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지구 역사를 통틀어 극한 기상 현상은 늘 일어났습니다. 산업화 이전에도 기상이변이 나타나곤 했습니다. 따라서 현재처럼 자주 발생하는 태풍과 홍수의 원인은 기후변화 외에도 화산 폭발, 엘니뇨, 라니냐 등 복합적인 요인 때문이라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18쪽
기후변화 부정론처럼 과학적 기반을 무시하는 주장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올바른 과학적 근거를 제공하고 소통해야 합니다. 과학자들은 인간의 활동과 기후위기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는 증거를 연구를 통해 수집하고, 국민들이 알기 쉽게 설명하며 논란을 해결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기후변화에 대한 모든 내용이 명확하게 밝혀진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지구 기온이 얼마나 빨리 어느 정도까지 상승할지, 그리고 그 현상이 미래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불확실합니다. -28쪽
해수면 상승으로 위험에 처한 나라 중에서도 특히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투발루는 평균 해발고도가 3미터여서 매우 위험한 상황입니다. 매년 해수면이 4밀리미터씩 상승하고 있는 투발루는 2100년에 국토 전체가 수몰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이미 주거지가 침식되고 농사 짓기가 어려워져서 국민의 5분의 1이 이웃 나라로 이민을 떠나는 등 상황이 심각합니다. -36쪽
초기 플라스틱은 상아와 비단 같은 고급 재료의 대체품으로 탄생했습니다. 당시 플라스틱은 세련되고 청결하며 현대적이라는 이미지로 널리 받아들여졌죠. 기존의 비싼 소재들을 대체하며 점차 생활의 거의 모든 분야로 사용 범위가 확장되었습니다. 예를 들어 1880년에 등장한 빨대는 원래 종이로 만들어졌지만, 물에 녹는 단점이 없는 플라스틱 빨대가 표준으로 자리 잡았습니다. -47쪽
미세플라스틱에 관한 의견은 다양합니다. 한편에서는 지구 생태계와 인간의 건강을 심각하게 위협하므로 하루빨리 엄격하게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일부는 현재의 반응은 다소 과장된 면이 있고, 몇몇 연구의 측정 방법과 농도, 추정 피해 등이 의문스럽다고 주장합니다. 미세플라스틱에만 관심을 두기보다는 다른 환경문제들과 비교해 우선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대응할 대상을 정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습니다. -51쪽
더욱이 텀블러와 에코백을 만드는 데 필요한 에너지는 일회용품을 제조하는 에너지보다 훨씬 많습니다. 그래서 친환경제품이 결과적으로 이산화탄소를 더 많이 배출한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습니다.
환경을 보호하려는 노력이 오히려 반대 결과를 낳는 이러한 현상을 ‘리바운드 효과’라고 합니다. 리바운드 효과는 생각보다 흔합니다. 따라서 우리의 노력이 진정으로 환경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기 위해서는 어떤 접근 방식이 필요할지 고민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57쪽
종이 빨대에 생분해성이 있다고 하지만 현실에서는 그리 빠르게 분해되지 않습니다. 조건이 적절하지 않으면 매립지나 바다에서 분해되는 데 수년이 걸립니다. 게다가 플라스틱 빨대보다 가격이 높은 종이 빨대는 생산할 때 더 많은 에너지와 자원이 필요하며, 이는 이산화탄소 배출량 증가로 이어집니다. 종이 빨대의 재료인 펄프를 생산하기 위해 삼림을 벌채하면 기후변화에 악영향을 미칩니다. 이러한 사실들은 우리가 환경을 생각하는 방식을 다시 고민하게 만듭니다. -64쪽
