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소개
《빛나는 샤인》은 SF, 역사 등 장르를 넘나들며 흥미진진한 이야기 세계를 펼쳐 온 지슬영 작가의 장편 동화다. 이번 작품에서 작가는 서로 너무나 다른 현실 세계와 가상 세계를 자유로이 오간다. 현실에서의 문제가 가상에서 풀어지기도, 가상 속 사건이 현실에서 불거지기도 한다. 작품 속 아이들은 여러 시공간에서 저마다 상처와 좌절, 관계의 어려움에 부딪히지만, 문제를 똑바로 바라보며 헤쳐 나간다. 현실과 가상 세계, 어디서든 어떻게 해야 스스로 당당한 사람이 될지 깊게 고민한다. 그러면서 아이들은 성장한다. 이 작품은 힘들지만 밝게 빛나는 우리 아이들의 성장통을 메타버스 음악 오디션이라는 틀에 무겁지 않게 담았다.
현실과 가상 현실을 넘나드는 특별한 성장 이야기
오빛나는 교실에서 투명하다. 아이들은 본체만체하고, 빛나는 쉬는 시간마다 화장실에 숨는다. 혼자 있을 곳이 너무나 필요하니까. 그런 빛나에게 두 번째 세상이 생겼다. 아무도 나를 모르는 곳, 바로 메타월드 마고. 빛나의 유일한 기쁨은 마고에 접속해서 ‘샤인’이 되는 것. 현실에서는 평범하다 못해 투명해진 6학년 오빛나지만, 마고에서는 샤인이 되어 체어 드론도 타고, 달에도 가고, 괴물과도 싸우고, 마음껏 노래하고 춤춘다. 마고는 마법 같은 일이 가득한 두 번째 세상이니까.
찬물과 뜨거운 물을 번갈아 마시는 듯 지내던 어느 날, 늘 시끌벅적한 마고에서 ‘스타 되기’ 음악 오디션이 열린다. 빛나는 춤과 노래를 너무나 좋아하지만, 선뜻 도전하지 못한다. ‘나처럼 투명한 애가 스타?’라는 생각에 한참을 망설이다가 우연치 않게 참가 버튼을 눌러 버린 빛나. 한껏 낮아진 자존감 때문에 걱정과 불안이 계속 발목을 잡지만, 빛나는 용기를 내어 가상 세계 속 오디션 스테이지를 한 단계, 한 단계 통과한다. 그러면서 현실 속에서도 진짜 자기를 찾아 당당히 나아간다. 고개를 들고, 무엇도 포기하지 않고. 샤인의 오디션이 마침내 끝났을 때, 빛나는 몰라보게 자라난다.
작은 용기, 나를 안아 주는 화해
빛나가 투명해진 데는 다 이유가 있다. 아이돌급으로 인기 있는 단짝 유니와의 ‘그 사건’ 때문. 같은 댄스 동아리에서 활동하던 둘은 축젯날 함께 무대에 선다. 공연을 무사히 마치고 남은 축제를 즐기던 때, 누군가 유니의 연습용 바지 속 돈을 훔친다. 빛나는 오해를 받아 범인으로 몰리고, 그때부터 투명해진다. 아무도 인사하지 않고, 말 걸지 않는다. 유니조차도.
혼자가 된 빛나는 가상 세계 마고에서 위안을 얻는다. 유니는 그곳에서도 이미 스타지만, 빛나는 애써 그 사실을 외면하며 혼자만의 마고 생활을 즐긴다. 그러던 중, 빛나는 오디션에 참가하고, 3차 오디션에서 유니와 같은 조가 되고 만다. 자신이 샤인이라는 사실을 숨긴 채 유니와 안무를 짜고, 공연을 준비한다. 빛나는 유니의 오디션 합격이 이미 내정되어 있다는 소문을 듣게 되고, 진짜인지 확인하지 않은 채 그 소문을 널리 퍼뜨리는데….
친구는 참 소중한 존재다. 그런데 친구와 이미 다 틀어져 버렸을 때는 어떻게 해야 할까? 진실하게, 아무것도 감추지 않고 다 이야기할 것. 그러고 나서는 서로를 다정하게 꼭 안아 줄 것. 그렇게만 하면 된다. 생각하면 그것은 결국 ‘나’를 안아 주는 일이다. 관계는 나와 상대가 늘 함께 만들어 가는 것이니까.
빛나와 유니는 같은 조로 최종 오디션에 함께하며 깨진 우정을 말끔히 다시 붙이기 위해 노력한다. 둘에게 오디션 결과는 이미 중요하지 않다. 둘이서 무대를 멋지게 마치는 것, 그것만이 중요하다. 이 작품을 읽다 보면 두 친구의 진솔한 태도와 먼저 손을 내미는 용기를 함께 응원하게 될 것이다.
어떤 부메랑을 던지고 싶니?
마고에는 부메랑 던지기 놀이가 있다. 프로그래밍되어 있어서 던지면 반드시 던진 사람에게 돌아온다. 현실에도 그런 부메랑이 있다면, 우리는 어떤 부메랑을 던져야 할까? 별 이유 없이 누군가를 미워하고, 그 미움으로 악플을 달고, 확인되지 않은 일로 헛소문을 퍼뜨리고…, 날카롭고 위험한 부메랑을 자꾸만 던지는 사람이 참 많다. 하지만 그것이 돌아올 때, 손을 내밀어 도로 잡지는 않는다. 피할 수 있다면 피해 버리고, 숨을 수 있다면 숨어 버린다.
《빛나는 샤인》은 자기가 던진 부메랑을 피하지 않고 잡아내는 용기에 관한 이야기다. 잘못 던진 부메랑이 돌아올 때 손을 내밀어 잡는 아이들의 이야기다. 아무리 손이 얼얼하고 아프더라도.
이 책을 읽는 어린이 독자는 현실에서든 가상 세계에서든 날카롭고 위험한 부메랑이 아닌, 반짝반짝 아름답게 빛나는 부메랑을 던질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