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네갈 산림기술자 비바 디움의 말은 우리가 왜 동물의 소리에 귀 기울여야 하는지 충분히 설명해 준다.
“결국, 우리는 우리가 사랑하는 것만 보존하고 우리가 이해하는 것만 사랑할 것입니다. 그리고 우리가 배운 것만 이해할 것입니다.”
사람과 도시의 소음이 사라진 곳에 가서 밤의 소리를 들으면, 동물과 벌레가 내는 소리가 이렇게나 시끄럽고 요란하다는 사실에 깜짝 놀랄 것이다. 그동안 우리가 귀 기울이지 않아서 들리지 않았던 소리 그리고 우리는 알지 못하는 무수한 동물들의 수다.
이 책은 동물들이 내는 매혹적인 소리에 대한 최신 과학 연구를 흥미롭게 소개한다. 멍멍 짖는 강아지 소리, 야옹 소리, 새들의 지저귀는 소리, 꽥꽥거리는 오리 소리, 야생동물들의 포효하는 소리, 사자의 으르렁거리는 소리, 쥐들이 찍찍거리는 소리, 벌들의 윙윙거리는 소리, 곤충들이 내는 희한한 소리 그리고 바다 포유류의 깊은 소리까지. 동물들의 소리는 실로 다양하고 독창적이고 때로는 정교하고 조화롭고 아름답기도 하다. 이런 소리는 듣기에 좋을 뿐 아니라, 소리에 의미가 담겨 있다.
동물도 사람처럼 자연스럽게 소음에 익숙해진다. 그러나 소음이 일정 범위를 넘으면 동물은 행동을 조정하거나 소음을 피해 멀리 이동한다. 사람들이 시끄럽게 떠들면서 숲을 지나가기만 해도 동물에게는 매우 해로울 수 있으며, 큰 스트레스를 줄 수도 있다. 겨울잠을 자야 하는 겨울철에는 더욱 그렇다. 바다의 소음 또한 시급한 문제다. 최대 230데시벨까지 소리를 내는 군용 수중음파탐지기, 다이너마이트를 터뜨려 물고기 떼를 기절시키는 원양어업, 해저에 매장되어 있는 석유를 찾기 위해 사용하는 공기포 따위로 생기는 선박 소음 때문에 고래의 청각이 영구적으로 손상될 수 있다. 또한 이런 소음은 거대한 동물의 방향감각에도 영향을 미치는데, 점점 증가하고 있는 고래의 집단 좌초도 이와 관련이 있다.
동물에게도 감정이 있다는 사실은 이미 여러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서커스에서 함께 지내다가 헤어진 두 마리의 암컷 코끼리는 다시 만나자마자 서로를 알아보고, 서로 껴안고 소리를 내고 몸을 비비면서 감정을 드러내며 인사를 나누었다. 씨월드에서 태어난 고래는 네 살이 되어 어미와 헤어지자, 밤새도록 온몸을 떨며 큰 소리로 울어 댔다.
동물은 확실히 소리로 의사소통을 하고 감정을 표현한다. 더러 사회성이 깊은 코끼리가 있는데, 용인 에버랜드에 사는 코식이 같은 경우는 사람 소리를 흉내 내고, 18년 동안 아시아코끼리와 함께 지낸 아프리카 코끼리 칼리메로는 아시아코끼리의 날카로운 고주파 소리를 냈다. 이런 사례를 보면 동물도 함께 지내는 다른 무리와 섞이고 어울리려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동물도 감정이 있고 우리와 비슷하게 느낀다는 사실을 받아들인다면, 우리가 동물에게 자행했던 수많은 일을 계속할 수 있을까? 재미 삼아 동물을 사냥하는 트로피 헌팅을 하고, 공장식 사육장에 동물을 가두어 두고, 도축할 동물을 몇 주나 걸려 다른 나라로 운송하고, 인간이 먹을 우유 때문에 어미한테서 새끼를 떼어 놓을 수 있을까? 이 모두를 멈출 수는 없어도 최소한 비인간적인 사육이나 도축은 바뀌지 않을까? 숲에 들 때 내 발걸음과 행동을 살피지 않을까?
인간이 달에 가기도 하고, 화성의 소리를 녹음하기도 하지만, 이 지구상의 생물이 의사소통에 이용하는 소리의 영역이 어느 정도인지 여전히 알지 못한다. ‘동물 언어의 해독’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러는 사이 세상은 점점 더 시끄러워지고 있다. 우리는 그것들이 지구상의 생물에게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어떤 해를 입힐지 고민하지 않고 끊임없이 온갖 소리와 소음을 만들어 낸다. 종의 다양성과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려면, 우리는 삶의 모든 영역에서 살아남기 위해 동물들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이해해야 한다. 우리 스스로를 제한하기 위해서는, 더 정확하게는 잘 적응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지식이 필요하다. 동물이 무조건 우리 인간에게 맞추거나 그들 서식지에 인간이 침입하는 데 적응하기를 기대할 수는 없으니까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