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은 ‘되기(devenir)’에 대한 논의이다. ‘되기’는 주체가 의도를 가지고 자기 변화를 이루는 활동 과정을 지시한다. 주체가 자기의 변화를 이루어 내는 활동이 되기이다. 이 되기는 주체가 자기 내에서 새로운 자기를 생성하는 작용이다.
독자의 텍스트 읽기도 되기를 실행하는 활동이다. 독자의 텍스트 읽기는 본질적으로 재인의 행위이다. 텍스트 읽기에서 독자는 누군가의 기억을 회상한다. 텍스트는 다양한 사람들의 기억을 담고 있다. 저자의 기억이 중심이 되겠지만 실제로 다양한 사람의 기억이 담겨 있다. 『성경』, 『불경』, 『논어』, 『대화편』 등에는 여러 사람의 기억이 담겨 있다. 『홍길동전』, 『삼대』, 『강아지똥』 등에도 여러 인물의 기억이 담겨 있다. 독자의 텍스트 읽기는 이들 기억을 재인하는 회상의 활동이다. 독자는 이 회상을 토대로 자기 변화를 이룬다. 이 변화가 있기에 독자는 텍스트를 읽는다. 그래서 독자의 텍스트 읽기에는 자기 생성에 대한 바람이 내재한다. 독자는 텍스트 읽기로 새로운 자기를 생성한다. 텍스트 내용을 재인하고, 이를 토대로 자기를 생성하는 되기를 실행한다.
이 책은 되기를 위한 읽기의 실행과 읽기 주체의 자기 생성의 논의를 주요 내용으로 한다. 이 책의 주요 내용을 다섯 가지 내용으로 범주화할 수 있다. 첫째 범주는 1–3장으로, 독자의 되기에 대하여 개괄적으로 살핀다. 1장은 읽기와 되기의 관계, 2장은 독자의 독자–되기, 3장은 독자의 되기 작용과 닮았지만 되기가 아닌 계열과 구조를 검토한다. 둘째 범주는 4–6장으로, 독자–되기의 실행 방법을 알아본다. 4장은 집단성에 근거한 독자–되기, 5장은 특이자에 기초한 독자–되기, 6장은 개체성에 기초한 독자–되기를 논의한다. 셋째 범주는 7–9장으로, 독자–되기를 이룬 독자의 특개성(heccéité)의 포착을 탐구한다. 7장은 특개성 포착에 필요한 읽기 몸체, 8장은 특개성 자체, 9장은 특개성이 있게 하는 구도자(構圖者)를 밝힌다. 넷째 범주는 10–12장으로, 독자–되기를 실현한 독자의 읽기 실행을 살핀다. 10장은 텍스트의 대상역과 공현존하는 읽기, 11장은 과업 실현을 위한 자기 생성의 읽기, 12장은 생성적 읽기의 실제성을 점검한다. 다섯째 범주는 13장으로 생성적 읽기 교육에 대해 생각해 본다.
이 책의 주요 독자는 읽기 교육 전공자일 것이다. 읽기 현상을 탐구하는 데 관심이 있는 독자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다. 이는 이 책에서 강조하는 읽기에 대한 관점이 기존과는 다른 점이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읽기에 대한 관점이 필자의 사상 이해하기, 텍스트의 주제 파악하기, 독자의 의미 구성하기 등으로 변화했다. 현재는 의미 구성하기 관점이 지배적인 경향을 띠고 있다. 현재의 지배적인 읽기 관점과 다른 해석학적 관점인 독자의 자기 이해도 관심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이 책의 내용은 이 관점과도 다른, 독자의 자기 생성을 강조한다. 독자의 자기 생성은 텍스트 이해가 독자를 새롭게 생성하고, 그 생성은 독자의 고유한 개체성을 가지게 하는 일이라는 것이다. 독자는 자기 생성적 텍스트 이해로 자기만의 고유함을 생성하고 지키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