재활용이 어려운 주된 이유 중 하나는, 재활용된 재생 플라스틱의 품질이 낮아서 시장 가치가 떨어지고 제조 업체들이 선호하지 않기 때문입니다. 음식물 등 이물질이 묻거나 다른 재료가 섞인 플라스틱 폐기물을 재활용하면 품질이 새 플라스틱만큼 좋지 않은 경우가 많습니다. -67쪽
인간은 자연 없이는 존재할 수 없지만, 자연은 인간이 없어도 전혀 문제가 없습니다. 인간의 활동으로 수많은 종이 멸종 위기에 처했고, 도도새처럼 과거에 이미 멸종한 종도 많습니다. 기나긴 지구 역사에서 보면 인류의 멸종은 단지 하나의 사건에 불과할 수 있습니다. 평균온도가 6℃ 상승하면 인류는 종말을 맞이할지 모르지만, 지구에서는 새로운 생태계를 이룬 여러 종이 계속 함께 살아갈 것입니다. -81쪽
농업과 환경의 공존과 관련해서 많은 사람이 농업을 친환경적인 활동으로 오해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생태학적 관점에서 실상을 들여다보면 농업에 얼마나 반생태적인 면모가 많은지 깨닫게 됩니다. 단일 품종의 작물을 얻기 위해 얼마나 많은 다른 생물종의 생존을 위협하는지 생각해봐야 합니다. -83쪽
그렇다면 유기농업으로 완전히 전환하는 것은 실제로 가능할까요? 환경을 보호하고 지속 가능한 농업을 실현하는 이점이 있는 유기농업이 어째서 널리 채택되지 않을까요? 유기농업은 해충을 다른 방법으로 방제해야 하고, 식물이 자연적으로 성장함에 따라 기존 방식과 다르게 재배해야 합니다. 그래서 노동력이 더 많이 필요하지만 결과적으로 수확량은 적습니다. -85쪽
남극 상공의 오존층이 파괴되는 사태는 인간에게 크나큰 경고였습니다. 하지만 ‘냉장고나 에어컨 사용을 중단하라’라는 일부의 요구는 현실성이 없었습니다. 결국 문제의 해결책은 프레온 가스를 대체하는 물질 개발, 즉 기술 진보를 통해 나타났습니다. 기술 진보 없이는 진정한 변화를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번 확인한 셈입니다.
-154쪽
우리나라의 상황은 다릅니다. 산간 지형과 높은 인구밀도 때문에 재생에너지 발전 시설을 설치할 부지가 턱없이 부족합니다. 수력발전과 지열발전을 더 늘리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고, 태양광발전과 풍력발전은 기상 조건에 따라 발전량이 크게 달라집니다. 또한 유럽의 여러 나라처럼 전력을 거래하며 안정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기도 어렵습니다. -179쪽
하지만 환경보호 캠페인은 연간 510억 톤에 달하는 전 세계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들고 기후위기를 극복하는 데 턱없이 부족하다는 주장이 있습니다. 이산화탄소 배출을 제로로 만드는 것은 현재의 환경보호 노력만으로는 어려운 과제입니다. 다양한 요인이 작용하기 때문입니다. -234~235쪽
환경보호 캠페인이 아무 소용없는 활동인 것은 아닙니다. 환경의 중요성에 관한 인식을 바꾸고 사회적 압박을 일으켜 정부와 기업들이 친환경적인 방향으로 변화하도록 이끌기 때문입니다. 또한 이러한 캠페인은 환경보호 의식을 높이고 지속 가능한 삶에 대한 의식을 확산합니다. 따라서 환경보호 캠페인을 시행하는 한편으로 이산화탄소를 제로로 만들고 기후변화를 막는 실질적인 대책에 전 세계적인 노력과 정책을 집중할 필요가 있습니다. -235쪽
과학기술이 모든 문제의 답은 아니라는 반론도 자주 제기되고 있습니다. 사회와 정책의 변화 없이는 지속 가능한 변화를 이룰 수 없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술은 중요하지만, 사회적 요소와 정책적 결정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또한 과학기술을 통한 해결책은 늘 비용이 많이 들고, 결과가 나타나는 데 많은 시간이 걸리며, 결과가 보장되지 않기도 합니다. -269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