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71년 독일제국은 무력으로 통일의 위업을 달성한다. 제1대 황제 빌헬름 1세 치하, 비스마르크의 주도로 내실을 기하며 대외 확장에 소극적이던 독일제국의 외교 국방 정책은 1888년, 빌헬름 2세가 제3대 황제에 등극하며 크게 바뀌기 시작한다. 정국의 주도권을 잡으려던 젊은 황제, 빌헬름 2세는 비스마르크를 해임하고 친정 체제를 구축하며 '민족주의' 기치를 내걸고 해군 군사력을 강화하는 등 적극적으로 제국주의 정책을 펴 나간다. 이로써 유럽 전역에 긴장감이 돌기 시작한다. 한편 1848년 프랑스를 비롯해 유럽 대부분의 지역에 혁명의 파도가 몰아칠 때, 독일의 시민 계급은 제대로 된 혁명을 경험하는 데 실패한다. 이에 비해 과학과 기술의 발전은 비약적으로 이루어져 일부 시민 계급이 자본력을 갖추며 황실 및 귀족들과 이해관계를 같이하게 된다. 이들이 정치권력과 경제적 이익을 얻는 데 몰두하는 가운데 경제 발전에서 소외된 노동자 계급은 파업과 시위로 거리에 나서며 독일제국에 혼란이 닥친다.
하인리히 만은 이 빌헬름 2세 시대를 배경으로 황제의 충복을 자처하는 시민 계급 디데리히 헤슬링과 사회 각계각층을 대표하는 여러 인물들을 통해 당시 독일제국 사회의 정치, 법률, 경제, 종교, 예술, 연애, 결혼, 문화 전반의 비리와 부조리, 부패상을 낱낱이 고발하고 풍자했다.
디데리히는 어린 시절, 약하고 겁이 많은 아이였다. 이때부터 그의 마음속에서 힘 있는 무서운 자들에 대한 공포심과 동경심이 자라난다. 성인이 된 디데리히에게 젊은 황제는 권력의 상징, 그 자체다. 그는 절대 권력자 황제에게 충성을 맹세하면서 그 스스로도 사람들을 속이고 이용하는 처세술을 익혀 가며 점점 권력자의 모습을 갖추어 나간다.
하인리히 만은 1906년경부터 이 소설을 구상하기 시작해 제1차 세계대전이 발발하기 한 달 전인 1914년 7월초에 탈고했다. 이 소설에서 그는 정확히 전쟁을 예측하고 있지는 않지만 소설 마지막에 전쟁에 대한 암시를 뚜렷이 내보인다.
디데리히 헤슬링과 불코프 주지사가 추진한 빌헬름 황제 기념비의 제막식 날, 마른하늘에 갑자기 바람이 불고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 점점 거세지는 폭우와 바람으로 기념비 제막식을 더 이상 진행하기 어려워지자, 황실에서 나온 고위 관료들은 물론이고 귀족, 군 장교, 시민 계급, 성직자, 교인, 노동자까지 너나없이 제막식장에서 저 먼저 빠져나가겠다고 밀치고 당기면서 아우성을 친다. 작가는 이 장면에서 비바람에 펄럭이는 제국의 삼색기를 《신약 성경》의 〈묵시록〉에 나오는 기사들에 비유한다. 그러면서 “기사들은 최후 심판의 날을 대비해 이제 겨우 예행연습을 했을 뿐”이라고 서술한다.
하인리히 만은 소설이 완성되기 전인 1914년 1월부터 제1차 세계대전 발발 직후까지 잡지 《차이트 임 빌트》에 이 소설을 연재해 부분적으로 발표하다가 전쟁이 본격화되면서 연재를 중단했다. 1918년 12월 단행본으로 출간된 이 소설은 출간 이후 채 6개월이 되기 전에 10만 부가 판매되는 기염을 토했다. 1951년 독일에서 영화로도 제작되었으며 이후 지금까지 연극과 뮤지컬로 무대에 자주 오르고 있다.