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려동물 축제에 오신 여러분, 환영합니다. 오늘은 사랑하는 우리 멍멍이, 야옹이들을 위한 날입니다. 모두 마음껏 즐겨 주세요. 멍멍! 야옹야옹!” (p.13)
봉봉은 코를 킁킁거리며 유아차에 다가갔어. 보호자가 덮개를 젖히자, 눈처럼 새하얀 강아지가 머리를 쏙 내밀었어. 얼굴도 동글, 귀도 동글, 눈도 동글한 강아지였어. “안녕하세요. 릴리예요. 릴리야, 인사해.” 릴리가 분홍빛 혀를 쏙 내밀고 사람들을 둘러보았어. 자기가 얼마나 예쁜지 아는 듯한 표정이었어. (p.23)
주변에 있던 다른 사람도 봉봉을 향해 휴대 전화를 들었어. 봉봉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는 것이 좋았어. 마치 축제의 주인공이 된 기분이었지. 어디선가 이런 말이 들리는 것 같았어. “봉봉! 이렇게 멋진 개는 처음이야!” “봉봉! 최고의 번개를 직접 보다니!” (p.32)
봉봉은 친구들 앞을 쌩 지나쳐 겅중겅중 걸었어. 그런데 걸음걸이가 좀 이상했어. 뒷다리에 힘을 잔뜩 주더니 엉덩이를 바짝 추켜올렸어. 고개를 꼿꼿이 들고 귀는 더 쫑긋 세웠지. 그러고는 마치 릴리처럼 혓바닥을 쏙 내밀지 뭐야. (p.37)
“릴리가 사라졌대.” 볼트가 화면을 쳐다보며 말했어. “누구한테 잡혀간 거 아니야? 인기가 많은 개니까.” “잡혀가다니! 말도 안 돼!” 봉봉이 흥분해서 버럭 소리쳤어. (p.70)
사진을 찍기 전, 봉봉이 갑자기 몸을 부르르 떨었어. 머리를 마구 흔들어 모자를 벗겨 내고, 바닥에 몸을 비벼 꿀벌 옷도 벗어 버렸지. 그러자 봉봉한테만 있는, 봉봉을 봉봉답게 만들어 주는 번개무늬가 또렷하게 드러났어. “아, 시원해. 답답해서 혼났네.” 볼트가 봉봉을 보고 말했어. “이제야 봉봉답군.” (p.1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