들어가는 글
디지털 시대의 위험요소, 인지적 편견
세상을 재단하는 것은 우리의 생각이다. 생각을 통해 우리는 세상을 이해하고 수용한다. 우리는 그 생각을 옳다고 믿고 있고, 그래서 세상을 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소크라테스는 말하였다. ‘내가 아는 단 한 가지는 내 자신이 무지하다는 사실 그것뿐이다.’
인간은 만물의 영장이지만 무지와 편견의 존재다. 그는 자신이 얼마나 모르는지 모르고 자신의 생각이 얼마나 왜곡되어 있는지 모른다. 디지털 시대는 지식과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지만, 한편 무지와 편견을 강화시키는 시대다. 이성, 지혜, 텍스트보다 감각, 감정, 이미지가 넘쳐나며, 자기중심적 에고와 욕망은 강화되고 있다. 인지적 인프라가 변하면서 인지적 편견이 심화되고 있는 것이다. 편견은 개인에서 끝나는 문제가 아니다. 집단사고와 포퓰리즘으로 인해 사회 심리가 변하며 민주주의 또한 질식하게 된다.
무지와 편견은 진실과 지혜, 성찰과 수용을 거부한다. 왜곡과 독선, 단견과 배척이 그 자리를 차지한다. 옳아지려고 하는 의지가 사라진 개인과 사회는 지속가능할 수 없다. 디지털 시대 과연 옳음을 어떻게 되찾을 것인가 하는 문제는 이 땅 위에 사는 모든 이들에게 던져진 숙제이다. 더구나 미래는 인공지능의 시대다. 인간보다 뛰어난 지식정보 역량을 갖출 기계 앞에서 인간은 이제 어떻게 옳게 살아남을 것인가를 고민해 가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개인에게는 자기 성찰, 사회에는 민주적 이성, 미래에는 창의적 문제해결력이란 숙제를 던진다. 이 모두 우리의 마음을 바꿔야 하는 일이다. 헤겔은 ‘마음의 문은 안에서만 밖으로 열 수 있다’고 하였다. 미래를 향한 이 마음의 문을 열 사람은 다름 아닌 우리 자신이다.
이 책의 저술에는 한국정보사회학회의 지원이 있었다. 디지털 사회가 풀어나가야 할 시대적 과제에 대해 고민을 함께 해준 학회 임직원 여러분께 감사를 드린다. 이 책을 발간해준 율곡출판사 여러분께도 마음 깊이 감사를 드린다. 오늘의 나를 있게 해준 가족에게도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2021. 4
저자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