는 가난한 소녀가 돈 많은 후원자를 만나 신분 역전을 하는 단순한 ‘신데렐라 이야기’가 아니다. 이 이야기는 고아원에서 성의 없이 지어진 ‘제루샤 애벗’이라는 이름을 버리고 스스로에게 ‘주디’라는 새로운 이름을 지어 주며 앞으로 나아갈 삶의 태도를 찾아 가는 주체적인 여성 지식인의 이야기이다. 주디의 톡톡 튀는 글 솜씨에 담긴 세상을 바라보는 따뜻한 시선은 일상을 특별하고 행복하게 만드는 힘이 있다. 당돌한 열일곱 소녀가 의젓한 어른으로 성장하기까지의 모습을 지켜보며 독자는 자연스럽게 주디를 사랑하게 된다.
▶“전 행복이 가진 진정한 비밀을 알게 되었어요.
아저씨, 그건 현재를 사는 거예요.”
『키다리 아저씨』의 주인공 주디는 열악하고 고압적인 환경의 고아원에서 자랐지만 그런 자신의 처지를 비관하지 않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인다. 이러한 주디의 태도는 진정한 행복과 가치 있는 삶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한다.
주디는 약속된 후원금을 제외한 돈은 거절하고 키다리 아저씨에게 훗날 빚을 갚으리라 결심한다. 또한 형편이 어려운 주변인을 지나치지 못하고 도움을 주고자 하는 등 검소하고 독립적이며 이타적이다. 여성의 참정권에 대해 말하고, 철학적인 사상에 대해 고민하는 등 진보적인 사고방식과 세상을 바라보는 너른 시야를 가진 주디의 현명함은 작가의 성장 배경과도 관련이 있다. 증조할머니는 금주운동을, 할머니는 인종평등과 여성 참정권을 연구하는 등 여성의 사회 활동 참여에 적극적인 가족들 사이에서 자란 진 웹스터는 그 영향으로 사회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특히 고아들을 ‘혈통’이 좋지 않은 아이들로 치부했던 당시의 사회 분위기를 비판하며 가난하고 처지가 어려운 사람들의 이야기를 꾸준히 작품에 담았다.
『키다리 아저씨』는 어렵고 힘든 상황에서도 자신에게 찾아온 소소한 행복들을 마음껏 누리며 살아가는 주인공 주디의 모습을 편지라는 형식으로 밝고 가볍게 그려 낸다. 사랑스러운 주디의 수다스러운 편지를 읽다 보면 독자들의 가슴에도 따사로운 행복이 번지게 될 것이다.
▶ 주요 내용
우울하기만 했던 수요일, 고아원에서 자란 소녀 제루샤 애벗은 이름 모를 후원자의 도움으로 대학에 들어가게 되었다는 소식을 전해 듣는다. 후원자에 대해 제루샤가 아는 것이라고는 키가 크다는 것뿐. 대학에 들어간 제루샤는 후원자를 키다리 아저씨로, 자신은 주디로 애칭을 정하고 약속한 대로 온통 새로운 것투성이인 자신의 대학 생활에 대해 편지에 써 보내기 시작한다. 주디의 눈에 비친 대학 생활은 어떤 모습일까? 키다리 아저씨와 주디는 영영 만나지 못하고 마는 걸까? 고아 소녀 주디의 유쾌한 성장기를 위트 넘치는 즐거운 편지글로 만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