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어를 ‘나’로 바꾸면 인간관계가 쉬워진다
누군가를 미워하게 되었던 과정을 떠올려보자. 처음에는 그와 잘 지내보려 했지만, 사소한 말투나 행동 하나가 마음에 응어리로 남는다.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며 다시 잘 지내보려 했건만,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그를 보며 실망하고, 마음에 들지 않는 점이 하나둘 늘어간다. 이윽고 그의 일거수일투족이 거슬리기 시작하고, 상대의 모든 말과 행동이 아니꼽게 보인다. 심하면 ‘나를 일부러 괴롭히려는 것인가?’라는 의심까지 피어오르기도 한다.
저자는 이러한 ‘미움의 연쇄 과정’에 과감히 빨간 줄을 긋고,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보기를 권한다. 그리고 새로운 질문을 던져 보라고 제안한다. ‘왜 그 사람은 나의 기분을 해치는 행동을 했을까?’라는 질문 대신, ‘왜 나는 그 사람의 행동에 기분이 상했을까?’라고, 질문의 주어를 ‘나’로 바꿔 보라는 것이다.
저자는 말한다. 인간관계에서 ‘을’이 되지 않기 위해서는 인간관계에 대한 ‘나만의 기준’을 세우고, 그것을 상대에게 직접 알려주어야 한다고 말이다. 물론 여기서 ‘나만의 기준’이라는 ‘나만을 위한 이기적인 기준’이 아니라 상대에게 침해당하고 싶지 않은 ‘최소한의 경계선’이다. 이렇게 나부터 ‘나의 예민하고 취약한 부분’을 먼저 이해하고, 상대에게 그 부분을 알려준다면 인간관계에서 비롯되는 불필요한 갈등과 마찰을 상당 부분 없앨 수 있다. 내 마음을 공부하고, 그 공부한 내용을 상대에게 알려주었을 뿐인데 막혀 있던 인간관계가 술술 풀리게 되는 놀라운 일이 일어나는 것이다. 나부터 나를 사랑해야, 남들도 나를 알아주고 배려해준다는 저자의 마법 같은 처방을 삶에 적용해보자. 당신을 둘러싼 인간관계의 스트레스 농도가 서서히 옅어지기 시작할 것이다.
내가 나를 사랑해야 좋은 사람이 찾아온다
방송인 신동엽 씨는 개인 유튜브 채널에서 ‘좋은 사람의 기준’에 대해 이렇게 말한 적이 있다.
“사람들은 좋은 인연을 만나고 싶을 때 이런 질문을 해요. ‘어떤 사람을 만나야 행복할까요?’’어떤 사람이 좋은 사람인가요?’ 그런데 저는 이 질문들이 모두 잘못됐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좋은 관계에서 중요한 건 ‘남’을 아는 것이 아니라 ‘나’를 아는 것이거든요. 좋은 관계를 맺고 싶다면 내가 어떤 사람인지를 먼저 알아야 해요.”
우리는 ‘보편적으로 좋은 사람’이 있으리라는 믿음에 빠져, 타인에게 좋은 사람의 기준에 관한 조언을 구하고, 그런 사람을 찾아 헤매곤 한다. 하지만 신동엽 씨의 말처럼, ‘좋은 사람’ 대한 보편타당한 기준이라는 것은 없다. 타인에게 좋은 사람이 내게도 좋은 사람이라는 법은 없는 것이다. 누군가에게는 첫 만남에서부터 친근하게 다가오는 사람이 좋은 사람일 수도 있고, 누군가에게는 적정한 거리를 두고 서서히 다가오는 사람이 좋은 사람일 수 있다.
나의 체형을 잘 알아야 몸에 딱 맞는 옷을 살 수 있듯, 나의 취향, 성격, 거리감을 이해해야 나와 잘 맞는 사람을 고를 눈도 생긴다. 좋은 사람을 만나고 싶다면, 이 책을 통해 먼저 ‘나의 마음 체형’부터 공부해 보자. 내 마음의 생김새와 그 마음이 원하는 지향점을 미리 파악해두어야 나와 맞지 않는 사람에게는 쉽게 휘둘리지 않을 수 있고, 나와 맞는 사람에게는 더 용기 있게 다가갈 수 있게 될 것이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가지치기가 필요하다
좋은 인간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최종 단계는 ‘노력해도 안 되는 사람과는 과감히 거리를 두는 것’이다. 우리는 다음과 같은 삶의 진리를 인정해야 한다. “세상에는 나와 맞지 않는 사람도 있고, 때로는 나에게 해로운 사람도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어린 시절부터 수십 년 사귄 친구도 시간이 흐르면 결이 달라져 사이가 소원해지기도 하는데, 인생에서 맞닥뜨리는 수많은 인연 중에 평생을 함께할 수 있는 인연이 과연 얼마나 되겠는가? 그래서 이 책의 저자는 좋은 인연이란 오랜 시간 함께한 인연이 아니라 지금의 나에게 편안함과 행복감을 느끼게 해주는 인연이라고 말한다.
나무의 가지치기를 하듯, 우리에게도 내 인생의 균형을 무너뜨리는 ‘무례한 사람들’이라는 가지를 일부러 쳐낼 결단이 필요하다. 두툼한 가지를 잘라내는 순간에는 물론 통증을 느낄 것이고, 당분간 상처도 남을 것이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상처가 어느 정도 아물고 나면 깨닫게 된다. 그때의 결단으로 인해 모든 가지에 영양분을 고루 전달할 수 있었고, 그래서 더욱 넓고 푸른 나무로 성장할 수 있었다는 사실을 말이다.
아직 누군가와 거리를 두거나 관계를 끊어내는 일이 어렵다면, 저자가 이 책에 담은 ‘거리 두기’의 기술을 참고해 보자. 나를 괴롭게 하던 그 사람을 시나브로 내 인생에서 지워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